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샤워를 마친 나는 오랜만의 외출에 설레서 꽤 오랫동안 거울 앞에서 멋을 냈다. 옷장에서 여러 옷을 꺼내 보다가 주머니가 특이한 피케이 티에 발목이 드러나는 슬랙스를 입었다. 아직 살이 덜 빠져서 옷을 입어도 예전처럼 멋진 선이 나오지 않아 불만이었다. 나는 출근하기 전까지 기필코 몸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핸드폰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주방에서 조 여사가 별이에게 저녁을 먹이고 있었다.
“아빠, 어디 가요?”
“응, 오늘 래현 아빠랑 약속이 있어.”
“서유니도 갈내여.”
“거긴 어린이들은 갈 수 없는 곳이야. 대신, 다음 주 주말에 제주도 가자. 가서 요트 탈까? 수영도 하고.”
박래현은 내가 수유를 중단하는 주 주말에 단출하게 우리 셋과 경호원들만 데리고 제주도에 갈 계획을 세웠다고 노래를 불렀다. 쌍둥이들에게 신경 쓰느라 별이에게 통 신경을 못 써 준 게 미안해서 박래현 말대로 별이를 데리고 제주도에 가는 게 좋을 듯했다. 거기서 박래현이 출산 선물로 준비한 요트를 타 보고 싶었다.
“아라써. 데듀도 꼭 가야 해여.”
“약속. 몰디브에서 요트 타 봤지? 이번에도 요트 탈 거야.”
나는 별이 손을 잡고 그의 엄지에 내 엄지를 꼭 찍어 눌렀다. 별이는 제주도 갈 생각에 신이 나서 열심히 숟가락질을 했다. 정확하게 여섯 시에 박래현에게 전화가 왔다. 나는 별이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긴 복도를 지나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래현이 내 손을 잡았다.
“서경이 분유 잘 먹더라. 난 네 말만 듣고 안 먹을까 봐 걱정했어.”
“나 완전 배신감 느꼈어. 내가 고생해 가며 한 달이나 젖을 먹였는데 이럴 수 있어?”
“그러게 자식 믿지 말고 너는 나만 믿고 살아. 나는 아직도 네 젖이 좋거든….”
“헛소리하지 마. 조만간 다 말릴 거야.”
박래현은 나 먼저 차에 태우고 내 옆으로 올라왔다. 정우는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고 곧장 차를 출발시켰다. 운전석과 뒷좌석을 칸막이로 가린 박래현이 두 팔로 나를 안고서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준영아, 형 배고파. 따끈한 우유 먹어도 돼?”
“나오기 전에 다 짜서 버렸어.”
“너무하네. 내 건 남겨 둬야지….”
“내가 형 엄마야? 왜 자꾸 나한테 젖을 달래.”
“이 나이 먹어서 변태처럼 엄마 젖을 먹으란 소리야? 난 네 젖 아니면 안 먹어.”
허리춤으로 손을 내린 박래현이 옷자락을 잡아 올렸다. 내가 달아나지 못하게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서 그는 굶주린 사람처럼 내 오른쪽 젖꼭지를 쪽쪽 빨았다. 빠는 소리도 유난히 큰데 꿀꺽, 목울대가 움직이는 소리 역시 커서 수치스러웠다.
오른쪽 가슴이 빨리자 왼쪽 가슴에도 젖이 돌았다. 옷에 흐르면 민망할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왼쪽 가슴을 내밀면서 박래현 얼굴을 그쪽으로 잡아당겼다. 박래현이 웃으며 젖꼭지를 무는 모습에 볼이 뜨거워졌다.
“얼른 젖을 끊어야겠어.”
“왜… 너 안 아프게 내가 빨아 주고 있는데….”
눈을 아래로 내려 박래현을 보았다. 풍성한 머리칼을 왁스로 말끔하게 넘긴 탓에 그의 단정한 이마와 눈썹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다랗고 촘촘한 속눈썹이 눈을 깜박일 때마다 가슴을 쓸고 지나갔다.
“그, 그만해. 이제 다 빨았잖아….”
물컹하고 축축한 혀가 젖꼭지를 아래서 위로 느릿느릿 훑어갔다.
“응, 조금만 더….”
숨이 가빠지면서 얼굴에 열이 올랐다. 갈아입을 옷도 안 가져왔는데 이대로 있다간 몸이 다 젖을 것 같아서 나는 어깨를 잡아 박래현을 뒤로 밀어냈다. 옷을 내려 준 박래현이 손등으로 입술을 훔치며 물러섰다. 그의 얼굴도 붉게 상기돼 있었다.
“진짜 맛있어서 먹어? 아니면 나 놀리는 게 재밌어서?”
박래현은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나한테 먼저 마시라고 건넨 물을 거절하자 그는 단숨에 병을 비웠다.
“맛있으니까 먹지. 나 비위 약한 거 알잖아.”
박래현의 예민한 비위는 나에 한정해서 몹시 강해지는 듯했다. 구멍을 빤다거나 비릿한 젖을 맛있다고 먹는 걸 보면. 반면 비위가 튼튼한 나는 박래현을 사랑해도 박래현 젖은 못 먹을 것 같았다. 달리던 차가 멈추고 뒷문이 열렸다. 밖에는 정우가 서 있었다.
“두 분 식사하고 객실로 올라가세요. 룸은 프레지덴셜로 예약했습니다.”
박래현은 벗어 두었던 재킷을 입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
“김 비서도 올라가서 같이 먹지? 내가 세 사람 예약하라고 했잖아.”
“저는 알아서 먹겠습니다. 내일 체크아웃 시간에 모시러 올게요.”
“정우야, 왜 그래? 저녁 먹고 집에 들어가.”
내가 붙잡았음에도 정우는 박래현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며 우리 제안을 거절했다. 더 권해도 마음을 바꿀 것 같지 않아서 정우에게 인사를 건네고 박래현과 호텔 로비에 들러 키를 받았다. 저녁 식사 시간이라 엘리베이터 앞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박래현은 내 허리에 가볍게 팔을 감아 나를 옆으로 끌어당겼다.
“오늘은 오랜만에 술 한잔할까?”
“어? 나 오늘부터 술 마셔도 되겠네? 근데 와인 말고 맥주 마시고 싶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서 박래현이 내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그럼 나는 오늘 밤 모유주 마시는 건가?”
손바닥으로 박래현 주둥이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렸다. 박래현은 내 손목을 잡아서 손바닥에 입술을 꾹 눌렀다. 그는 우리를 보는 사람들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남들 시선에 익숙한 탓인지도 몰랐다.
박래현이 코스 요리를 예약해 놓아서 레스토랑에 도착한 우리는 곧장 식사를 시작했다. 단둘만의 외식은 내 예상보다 훨씬 괜찮았다. 아이들이 안 보여서 오로지 박래현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박래현과 단 둘만의 시간을 종종 보냈지만 결혼하기 전부터 애가 생겨서인지 우린 연애도, 신혼도 짧게 보낸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었다.
“너 술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냐?”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 입에 달아서 계속 마시고 싶어졌다. 나를 나무라면서도 박래현은 빈 잔에 술을 채워 주며 웃었다.
“젖 안 주니까 술 마실 수 있어서 좋네.”
“우리 셀러에 보관해 둔 와인 마실까? 네 페로몬이 묻어 있어서 아주 향긋하게 숙성됐을 거 같은데.”
박래현의 음흉한 눈빛에 나는 셀러에 보관해 둔 와인을 떠올렸다. 박래현과 만난 뒤로 첫 히트 사이클이 찾아왔을 때 내가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박래현 성기를 대신할 물건을 찾다가 발견한 와인이었다. 박래현은 그 와인을 따로 포장해 셀러에 넣어 두고서 다른 사람은 절대 손대지 못하게 했다. 그가 출장 갔을 때 몇 번 없애 버리려고 했으나 셀러 관리인인 이 차장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 포기한 채로 지냈다.
“그럴까? 나 수유 중단 축하주로 마시면 되겠다.”
얼른 마셔서 없애 버리자는 심정으로 나는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박래현은 손끝으로 턱을 쓸며 생각에 잠겼다.
“으음, 안 되겠다. 의미 있는 술이니만큼 원래 계획대로 우리 결혼 10주년 기념일 때 마시는 게 더 좋겠어.”
“그럴 거면 뭐 하러 말을 꺼내? 형 없을 때 내가 마셔서 없애 버릴 거야.”
“그랬다간 이 차장님 부부 6개월 감봉이야. 심하면 경질할 수도 있어.”
박래현은 내 부끄러운 과거를 계속 우려먹을 생각이었다. 그는 심통 난 내 얼굴을 외면하고는 빈 잔에 술을 따랐다.
“술 천천히 마셔. 스테이크도 먹으면서.”
나는 술을 반쯤 비우고 박래현이 썰어 준 스테이크를 먹었다. 알딸딸하게 술기운이 올라와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그만 나갈까?”
“디저트도 안 먹고? 나 술 더 마실래.”
“객실에 술과 안주 따로 준비해 놨어. 얼른 일어나.”
박래현은 더 기다려 줄 마음이 없다는 듯 일어나 내 팔을 잡았다. 나를 재촉하는 박래현의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예쁜 사람이 내 알파라는 사실에 새삼 웃음이 나왔다.
“형, 오늘따라 더 예뻐 보여. 형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예쁘게 생겨서 놀랐는데 형은 하나도 안 변했어.”
박래현은 내게 조용히 하란 의미로 검지를 세워 입술에 댔다.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계산대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는 박래현의 팔에 팔짱을 꼈다. 사인을 마치고 카드를 받아 든 박래현이 내 어깨를 팔로 감싸고서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우리 준영이 취했네, 응? 너무 많이 마시더라니.”
“나 안 취했어….”
“뭐 좀 취하면 어때. 취해도 이렇게 귀여운데.”
우리가 머물 객실은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객실 안으로 들어가 문이 닫히기도 전에 박래현은 내 셔츠 자락을 걷어 올리고 가슴부터 움켜쥐었다.
“여기 만지고 싶은 거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네가 알까?”
아이들에게 젖을 줄 때가 되었는데 안 줬더니 가슴이 약간 부어오르면서 손가락에 눌린 곳이 찌릿찌릿 아팠다.
“흐음, 가슴이 부었네? 내가 얼른 빨아 줄게.”
한 팔로 내 어깨를 감싸 안고서 박래현은 고개를 숙여 오른쪽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내 몸에서 가장 부드럽고 연약한 살이 박래현 입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갔다. 아찔한 감각을 느끼며 나는 박래현이 미는 대로 비틀비틀 뒷걸음질했다.
박래현의 다른 손은 멍울을 풀듯 가슴 위에서 둥글게 원을 그렸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젖이 흘러내려 특유의 냄새가 났다. 박래현은 개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젖 냄새를 맡았다. 배고픈 쌍둥이들에게 젖을 물려도 이렇게 집요하지는 않았다.
“아, 아윽… 천천히 해. 시간 많잖아.”
어딘지도 모르고 뒤로 밀려나던 종아리에 침대 매트리스가 닿았다. 박래현은 내 다리 사이로 한쪽 무릎을 넣어 그대로 나를 뒤로 눕혔다. 호텔 천장의 화려한 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박래현은 내 귀 옆으로 팔을 내리고서 상체를 숙였다. 그는 나를 유혹하듯 새빨간 혀를 내밀어 젖이 묻어 반질거리는 입술을 핥았다. 육감적인 입술이 더욱 붉어지는 걸 보며 긴장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나 지금 최대한 참고 있는 거야. 별이 아빠, 오늘 잘 생각 하지 마.”
“…언제는 밤에 자야 하니까 젖 끊으라면서.”
“…순진하게 그 말을 믿었어?”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눈이 나를 향했다. 내 가랑이 사이를 벌리고 매트리스에 무릎을 댄 박래현이 티셔츠 단추를 푼 다음 아래에서 위로 옷을 벗겼다. 나는 팔을 들어 올려 그가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왔다. 셔츠가 얼굴을 지나가면서 잠깐 어긋났던 시선이 다시 맞붙었다.
“넌 내 거야. 네 젖도, 구멍도, 마음도 다 내 거라고.”
열기로 가득 찬 눈을 내게 맞추면서 슬랙스 단추를 열고 지퍼를 내린 박래현이 손가락에 드로어즈 밴드를 걸어 바지와 함께 밑으로 내렸다. 나는 발목에 걸려 있는 바지와 속옷, 양말을 스스로 벗었다. 발목을 틀어쥔 박래현이 나를 침대 위로 밀어 올리며 무릎걸음으로 따라와 그의 무릎 사이에 허벅지를 가뒀다.
그는 나를 내려다보면서 재킷을 벗었다. 손가락이 느리게 넥타이 매듭을 풀었고 넥타이가 내 얼굴 옆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의 무릎 사이에서 오른쪽 다리를 꺼내 발바닥으로 바지 앞섶을 문질렀다. 이미 흥분해서 발기한 성기가 발바닥의 오목한 곳을 꾹 눌러 왔다.
“형 거 오랜만에 만져 보니까 흥분된다.”
“오늘 아침에도 넣었잖아.”
“시간이 없어서 자세히 못 봤거든. 얼른 꺼내. 보고 싶어.”
“밝히기는….”
“…내가 빨아 줄까? 형 거 안 빤 지 오래됐잖아.”
박래현은 반지 낀 손으로 드레스 셔츠 단추를 하나씩 끌러 내렸다. 직각으로 뚝 떨어지는 어깨와 우아하게 뻗은 빗장뼈가 셔츠 깃이 벌어지면서 조금씩 윤곽을 드러냈다. 드레스 셔츠 단추를 끝까지 푼 박래현이 소매 단추를 열고서 셔츠를 벗었다. 인위적으로 키운 게 아니라 철봉과 근력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은 자연스러워서 더 아름다웠다.
그는 시계를 풀어 넥타이 옆에 내려 두고서 바지 훅과 지퍼를 열었다. 박래현이 나를 보고 있는데도 내 시선은 아래로 움직였다. 바지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서현이 다리만 한 성기가 툭 튀어나왔다.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혀 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완벽하게 나체가 된 박래현이 한 손으로 내 양쪽 손목을 모아 잡고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는 침대 위에 던져둔 넥타이를 집어 눈 깜짝할 새에 내 손목을 동여맸다. 그는 몸부림치는 내 몸을 밀고 올라가 침대 기둥에 넥타이를 묶었다.
“이 넥타이는 뭐야? 얼른 풀어 줘.”
“윤준영, 가만히 있어. 내가 너 질질 싸면서 울게 해 줄 테니까….”
“이거 풀고 해. 나도 형 만지고 싶어.”
“응, 나부터 실컷 만지고 풀어 줄게. 그동안 너 못 만졌더니 미치겠어.”
섹스를 안 한 거지, 나를 안 만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분위기에서 박래현에게 따져 묻고 싶진 않았다. 내 머리카락을 휘어잡으며 이마에서 콧날로 입술을 내린 박래현이 얼굴을 약간 기울여서 입을 맞췄다. 벌려 준 입술 사이로 육감적인 혀가 쑥 들어왔다.
그의 긴 혀는 어금니와 볼 사이의 점막을 헤집으며 혀 가장자리를 따갑게 문질렀다. 혀끼리 쓱쓱 비벼지는 소리와 침 섞이는 소리가 조용한 공간을 끈적이게 했다. 얼굴을 간질이는 풍성한 머리칼을 만져 보고 싶은데 손이 묶여서 답답했다. 어쩔 수 없이 박래현이 주는 감각에만 매달렸더니 혀에 난 돌기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느껴졌다.
박래현은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더듬으며 입을 벌려 내 입술을 완전히 다 덮었다. 호흡이 곤란해 숨을 헐떡이면서도 나는 다리를 움직여 무릎으로 박래현의 성기를 문질렀다. 탄력 있는 불알의 요철과 기둥에 선 핏발이 무릎에 새겨질 듯 뚜렷했다.
박래현은 혀를 구부려 목구멍 깊숙한 곳으로 집어넣었다. 안을 맛본 혀가 혓바닥을 긁으면서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미처 삼키지 못한 침이 입가로 줄줄 흘러내렸으나 손이 묶여서 닦을 방도가 없었다. 내 표정을 본 박래현이 혀를 내밀어 끈적하게 흘러내린 침을 닦고는 입술을 내려서 목덜미를 꽉 깨물었다.
‘아빠, 여기 아파? 달팽이한테 물려써?’
어느 날 별이는 상추 위에서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달팽이를 보았다.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상처가 생긴 것을 본 그가 내 목에 난 상흔을 보면서 물었던 말이었다.
“형, 보이는 데는 물지 마. 사람들한테 우리 잤다고 자랑할 일 있어?”
“으음, 뭐 어때? 부부가 사랑하는 게 잘못도 아니고.”
“애들 젖 뗀 날 기다렸다는 듯 이러는 게 좀 그렇잖아.”
“나 오늘만 기다린 거 맞는데? 애 낳고 한 달 넘게 기다렸으면 잘했다고 상이라도 줘야지.”
목덜미에서 입술을 떼지 않고 가슴으로 입술을 옮긴 박래현이 젖꼭지를 한번 쭉 빨아들이더니 내 허리를 잡아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게 했다. 그는 내가 불편하지 않게 허리에 베개를 받치고서 내 장골을 틀어쥐었다. 이어서 무릎을 잡아 가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나는 박래현의 입술 안으로 젖꼭지가 빨려 들어가는 걸 속수무책 지켜보았다. 박래현이 양 볼이 쏙 들어가게 젖을 빨자 그새 만들어진 젖이 그의 입으로 쏟아졌다. 젖을 꿀꺽 삼킨 박래현이 한 번 더 젖을 빨고 내게 입 맞췄다. 싫어서 고개를 젓는 날 보고도 박래현은 내 양쪽 볼을 눌러 억지로 입술을 벌리게 했다. 그는 삼키고 남은 젖을 내 입에 흘려 넣었다. 내 젖을 먹고 싶지 않아서 나는 혀를 내밀어 젖을 입 밖으로 다 흘려보냈다.
“인마, 이 아까운 걸 왜 안 먹어….”
박래현은 혀를 내밀어 내가 뱉어 낸 모유를 남김없이 싹싹 핥아 먹었다. 멀쩡하다가도 이럴 때 보면 정상이 아닌 알파에게 잘못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등골이 오싹해졌다.
“젖에서 와인 맛이 나는데? 앞으로 취하고 싶을 때 너한테 술 먹이면 되겠다.”
“…오늘이 끝이야. 나 젖 말린다니까?”
“안 돼. 누구 맘대로.”
내가 흘린 젖을 다 빨아 먹은 박래현이 턱을 쥔 손에 힘을 줘 벌어진 입에 혀를 집어넣었다. 그는 입 안을 샅샅이 뒤져 입에 남은 모유도 전부 자신이 가져갔다. 박래현은 내 입술에 쪽쪽 입 맞추고 다시 가슴으로 얼굴을 내렸다.
공평하게 사랑해 줘야 한다면서 반대편 가슴을 입술로 덮은 박래현이 혀를 사용해 젖꼭지를 위아래로 밀었다가 젖이 나오는 부분을 혀끝으로 세게 짓눌렀다. 구멍 사이로 펑펑 쏟아지는 뿌연 액체에 박래현 얼굴이 젖어 갔다. 그는 미친놈처럼 예쁘게 웃으며 느릿느릿 젖을 빨았다. 그의 얼굴을 지켜보다가 별안간 머리가 어질어질해져서 눈을 감았다.
뭉쳤던 가슴이 풀리면서 조금씩 다른 감각이 나를 지배했다. 가슴이 빨리면서 밑이 움찔움찔 수축했다. 젖꼭지와 젖이 동시에 박래현 입 안으로 쭉쭉 빨려 들어가는 감각에 진저리가 났다. 박래현은 젖을 삼키면서 혀끝으로 집요하게 작은 구멍을 파헤쳤다. 머리카락이 쭈뼛 일어서는 쾌감에 나는 시트에 엉덩이를 문대며 허리를 비틀었다.
박래현은 내 어깨를 틀어쥔 채 성성하게 일어선 좆을 내 좆에 문지르면서 오른쪽 가슴이 부어오르도록 젖꼭지를 빨았다. 온몸으로 번져 가는 쾌락에 나는 매트리스가 푹 패도록 발가락을 오므렸다. 손이 묶여 있지 않았다면 날름날름 나를 잠식해 가는 희락에 못 이겨 몇 번이나 박래현 얼굴을 뒤로 밀어냈을 것이다.
“으, 으응… 그만 빨아… 하, 하아….”
“나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내가 안 재운다고 했지? 아침까지 너 빨아 먹을 거야.”
박래현은 체력이 좋아서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가슴을 좌우로 흔들었다. 차라리 가만있는 게 더 나았을까? 흥분으로 툭 튀어나온 젖꼭지가 박래현의 탄력 있는 입술에 스스로 문질러지면서 더 도독하게 솟아오르는 듯했다. 한쪽 젖을 탕진한 박래현은 혓바닥을 세워 가슴 한가운데를 간질이다가 왼쪽 젖꼭지로 입술을 옮겼다. 그의 입술에서 벗어난 오른쪽 젖꼭지는 부어서 우뚝 서 있었고 유륜 주변에 울긋불긋한 혈흔이 보였다.
“형, 그만 빨고 얼른 박아 줘. 형 거 빨리 넣고 싶어.”
왼쪽 가슴마저 빨리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방법을 바꿔 박래현을 회유했다. 그러나 왼쪽 젖꼭지를 입에 문 박래현은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혀끝으로 유륜의 오돌토돌한 부분을 건드렸다. 춥춥 소리를 내며 빨리는 연약한 살은 그만큼 예민해서 가슴 주위로 잔 소름이 돋아났다. 그는 이로 젖꼭지를 자근자근 씹다가 혀 밑으로 달래듯 쓰다듬었다. 강하게 빨아들이는가 하면 혀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살살 젖을 빨았다.
젖이 박래현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아랫배에 잔뜩 힘이 들어가 배가 납작해졌다. 아직 박래현 좆을 안에 넣지도 않았는데 구멍 속이 간질간질해서 미칠 것 같았다. 나는 허리를 움직여 그의 좆에 내 좆을 마찰시켰다. 싱싱하고 굵은 좆들이 비벼지면서 박래현의 널따란 어깨도 움찔거렸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 나는 그의 허벅지에 엉덩이를 대고 갈라진 틈을 힘차게 문질렀다. 밑이 벌써 젖어서 박래현 허벅지가 내가 흘린 물로 축축해졌다. 어서 성기를 넣어 줬으면 좋겠는데 박래현은 여전히 내 가슴만 못살게 굴었다.
“래현 형. 얼르은… 아, 아읏!”
박래현은 젖을 빨면서 손을 아래로 내려 손바닥 전체로 주름을 애무했다. 젖꼭지뿐만 아니라 물이 흘러내린 밑에서도 난잡한 소리가 났다. 그사이에 박래현이 주먹을 쥐었는지 쇠 구슬처럼 울퉁불퉁한 관절이 주름을 압박했다. 그가 주먹을 움직이자 단단한 뼈가 구멍 주위로 박혀 들면서 생소한 자극을 주었다. 젖꼭지와 밑이 동시에 건드려진 순간 몸 안에서 열이 폭발했다.
나는 끙끙거리며 박래현의 손등에 벌어진 틈을 비볐다. 젖꼭지를 빨아 당기는 힘이 점점 강해지면서 눈앞이 아찔해졌다. 우리 둘 다 아직 페로몬을 풀지도 않았는데 가슴만 빨려도 절정을 느낄 정도로 몸이 예민한 상태였다. 박래현은 노련하게 혀를 돌리며 꼿꼿하게 선 돌기를 건드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커먼 쾌락에 빠져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되어 나는 엉덩이를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박래현은 주먹 관절을 주름 사이에 박아 넣고 하반신으로 내 아랫도리를 덮어서 눌렀다. 귀두에서 끈적한 액을 토해내는 성기가 내 성기와 빈틈없이 맞물렸다.
박래현은 그 상태에서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의 좆이 음낭을, 기둥을, 사타구니를 경계 없이 누르고 비벼 대 하반신이 온통 뜨끈뜨끈해졌다. 나도 그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움직여 비벼지는 범위를 넓혔다. 아래가 활활 타올라 불이 붙진 않을까 걱정할 무렵 주먹 관절이 주름 안으로 쑥 들어왔다. 몸을 관통하는 쾌감에 나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으, 으읍!”
박래현이 내 성기에 자신의 성기를 문지르느라 잠시 입술을 뗐을 때 젖이 터져 나와 박래현 얼굴을 적셨다. 그의 눈썹과 기다란 속눈썹, 코끝에서 부유스름한 젖이 뚝뚝 흘러내렸다. 그는 흥건하게 젖은 얼굴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혀를 내밀어 입술 위로 떨어진 젖을 핥았다.
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박래현에게 몸을 맡겼다. 그는 다시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쓰리고 아프고 저릿한 감각이 범벅되어 몸이 덜덜 떨렸다. 주먹 쥔 손을 풀어 손가락을 구멍에 삽입한 박래현이 손을 움직이면서 다른 손으로 내 성기와 자신의 성기를 잡아 흔들었다. 동시에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압박하자 견딜 수 없는 희열에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하, 하윽!”
오만 곳이 다 눌리고 씹혀서 마치 박래현 둘과 섹스하는 기분이었다. 젖이 빨리는 곳도, 성기가 부딪히며 흔들리는 곳도, 손가락이 들어와 문지르는 곳도 전부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혀, 형… 이제 그만! 다 먹어서 젖도 안 나오잖아, 아흑!”
그의 혓바닥이 부어서 말랑해진 유륜을 능청스럽게 핥아 올렸다. 그의 손안에서 귀두가 맞닿은 채 비벼지고 있었고 안으로 들어온 손가락은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며 감각점을 짚어 나갔다. 그의 손끝이 움직이는 곳마다 쾌락이 물감처럼 번져 나갔다. 더는 견딜 수 없어서 나는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 그만… 하, 하읏!”
박래현은 평소엔 내게 자상하면서 이럴 땐 절대 봐주지 않았다. 자극을 참아 보려고 허벅지로 박래현 옆구리를 꽉 조였다가 지나친 압박감에 되레 기절할 것 같아서 힘을 풀었다. 허벅지가 헤벌어지면서 엉덩이가 절로 움찔거렸다. 밑에서도 물이 질질 흘러나오고 가슴에서도 젖이 새어 나와 박래현과 나는 온통 축축해졌다.
“아, 아아, 형! 나, 나, 하윽, 못 참겠어!”
격하게 떨리던 몸이 허공으로 한참을 떠올랐다. 온몸에 열이 나면서 오랜만에 느끼는 절정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나는 기절하지 않으려고 주먹을 꽉 쥐었다. 박래현이라도 붙들어야 덜 어지러울 것 같은데 박래현은 내가 정액을 쏟아 내도 손목을 풀어주지 않았다. 나는 추락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두 다리로 박래현의 허리를 감았다. 그의 성기가 내 아랫배를 아프게 눌러 왔다. 가슴에 묻었던 침이 말라 가면서 그쪽에도 이상한 감각이 생겨났다.
온몸을 잠식한 절정의 여운에서 힘겹게 빠져 나와 눈을 떴다.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던 박래현이 입술 끝을 끌어 올리며 웃었다. 풍성하게 말려 올라간 속눈썹과 단정했던 머리칼이 모유에 흠뻑 젖어서 가닥가닥 뭉쳐 있었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박래현 입술에 입 맞췄다. 내게 키스하면서 손목에 묶인 넥타이를 풀어 준 박래현이 내 손목을 부드럽게 마사지했다.
“씨발, 젖 실컷 빨아 먹으니까 좋냐?”
“음, 배불러. 아주 만족스러워.”
“애들은 못 주게 하면서 다 큰 어른이 왜 젖을 먹어!”
“너 앞으로 임신 안 할 거잖아. 이번 말고는 먹을 기회가 없을 거 아냐.”
박래현이 내 가슴을 움켜쥐면서 힘을 줘 주물렀다.
“여긴 이제 곧 근육으로 단단해질 테고. 그래서 기회 있을 때 실컷 만지고 싶은 거야.”
“형은, 내 몸이 근육질인 게 싫어?”
열심히 운동해서 예전의 몸을 찾아갈 텐데 박래현이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 말랑거리는 몸만 좋아할 것 같아 걱정되었다.
“아니. 근육질 몸 멋지고 좋지. 그런데 지금은 한정판 시계처럼 희소성이 있으니까….”
“나 수유 중단했으니까 바로 근력 운동 들어갈 거야.”
“…개인 트레이너 부를 테니까 운동은 나랑 하자. 혼자서는 꾸준히 하기 힘들어.”
“알았어. 근데 내 몸이 근육질로 변해도 계속 좋아해 줄 거지?”
“물론이야. 지금도 좋지만 난 네 탄탄한 몸을 더 좋아해.”
박래현은 허리를 잡아서 내 몸을 뒤집었다.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나는 엉덩이를 위로 띄워 고양이 같은 자세를 취했다. 임신했을 땐 내가 박래현을 올라타거나 모로 누워 박래현이 뒤에서 다리만 잡아 벌린 채 박는 자세를 주로 했었다. 그래서 평소 즐기던 이 자세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휴, 내 똥강아지 풀어놓을 생각 하니까 벌써 걱정이네.”
나는 시트에 뺨을 대고 전면이 유리로 된 커다란 유리창을 응시했다. 블라인드가 올라가 있어서 새까만 밤이 내려앉은 창 너머로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가 보였다. 집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형, 나 알바 경력만 4년이야. 인간관계는 형보다 잘 맺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상한 것들이 꼬여 너한테 군침 흘릴까 봐 걱정된다는 말이야.”
“나처럼 건장한 오메가한테 누가 눈독 들인다고 난리야.”
“김경준은? 차희주는? 그것들이 너한테 집적거린 거 잊었어?”
김경준은 나처럼 튼튼한 오메가가 취향이라고 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부터 내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었다. 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여서 박래현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유리창에 박래현의 늠름한 자태가 어른거리자 상체를 틀어 박래현을 돌아보았다. 박래현은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푹 박고서 안쪽 살을 입 속으로 빨아들이며 그 부분에 표식을 남기고 있었다.
점차 위로 기어 올라온 혀가 회음을 핥고 그 아래로 내려왔다. 축축한 살덩이가 주름의 표면을 다 덮은 채로 앞뒤로 움직였다. 맛을 음미하듯 혓바닥이 점막을 꾹 눌렀다.
혓바닥이 누르는 대로 주름이 움푹 열리면서 그 위를 끈덕지게 오가던 덩어리가 안으로 들어왔다. 꾸역꾸역 밀고 들어와 돌기를 건드린 혀가 더 축축하게 젖은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멍의 한 점에서 시작된 떨림이 내벽 근육을 타고 올라가 장기마저 전율케 했다.
쾌락에 겨워 시트를 움켜쥐면서 박래현의 얼굴 쪽으로 엉덩이를 밀어 그의 입술에 갈라진 틈을 비볐다. 요란하게 움직이는 통에 젖꼭지와 유륜이 시트에 쓸렸다. 심하게 빨려서 부어 있던 곳에 통증인지 쾌락인지 모를 감각이 빠르게 지나갔다.
“아, 아흑! 형… 후, 후웃!”
뜨거운 덩어리가 내벽에서 빠져나갔다. 그는 내 엉덩이를 두 손으로 틀어쥐고서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바로 박지 않고 그는 벌어진 구멍을 한참 관찰했다. 이미 수백 번을 봤으면서 뭐 볼 게 있다고 할 때마다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어서 박래현 좆을 품고 싶어서 허리를 들썩거렸다. 몇 달을 참았더니 알파 좆이 그리워 견디기 힘들었다. 아침에 잠깐 박혔던 것으론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다.
“얼른 넣어 줘. 나 급해!”
“네 사정 나도 알아. 얼른 자지 먹여 달라고 구멍이 입을 쩍 벌리고 있어.”
“그렇게 자세히, 중계하지 좀 마.”
“흐음, 침까지 줄줄 흘리면서 아주 난리가 났어.”
박래현은 엉덩이를 더 잡아 벌리기만 할 뿐 성나서 벌떡이는 자신의 성기를 넣어 주지는 않았다. 내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아, 얼른 좀! 형!”
나는 손을 뒤로 뻗어 박래현의 성기를 움켜쥐었다. 내 커다란 손에도 다 안 잡히는 거대한 성기를 잡아서 무작정 구멍에 쑤셔 넣었다. 비좁은 구멍에 귀두를 갖다 대고 내가 허리를 움직이자 박래현이 허리를 숙여 날개뼈를 이로 갉작였다. 내 신경은 온통 성기가 들어오는 밑으로 향했다. 점액질이 흘러 쉽게 벌어질 줄 알았던 밑은 성기 둘레에 맞춰 힘겹고 빠듯하게 열렸다. 아침만 해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그땐 박래현이 덜 흥분한 상태였나 보다.
“준영아, 밑에 힘 풀어. 형이랑 섹스 처음 하는 사람같이, 왜 이래.”
나는 심호흡하며 하반신에 힘을 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육중하고 굵은 기둥이 점막을 밀고 들어온 순간 나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갔다. 입구를 얕게 드나들던 박래현이 내 허리를 꽉 움켜쥐고서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박아 넣었다. 퍽 소리가 나면서 안이 폭력적으로 열렸고 그 쾌감을 감당하지 못해 몸이 앞으로 무너졌다.
박래현은 내가 무너지든 말든 내 엉덩이를 바짝 당겨서 박아 넣은 성기를 더 깊이 쑤셔 넣었다. 알파의 성기가 지닌 엄청난 압박감에 머릿속이 비어 갔다. 끝없이 들어오는 좆이 위를 지나 목구멍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몸을 벌벌 떨기만 했다. 박래현 좆을 품고 있는 건 난데 내 몸과 머릿속이 전부 박래현의 성기에 먹힌 기분이 들었다.
“우리 별이 아빠, 확실히 운동 좀 해야겠네. 전엔 이 정돈 거뜬했잖아.”
태연한 목소리에 오기가 생겨서 소량의 페로몬을 풀었다. 박래현이 시트러스 향을 맡으며 내 목덜미를 아프게 깨물었다. 박래현이 제일 좋아하는 향이었다. 허물어진 내 허리를 잡아 일으킨 박래현이 내리꽂은 성기로 안을 후벼 파듯 성기를 휘둘렀다. 그의 성기가 방향을 바꾸자 성기 모양을 따라 빈틈없이 밀착된 점막이 길게 늘어나면서 아찔한 쾌락이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아, 아윽! 흐, 흐읏….”
점막 안을 짓이기듯 비벼 대던 성기가 느리게 빠져나갔다. 성기에 찐득하게 들러붙은 살점이 밀리듯 떨어져 나간 순간 멀미가 난 것처럼 몸이 휘청거렸다. 박래현은 주름 입구까지 성기를 꺼냈다가 불시에 전립선 부근으로 성기를 꽂아 넣었다.
박래현의 성기는 좁아지는 부분을 꿋꿋하게 넓히면서 왕복을 거듭했다. 박래현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나는 있는 힘껏 엉덩이를 조였다.
“흐, 흐읍….”
박래현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핏대가 솟아 거칠어진 성기 표면에 점막이 쓸리면서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흥분이 고조되면서 침대 주변에 으깬 오렌지를 흩어놓은 것처럼 페로몬 향이 짙어졌다.
박래현에게서도 치자꽃 향이 조금씩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박래현의 향을 깊게 들이마셨다. 다른 알파의 향도 이렇게 숨 막히게 좋은지 궁금했다. 계속 억제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내가 맡아 본 알파 향은 박래현과 박수현이 유일했다.
“준영아, 오랜만에 하니까 기분이 어때?”
“나, 좋, 흐윽! 너무, 좋아.”
박래현의 페로몬이 점점 짙어지면서 나를 휘감았다. 향긋하고 시원한 안개가 살갗에 스며들어 세포 하나하나의 감각을 일깨우는 듯했다. 주위에 하얗고 고운 치자꽃이 만발한 것처럼 내 몸은 완전히 치자꽃 향에 파묻혔다.
“하아, 하윽… 형… 하, 하읏!”
내 안을 빈틈없이 틀어막은 성기가 아직도 몸피를 확장하며 공간을 확보했다. 안이 터질 것 같은 압박감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시트에 이마를 문지르면서 가쁜 숨을 토해 냈다. 한껏 예민해진 안은 우락부락 돋아난 핏줄에 살점이 눌리는 느낌까지 세세하게 전달했다.
“하아, 준영아, 이러다가 형 너 때문에 후, 자지가 터져서 죽을지도 몰라.”
“형, 나 가슴이 아파… 하, 하읏!”
젖꼭지가 시트에 비벼지면서 젖이 흘러 시트가 축축해졌다. 부은 가슴이 간지럽고 따끔거려서 미칠 것 같았다.
“목마른데 형이 빨아 줄게.”
박래현은 성기로 안을 비벼 대면서 내 오른쪽 어깨를 잡아 몸을 틀었다. 가슴이 드러나자 그가 곧장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나는 젖을 꿀떡꿀떡 삼키는 박래현을 지켜봤다. 젖꼭지와 밑이 동시에 울렁거리면서 등허리가 뜨거워졌다.
사정감을 참아 보려고 박래현의 머리통을 팔로 감싸 그의 머리칼 안에 손을 집어넣고 두피를 문질렀다. 박래현은 난잡한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젖을 빨았다. 아래를 쿵쿵 박아 대는 통에 젖꼭지가 이따금 그의 입술에서 벗어나 그의 뺨과 눈가를 짓눌렀다. 말랐던 얼굴이 내가 흘린 모유에 도로 젖어 갔다. 그 얼굴이 섬뜩하게 예뻐서 내 혀로 핥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 아아…! 흐, 흐읏…!”
밑이 완전히 벌어지면서 하반신으로 얼얼한 감각이 퍼져 나갔다. 안은 흠뻑 젖어서 박래현이 성기를 꺼내면 기둥을 타고 허벅지로 걸쭉한 액이 흘러내렸다. 우리 두 사람 다 페로몬을 완전히 개방한 채 서로를 유혹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안을 들락거리던 뭉툭한 귀두 끝이 아기집 입구를 쿵쿵 두드리기 전까지 위험하다는 자각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성기가 아기집에 깊숙이 박히기 시작하면서 이래선 안 된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혀, 형… 오늘 콘돔 쓸 거지?”
내 몸과 정신은 온통 박래현 페로몬에 젖어 있어서 자각보다는 본능이 앞섰다. 나는 멈출 수 없으니 나보다 자제력이 강한 박래현이 위험을 감지하고 멈춰야 했다.
그러나 안을 짓쳐 올리며 젖을 빠는 데 몰두한 박래현은 콘돔을 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과녁에 화살이 꽂히듯 그의 성기가 아기집 벽에 무수히 꽂혔다 빠져나가길 반복했다. 아기집이 비죽 열리면서 단단한 말뚝이 그 안으로 쑥 들어왔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스펀지 같은 안이 좆에 푹 눌리면서 진득한 액체가 쏟아졌다. 격렬한 쾌락에 눈앞이 노래진 나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혀, 형. 노팅 안 돼… 나 아무래도 이상해. 열나는 거 같아….”
박래현은 젖어서 엉망이 된 얼굴로 고개를 숙여 내게 입 맞췄다. 짙은 속눈썹에 가려진 그의 눈동자가 금색으로 반짝였다. 박래현의 갈색 눈동자는 노팅하기 직전에 늘 호박색으로 반짝였다. 마지막 이성이 남아 있을 때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거운 질감의 페로몬이 나를 내리눌러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어려웠다. 나는 눈물에 젖은 눈을 깜빡이며 박래현에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준영아… 너 너무 예뻐. 온몸에 빛을 뿌려 놓은 거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감기가 온 것처럼 몸이 뜨거웠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임신해서 박래현과 격렬한 섹스를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이상한 감각은 아니었다. 이건…! 씨발, 이건 히트 사이클 전조 증상이었다.
“형, 콘, 콘돔… 허, 허억!”
쌍둥이 낳고 겨우 한 달 지났는데 또 임신하면 회사를 다니겠다는 내 계획은 1년 뒤로 늦춰지게 된다. 나는 페로몬 냄새를 맡지 않으려고 숨을 참으면서 온 힘을 다해 박래현을 밀어내고는 침대 위를 엉금엉금 기어갔다. 호텔이니까 어딘가에 콘돔이 있을 것이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어서 어디로 기어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어갔다.
뜨겁게 달궈진 손이 허리를 잡아 기어간 만큼 뒤로 잡아당겼다. 내가 불쌍하지도 않은지 박래현은 페로몬으로 나를 내리누르며 성기를 깊숙이 박아 넣었다. 아기집이 열리고 그 안으로 주먹만 한 귀두가 쿵 소리를 내며 박혀 들어왔다.
아기집이 닫혀 노팅이 일어나기 전에 나는 한번 더 도망을 시도했다. 오메가의 본능을 거부하는 내 행동에 몸이 격하게 반항했다. 내 의지를 무시한 채 몸은 애액을 흘려보내면서 강렬한 페로몬으로 박래현을 유혹했다. 무턱대고 달아나던 나는 매트리스 끝인 줄도 모르고 팔을 짚었다. 곧장 상체가 매트리스 아래쪽으로 고꾸라졌다. 내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커다란 손이 겨드랑이로 들어와 내 몸을 끌어당겼다.
내가 달아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성기는 더 깊게 결합 될 뿐이었다. 침대 위로 내 몸뚱이를 끌고 간 박래현은 등을 손바닥으로 눌러 나를 침대에 납작 엎드리게 했다. 박래현이 작정하고 내뿜는 듯 페로몬은 더 짙어지기만 했다. 각인한 알파의 페로몬에 더는 반항할 수 없었다.
“형, 콘돔, 콘돔 좀 찾아봐, 흐, 흐읏….”
박은수는 몸이 회복되고 나서 2~3개월 후에나 히트 사이클이 시작될 거라고 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건강해 빠르게 복구된 몸이 알파 페로몬에 자극받아서 히트 사이클이 앞당겨진 것 같았다.
온몸이 들들 끓어올랐다. 머릿속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는데 얼른 박래현 좆을 받고 싶어서 구멍이 제멋대로 벌름거렸다. 이 열기가 사라지고 내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저 좆에 박히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너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이성이 남아 있을 때 박래현에게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형, 제발… 그만해.”
“오늘만 기다렸는데, 어떻게 그만해? 그만할 이유라도 있어?”
“으윽, 나, 하아, 히트 사이클인 거 같아… 그, 그만해, 흐읏….”
말하는 와중에도 내 몸은 신열에 시달렸다. 짙은 오렌지 향과 치자꽃 향이 범벅돼 이성을 마비시키고 말초 신경을 자극했다. 나를 페로몬으로 완전히 포박한 박래현이 고개를 숙여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호박색을 띤 아름다운 눈알을 보며 나는 가망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면 더 그만둘 수가 없네. 내 오메가가 히트 사이클인데 내가 풀어 줘야지. 아니면… 딴 놈한테 가게?”
“흐, 흐읏, 아니이….”
“네 구멍도 아기집도 다 내 건데, 어떻게 딴 놈한테 줘.”
“아, 아흑! 흣, 콘돔도 없이… 하, 하읏!”
“그러면 넷째 만들면 되겠네….”
“그러기만 해 봐! 이 개자식아! 비켜, 흐, 으읏….”
박래현은 내 등과 허리를 꽉 누른 채 성기를 뺐다가 아기집 입구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아기집 입구를 귀두로 짓뭉개며 끈질기게 안으로 파고들었다. 박힌 곳이 활짝 열리면서 성기가 그 안에 안착하자 박래현이 내 등에 가슴을 붙이면서 두 팔로 내 몸을 안았다. 순간 모든 걱정과 이성과 생각이 날아가고 몸이 희락으로 달달 떨렸다.
“아, 아아…!”
박래현이 음습한 숨을 토해 내며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을 문질렀다. 나는 우리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잊어버린 채 지독하고 순수한 쾌락에 함몰돼 박래현의 입술을 빨았다. 그의 성기가 박힌 곳에서 울컥울컥 쾌감이 올라왔다. 샘솟는 쾌락에 압도당해서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박래현은 매트리스에 박제할 것처럼 내 몸을 빈틈없이 밑으로 짓눌렀다. 등 뒤에서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와 박래현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박래현은 내 귓불을 빨면서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아기집에 박힌 박래현의 성기가 두꺼워지면서 아기집 안에 성기가 가득 들어찼다. 내벽 전체가 심하게 수축해 박래현 성기를 옥죄었다.
빌어먹을 노팅이 시작되고 있었다. 천박한 쾌락 뒤에 찾아온 잠깐의 고통은 박래현이 뿜어내는 페로몬 때문에 곧장 희열로 바뀌었다.
“후, 흐읏, 준영아, 하아….”
박래현이 귓가에 짙은 신음을 뱉어 냈다. 히트 사이클의 증거로 무지개 가루를 뿌려 놓은 듯 반짝반짝 빛나는 내 몸이 젖과 체액과 땀에 젖어서 미끈거렸다.
“내 예쁜 오메가….”
박래현이 혓바닥으로 얼굴의 땀을 핥았다. 내 몸은 머리끝까지 쾌락에 잠겨 엿가락처럼 늘어졌다. 완전히 두꺼워진 성기는 아기집 안에 박혀서 그대로 화석이 되었다. 뒤늦게 지독한 절정을 맞이한 나는 숨도 쉬지 못한 채 헉헉대며 눈물을 흘렸다. 완전히 팽창한 성기가 아기집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오르가슴은 끝없이 이어졌다. 쾌락의 파도가 드세서 절정에 오른 지 한참이 지나도 나는 거기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하, 하아… 흐, 으읏, 하, 하읏….”
미지근한 좆물이 안에서 출렁거렸다. 짙은 치자꽃 향에 세포가 열리면서 그의 좆물이 내 살갗에 다 흡수되어 밖으로 진득하게 새 나올 것만 같았다. 섬뜩하리만큼 황홀하고 좋아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러다가 기절할지 몰라서 나는 고개를 돌려 내 얼굴 옆에 가지런히 놓인 박래현의 팔뚝을 이로 물었다. 팔뚝에 돋은 혈관이 꿈틀거리는 거로 봐서 박래현도 엄청난 흥분 상태임이 분명했다. 박래현은 내 귀를 빨면서 계속해서 좆물을 흘려 넣었다. 홀쭉해진 배가 그의 좆 물로 빵빵해진 것 같았다.
내 안이 박래현의 정액으로 채워지자 이성을 날아가게 했던 열기가 가시고 차츰 제정신이 돌아왔다. 성기를 품은 밑은 여전히 오르가슴이 진행 중인데 머리는 점점 맑아져 그 괴리가 깊어졌다.
미쳤어, 윤준영! 너 미쳤다고. 히트 사이클에 박래현과 노팅을 하다니! 감당하기 어려운 후회가 밀려왔다. 박래현과 나는 날짜만 맞으면 한 번의 실패도 없이 100% 확률로 임신에 이르렀다. 이번에도 분명 임신했을 거란 생각에 허탈해져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 어깨와 귓불, 귀뺨을 깨물고 있던 박래현이 성기를 깊게 결합한 채 내 몸을 돌렸다. 그는 팔꿈치로 매트리스를 짚고는 내 얼굴을 가까이서 내려다보았다. 호박색으로 변했던 눈동자는 어느새 제 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 노팅이 끝나 성기가 줄어들 때까지 박래현은 성기를 뺄 수 없다. 꼴 보기 싫어 미치겠는데 노팅이 끝날 때까지 박래현과 몸을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준영아. 너 울어? 오랜만에 형이 안아 줘서 그렇게 좋아?”
“씨발 닥쳐! 언젠, 언젠 피임한다며? 이게 뭐야, 나 또 임신하면 어떡해!”
나는 박래현의 태연자약함에 질려서 주먹으로 그의 가슴과 등을 퍽퍽 때렸다. 박래현은 빙글빙글 웃으면서 내 이마에 입 맞췄다. 너무 화가 나서 나는 그의 입술을 피해 얼굴을 돌렸다.
“넷째 이름은 뭐로 지을까? 네 이름 거꾸로 해서 영준이로 할까? 박영준 어때.”
“나 당장 사후 피임약 먹을 거야.”
“그건 절대 안 돼. 우리 애를 어떻게 지워. 영준이가 맘에 안 들면 래준이나 래영이는 어때? 우리 이름 하나씩 따서.”
“나 출근 못 하게 하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지? 집에 가둬 놓고 형만 보게 하려고!”
“그걸 이제야 알았어? 우리 준영인 너무 어리다니까.”
내가 다시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박래현이 내게 입 맞추며 성기로 아기집 안을 휘저었다. 강렬한 압박감에 쾌락을 느낀 나는 박래현 어깨를 잡고 신음을 삼켰다. 키스하기 싫어서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박래현 입술이 끝까지 따라와 내 입술을 벌리고 들어왔다. 박래현이 미워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박래현 페로몬에 속수무책인 나와 달리 박래현은 페로몬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안 한 이유가 뭐겠는가. 그는 나를 최대한 빨리 임신시킬 생각이었다.
입술 안을 돌아다니던 혀가 빠져나갔다. 나를 보는 박래현 눈은 여전히 뻔뻔하게 웃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너 임신 안 했어.”
“히트 사이클에 노팅을 했는데 어떻게 임신을 안 해? 우리 지금까지 실패한 적 한 번도 없었어!”
박래현이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눈가에 입 맞췄다. 처음엔 화가 났는데 그가 굉장히 확신에 차 있어서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나 수술했어.”
“수술?”
“정관 묶었다고. 제일 확실한 방법으로 수술했으니까 복구하지 않는 이상 정관이 연결될 확률은 천 분의 일이야.”
마음이 놓이면서 긴장이 풀려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나한테 상의도 없이 수술을 했어?”
“내가 쌍둥이들이 마지막이라고 약속했잖아.”
“수술은 언제 했는데?”
“쌍둥이들 태어나고 얼마 안 돼서. 너 히트 사이클 오면 매번 노팅하고 싶어질 텐데 콘돔으로는 방어가 안 돼.”
“그렇긴 한데….”
몸을 반듯하게 세운 박래현이 그의 정액으로 부풀어 오른 내 배를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 급속도로 화가 가라앉아 나는 가만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당연히 콘돔을 쓸 거라고 여겼지 박래현의 정관 수술은 생각도 못한 피임 방법이었다.
“그럼 아까 말해 주지 그랬어! 나만 혼자 걱정했잖아.”
“너 놀리는 게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었어. 그런데 만일….”
박래현은 나를 모로 눕힌 다음 내 뒤에 누워 팔베개를 해 줬다. 그의 왼쪽 손이 가슴부터 시작해 배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천 분의 일의 확률을 뚫고 수정이 됐다면, 그 앤 당연히 낳아야지. 그만큼 태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말이잖아.”
“알았어. 근데 형, 수술할 때 안 아팠어?”
“배 가르고 아이 난 너도 있는데 음낭 좀 찢는다고 뭐가 아프겠어?”
“…….”
“이제 내가 넣고 싶을 때마다 넣어도 되지? 아무 때나 박아도 임신할 걱정 없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박래현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자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박래현은 내 몸을 쓰다듬으면서 머리칼에 입술을 문질렀다.
박래현 품에서 포근한 잠에 빠져들었던 나는 목이 말라 눈을 떴다. 노팅의 여파로 엉덩이 쪽에서 묵직한 이물감이 느껴졌다. 물을 찾아보려고 몸을 움직이는데 나와 같은 방향으로 누워 있던 박래현이 단단한 팔로 허리를 감아 왔다.
그가 내 다리 사이에 허벅지를 끼워 넣는 순간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뭔가가 꿈틀꿈틀 움직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 사이를 만져 보았다. 박래현이 구멍에 성기를 꽂은 채 잠들어 있었다. 몸에서 낯선 비누 냄새가 나고 시트가 깨끗한 걸 보면 박래현이 어제 노팅한 채로 잠들어 버린 나를 씻겨 다른 방 침대로 옮긴 듯했다.
“준영아, 왜 벌써 일어났어? 더 자….”
“물 먹고 싶어. 목말라.”
“물? 잠깐만….”
사이드 테이블에서 생수를 집어 든 박래현이 뚜껑을 딴 생수를 내게 건넸다. 나는 몸을 반쯤 일으키고서 생수를 들이켰다. 갈증이 가셔서 조금 살 것 같았다.
“형, 이거 좀 빼 줘. 잘 때 꼭 이래야겠어?”
“아직 욕구가 다 해결 안 돼서 그래.”
박래현은 남은 생수를 자기가 다 마시고 생수병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카펫이 깔린 바닥에 빈 병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노팅까지 해 놓고 뭔 소리야? 진짜 너무하네.”
전면 창으로 아침 햇살이 비쳐들어 눈이 부셨다. 내가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박래현이 리모컨을 찾아서 블라인드를 내렸다.
“나 넣고 싶을 때 넣어도 된다며.”
“그야….”
어제는 임신이 안 됐다는 사실에 안심한 나머지 박래현 말에 다 동조하고 넘어갔다. 나 역시 박래현 못지않게 성욕이 강해서 그가 원할 때마다 충분히 상대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 때까지 성기를 박고 자는 건 좀 지나쳤다.
박래현은 내 왼쪽 무릎에 팔을 집어넣고서 팔을 쭉 뻗어 침대를 손으로 짚었다. 그의 성기가 느릿느릿 안을 들락거렸다. 처음엔 그저 덩어리로 있던 것이 점막에 비벼지면서 점점 굳고 단단해졌다. 그의 성기가 정액이 고인 곳을 찍어 대는 통에 안에서 찰박이는 소리가 났다. 박래현이 속도를 올리자 속이 뜨거워지면서 풍랑을 만난 보트처럼 몸이 흔들거렸다.
“형… 그만해. 형은 지치지도 않아?”
박래현이 고개를 숙여 내 얼굴을 마주 보았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 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리칼이 그의 이마를 가렸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처럼 편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너랑 섹스하는 게 제일 재밌는데, 왜 지쳐? 사람들은 재밌는 일을 할 땐 에너지가 솟는 법이야.”
“맛있는 음식도 자주 먹으면 질리잖아. 섹스도 마찬가지야. 아껴 먹을 줄 알아야지.”
“흐응, 그래서 섹스가 질린다 이 말이지?”
박래현은 얼굴을 내려 내 왼쪽 젖꼭지를 입에 넣고 빨았다. 젖이 불어 있어서 박래현의 입 속으로 많은 젖이 흘러 들어갔다. 시트에 닿아 있는 오른쪽 젖꼭지에서도 젖이 흘러나왔다. 어제 새벽만 해도 나는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들에게 젖을 물렸다. 그런데 이제 양쪽 가슴 모두 박래현이 독차지했다. 불현듯 쌍둥이들이 어제저녁에도 분유를 잘 먹었는지 궁금해졌다.
“형, 우리 쌍둥이들 분유 잘 먹었을까? 나 되게 못된 아빤가 봐, 이제야 그 생각을 하다니.”
“애들 우유 다 먹고 트림까지 했대.”
“언제 확인해 봤어?”
“어제 너 잠들었을 때 확인했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더라.”
“와, 나쁜 놈들. 이렇게 빨리 배신을 때리다니….”
애들 수유를 끊게 해 놓고 은근히 신경 쓰였는지 박래현은 전화로 애들 상태를 확인한 모양이었다. 사실 애들에게 젖을 주는 것보다 젖을 주면서 애들과 교감하는 과정이 더 좋았다. 그러나 수유를 중단함으로써 얻는 자유도 만만치 않아서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준영아, 난 절대 배신 안 해.”
“아니, 형은 좀 해 줬으면 좋겠어. 근데 언제까지 젖을 먹을 건데?”
“젖 나올 때까진 계속 먹어야지.”
박래현이 너무 좋아하므로 8월 말까지만 박래현에게 젖을 제공하기로 결심했다. 박래현이 수술을 한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나는 몸을 돌려 박래현에게 눈을 맞췄다. 밤새 품고 있었는지 구멍 안에서 성기가 쑥 빠져나가자 밑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다.
나는 박래현 뒤통수를 잡아서 그의 얼굴을 내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입술에 젖꼭지를 밀어 넣고 머리통을 힘껏 내리눌렀더니 시원하게 생긴 입술이 곧장 젖꼭지를 빨았다. 붉은 기가 도는 살들이 전부 박래현 입 속으로 삼켜졌다. 그는 혓바닥을 젖꼭지에 대고 능숙하게 젖을 빨았다.
강력한 흡입력에 가슴 전체에 짜릿한 자극이 왔다. 다른 쪽 가슴에서 젖이 흘러내려 나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잡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박래현은 내 위에 올라타면서 구멍에 성기를 삽입했다. 나는 그에 맞춰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두 다리로 박래현 허리를 꽉 내리눌렀다. 오른쪽 젖을 다 빨고 난 박래현이 젖이 흘러넘치는 내 손가락 사이를 혀로 핥았다. 그는 내 손을 잡아떼고서 축축하게 젖은 왼쪽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아침부터 몸이 쉽게 달아올랐다.
***
아이들과 엎치락뒤치락 엉켜 지내다 보니 출근할 날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말이었다. 회사에 나가 일할 생각에 설렜다가 내게 붙어서 안 떨어지려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세 살 된 별이는 누가 봐도 예쁜 짓만 골라서 했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쌍둥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막상 출근하려니 내가 돈을 벌지 않아도 박래현이 넘치도록 버는데 굳이 나까지 직장 생활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애들 보면서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해?”
박래현이 전화를 받고 쌍둥이들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옆에 비어 있는 흔들의자를 보면서도 기어이 나를 들어 올려 내가 앉은 의자를 차지했다. 나를 무릎에 앉힌 박래현은 목덜미에 가만히 입을 맞췄다.
“애들이 쑥쑥 자란다는 생각. 서현인 무조건 형만큼은 클 거 같아.”
박래현은 내 어깨에 얼굴을 얹고 러그 위에 엎드려 있는 쌍둥이들을 내려다보았다. 서현인 고개를 빳빳이 들고서 앞에 놓인 악어 장난감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서경인 고개를 들 순 있으나 아직 손을 뻗어 뭔가를 만지지는 못했다. 그저 갈색 눈을 반짝이며 사물을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나는 서경이를 악어 인형 앞으로 끌어당겨 다리 한 짝을 손에 쥐여 주었다.
“아빠, 나랑 피아노 쳐요.”
쌍둥이들 옆에서 책을 보던 별이가 벌떡 일어나 박래현 손을 잡아당겼다.
“피아노?”
“응, 피아노.”
별이가 부쩍 악기에 관심을 보여 별이는 이번 달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또래들보다 키가 큰 별이는 손가락도 길어서 선생은 별이가 일찍 악기를 시작해도 괜찮을 거라고 했다.
피아노를 치는 데 푹 빠진 별이는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를 뚱땅거렸다. 별이가 피아노를 칠 때면 박래현이 옆에 앉아 같이 피아노를 쳐 주곤 했다. 놀랍게도 박래현은 피아노를 꽤 잘 쳤다. 그는 미국에 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고 귀국한 뒤로도 더 배우다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흥미를 잃었다고 했다. 박래현은 알면 알수록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별이 손을 잡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별이는 최근에 배운 노래를 피아노로 쳤고 박래현이 옆에서 화음을 넣어 주었다. 러그 위에서 악어 다리를 한 짝씩 빨고 있던 쌍둥이들이 피아노 소리에 귀를 쫑긋거렸다. 서현인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서경인 얼굴을 바닥에 댄 채 소리가 나는 곳으로 눈을 굴렸다.
애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나는 두 놈을 한꺼번에 안아서 별이 침대에 눕혔다. 수정되면서부터 함께 있던 녀석들이라 그런지 따로 눕히는 것보다 같은 침대에 눕혀 놓으면 더 좋아했다.
“아빠, 씬나는 노래 쳐 듀세여. 서유니 춤 추고 시퍼요.”
동생들이 태어나면서 제법 의젓해진 별이는 이제 말끝에 ‘요’ 자를 붙이기 시작했다. 별이의 요청에 따라 박래현은 신나는 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말할 때 목소리만 좋은 게 아니라 노래하는 박래현 음색도 정말 매력 있었다. 박래현에게 노래를 배운 별이는 박래현을 따라 노래를 부르면서 바닥으로 내려와 온몸을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박래현은 별이의 흥을 돋우려고 힘주어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서 리듬을 탔다.
침대에 누워 있는 쌍둥이들도 기분이 좋은지 통통한 손과 다리가 허공에서 팔랑거렸다. 사지를 버둥거리던 서현이가 뒤집기를 시도해 몸을 엎드렸다. 그는 엎드린 채로 고개를 들어 내게 눈을 맞췄다.
모든 부모가 아이들의 작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다지만 진심으로 서현이가 천재가 아닐까 의심해 보았다. 별이 때는 비교 대상이 없어서 실감하지 못했는데 두 아이는 쌍둥이라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박은수 선생은 서경이도 다른 애들에 비해 빠른 편이지만 서현이는 조금 특별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서현이는 음악에 맞춰 제법 멋지게 어깨를 들썩였다.
“으이구, 좋냐, 이 녀석들아?”
쌍둥이들을 양쪽 팔에 하나씩 안아 든 나는 별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장단을 맞춰 주었다. 별이는 신이 나서 온갖 기괴한 자세로 몸을 흔들었다. 박래현은 음악을 바꿔 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박자를 빨리해서 피아노로 연주했다. 흥에 겨워 몸을 흔들던 별이는 급기야 바닥을 빙그르르 구르며 자신이 개발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한바탕 댄스 타임을 보내고 나서 저녁을 먹었다. 아쉬운 일요일 오후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박래현이 욕조에 입욕제를 풀고 물을 받는 동안 나는 쌍둥이들 옷을 벗겼다. 둘 다 토실토실 살이 올라 팔뚝이며 손목에 가로로 주름이 잡혔다. 손등과 손가락 사이에 쏙쏙 들어간 보조개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나는 발바닥에 뽀뽀하면서 아이들에게 눈을 맞췄다. 서현이가 나를 보며 방긋방긋 웃어 주었다. 물을 다 받은 것 같아서 욕실로 들어가자 박래현이 욕조 안에서 서현이를 받았다. 흰 거품 안에는 박래현이 풀어놓은 장난감 거북이와 오리들이 둥둥 떠다녔다. 우리는 아이를 한 명씩 안고 부드러운 거품에 몸을 씻겼다. 서경인 생크림 같은 거품을 손에 쥐고는 곧장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자기가 생각한 맛이 아니었는지 인상을 쓰면서 거품을 밀어냈다.
“애들 뭐든 입으로 넣는 거 보면 웃겨.”
“어른이라고 다른가? 너도 입에다 넣어 주면 뭐든 잘 빨잖아.”
팔을 뻗어 내 입술 사이에 집게손가락을 넣은 박래현이 손가락을 구부려 혓바닥을 긁어내렸다. 나는 박래현의 손가락을 아프게 깨물었다. 박래현이 웃으며 손가락을 꺼내 내 뺨을 쿡쿡 찔렀다.
나는 그의 시선을 무시하고 해면으로 서경이의 보드라운 몸을 닦아 주었다. 겨드랑이와 엉덩이 사이를 문질러 주자 서경이가 간지러운 듯 팔을 버둥거렸다. 박래현은 서현일 어깨에 메고서 다리와 발가락을 씻겼다. 아이들이 목을 잘 가눠 안아 주기가 한결 수월했다. 박래현은 오리 모양 튜브에 서경이와 서현일 눕혀 놓고 장난감을 하나씩 쥐여 준 다음 내 몸을 씻겼다. 그가 나를 씻기는 동안 나는 튜브에 연결된 끈을 손으로 잡고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내일부터 출근이라니 우리 준영이 다 컸네. 기분이 어때?”
“설레고 부담스럽고 떨려. 알바를 지겹게 했는데도 그러네?”
“내가 애들 잘 돌보면서 너 팍팍 밀어줄 테니까 열심히 해. 언젠간 윤준영이 우리 회사 CEO가 되어야지.”
“나도 내 그릇이 어느 정도일지 시험해 보고 싶어.”
“잘할 수 있어. 윤준영은 용감하니까.”
박래현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가 아이들 돌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지만 퇴근 후의 시간을 아이들에게 몽땅 할애하는 건 그의 희생을 바탕에 두고 있었다.
“응, 나 열심히 살게. 그리고 정말 고마워.”
박래현은 나를 빤히 응시하다가 내 코끝에 거품을 묻혔다. 분위기가 꽤 좋았는데 튜브에 누워 있던 서현이가 지루했는지 들고 있던 장난감을 물에 풍덩 빠트렸다. 우리는 아이들을 안아서 샤워 부스로 자리를 옮겼다.
“서경아, 우리 비 맞자. 거품 씻어야지.”
물 온도를 맞춘 박래현이 샤워기를 잡아 수압을 약하게 해서 나와 서경이에게 물을 뿌렸다. 전용 목욕통에 아이들을 눕혀 놓고 불면 날아갈까 쥐면 바스러질까 조심스럽게 아이들을 씻기는 여사님들이 보면 놀라 기절할 광경이었다. 쌍둥이를 다 씻긴 우리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욕실 밖으로 나왔다.
박래현은 가져온 수건을 침대 위에 펼친 다음 그 위에 아이 둘을 내려놓고 한꺼번에 물기를 닦았다. 그가 아이들을 말리는 사이에 나는 옷을 입고 박래현 옷을 챙겨 침실로 나갔다. 박래현은 손바닥에 수딩젤을 묻혀 두 아이 몸에 동시에 발라 주고 있었다. 그가 커다란 손으로 배며 엉덩이를 쓸어 주자 쌍둥이들이 박래현 팔을 잡고서 좋다고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수딩젤을 다 발라 준 박래현이 아이들 배에 입술을 대고 뿡뿡 배 방귀를 뀌었다. 아이들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면서 서경이와 서현이가 작은 손으로 박래현 머리칼을 꼭 쥐었다. 살진 손가락 사이로 갈색 머리카락이 삐죽 빠져나왔다.
“형, 옷 입어. 파우더는 내가 발라 줄게.”
“그럴래?”
박래현이 고개를 들려고 했으나 쌍둥이들이 박래현 머리칼을 놓아줄 기세가 아니었다. 박래현은 머리칼을 쥔 아이들 손으로 검지를 살살 밀어 넣어 머리카락 대신 잡게 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준영아, 애들 악력이 장난 아니야. 키 크고 힘셀 거 같은데 운동시킬까?”
“서현인 과학자로 키우고 서경인 배우나 모델 시키는 게 어때? 서경이 얼굴을 우리만 보기엔 너무 아깝잖아.”
나는 박래현이 아기였을 때 꼭 서경이처럼 생겼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제 3개월 들어선 서경인 기다란 눈매와 콧날, 모양 좋은 입술이 박래현 판박이였다.
“형 닮아서 진짜 예쁘게 생겼어.”
산발하고 있어도 빛나는 외모에 감탄하며 나는 까치집이 된 그의 머리칼을 정리해 주었다. 잠깐 한눈판 사이에 서현이가 몸을 돌려 앙증맞은 손으로 형의 뺨을 잡았다. 서현을 말똥말똥 바라보던 서경이가 서현의 엄지를 잡아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형, 애들 배고픈가 봐.”
“목욕 끝났으니까 배고플 때 됐지. 가서 분유 타 올게.”
박래현은 옷을 다 입기 바쁘게 분유를 타러 방을 나갔다. 쌍둥이면 계산상 별이 키울 때보다 두 배 정도가 바빠야 하는데, 체감상 네 배는 더 바빴다.
“애들아, 아빠가 분 발라 줄게. 근데 누구부터 발라 줄까? 먼저 바르고 싶은 사람 손 들어 봐.”
파우더 통에서 퍼프를 꺼내 고체 파우더를 퍼프에 묻혔다. 서경이가 내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다리를 바르작거렸다.
“박서경, 당첨!”
나는 목덜미와 팔다리가 접히는 부분에 파우더를 톡톡 발라 주었다. 분에서만 나는 연한 아기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나는 서경의 발목을 잡아 위로 올리고는 토실토실한 엉덩이와 음경에도 분을 발랐다.
서경에게 손가락을 내 준 서현이도 배가 고픈지 그는 서경의 발가락을 입에 넣고 빨았다. 만사 제쳐 두고 두 녀석이 서로의 손과 발을 빠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었다. 나중에 둘이 싸우면 사이좋았던 모습을 보여 주며 놀릴 생각이었다.
“둘 다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너희들 밥 갖고 오실 거야.”
서경에게 기저귀를 채우고 옷을 입힌 나는 서현이도 파우더를 발라 주고 옷을 입혔다. 둘이 나란히 눕혀 놓고 보면 형제라 닮은 구석이 있지만 이란성이라 쌍둥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빠, 서유니 드러가여.”
문밖에서 별이 목소리가 들렸다. 박래현은 젖병 세 개를 들고서 어깨에 별이를 태우고 방으로 들어왔다. 별이는 코알라처럼 박래현의 목을 잡고 매달려 있었다. 그는 테이블에 분유를 내려놓고 별이 허리를 잡아 아이를 안전하게 바닥으로 내렸다. 별이가 다가오자 누나를 알아본 쌍둥이들이 안아 달라고 손을 뻗었다.
“아가들 씨서써요?”
“응. 서윤이도 이모랑 씻었어?”
“네.”
“이리 와, 아빠가 분 발라 줄게.”
“씻꼬 분 발라써요.”
별이는 침대 위로 올라가 서경이와 서현이 발을 잡고 발바닥 오목한 곳에 후후 바람을 불어 넣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통통한 손으로 아이들의 발바닥을 간질였다.
박래현과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가 헤드에 등을 기대고서 아이들을 한 명씩 나눠 안고 분유를 먹였다. 아이들 분유를 먹일 때는 박래현이 더 무거운 서현이를 담당했다. 나는 서경이를 안고 젖병 꼭지를 물렸다. 배가 고팠는지 서경이는 숨도 쉬지 않고 분유를 먹었다. 나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서 머리칼을 가만히 쓸어 주었다. 배가 어느 정도 부르자 서경이는 내 뺨을 만지면서 딴짓을 했다.
박래현 허벅지를 베고 누운 별이도 젖병에 우유를 담아 쪽쪽 빨아 먹었다. 돌 지나고부터 컵에 우유를 마시던 별이는 갑자기 자기도 젖병에 우유를 담아 달라고 졸랐다. 조 여사는 호기심에 몇 번 이렇게 먹다가 불편해지면 그만둘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서윤아, 아빠가 책 읽어 줄까?”
“네.”
여사님들이 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 주지만 별이는 박래현이 읽어 줄 때 가장 집중해서 얘기를 들었다.
“그럼 서윤이 읽고 싶은 책 갖고 와. 아빤 동생들 방에 데려다주고 올 테니까.”
박래현이 아이 둘을 양팔에 안고 침실을 나갔다. 별이는 책을 챙기러 자기 방으로 갔고 나는 공부할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책을 한 아름 들고 온 별이가 책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한 권을 골라서 내 옆에 엉덩이를 붙였다. 조금 있다가 여사님들에게 쌍둥이를 넘기고 온 박래현이 별이를 안아서 자기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 주었다. 그가 다 읽으면 별이가 책장을 넘겼다.
박래현이 책 읽어 주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제약 회사 마케팅 리서치 사례집을 읽어 내려갔다. 중단했던 영어 공부를 시작했으며 박래현에게 매일 밤 시간을 정해 화학과 약리학의 기초를 배웠다. 정우에게는 회사 자료를 받아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자세히 들었다.
일주일에 세 번 퍼스널 트레이너를 집으로 불러 박래현과 몸 만드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직 젖을 끊지 못해 가슴이 약간 나온 것을 빼면 다른 부위는 쌍둥이를 낳기 전처럼 훌륭한 상태로 돌아갔다.
한참 책을 보던 나는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스트레칭을 하다가 별이를 보았다. 그는 아빠 가슴에 동그란 머리통을 기대고 잠들어 있었다. 별이가 잠든 걸 알면서도 박래현은 읽던 책을 마저 다 읽어 주고 책을 덮었다. 곤히 잠든 별이 얼굴에 마음이 약해졌으나 집에서 아이들만 보며 살기보다는 내가 지닌 다른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컸다. 나는 이제 스물여섯이었다.
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서 그의 방에 눕히고 온 박래현이 내 손에서 책을 뺏어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는 별이를 안듯 가볍게 나를 안아서 침대에 내려놓고 그대로 올라와 가랑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곧장 티를 젖혀서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젖꼭지가 축축한 입술 안으로 쑥 들어가면서 젖이 빨렸다. 박래현이 아침저녁으로 먹지 않았다면 다 말랐을 모유가 아직도 박래현 입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예전처럼 많은 양은 아니었다. 나는 박래현 머리칼에 손가락을 넣어 두피를 손끝으로 문질렀다. 박래현에게서 아기들이 쓰는 파우더 향이 났다.
“형, 나 내일 출근해야 해. 오늘까지만 먹고 이제 젖 그만 빨아.”
“안 돼.”
젖꼭지를 물고 대답하는 바람에 혀끝에 젖꼭지가 눌렸다. 나는 기가 막혀서 그의 얼굴을 뒤로 잡아당겼다. 그는 혀로 입술을 핥으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빨리지 않은 젖꼭지에서 젖이 새어 나와 옷이 젖꼭지에 달라붙어 서걱거렸다.
“안 된다니? 회사 다니면서 형한테 모유를 계속 먹이라고?”
“너랑 같은 차로 출퇴근할 건데 뭐가 문제야?”
“그렇게 다니다간 사람들이 우리 관계 금방 눈치채지. 난 내 차로 다닐 거야. 차 받아 놓고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어.”
“…준영아, 지금도 양이 많이 줄었어. 시간이 지나면 더 줄어들 테니까 그때까지만 빨게 해 줘.”
잘생긴 얼굴로 내게 매달리는 박래현에게 마음이 약해졌다. 회사에 다니면 야근도 있고 회식도 있을 테니 박래현이 더 먹고 싶다고 해도 젖은 자연스럽게 말라 갈 것이다. 뒤끝 더러운 박래현에게 두고두고 원망을 사는 것보다 젖을 주고 생색을 내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했다.
“형 진짜 이상한 사람인 거 알지? 나 아니면 형 맞춰 줄 사람도 없을 거야.”
내 말을 허락으로 받아들인 박래현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젖이 흐르는 오른쪽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젖이 넘어가면서 그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그 모습에 흥분해서 나는 박래현이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 나갔다. 내가 단추를 다 풀자 박래현이 몸을 반듯하게 세워 셔츠를 벗어 던졌다. 박래현이 수술한 뒤로 우리는 피임 걱정 없이 매일 밤 깊게 몸을 섞었다.
“위만 벗기면 뭐 해? 바지도 벗겨 줘.”
나는 박래현에게 눈을 맞추면서 바지를 잡아 아래로 내렸다. 바지를 허벅지에 걸친 박래현이 양손으로 내 겨드랑이 밑을 짚었다.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일찍 끝내.”
“우리 준영이 부탁이라면 다 들어줘야지.”
그는 상체를 숙여 좆 끄트머리로 내 가슴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뭉쳐 있던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눌린 곳에서 젖이 새어 나왔다.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세탁 도우미를 따로 두고 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이불 빨래를 내서 민망했다. 나와 달리 뻔뻔한 박래현은 귀두와 성기 기둥에 젖을 잔뜩 묻힌 채 내 볼을 잡아 누르고는 벌어진 입 속으로 좆 대가리를 밀어 넣었다. 나는 혓바닥으로 반들반들한 귀두를 문질렀다.
“윤준영, 다른 알파한테 한눈팔지 마.”
“나 지금까지 형만 보고 살았잖아. 앞으로도 쭉 그럴 거라니까?”
그는 성기를 꺼냈다가 도로 쑤셔 넣으며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나는 입술을 힘껏 오므려 그의 성기를 빨았다. 좆을 뒤로 뺀 박래현이 좆 끄트머리를 잡고서 수제비 반죽을 하듯 기둥으로 가슴을 밀어 올렸다. 오똑하게 솟은 돌기가 눌리면서 젖이 흘러내렸다.
“각인 풀지 마. 각인 풀린 순간, 넌 감금돼서 나랑 섹스만 할 거야. 알겠지?”
“알았어, 알았다고. 약속했으니까 됐지?”
박래현은 그래도 불안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입술에 가만히 키스했다. 나는 두 팔로 박래현 목을 단단히 끌어안았다. 내 인생이라는 작은 화분에 박래현을 심고 키울 때부터 내겐 박래현밖에 없었다. 몰디브 밤 하늘의 별처럼 예쁘게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며 내 미래도 다르지 않으리라고 예감했다.
박래현이 약속을 지킨 덕에 나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밥을 대충 먹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옷이 너무 많아 어떤 옷을 입을지 고심하는 내게 박래현이 적당한 옷을 골라 주었다.
나는 박래현이 고른 드레스 셔츠에 팔을 꿰었다. 박래현은 드레스 셔츠 앞 단추를 차근차근 채워 주고는 소매 단추를 마저 채웠다. 며칠 전에 박래현과 매장에 가서 산 정장이었다.
‘형, 평범한 정장 입으면 안 돼? 신입이 이런 명품을 입고 다니면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사람들이 이 정장 가격을 어떻게 알아? 신입이 센스가 좋다고 여기겠지.’
내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 박래현은 드레스 셔츠와 넥타이, 구두와 정장을 닥치는 대로 주문했다. 나는 바지를 다 입고 거울에 나를 비춰 봤다. 막 눈인 내가 봐도 비싼 티가 팍팍 나는 옷이었다.
“넥타이는 이게 좋겠다. 이리 와, 내가 매 줄게.”
나는 박래현에게 다가가 그 앞에 섰다. 드레스 셔츠 칼라를 세우고 넥타이를 두른 다음 능숙하게 매듭을 만들어 넥타이를 맨 박래현이 칼라를 내려 마무리 짓고는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는 내가 팔만 넣어 입을 수 있게끔 재킷을 펼쳐 들었다. 옷소매에 팔을 넣으면서 나는 거울 속에 비친 박래현을 보았다. 내 뒤에 선 그의 입가로 흐뭇한 웃음이 번져 갔다.
“우리 준영이, 완전 최곤데? 너무 멋있어서 형이 불안해.”
박래현은 고개를 숙여 내 귀뺨과 목덜미에 입술을 갖다 댔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갈색 머리칼 아래 반듯한 이마가 조명을 받아 빛났다.
“얼른 가. 늦겠어.”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침실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정 차장 부부와 쌍둥이를 품에 안은 여사님들, 그리고 토끼 인형을 안은 별이가 첫 출근을 축하해 주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현관까지 별이를 안아서 데리고 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부터 늘 함께였는데 떨어지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나는 박래현이 꺼내 준 구두를 신으면서 별이 뺨에 입을 맞췄다.
“서윤아, 아빠 회사 갔다 올게.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
“네, 달 다녀오세여.”
별이 뺨에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쌍둥이들 이마에도 차례로 입을 맞췄다. 내 허리에 팔을 두른 박래현이 그만 가자는 듯 허리를 잡아당겨 밖으로 나갔다.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나는 빠르게 눈을 깜박거렸다.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정우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준영아, 입사 축하한다.”
“그래, 고마워.”
박래현은 내가 탈 수 있게 차 뒷문을 열었다. 차에 올라탄 나는 박래현이 탈 수 있게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로 탈 줄 알았던 박래현이 트렁크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는 내가 푹 파묻힐 정도로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내 옆으로 올라왔다. 상큼한 꽃향기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축하해, 윤준영.”
박래현은 꽃다발을 내 품에 안기면서 고개를 숙여 내게 입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이 내 입술을 덮고 혀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나는 그의 혀를 몇 번 감아서 달래 주고는 얼굴을 틀어 그를 응시했다.
“꽃 고마워, 형. 열심히 해서 나도 우리 회사 키우는 데 도움이 될게.”
“벌써 기대되는데?”
“기대해도 좋아! 왠지 예감이 괜찮아.”
나는 꽃다발을 무릎에 내려놓았다. 박래현은 내 손을 잡아 손가락 사이에 자신의 손가락을 밀어 넣어 깍지 끼었다. 내 시선은 그의 약지에 끼워진 반지로 향했다가 박래현 눈으로 옮겨 갔다. 아침 햇살이 너울너울 차 안으로 쏟아졌다.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딱 좋은, 맑고 따스한 계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