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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23화 (23/150)

리턴 플레이어 23화

9장 정찰(1)

포션을 썼지만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안전한 슐츠에서 며칠 동안 회복에 집중했다.

테일러는 며칠의 시간이 지나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되었다.

마탑에서 만든 고급 포션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경이로운 회복 속도였다.

실제로 가이우스도 놀라워했다.

49레벨의 회복력은 인간의 한계에 가까운 것 같았다.

아무튼 회복한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에이옌 백작령의 에이옌 중심도시로 향했다.

이른 아침 에이옌 중심도시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적당한 위치에 있는 여관으로 들어갔다.

“201호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돈을 지불하자 여관 주인은 밝은 얼굴로 인사와 함께 201호의 열쇠를 건넸다.

그것을 받아 든 테일러는 가이우스와 함께 201호로 올라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테일러에 비해 한참 작은 키의 가이우스는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쫄랑쫄랑 방 안을 가로질러 들어가 구석에 위치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가이우스의 체중을 받아낸 침대가 비명을 내지르며 출렁였다.

여행으로 인해 지쳐 있는 것 같았다.

테일러 또한 여행으로 인해 조금 지쳐 있었기 때문에 피곤한 얼굴로 침대에 다가가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리고 가방에서 말린 육포를 꺼내 씹었다.

가방에서 꺼낸 말린 육포 몇 조각을 모두 먹은 테일러는 가이우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가이우스.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해 보도록 하죠.”

가이우스는 피곤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고위 마법사이긴 하지만 아직 어린 그에게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과 계속되는 여행의 연속은 그렇게 편안했던 경험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말해보게.”

“우선은 저희가 다음으로 구하고 영입해야 될 자는 알버트 후안입니다.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테일러의 말에 가이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버트 후안.

모르려고 해도 모를 수가 없었다.

그에 대한 소문은 사우스 왕국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지. 13살의 나이에 기사 작위를 따낸 후안 남작 가문의 아닌가.”

테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이우스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는 822년 3월에 고위 기사 시험 과제인 뱀파이어 귀족의 목을 따기 위해 에이옌 숲으로 향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사고가 몬스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저희를 습격했던 세력의 소행인 것인지는 저도 알 길이 없습니다.”

당시 참모부에서 봤던 보고서의 내용에는 알버트 후안이 죽은 원인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래서 지금 테일러도 정보가 한정되어 있었다.

“알버트 후안이 고위 기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승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지. 한데, 그것은 일반인이 모를 정보일 텐데…… 어떻게 알고 있는 겐가.”

알버트 후안이 고위 기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었다.

가이우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테일러를 향해 물었지만 테일러는 대답 대신 입가에 미소를 그릴 뿐이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822년 3월 그는 에이옌 숲에 들어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에이옌 도시에 들릴 것입니다. 그때 그를 미행해야 합니다.”

“미행?”

가이우스가 되물었다.

테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미행. 고위 기사 시험은 단신으로 완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일행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미행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군. 그건 그렇다 치고 822년 3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용병으로서 근처의 의뢰를 받고 활동할 생각입니다. 사정상 자금이 필요해서 말입니다.”

스킬 개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신전에 기부를 해야 하는데, 기부를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로 했다.

그런데 테일러는 최근 과소비로 인해 가지고 있는 재산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였다.

당장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기부를 하여 공헌도를 모아 스킬창을 확장하기엔 한참 부족했다.

“그거 좋군. 나도 가지고 나온 돈이 거의 떨어진 참이었네.”

사정은 가이우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마탑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온 돈은 상당히 많은 편이었지만 돈을 막 쓴 탓에 돈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 우선 용병 길드에 등록을 해야겠군요. 가이우스, 당신은 고위 마법사이니, 바로 골드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용병 길드에서 처음 용병 등록을 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등급은 아이언이었지만 고위 기사나 고위 마법사 같은 실력자들은 예외로 골드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가? 그럼 바로 가지!”

“바로 광장으로 가시죠. 용병 길드가 있을 겁니다.”

보통 용병 길드는 중심도시의 광장에 위치해 있었다.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곧바로 여관에서 나와 용병 길드가 있는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에 도착해 용병 길드를 찾는 테일러의 눈동자에 게시판 앞에 모여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포착되었다.

게시판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경우는 몇 가지 있었지만 대부분 돈과 관련되어 있었다.

“가이우스, 우선 게시판으로 가보지요.”

가이우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게시판으로 향했다.

게시판에는 사람의 수가 상당히 많았지만 사람이 많아 화가 난 가이우스가 시전한 밀치기 마법에 당해 모두 해산했다.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침착하게 게시판에 붙은 내용은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게시판에 붙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억제기 보수를 위한 원정대가 에이옌 중심도시에 머물고 있는데, 수도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는 도중에 손실한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고위 마법사 1명과 용병 다수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랑키아 숲에서도 깊은 곳에 위치한 억제기까지 가는 원정대답게 보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그랑키아 숲에 다시 가라고? 보수는 많지만 나는 사양하겠네. 안 되겠어, 저건.”

그랑키아 숲에서의 악몽이 떠오르는지 고개를 저으며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가이우스와 달리 게시판을 향해 있는 테일러의 표정은 달랐다.

“가이우스, 제가 전에 한 말 기억나십니까?”

“아니. 기억 안 나네.”

테일러의 시선이 가이우스에게 향했다.

“언젠가 억제기가 공격당한다고 했었잖습니까? 보수가 상당하고 이참에 정찰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언젠가 억제기가 공격당할 것이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고, 그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테일러는 언젠가 억제기에서 싸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억제기에서 싸우게 될 것이라면 한 번쯤은 억제기를 사전 답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 제정신인가? 자네 그곳에서 죽다가 살아났네.”

“게시판에 붙은 걸 보니, 이번 원정에는 고위 마법사만 4명. 가이우스가 합류한다면 5명입니다. 그리고 용병 수십 명에 북부 군단 병력 100여 명이 함께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작은 요새 하나를 박살 낼 수 있는 규모의 전력입니다. 암살자들도 쉽게 덤비진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억제기에 도착하면 더 안전합니다. 전원 기사로 이루어진 수비대가 주둔하고 있으니까요.”

“그, 그래도…….”

테일러의 긴 설명에도 불구하고 가이우스는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테일러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겁나십니까?”

테일러의 그 한마디가 가이우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10대의 오기가 발동했다.

“겁? 하하하하! 설마! 나는 겁나지 않네! 가세! 가자고!”

가이우스 몰래 테일러는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계획대로다.’

* * *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게시판에 붙어 있는 지도를 참고하여 억제기 보수 원정대가 머무르고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그들은 하나의 대형 여관을 통째로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면접을 보러 온 용병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였지만 마법사로 보이는 자들은 없었다.

고위 마법사는 어딜 가나 있는 흔한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에 억제기 보수 원정대에서도 사고로 부상을 입어 마탑으로 돌아간 고위 마법사를 대신할 고위 마법사를 찾는 것에 꽤나 고생하고 있었다.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이우스.”

“아, 내 생각도 그렇네.”

시간이 흐르고 테일러와 가이우스의 차례가 되었다.

“다음!”

면접장이 된 방을 지키는 푸른 눈의 젊은 장교의 목소리가 여관에 울려 퍼지고 테일러는 가이우스와 함께 방문을 열고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기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이는 금발의 여장교가 작은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기록하고 있었고 금발의 여장교가 앉은 책상보다 조금 더 큰 책상에는 흑발에 푸른 눈의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입고 있는 옷차림으로 보아 제법 높은 자리에 있는 자인 것 같았다.

그의 옆에는 로브를 입고 있는 마법사가 있었다.

그의 로브에 달린 브로치가 가이우스의 것과 같은 것으로 보아 고위 마법사인 것 같았다.

“테일러입니다.”

“고위 마법사 가이우스입니다.”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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