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플레이어-14화 (14/150)

리턴 플레이어 14화

5장 로크아쉬의 공격(1)

“상태창.”

테일러

수습 기사

Lv:30

스킬[7/10]: Lv1도주[E] Lv15상급 검술[C] Lv5벌목[E] Lv5하급 마나연공법[D] Lv7방어 검술[D]

Lv1기척 감지[D] Lv3 불의 검[B] Lv1하급 아머 마스터리[E]

눈앞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루시드 필리스터를 살리기 위해 듀라한을 죽이는 것으로 던전 안의 모든 몬스터를 죽이는 것에 성공했고 루시드는 던전을 공략하는 것으로 얻은 금화의 대부분을 보수라는 이름으로 테일러에게 전달했지만 그 양은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보수를 받은 테일러는 그 길로 신전에 들려 얻은 보수의 대부분을 기부하여 얻은 공헌도로 스킬창을 확장했다.

보수가 적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10칸까지 스킬창을 확장할 수 있었다.

기부를 하고 나서도 금화가 조금 남아서 제법 고급스러운 검과 옷을 구할 수 있었다.

그 후로 간단한 의뢰를 몇 번 받아 완수하고 승급 시험을 봐서 브론즈 등급이 된 테일러는 가족이 있는 고향 노스빌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이우스가 방문하는 11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고, 가족에게 너무 소홀히 하는 것도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가족을 찾아가 그동안 모은 돈의 일부를 전달하고 며칠 동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자금에 제법 여유가 있었던 덕분에 말을 타고 노스빌 마을에 도착한 테일러는 기억과는 너무도 다른 마을의 모습에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맙소사.”

목책은 다 무너져 있었고, 사방에는 자경단의 문장이 그려진 갑옷을 입은 시체와 오크의 시체가 가득했다.

테일러의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이며 곳곳을 살폈다.

다행히 마을이 전멸한 것은 아닌 것인지 몇몇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거리에 가득한 시체를 치우고 있었다.

거리의 상황으로 보건대, 몬스터, 그것도 오크가 대대적인 공격을 가한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부모님은 안전한 것일까?

테일러는 집이 있는 곳으로 말을 달렸다.

다행히 집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말발굽 소리를 들은 것인지 레이나가 집에서 조심스럽게 나왔다.

“테일러!”

그녀는 말을 탄 사내가 테일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무섭게 테일러에게 달려갔다.

테일러는 말에서 내려 레이나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그 뒤를 이어 집의 문이 열리고 죠셉이 걸어 나왔다.

부상을 입은 것인지 붉게 물든 붕대를 감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레이나는 테일러를 집 안으로 데려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집에 들어와 앉기 무섭게 테일러는 입을 열고 마을의 상황을 물었다.

죠셉은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로크아쉬의 공격이다. 로크아쉬가 계속된 공격에 화가 나서 오크들을 이끌고 왔더구나.”

테일러가 실패한 이후로도 현상금은 계속 붙어 있었고 아이언 이하의 많은 용병들이 로크아쉬를 노리고 그를 자극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자극받을 대로 자극받은 로크아쉬가 오크 전사들을 대거 이끌고 마을을 공격한 것이었다.

다행히 마을 사람 대부분이 검을 쓸 줄 알고 자경단도 있어서 간신히 첫 번째 공격은 막은 모양이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로크아쉬는 바보가 아니었다.

지금 노스빌 마을의 상황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노스리빌 백작령에서 군대가 도착하기 전에 마을을 공격한다면 마을이 오크의 공격을 막아낼 힘이 없다는 것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로크아쉬는 뛰어난 상급 전사고, 전장을 살필 줄 아는 오크였다.

상급 전사 중에서도 뛰어나, 하이 오크에 가까운 오크였다.

즉, 바보가 아니라는 소리다.

로크아쉬는 반드시 재차 노스빌 마을을 공격할 것이다.

아마도 대열을 정비하는 대로 오크 전사들을 이끌고 마을을 공격할 것이다.

죠셉의 말을 들어보니 어찌어찌 간신히 오크들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다는 것은 대열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 말은 백작령에서 보낼 군대가 도착하기 전에 로크아쉬의 오크 군대가 마을에 도착하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백작령의 중심도시에 지원을 요청했습니까?”

“어제 전령이 출발했다더구나.”

백작령의 중심 도시인 노스리빌 도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을 타고 약 3일.

가장 빠른 기병대가 소식을 듣자마자 출발한다고 해도 5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5일 동안 버텨야만 한다.

[띠링!]

[퀘스트 정보가 갱신되었습니다.]

-스킬 입수 퀘스트

마을 사람들을 지휘하여 로크아쉬의 오크 군대를 막아라!

성공 조건: 5일 동안 노스빌 마을 수호.

실패 조건: 마을 사람의 전멸.

성공 보수: 통솔[C]

“퀘스트인가.”

테일러는 죠셉과 레이나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홀로 중얼거렸다.

과거 그가 장교 생활을 그만두고 즐겼던 게임에서도 몇 가지 특별한 스킬은 퀘스트로만 획득이 가능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게임과 지금의 현실이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테일러였다.

“자경단장을 만나보아야겠습니다. 어디 계십니까?”

어쨌든 퀘스트를 입수한 이상, 그 퀘스트를 완수할 필요가 있었다.

노스빌 마을은 고향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퀘스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경단장 솔리먼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죠셉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솔리먼 님은 어제 전사하셨다.”

“그렇다면 지금 지휘는 누가 하고 있습니까?”

“한스가 하고 있지.”

한스.

기사 수련을 받은 자경단원으로, 한때 테일러에게 가르침을 준 적도 있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에 테일러는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한스 형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광장에서 살아남은 용병들과 작전 회의를 하고 있을 거다.”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래.”

테일러는 의자에서 일어나 검을 챙긴 뒤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오크와 마을 사람들의 시체가 생각보다 적었지만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시체를 정리해 둔 모양이었다.

여기저기 파괴되어 있고 핏자국이 흥건한 거리를 지나 광장에 도착한 테일러는 광장 중앙에 급하게 세운 것으로 보이는 천막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천막 앞에는 자경단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창백한 얼굴로 창을 든 채 보초를 서고 있었다.

테일러가 가까이 다가가자 보초를 서고 있던 자경단원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 어떻게 오셨습니까?”

테일러를 어딘가의 수습 기사로 본 모양인지 그의 말투는 딱딱했고, 얼굴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자경단원이 오해할 만했다.

지금 테일러는 사슬 갑옷을 입고 그 위에 깨끗하고 두꺼운 가죽옷을 걸쳐 입었으며 허리에는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검을 걸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용병이라기보다는 수습 기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가죽옷 대신에 가문의 문장이 그려진 천 옷을 입었거나, 마찬가지로 가문의 문장이 그려진 망토를 입고 있었다면 전형적인 수습 기사였을 것이다.

테일러는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패를 대신할 수 있는 용병패를 품속에서 꺼내 자경단원에게 보여주었다.

용병패는 신원이 확실한 자에게만 발급해 주는 데다가 그런 용병패가 동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였기 때문에, 신분패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용병패를 보여주는 것이 천막에 들어가기 쉬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브, 브론즈…….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테일러의 예상은 적중했다.

용병패를 보는 것으로 테일러가 수습 기사일지도 모른다는 오해는 씻겨졌지만 용병패가 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자경단원은 떨리는 손으로 천막의 문을 살짝 열어젖혔다.

천으로 된 문이 옆으로 열리자 내부가 살짝 보였다.

안에는 10명이 되지 않는 수의 남자들이 있었는데, 3명은 자경단 제복을 입고 있었고, 나머지는 통일된 복장이 아닌 것이 용병으로 보였다.

테일러가 조심스럽게 천막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모두의 시선이 테일러에게 집중되었다.

“테일러?”

한스는 테일러를 알아보았다.

자신을 향해 시선을 보내는 한스를 향해 테일러는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접니다, 한스 형님.”

한스는 용병들을 밀치고 다가와 손을 내밀었고, 테일러는 그 손을 잡았다.

평소에 비해 힘이 없는 한스의 손은 그동안 한스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테일러는 안타까운 얼굴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한스는 지금 테일러보다 나이가 많기는 했지만 젊었다.

이 무거운 짐을 지기엔 어렸다.

테일러도 물론 지금 나이가 어리긴 했지만 몇 번의 인생을 산 기억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한스보다 기억하고 있는 세월이 많다고 볼 수 있었다.

테일러는 한스의 손을 잡은 채 굳게 닫고 있던 입을 천천히 열었다.

“한스 형님, 부탁이 있습니다.”

“말해, 테일러.”

“지휘권을 제게 주시겠습니까?”

테일러는 전생에 육군 장교였기 때문에 전술과 부하들을 통솔하는 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전술과 전생의 전술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테일러의 손을 굳게 잡고 있던 한스의 손이 멀어져 갔다.

한스는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자경단장님께서 돌아가신 이상, 마을 사람들의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해.”

“실례지만, 고등 군사교육을 받으셨습니까?”

테일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한스는 고개를 저었다.

한스는 기사 수업을 받기는 했지만, 기사와 장교는 다르다.

수습 기사가 되면 장교들도 받는 고등 군사교육을 받게 되지만 한스는 수습 기사가 되기 전에 기사 수업을 받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 후로 자경단에 들어와 계속 지냈으니, 고등 군사교육을 받았을 리가 없었다.

“저는 받았습니다. 왕립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필리스터 자작가에 들어간 장교에게 개인 교습을 받았습니다. 이 목걸이는 그로 인해 생긴 자작가와의 인연의 증표로 받은 것입니다.”

테일러는 말을 마치며 얼마 전 던전에서 루시드 필리스터의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받은 필리스터 자작가의 문장이 그려진 목걸이를 꺼내 보였다.

“확실하군. 필리스터 자작 가문의 문장이다.”

기사 수업을 받은 덕분에 사우스 왕국의 유력 가문들의 문장을 대부분 알고 있는 한스가 확인을 했다.

물론 왕립 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았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었지만 한스의 확인에 자경단원들과 용병들은 테일러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시작이 좋았다.

이대로 지휘권을 얻는다면 지휘를 하여, 오크 군대를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좋아. 테일러, 네게 지휘를 맡길게. 부디 마을 사람들을 잘 부탁한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한스는 테일러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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