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10/16)

박래현이 보고서 넘기는 소리만 이따금 들려올 뿐 차 안은 고요했다. 운전석에 앉은 김정우나 조수석에 앉은 경호원은 박래현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보고서를 따라 느리게 오르내리던 시선을 멈추고 박래현은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겨울 한가운데 멈춰 선 계절은 눈이 오려는 듯 습도가 높고 을씨년스러웠다. 문득 하얀 눈 위를 뛰어다니던 윤준영이 생각나서 박래현은 윤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준영아, 뭐 하고 있어? 형 곧 도착한다.」

「영화 보고 있어요. 얼른 와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들어가는 길에 사 갈게.」

「체리가 먹고 싶어요. 체리.」

과일은 이 차장 부부가 알아서 준비하므로 박래현은 주로 케이크나 빵, 윤준영이 먹고 싶어 하는 족발 같은 특이한 음식 등을 사다 줬었다.

“김 비서, 이 시간에 체리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체리요? 마트에 가면 있지 않을까요? 준영이가 먹고 싶대요?”

“그렇다네요. 준영이가 체리를 좋아합니까?”

“준영이 체리 한 번도 안 먹어 봤을걸요? 그 비싼 과일을 어떻게 사 먹어요?”

“체리가 비싼 과일입니까?”

한 번도 안 먹어 본 체리를 들먹이는 걸 보니 윤준영이 시청하는 영화 속에서 체리가 등장하는 듯했다. 이 차장에게 부탁해서 내일 사다 달라고 해도 되지만 윤준영이 먹고 싶다고 하니 당장 사다 주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김정우는 집에 가는 도중에 마트에 들러 차를 세웠다. 세 사람은 차에서 내려 마트 안 과일 코너로 곧장 걸어갔다. 다행히 체리가 남아 있었다. 박래현은 알이 굵고 광택이 나면서 짙은 색을 띤 체리를 골라 경호원이 끌고 온 장바구니에 담았다.

“상무님, 왜 이렇게 많이 사세요? 준영인 1주일 동안 체리만 먹겠네요.”

“두 사람 것도 같이 샀습니다. 하나씩 가져가세요.”

“아, 네. 고맙습니다.”

박래현은 싱싱해 보이는 망고와 한라봉을 추가해 장바구니를 가득 채웠다. 그는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윤준영에게 또 문자를 보냈다.

「준영아, 기다려. 체리 사서 지금 가는 중이다.」

윤준영은 잠들었는지 답장이 없었다. 통화 버튼 위에서 머뭇거리던 손가락을 치우고 박래현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윤준영을 향한 감정이 얼마 가지 않아 시들 거라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눅눅해질 감정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치부했던 자신이 지금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넣어 윤준영의 안부를 확인하곤 했다.

“김 비서. 박영범 전 비서실장 전화번호 알죠?”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다음 주 주말에 1박 2일로 준영이랑 제주도 갈 예정입니다. 영범 형한테 전화하면 숙소 어디로 잡을지 알려 줄 테니 예약해 놓으세요.”

“그러겠습니다.”

“김 비서도 같이 가야 하니까 준비하고 경호 팀에 알려요.”

“네.”

스위스에 다녀와서 윤준영과 4박 5일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는데 계획했던 일이 틀어져 수습하느라 연차를 낼 시기를 놓쳐 버렸다. 기간이 짧아 멀리는 못 가더라도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해서 윤준영의 기분을 풀어 주고 싶어 제주를 택했다.

집에 도착해서 김정우가 차를 주차하자 먼저 내린 경호원이 차 뒷문을 열었다. 박래현은 검토가 끝난 보고서를 챙겨 차에서 내렸다. 김정우와 경호원이 과일이 가득 든 비닐봉지를 들고 앞장서 안으로 들어갔다. 뒷좌석에 타고 있어서 몰랐는데 얇은 눈송이가 흐느적흐느적 떨어지고 있었다. 윤준영과 눈을 볼 생각에 박래현 걸음이 빨라졌다. 평소에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보며 자신을 기다리던 윤준영이 보이지 않아서 침실로 발을 돌렸다. 도주의 위력은 실로 대단해서 그 짧은 시간에 가슴이 뛰고 머리칼 안에 식은땀이 맺혔다. 릴리프가 출시된 지 몇 개월 만에 누적 판매액 1조를 넘어섰을 때도 이렇게 가슴이 뛰진 않았다.

다행히 윤준영은 침대에 얌전히 누워 잠들어 있었다. 박래현은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윤준영 앞에 허리를 짚고 서서 미동도 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광택 나는 은색 천 위에 작은 양들이 돌아다니는 잠옷을 입고서 윤준영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 오뚝한 코와 시원하게 뻗은 입술을 눈으로 더듬으면서 박래현은 시계를 풀어 서류 가방과 함께 테이블에 내려놓은 뒤 침대에 흩어진 책을 정리했다.

그는 느긋하게 샤워를 마치고 맨몸에 파자마 바지만 걸치고서 머리칼 물기를 닦으며 침실로 나갔다. 살이 붙는 속도가 느려서 파자마 바지는 벗겨질 듯 말 듯 장골에 걸쳐 있었다. 수건을 바닥에 내려놓은 박래현은 윤준영이 잠에서 깨지 않게 조심해서 그와 마주 보고 누웠다. 목과 베개 사이 빈틈에 팔뚝을 밀어 넣고서 왼손을 열심히 허벅지에 문질러 열을 낸 다음 윤준영의 배에 슬며시 갖다 댔다.

“으, 응… 형 왔어요?”

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했는데 몸이 예민한 상태여서 그랬는지 그는 금방 잠에서 깨어났다. 무거운 눈꺼풀을 느릿느릿 깜박여 초점을 맞추던 눈동자가 이내 맑아졌다.

“언제 왔어요? 형 오는 거 기다리고 있었는데….”

“체리 사 오느라고 좀 늦었어. 체리에 철분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대. 잠깐 기다려, 체리 씻어 올게.”

“네.”

정말 먹고 싶었는지 윤준영이 순순히 대답했다. 박래현은 윤준영 코끝에 입 맞추고서 주방으로 갔다. 눈치 빠른 김정우가 미리 씻어 놔서 체에 체리가 가득 밭쳐져 있었다. 수입품이라 농약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박래현은 체리에 밀가루를 가득 뿌렸다가 조금 기다린 뒤 흐르는 물에 체리를 헹궜다. 이 차장이 가끔 박래현이 과일을 씻어서 윤준영에게 갖다 주는 것을 보고서 농약 제거법이라고 알려준 비법이었다. 바닥에 꽃이 핀 예쁜 그릇에 마른 수건으로 닦은 체리를 옮겨 담고는 샛노란 망고도 두 개 깎아서 새 접시에 담았다. 끈적해진 손을 씻고 과일을 챙겨 방으로 들어갔더니 윤준영이 유리문 앞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박래현은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고 윤준영 뒤로 가 두 팔로 그의 목과 가슴을 끌어안았다.

“형, 눈 와요. 눈 쌓이면 내일 마당에 눈사람 만들어 놓을게요.”

“안 돼, 추우니까 밖에 나가지 마.”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또 고집 피운다. 너 눈사람 만들면 내가 다 부숴 버릴 거야.”

박래현은 윤준영 목덜미에 코를 박고서 윤준영에게 나는 냄새를 맡았다. 연한 레몬 향과 크림 향이 답답한 회의로 곤두섰던 신경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박래현은 맥이 뛰는 곳에 입술을 비비며 윤준영을 품으로 깊숙이 끌어당겼다.

“많이 먹은 만큼 많이 움직여야 한 대요. 애 커지면 저만 고생할 거라던데.”

“가볍게 산책만 해. 주말엔 나랑 수영 다니면 되고.”

“알았어요. 그런데 형, 정 차장님이 그러시는데 산수유 열매가 정력에 그렇게 좋대요. 열매 말려서 나중에 차로 끓여 주시겠다던데.”

“지금도 힘들어하면서 내 정력이 더 좋아지면, 버틸 수나 있고?”

“저도 같이 마실 건데요?”

“그랬다간 너 항상 배불러 있겠다.”

“별이 낳고 둘째는 5년 있다가 생각해 볼 겁니다.”

“너 결혼 계약서 작성할 때 별이만 낳는다고 했잖아.”

“형 유전자로 별이 하나만 낳는 건 국가적인 손해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하나 더 낳아야 하는 이유가 엉뚱해서 박래현은 웃음을 터트렸다. 윤준영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난 둘째 생각 없어. 자식은 별이 하나로 충분해.”

“갑자기 왜요? 형은 셋 이상 낳고 싶어 했잖아요.”

윤준영과 결혼을 생각했을 땐 아이를 셋이나 넷 정도 낳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준영이 입덧을 하고 산전 우울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더 낳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 버렸다.

“우리 셋이 오붓하게 살자. 그게 좋을 것 같아.”

“…나중에 한 명 더 낳아요. 전 우리 애 한 명 더 낳고 싶어요.”

“별이 키우면서 생각해 보자. 별이가 너 닮으면 상관없는데 나 닮으면 너 닮은 애 꼭 낳고 싶을 거 같긴 해.”

박래현은 고개를 수그려 빗장뼈 부근의 오목한 곳을 입술로 문질렀다. 마디가 기다란 손은 어느새 파자마 안으로 들어가 부풀어 오른 배를 더듬고 있었다. 윤준영이 허리를 틀어 박래현 품에서 벗어나려 하자 박래현은 무리하지 않고 윤준영 손을 잡아 그를 침대로 이끌었다.

“체리 씻어 왔으니까 체리 먹자.”

침대 헤드에 쿠션을 세워 윤준영이 편하게 앉을 수 있게끔 자세를 잡아 준 뒤 박래현은 마주 본 채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윤준영의 두 다리를 잡아서 자신의 허벅지 뒤로 넘기고는 윤준영에게 몸을 바싹 붙였다. 빈틈없이 다가앉은 박래현을 보고 윤준영이 시선을 피했다. 박래현은 왼팔을 쭉 뻗어 체리가 가득 든 접시를 집어 들었다. 고운 색과 윤기를 갖춘 체리가 윤준영의 식욕을 자극했는지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서 잽싸게 체리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박래현은 체리가 든 접시를 윤준영 손이 닿지 않게 옆으로 비꼈다.

“내가 먹여 줄 거야. 입 벌려.”

“형, 저 성격 급해요. 제가 먹을래요.”

“안 돼. 먹고 싶으면 입 벌려, 어서.”

참새 새끼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서 말똥말똥한 눈으로 저를 보는 윤준영을 향해 박래현은 체리 꼭지를 입에 문 채 고개를 숙였다. 코끝끼리 부딪치면서 윤준영이 얼굴을 어슷하게 틀어 도톰한 입술 안으로 체리만 뚝 따 갔다. 주름 하나 없이 붉은색으로 선명한 입술을 움직여 윤준영은 체리를 씹었다. 그를 지켜보던 박래현이 엄지와 검지로 입술을 벌리고 들어가 안에서 씨앗을 꺼냈다. 혀에 남아 있던 붉은 즙이 박래현 손등을 타고 흰 시트로 흘러내렸다. 입 맞춰서 입술 안쪽에 퍼져 있을 달콤한 체리 향을 맛보고 싶었지만 박래현은 같은 방법으로 체리를 열 개쯤 먹이고 그때마다 씨앗을 꺼내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잖아도 크고 붉어서 눈에 띄는 입술이 탱탱한 체리를 물고 오물거리는 모습은 입 맞추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맛있어?”

“네.”

“어디, 얼마나 맛있는지 나도 먹어 볼까?”

박래현은 아예 꼭지를 딴 열한 번째 체리를 입에 물고 벌어진 입술에 체리를 넣었다. 과즙이 탁 터지면서 겹쳐진 입술로 단내가 가득 퍼졌다. 기다란 속눈썹에 가려져 초점이 사라진 눈이 박래현을 향했다. 고동색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하며 박래현은 혀를 움직여 씨앗을 꺼내 접시에 뱉었다. 이후부턴 같은 방식으로 체리를 나눠 먹었다. 접시에 담아 온 체리가 거의 사라질 무렵 윤준영이 박래현 손을 잡아 자신의 배 위에 갖다 댔다.

“형, 별이가 체리를 좋아하나 봐요. 방금 발로 찼어요.”

손바닥 밑으로 정말로 뭔가가 툭툭 튀었다. 신기해서 파자마 안으로 손을 넣어 부드러운 살갗을 어루만졌다. 발길질이 멈추자 박래현은 체리 접시를 매트리스에 내려놓고 체리 하나를 윤준영 입에 넣어 보았다. 윤준영이 체리를 터트리는 순간 아이의 발길질이 거세져서 배에 대고 있는 손이 같이 움직였다. 초음파 사진을 보고 아이를 처음 확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주체할 수 없는 흥분과 환희가 몰려왔다.

“별아, 네 아빠야. 체리가 그렇게 좋아?”

박래현은 윤준영 배에 손을 댄 채로 배에 대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배 속에서 우당탕 발길질을 느낀 박래현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웬만해서는 붉어지지 않는 박래현 뺨이 기쁨으로 빨갛게 상기되었다. 윤준영은 박래현 목과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감싸 끌어당겼다.

“요 녀석 발차기 언제부터 했어?”

“3일 전부터? 근데 오늘 체리 먹고 있으니까 더 세게 차는 거 같아요.”

“그걸 왜 이제야 말해?”

“찰 때 형한테 보여 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박래현은 윤준영의 목과 얼굴을 가볍게 쥐었다. 키만큼이나 큰 손은 윤준영 얼굴뿐만 아니라 뒤통수까지 넉넉하게 덮고도 남았다. 고개를 숙여 체리 맛이 가득한 입술에 키스하면서 손은 계속 배를 더듬거렸다. 몇 번 발길질하던 아이는 힘들었는지 이내 잠잠해졌다.

박래현은 윤준영을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히고 팔과 다리 사이에 그를 가둔 채 뺨에 입 맞췄다. 최근에 머리칼을 짧게 잘라서 반듯한 이마와 쫑긋한 귀가 드러나 윤준영은 한층 싱그러워 보였다. 박래현은 윤준영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무릎으로 서서 윤준영이 입고 있는 파자마 단추를 하나씩 열었다. 윤준영은 볼을 붉혔지만 잠옷 단추를 푸는 손을 막지는 않았다.

옷깃이 벌어지면서 곧게 뻗은 빗장뼈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 단추까지는 아무런 대응이 없다가 세 번째 단추로 손이 가자 윤준영이 손목을 잡았다. 그가 다급하게 손을 움직이다가 팔꿈치로 접시를 치는 바람에 접시에 담겨 있던 체리가 흰 시트 위로 흩어졌다.

“제가 벗을게요.”

세 번째 단추로 옮겨 가는 윤준영 손을 긴장한 눈동자가 따라갔다. 단추 위에서 몇 번 주저하던 손은 결심하자마자 거침없이 세 번째 단추와 네 번째 단추를 풀어 나갔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박래현이 몸을 반듯이 펴고서 잠옷을 양쪽으로 잡아 벌렸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피부 한가운데에 더 짙어진 젖꽃판과 탱글탱글한 젖꼭지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래현은 호흡마저 잊고서 살이 오른 가슴을 눈으로 더듬었다. 먹음직스럽게 생긴 젖꼭지를 물고 혀로 휘저어 붉은 색소가 다 빠져 색이 바랠 때까지 쪽쪽 빨고 싶었다.

“너 젖꼭지 커진 거 알아?”

“존나 변태 같아. 그래서 보여 주기 싫었어요.”

“이 예쁜 몸을 너만 혼자 볼 생각이었어? 진짜 너무하네. 젖 나오는지 한번 빨아 봐도 돼?”

“젖 나와도 형 건 없어요.”

“왜 없어? 왼쪽 젖은 무조건 내 거야.”

대답을 듣고자 물어본 말이 아니어서 박래현은 체리보다 더 달 것 같은 젖꼭지와 그 주변을 자세히 관찰했다. 흰 살 위에 작은 둔덕을 이루며 분홍색 젖꽃판이 그려져 있고 그 정점에 보들보들해 보이는 젖꼭지가 오뚝 솟아 있었다. 박래현은 엄지로 젖꼭지를 살살 돌려 보다가 금세 딱딱해지려는 돌기를 입에 물었다. 호르몬 변화 때문에 부풀어 오른 젖꼭지는 혀로 몇 번 쓸어 주자 심지를 세워 가며 혀끝을 눌러 왔다.

박래현에게서 빠져나가려고 몇 번 몸을 뒤틀던 윤준영은 포기했는지 박래현 머리칼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머리칼과 두피 사이를 느릿느릿 유영하면서 엄지론 귓바퀴와 귓불을 어루만졌다. 박래현은 혓바닥에 굴러다니는 알갱이를 좌우로 쓸었다가 입속으로 쑥 빨아들였다. 그는 없는 젖이라도 만들 요량으로 입 안이 진공 상태가 되도록 젖꼭지를 빨았다.

“으, 으으응… 형, 살살 빨아요….”

윤준영 젖꼭지를 근 한 달 만에 빨게 된 박래현은 급격하게 차오르는 흥분을 누르기 힘들었다.

“젖꼭지가 이렇게 발딱 섰는데, 그런 말이 나와?”

윤준영은 적당하게 살이 오른 가슴이나 짙어진 유륜,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배까지, 전과는 사뭇 달라진 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했다. 옷을 입고 있으면 예전과 큰 차이가 없는데 벗겨 놓고 보니 며칠 새 몸 선이 꽤 달라져 있었다. 각진 어깨와 뼈대가 도드라진 몸은 그대로면서 가슴과 배, 엉덩이만 만만하게 살이 붙었다. 근육이 잡힌 몸도 좋지만 임신 기간에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변화도 마음에 들었다.

박래현은 윤준영이 듣게끔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젖꼭지를 빨았다. 한쪽 젖꼭지에 울혈이 낭자할 무렵 다른 쪽 젖꼭지로 입술을 옮겼다. 젖꽃판의 말랑말랑한 살을 통째로 입에 삼켜서 젖꼭지 끝 갈라진 부분을 혀로 파헤쳤더니 윤준영이 허리를 꿈지럭거리며 박래현의 얼굴과 귓바퀴를 손으로 꽉 쥐었다. 입 안에서 쌀알처럼 굴러다니는 젖꼭지가 사랑스러워 가슴이 터질 지경이었다.

“으, 흐읏, 형, 아아! 이제 그만….”

힘을 받은 성기가 부푼 배를 누르지 않도록 박래현은 조금 더 아래로 몸을 움직여 두 손으로 배를 감싸고 배 이곳저곳에 입 맞췄다. 원래 근육이 있던 자리인지라 옆구리 양쪽은 움푹 들어가 있고 배꼽은 아직 세로로 길쭉했다. 윤기가 흘러 반짝이는 살결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준영아, 너 배부른 모습 정말 예쁜 거 알아?”

“…….”

“사진 찍어도 되지? 우리 저번 주에 사진 못 찍었잖아.”

“싫어요.”

“왜, 지금 너 사진으로 남겨 두고 싶어. 나중에 두고두고 볼 수 있게.”

윤준영이 고개를 흔들었지만 박래현은 사이드 테이블에 상비해 둔 카메라를 들고서 흐트러진 윤준영의 모습을 찍었다.

“포즈 자연스럽게 취해 봐.”

몇 번 셔터를 눌렀더니 윤준영이 마지못해 카메라 렌즈를 응시했다. 잔뜩 붉어진 입술을 벌린 채 욕망으로 흐릿해진 표정에 홀려 얼굴을 집중적으로 찍던 박래현이 길게 뻗은 목덜미와 빗장뼈, 가슴과 배로 초점을 옮겨 갔다. 마지막엔 성기만 가린 채 몸 전체를 찍고 나서 카메라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윤준영 배에 자신들의 아이가 들어 있다는 사실은 곱씹을수록 신비했다.

“임신 사실 알았을 때 힘들었지. 별이 낳을 생각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저와 헤어질 생각으로 달아났으면서 아이를 지우지 않고 낳을 생각을 한 윤준영이 고마웠다. 국가의 지원이 있다 해도 윤준영처럼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 오메가가 아이를 키우는 건 힘든 일이었다.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나중에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나타났을 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윤준영은 미래에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을 감수하고서 아이를 지켜 냈을 것이다.

“처음엔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고민했어요. 그런데 형이랑 내 아이니까 어떻게든 낳아서 잘 키워 보고 싶었어요.”

박래현은 윤준영과 마주 보고 누워서 가슴과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작고 납작하던 엉덩이에 살이 붙어 손안에 부드러운 살집이 한 움큼 잡혔다. 윤준영은 지지 않고 박래현의 뺨과 목덜미를 두 손으로 가득 쥐었다. 여러 감정이 일렁이는 깊고 어두운 눈이 박래현을 직시했다. 윤준영이 받은 상처를 아직 다 못 헤아렸지만 박래현은 전력을 다해 이 남자를 사랑하리라고 결심했다.

“준영아, 사랑해. 형은 평생 너만 사랑할 거야.”

“전 지금도 가끔….”

윤준영은 내뱉은 말을 도로 주워 담으려는 듯 입술을 안으로 꽉 말아 물었다. 양 볼이 발갛게 상기된 걸 보면 진지한 말을 하고 싶은 듯한데 그는 딱 붙인 입을 떼지 않았다.

“가끔 뭐,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잘래요.”

“어서 말해. 오랜만에 혼나고 싶어?”

고집스럽게 닫힌 입술을 보며 박래현은 다음 말이 듣고 싶어 젖꼭지를 엄지로 꽉 눌러서 비틀었다. 아, 작게 신음을 내뱉은 입술이 도로 다물어졌다. 둥그런 둔덕을 따라 움직이던 손이 엉덩이의 갈라진 틈으로 쑥 내려가 주름 위를 진득하게 문질렀다. 아까 젖꼭지를 빨 때 액을 흘렸는지 주름에 끈적끈적한 체액이 남아 있었다. 박래현은 검지로 주름을 밀면서 다른 손으론 여전히 젖꼭지를 희롱했다. 윤준영은 눈을 몽롱하게 빛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이따금 형 때문에 잠에서 깨곤 해요.”

“나 때문에?”

“형이 제게 복수하고 저 버리는 꿈을 꾸거든요.”

“윤준영!”

“형 표정이 너무 차갑고 살벌해서, 또 꿈에 나타날까 봐 다시 잠들지 못한 밤도 있어요.”

“왜 그런 꿈을 꾸지? 준영아, 난 네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 너 없으면, 나도 없어.”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절벽을 등지고 서서 저를 향해 돌진하는 윤준영을 증오하고 저주했다. 절벽 아래에 흐르는 검붉은 비탄에 혼자 허우적댈 수 없어서 윤준영을 안고 뛰어들 생각이었다. 자신의 삶에 윤준영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모르던 때였다. 누군가를 절실하게 원하는 애달픔과 상대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한 사람은 윤준영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그런 꿈 꾸면 나 깨워. 알았지?”

박래현은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빨면서 통통한 엉덩이를 아프게 쥐었다. 손가락을 살 속에 움푹 집어넣어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살을 잡고 좌우로 흔들었다. 감촉이 좋아서 손바닥으로 툭툭 쳤더니 탄력 있는 살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엉덩이를 몇 번 쓸어 준 뒤 곧장 손가락 네 개를 엉덩이 골 사이로 미끄러트려 주름 위를 문질렀다. 오랜만의 접촉에 흥분한 탓인지 엉덩이 사이는 이미 물기로 가득해 질척거렸다.

“후, 그동안 많이 참았어? 벌써 흥건하게 젖었네, 윤준영.”

“형한테 살찐 거 안 보여 주려고 계속 참았어요.”

윤준영이 목덜미에 대고 말을 해서 갈라진 목소리가 살갗을 통해 안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박래현은 말로 달래 주는 대신에 손가락을 주름 안으로 삽입했다. 자신이 윤준영과 윤준영의 몸을 얼마나 예뻐하는지 보여 주고 나면 윤준영이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잘 느끼면서 어떻게 참아. 혹시 내 자지 생각하면서 자위했어?”

“아니요. 그런 적 없어요.”

그는 발갛게 달아오른 윤준영 눈가에 입 맞추고서 귓구멍에 후, 하고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윤준영이 간지러워하며 발꿈치로 매트리스를 미는 바람에 그의 정수리가 침대 헤드에 쿵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준영아, 괜찮아?”

박래현은 윤준영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서 그가 몸을 침대 헤드에 기대게끔 끌어 올린 뒤 허리와 등에 쿠션을 받쳤다. 잘 벌어지지 않는 가랑이를 억지로 벌려 그 사이에 자리 잡고는 윤준영 목 뒤로 팔을 둘러 뺨을 감싼 채로 얼굴을 들어 올렸다.

내내 몸을 사리던 윤준영이 서슴없이 입을 크게 벌리며 다가왔다. 박래현은 침대 위에 어지럽게 흩어진 체리 하나를 집어 벌어진 입속에 떨어트렸다. 입술에 번질번질 단물을 묻히고서 윤준영은 씨앗이 남은 혓바닥을 밖으로 내밀었다. 씨앗을 입으로 물어 접시에 내려놓고서 박래현은 쑥 빠져나온 혓바닥에 자신의 혀를 깊게 문질렀다. 윤준영의 침과 섞여 아찔해진 단맛에 혀끝이 얼얼해졌다. 박래현은 거칠어지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뺨을 쥐었던 손을 슬금슬금 내려 살진 가슴과 젖꼭지를 손끝으로 더듬었다. 오른손은 부풀어 오른 배를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문지르기를 반복했다.

“형, 하아….”

윤준영은 파자마 위로 불뚝 솟은 자지를 주무르다가 기꺼이 파자마 안으로 손을 넣어 발기한 자지를 움켜쥐었다. 한 손으로는 버거워 두 손으로 자지 기둥을 엇갈려 쥐고서 손을 위아래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귀두 표피가 붉게 달아오르면서 쿠퍼액이 울컥울컥 쏟아져 윤준영의 손과 잠옷 앞섶을 적셨다. 윤준영의 목울대가 긴장으로 일렁이는 모습에 몸을 도는 피가 전부 하반신으로 몰려 치골과 불두덩, 성기에 굵은 힘줄이 꿈틀거렸다. 힘 받은 자지가 찐득거리는 구멍에 들어가고 싶어서 핏대를 세우며 자맥질하는 모습을 윤준영이 즐거운 눈으로 주시했다.

자위조차 하지 않고 버텼기에 박래현은 촉각이 상당히 민감해진 상태였다. 생각 같아선 윗구멍이든 아랫구멍이든 무작정 벌리고 들어가 사정 봐주지 않고 박아 대고 싶었다. 윤준영을 구속하기 위해 사 놓은 수갑과 족쇄를 손발에 채워서 그를 꼼짝 못 하게 한 다음 울면서 살려 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자지를 박고 흔들고 싸고 싶었다. 심지어 성기를 구멍마다 삽입하고서 아예 빼지 않은 채로 며칠을 붙어먹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형, 못 본 새에 자지가 더 커졌어요. 이렇게 양심 없이 굴기예요?”

“내 자지가 커졌으면, 거기에 맞춰 네 구멍도 커졌을까?”

“요즘 통 안 썼는데 어떻게 커져요? 아마 더 줄어들었겠죠.”

“계속 박아 주면 늘어나겠지. 네 구멍을 내 자지 둘레에 맞게 키워서, 네가 다른 새끼 자지엔 만족 못 하게, 아주 헐렁하게 만들어 놓을 거야.”

“애 듣는 데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

“별이 지금 자느라 못 들어.”

윤준영은 비웃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미소를 입가에 띤 채 끈적해진 손으로 기둥을 문질렀다. 기둥이 활활 불타오르는 감각을 느끼며 손가락 사이로 삐죽이 솟아오른 젖꼭지로 얼굴을 돌렸다.

“준영아, 여기 보여?”

박래현은 윤준영이 잘 볼 수 있도록 살진 가슴살을 모아 쥐고서 젖꼭지가 밀려서 누울 때까지 혀로 꾹 눌렀다. 혓바닥을 살살 움직여 우둘투둘한 돌기를 간질이다가 가슴 전체를 입에 넣고 빨았다. 농염한 젖꼭지는 입에서 툭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탱탱하면서도 보드라웠다. 박래현은 뜨거워진 숨을 가슴 주위에 흩뿌리면서 검지로 유륜 주변을 진득하게 문질렀다. 윤준영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흐릿한 신음을 흘렸다. 윤준영은 온몸으로 잘 느끼지만 입술과 가슴, 구멍이 가장 민감한 부위였다. 세 곳 다 화려하게 생긴 데다가 색이 짙고 말랑거려서 보기만 해도 빨고 싶어서 군침이 돌았다. 물컹한 곳에 밴 붉은색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윤준영을 독점하겠다고 다짐하며 박래현은 젖을 빨면서 파자마를 벗겼다. 바지와 속옷을 허벅지까지 내려 주자 윤준영이 몸을 틀면서 두 발을 요령껏 움직여 스스로 알몸이 되었다.

“형, 바지 벗어요. 제가 자지 빨아 줄게요.”

“안 돼, 힘들어. 지금 말고 나중에 애 낳고 나서 빨아 줘.”

“끝만 빨아 줄게요. 오랜만에 빨아 보고 싶은데… 그것도 안 돼요?”

안 되긴 왜 안 돼? 어서 빨아. 형이 친절하게 목구멍까지 쑤셔 넣어 줄게, 이렇게 말하면서 육감적인 입술에 자지를 밀어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박래현은 잠옷을 뚫고 나올 기세로 발기해 있는 자신의 물건을 확인하고서 회한이 가득한 한숨을 내쉬었다. 자지가 너무 커서 임신한 윤준영에겐 위험했다.

“빨고 싶으면 내 혀나 빨아.”

입술에 자지 대신 혀를 삽입하면서 박래현은 윤준영의 오른쪽 허벅지를 자신의 무릎 위로 잡아 벌렸다. 활짝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서 윤준영 자지를 손바닥으로 압박해 위아래로 문질렀다. 불두덩이나 불알, 회음에 털 하나 없이 깨끗한 자지는 굵고 큰데도 야한 느낌보다는 귀여운 느낌을 주었다. 통통하게 일어선 기둥을 잡아서 몇 번 흔들어 주었더니 갖고 놀기에 딱 좋은 크기가 되었다.

자신은 흥분하면 자지에서만 정액을 흘리는데 오메가인 윤준영은 자지로 정액을 흘리고 구멍으론 애액을 흘렸다. 흥분이 심해지면 자지 끝에서 투명한 물을 줄줄 흘리기도 했다. 오줌이라고 놀렸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오줌이 아니라 극도로 흥분해서 흘리는 물이었다. 윤준영은 지금도 자신이 오줌을 쌌다고 생각하며 창피해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박래현은 두툼하게 부풀어 오른 기둥과 발긋한 귀두를 손끝으로 문질렀다.

화끈하게 달아오른 혀를 빨아 당기면서 윤준영은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 손바닥에 자지가 비벼지는 면적을 넓혔다. 굴곡진 불알이, 단단한 기둥이, 축축하게 젖은 귀두가 손바닥을 쓱쓱 문지르며 지나갔다. 윤준영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박래현 뺨에 더운 숨결을 뿌렸다. 초점을 잃은 눈과 쾌락에 흐트러진 얼굴만 봐도 아래가 터질 것처럼 뻐근하고 저릿저릿했다. 다 좋은데 밀부를 활짝 벌린 연인의 자태가 너무 색정적이어서 발기한 자지를 구멍에 삽입해 꼴리는 대로 흔들고 싶은 욕구와 싸워야 했다.

“하, 하아! 흐, 으읏!”

박래현은 윤준영이 편하게 숨 쉴 수 있도록 달궈진 혀를 밖으로 꺼냈다. 윤준영은 얼굴을 뒤로 젖히면서 입술을 벌린 채로 숨을 헐떡거렸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슬쩍 내비치는 젖은 혓바닥을 보면서 윗구멍 깊숙한 곳에 자지를 처박고 싶은 욕구가 치밀었다. 입구만 보면 밑구멍보다 크게 벌어질 것 같지만 내부가 비좁은 건 위나 아래나 마찬가지여서 살 기둥에 차진 혓바닥과 점막이 감겨 드는 느낌을 즐기며 느긋하게 자지를 삽입하고 나면 좁디좁은 목구멍이 귀두와 기둥을 꽉 죄어 왔었다.

그 느낌을 알기에 더 열이 오른 박래현은 손바닥으로 밑구멍 전체를 덮어 빗금을 새기듯 깊게 문질렀다. 군데군데 도드라진 주름의 감촉을 손바닥으로 음미하며 빈틈없이 비벼 댔더니 굳게 맞물린 곳에서 끈끈한 물기가 새어 나왔다.

“아, 아으윽!”

허리를 뒤틀던 윤준영은 볼을 붉힌 채로 열에 들뜬 신음을 내질렀다. 손가락 네 개가 축축한 구멍 안으로 사라진 찰나 손가락에 뚫린 주름이 움찔거리더니 애액이 줄줄 흘러나와 침대 시트를 적셨다. 박래현은 자신을 미치게 하는 레몬 향을 찾아 숨을 크게 들이켰다. 임신 전보다 은은해진 향은 박래현의 이성을 뒤집어 놓았다.

“아, 형… 흐, 흐윽!”

“뭐야, 아직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했는데, 왜 질질 싸고 난리야. 구멍도 음탕하게 움직이고 있네?”

“으, 으읏….”

욕망으로 탁해진 눈은 박래현 손이 물컹한 점막을 문지르자 내리깐 속눈썹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풍성한 속눈썹이 쾌감을 이기지 못해 파들거리는 모습에 박래현 몸으로 미열이 번져 갔다. 성기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퍼지던 열은 곧 박래현을 집어삼킬 것처럼 거대한 불이 되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준영아, 형 사랑해?”

“네….”

“그런데 왜 나한테 각인을 안 하지?”

“…….”

“이러다가 다른 새끼한테 각인하면 가만 안 둬.”

알파와 오메가에게 각인은 오로지 상대만 받아들이고 사랑하겠다는 증거이자 다짐이었다. 각인 같은 건 신경도 안 썼던 박래현이지만 그게 본인의 일이 되고 보니 마냥 의연할 수는 없었다. 각인하지 않은 오메가는 마음에 드는 알파가 나타나면 언제든 넘어갈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형이 있는데 무서워서 다른 알파가 저한테 접근이나 하겠어요?”

“너 각인할 때까지 가둬 놓고 섹스만 할까? 하루에 세 번씩 1년이면 네가 지쳐서라도 각인할 거 같은데.”

“흐, 누구 죽일 일 있어요?”

태평한 표정으로 자신을 놀리는 윤준영이 얄미워 박래현은 엄지가 엉덩이 골에 걸칠 때까지 손가락을 집어넣어 성기처럼 안을 깊숙이 들쑤셨다. 두툼한 점막을 손가락으로 휘젓자 점성을 띠어서 반투명한 애액이 손목을 타고 팔뚝으로 흘러내렸다. 윤준영이 날카로운 턱선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부풀어 오른 가슴이 위아래로 크게 들썩이는 모습에 박래현은 도도록하게 살진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혀끝으로 욕심껏 알갱이를 굴리고 맛보다가 낮게 터지는 신음에 흥분해서 젖꼭지를 깊숙이 빨아 당겼다.

“혀, 형! 나 쌀 거 같아요….”

윤준영이 박래현 머리칼을 움켜쥐며 다급하게 외쳤다. 윤준영이 한번 할 때 서너 번씩 느낀다는 걸 알고 있기에 박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더 깊숙이 넣어 불룩 튀어나온 곳을 빈틈없이 짚어 나갔다. 전립선 부근의 둔덕을 손가락 전체로 깊게 내리누르자 윤준영 성기에서 울컥울컥 정액이 솟구쳐 사방으로 흩어졌다. 일부는 탐스러운 아랫배에 떨어졌고 일부는 자지 기둥을 타고 흘러내려 고환과 회음을 적셨다. 박래현은 재빨리 윤준영 자지를 입에 넣고서 정액이 남지 않게끔 깨끗하게 혀로 핥았다. 윤준영이 흥분해서 헐떡이는 와중에도 벌어진 허벅지가 긴장으로 굳어 가는 게 느껴졌다.

“아, 아아…! 혀… 형….”

윤준영은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엎드려서 머리칼을 흐트러뜨린 채 성기를 빨고 있는 남자를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왜 이렇게 빨리 사정해? 오랜만에 하는 건데, 좀 아꼈다가 천천히 해야지.”

“못 참겠는 걸 어떻게 해요?”

성기 기둥과 불알마저 싹싹 핥고 나서 박래현이 파들거리는 가랑이 사이에서 얼굴을 들어 올렸다. 입가를 혀로 닦으면서 그는 윤준영에게 눈을 맞춘 채로 장골에 걸려 있던 파자마 바지를 벗어 던졌다. 단단하게 버티고 선 허벅지 사이에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듯 흉흉한 성기가 덜렁거렸다.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돼요. 형 이거 달고 다니려면 힘들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 내가 힘들어도 너만 즐겁다면야 뭐. 준영아, 엎드려 봐. 배 안 닿게 잘 엎드려.”

박래현은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며 윤준영 다리 사이로 기어가 골반을 잡고 윤준영을 가볍게 뒤집었다. 윤준영은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자세에서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렸다. 널찍한 어깨와 일자로 곧게 뻗은 척추, 양쪽으로 대칭을 이루는 우아한 어깨뼈가 한눈에 들어왔다. 가파르게 들어간 허리와 보조개가 팬 엉덩이는 그대로인데 배만 불룩 나온 게 볼수록 신기했다.

“윤준영, 너무 예뻐.”

커다란 손바닥과 젖은 혀가 목덜미부터 시작해 엉덩이까지 느리게 내려오는 동안 윤준영은 박래현에게 몸을 맡긴 채 간헐적으로 몸을 떨면서 신음을 흘렸다. 박래현의 혀는 엉덩이 위쪽에 팬 보조개의 굴곡을 따라 느릿느릿 움직였다. 앞모습과 마찬가지로 뒷모습도 어느 한군데 뺄 곳 없이 다 귀하고 예뻤다.

“엉덩이 잡아 벌릴 수 있겠어? 힘들면 안 해도 돼.”

“할 수 있어요.”

윤준영은 매트리스에 뺨을 대고서 두 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 살을 잡아 양쪽으로 벌렸다. 물에 젖어 축축해진 주름이 선명한 분홍색을 띠고서 벌름거리고 있었다. 겨우 손가락 하나 들어갈 것처럼 생긴 곳에 굵다란 성기가 드나드는 모습은 매번 봐도 적응이 안 될 정도로 신기했다. 박래현은 오른손을 뻗어 젖꼭지를 어루만지면서 움질거리는 주름에 혀를 갖다 댔다. 갈라진 틈에 코를 처박고 얼굴을 움직여 우둘투둘한 곳에 빈틈없이 혀를 밀착했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살에선 레몬 향이 나는데 시지 않고 약간 단맛이 났다.

“아, 형! 거, 거긴… 흐, 흐읍….”

살을 잡아 벌리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 벌어졌던 구멍이 삽시에 문을 닫았다. 박래현은 소리는 크지만 아프지 않게 윤준영 손등을 손으로 철썩 때렸다. 엉덩이를 잡은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가 도로 구멍이 벌어졌다. 자지가 먹고 싶어 뻐끔거리는 구멍을 보며 박래현은 바닥난 인내심을 가까스로 되찾았다. 단단하게 발기한 좆에 피가 몰릴 대로 몰려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직은 안을 더 풀어 줘야 할 것 같았다.

“좌우로 더 벌려 봐.”

탄력 있는 주름이 크게 벌어지면서 붙어 있던 속살이 양쪽으로 쩍 갈라지는 모습을 박래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주시했다. 속살이 겹쳐진 곳에 뭉쳐 있던 애액이 떨어져 윤준영 손가락을 남김없이 적셨다.

“준영아, 더 힘껏 벌려 봐. 네 안에 샘이 있나 확인해 봐야겠어.”

윤준영은 뺨과 귓바퀴를 붉히면서도 박래현 말에 따라 구멍을 더 잡아 벌렸다. 움질거리는 구멍 안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박래현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회음을 빨다가 입술을 옮겨 구멍 바로 안쪽 돌기를 혀로 문질렀다. 쫀득한 속살이 혀에 극성스럽게 들러붙었다. 박래현은 자신의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는 윤준영을 보며 그의 모든 걸 가진 것처럼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아, 형! 흐, 그, 그만하고 얼른….”

윤준영이 엉덩이를 바들바들 떨며 숨을 헐떡였다. 단단하게 힘준 혓바닥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안을 유영하다가 밖으로 빠져나와 주름을 핥았다. 오밀조밀하게 모인 분홍빛 살이 박래현의 침과 윤준영이 흘린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무릎을 꿇고 엎드려 남자의 볼기짝 사이에 얼굴을 묻고서 좋다고 밑을 빠는 자신이 낯설었다. 윤준영에게 자신의 모든 걸 내줄 수 있다는 복종의 표시였고 네가 내 주인임을 인정하는 제의적 행위였다. 윤준영도 그걸 알기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더 큰 쾌락에 몸부림치고 있을 것이다.

이제 널따란 침실은 윤준영의 헐떡임과 구멍을 빠는 질척한 소리로 가득했다. 긴장한 채 엎드린 남자 뒤에 장대한 체격을 갖춘 남자가 엉덩이를 잡아 벌리고서 비좁은 틈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주름을 핥고 있는 남자의 갈색 눈은 동공이 풀려 흐릿했고 높다란 코는 살진 엉덩이를 짓누르고 있었다.

“아, 아아! 흐읏.”

볼깃살을 붙잡은 손가락 끝마다 살이 패 그늘을 이뤘다. 박래현 혀가 구멍을 잡아 벌린 손가락 사이를 산책하듯 기어 다니다가 동그랗고 탄력 있는 입구로 도로 돌아갔다. 자지보다 짧은 혀는 윤준영이 원하는 곳까지 도달할 수 없어서 그를 더욱 애타게 했다. 신음을 터트리던 윤준영이 참지 못하고 엉덩이를 힘껏 뒤로 밀어젖혔다.

“아윽! 형, 자지, 자지 넣어 줘요! 흐, 얼른!”

눈앞에서 거칠게 출렁이는 살덩이를 움켜쥐고서 울퉁불퉁한 돌기를 찾아 혀를 움직였다. 연한 속살이 흥분으로 요동하면서 레몬 향을 담은 물이 왈칵 쏟아져 엉덩이 골에 처박힌 얼굴을 흠뻑 적셨다. 박래현은 기다란 속눈썹과 흩어진 머리칼에 점액을 묻히고서 얼굴을 들었다. 그는 허벅지 사이로 줄줄 흘러내리는 애액을 손으로 훑어 윤준영 쪽으로 몸을 숙였다. 엉덩이를 잡아 벌리던 손은 어느새 시트 위로 내려가 헐떡이는 상체를 지탱하고 있었다.

“윤준영, 이게 네 구멍에서 흘러나온 물이야. 애까지 배고서 이러고 싶어? 네가 얼마나 음탕한 새낀지 알겠지?”

“흐, 저 보고 발정한 사람이 누군데 그래요?”

박래현은 발갛게 상기된 볼에 애액을 묻히며 윤준영을 놀렸다. 윤준영은 볼을 붉힌 채 혀를 내밀어 박래현 손가락에 묻은 애액을 천천히 핥다가 그의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빨았다. 손가락을 진득하게 감아올리는 붉은 혀에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성욕을 느끼며 박래현은 뭉툭하게 불거진 귀두를 주름에 문질렀다. 오므라들었던 구멍이 굵직한 자지 둘레에 맞춰 팽창하며 자지를 받아들였다. 쩍쩍 벌어지는 붉은 속살에 조금씩 먹혀들어 가는 기둥을 보며 박래현은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눈을 느리게 감았다가 떴다.

긴장으로 굳어진 하얀 등과 엉덩이가 박래현 시야를 가득 채웠다. 윤준영은 숨도 쉬지 못한 채 어깨를 경련하며 자지가 들어오는 구멍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부드럽고 축축하게 젖은 점막을 양쪽으로 가르며 제 오메가의 몸을 꿰뚫는 감각은 매번 소름 끼치게 좋았다.

“흐, 으으읏!”

“준영아. 삽입 안 한 지 꽤 됐는데 왜 이렇게 잘 벌어져? 혼자 다른 물건으로 뒤 쑤시는 거 아니지?”

윤준영은 귀가 빨개진 채로 땀에 젖은 머리칼을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붉은 귓바퀴를 몇 번 쓸어 주고서 덜 들어간 자지로 왕복을 시작하자 윤준영이 그에 맞춰 살랑살랑 궁둥이를 흔들었다. 그가 크게 움직인 것도 아닌데 내벽이 귀두 끝을 조이며 기둥을 쑥쑥 빨아들였다.

“섹스 끝나고 옷장 한번 뒤져 봐야겠어. 네 남편 자지 말고, 다른 거 넣으면 안 된다고 했지?”

윤준영이 이 동그란 구멍을 제게만 대 주고, 제 앞에서만 허리를 흔들어 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박래현은 섹스를 해도 절대 채워지지 않는 정복욕을 느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언제까지 들어 줘야 합니까!”

윤준영이 닥치라는 듯 엉덩이에 힘을 주고 안을 잔뜩 수축시켰다. 축축하게 젖어서 끈적해진 점막이 벗겨진 자지 끝에 비벼지고 문질러지면서 벼락같은 쾌락이 전신을 강타했다. 밑도 끝도 없는 좁고 깊은 홀로 몸과 영혼이 완전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흐, 흐읍….”

이성이 흐릿해지면서 단번에 처박고 싶은 욕구를 참아 내느라 박래현은 땀을 뚝뚝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최대한 느리게 속살을 젖히고 들어간 자지에 물컹한 점막이 악착같이 달라붙어 핏대를 누르고 정액을 쥐어짤 것처럼 압박했다. 통제할 수 없는 희열에 몸을 떨던 박래현은 잠시 숨을 멈추고서 땀에 젖은 윤준영 머리칼을 쓸어 주며 한숨 돌렸다.

“흐, 왜 이렇게 조이지? 네 구멍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겠어.”

“흐, 으응, 형은, 하, 하아… 진짜 궁금한 게 많아요.”

박래현은 반쯤 들어간 성기를 뒤로 물리며 기둥에 붙어 입구까지 따라 나온 속살을 엄지로 문질렀다. 핏대가 선 기둥을 한껏 감싼 붉은 살은 눈이 홱 돌 만큼 선정적이었다. 그는 자지를 완전히 뺀 상태로 기둥을 잡아서 물이 흐르는 주름에 쓱쓱 문질렀다. 쫀쫀한 엉덩이 골이 핏대가 솟아 험악해진 기둥을 양쪽에서 압박하며 조여왔다.

“형, 얼른 넣어 줘요! 흐, 으읏, 저 못 기다려요!”

갈라진 틈을 왕복하는 검붉은 귀두에서 쿠퍼액이 흘러내려 소담한 엉덩이가 희부연 액으로 더럽혀졌다. 윤준영이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허리를 드세게 움직여서 위로 올라붙은 박래현 엉덩이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준영아, 이제 깊게 들어갈 거야. 오랜만이라 설레지?”

“으, 으으응….”

볼깃살을 꽉 잡아서 양쪽으로 벌린 뒤 근육에 둘러싸인 은밀한 입구로 시선을 내렸다. 저를 보면 젖어 들고 제게만 열리는 은밀한 문이었다. 박래현은 한 손으로 매트리스를 짚고 다른 손으로 허리를 쥔 채 맥이 툭툭 튀고 있는 윤준영 목덜미를 빨면서 자지를 삽입했다. 눅눅하게 젖은 안은 자지 크기대로 벌어지면서 시작부터 요란하게 기둥을 바싹 조여 왔다. 박래현은 윤준영만이 줄 수 있는 아찔한 감각에 낮게 신음을 토해 냈다. 그에 반응하듯 조밀한 점막이 물결을 일으켜 자지를 짓뭉개자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 아아….”

“준영아, 괜찮아? 힘들면 좀, 뒤로 뺄까?”

“아, 아니, 괜찮아요. 흐, 오랜만이라 형 자지가 얼마나 큰지, 잊고 있었어요.”

박래현은 웃으며 피어싱이 박힌 귓불을 입에 넣고 빨았다. 조명을 받아 피어싱도, 윤준영의 눈과 입술도 현란하게 반짝거렸다. 흥분이 고조되면서 박래현은 윤준영이 덜 힘들도록 페로몬을 풀었다. 치자꽃 향기가 아까 본 눈처럼 윤준영 주변으로 소복소복 흩어져 내렸다. 조금이라도 놓칠세라 숨을 깊게 들이켠 윤준영이 몸을 부르르 떨자 내벽이 자동으로 움찔움찔 움직여 자지를 얽어맸다. 몸을 반듯하게 일으켜 세운 박래현은 팽팽하게 벌어져 자지를 물고 있는 구멍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세게 움직이면 주름이 찢어질 것처럼 위태로워서 조심스럽게 자지를 짓쳐 올렸다.

어디를 문질러 주고 박아 주면 윤준영이 흥분하는지 제 몸처럼 훤히 알고 있었다. 자지가 몇 번 왕복만 해도 흥분으로 부어오르는 전립선 부근,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아기집 입구, 그리고 주름 주변에 분포한 작은 돌기들이 비벼 주기만 해도 윤준영이 자지러지는 곳이다. 굳이 애써 찾지 않아도 자지가 굵고 커서 몇 번 드나들면 윤준영 내벽은 온통 자극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딱딱하게 굳은 자지 표피에 거미줄처럼 퍼진 혈관이 요철 같은 역할을 해서 달아오른 안을 긁어내리기만 해도 윤준영은 오르가슴에 이르곤 했다. 지금 박래현은 전립선 부근의 부풀어 오른 부분에 집중적으로 자지 기둥을 비벼 대고 있었다. 윤준영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쩔 줄 몰라서 몸을 뒤틀었다.

“힘들면 말해.”

“아, 아아… 응, 별이 자고 있으니까, 흐, 꼴리는 대로 박아도 돼요.”

유혹하는 말 한마디에 간신히 붙들고 있던 이성이 줏대 없이 흔들렸다. 윤준영은 느리고 조심스러운 박래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더 깊은 곳으로 빨아들였다. 보드라운 엉덩이에 치골이 퍽퍽 부딪히고 무성한 음모가 흰 살결을 긁어 흔적을 남겼다. 쾌락을 찾아 요염하게 흔들리는 엉덩이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박래현은 점차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뽀얗게 살 오른 엉덩이를 손가락마다 우물이 생기게 틀어쥐고서 발갛게 달아오른 구멍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단번에 내벽 깊숙이 침투해 윤준영이 느끼는 곳에 살 기둥을 비볐다가 맥동하는 곳만 골라서 찔러 대며 자지를 뒤로 물렸다. 놔주기 싫다는 듯 자지를 따라오는 엉덩이가 먹음직스러워서 입 안이 바싹 말랐다.

“왜 이렇게 질질 흘려, 응? 남들이 보면 오줌 싼 줄 알겠어.”

윤준영은 숨을 헐떡이느라 대꾸도 하지 못했다. 자지가 구멍에서 빠져나오자 결합된 부위에서 부연 물이 쏟아져 내렸다. 젖어서 미끌미끌한 허벅지를 잡아 다리를 더 벌리고서 한 손으론 허리를 잡고 다른 손으론 둔부를 틀어쥐었다. 윤준영 몸이 기대감으로 빳빳하게 굳어 가는 게 눈에 보였다. 박래현은 마른 입술을 혀로 적시며 벌어져 닫히지 않은, 물이 질질 새어 나오는 구멍에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속살에 기둥이 비벼지고 물에 푹 담가진 귀두 끝이 윤준영이 느끼는 부분을 연달아 강타했다.

“으, 으윽! 흐, 흑!”

윤준영은 간헐적으로 숨을 헐떡이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경련하며 자지를 조이는 강도가 높아지자 박래현은 어지러움을 느껴서 움직임을 멈췄다. 내장 전체가 거대한 손이 되어 기둥을 비틀고 쥐어짰다. 요도구로 밀려든 속살이 성감대를 갉작이며 압박한 순간 윤준영의 허리를 잡은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손등에서 시작한 핏대가 팔뚝을 타고 올라 목덜미까지 번져 나갔다. 박래현은 완전히 정신이 나간 윤준영에게 초점을 맞췄다. 눈앞이 흐릿해져서 윤준영의 모습이 아득히 멀어졌다가 다시 선명해졌다. 부어오른 점막에 기둥이 눌려 자지가 폭발할 것 같은 와중에도 박래현은 윤준영이 쓰러지지 않게 허리와 가슴을 두 팔로 받쳐 들었다.

“흐, 흐읏, 준영아, 하….”

박래현이 빨갛게 달아오른 뺨에 자신의 볼을 비비자 허겁지겁 입술이 다가와 박래현 입술에 겹쳐졌다. 안으로 들어온 혀가 애타게 박래현 혀를 문지르며 애정을 갈구했다. 입술을 윤준영에게 맡긴 채 자지를 뒤로 꺼낸 박래현이 도로 깊은 곳을 꿰뚫었을 때 윤준영이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얼굴과 귀는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고동색 눈동자는 물에 잠겨 묽어졌다. 바깥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반응과 대조적으로 윤준영 안은 늪처럼 깊고 따뜻하고 안온했다.

박래현은 성기를 박은 채로 윤준영 몸을 돌려 반듯하게 눕히고서 그의 두 다리를 자신의 옆구리 뒤로 넘겼다. 애액과 물이 흥건한 시트 위에서 윤준영은 무방비한 모습으로 숨을 색색거리며 박래현을 올려다보았다. 두 번의 오르가슴으로 초점이 사라진 눈, 눈물에 젖어 가닥진 속눈썹, 오뚝하게 솟은 코 아래로 시원하게 그려진 입술, 울긋불긋 상흔이 남은 젖꼭지 등이 박래현의 음심을 드세게 부추겼다.

박래현 눈은 육중한 기둥이 드나들어 엉망이 된 아래로 향했다. 물에 젖은 기둥이 주름 밖으로 빠져나오면 끈적끈적한 애액이 같이 따라 나와 시트로 흘러내렸다. 분홍색으로 움찔거리는 주름에 좆대로 자지를 처박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랐다. 윤준영을 한계까지 몰아붙여 그때처럼 자지에서 물을 질질 흘리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가는 건 위험하다는 경고가 들어왔다. 박래현은 미쳐 날뛰는 본능을 겨우 잠재우고서 허리를 숙여 윤준영의 눈물을 혀로 핥았다.

“준영아, 나중에 애 낳고 나면, 수갑 채우고 해도 돼?”

“…….”

“너 수갑 채워 놓고 잡아먹으면 짜릿할 거 같아서.”

“흐, 흐응, 대신 저도 형을, 아, 아읏, 넥타이로 꽁꽁 묶어 놓고, 할래요.”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박래현은 윤준영 옆구리를 잡아 그의 몸을 당기면서 자지를 푹 찔러 넣었다. 살을 벌리고 끝까지 들어가서 쿵쿵 맥이 뛰는 곳을 귀두로 후벼 팠다. 윤준영은 고운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매트리스를 짚고 있는 박래현의 팔뚝을 움켜잡았다. 새빨간 자국이 남을 만큼 손톱이 근육 안으로 아프게 파고들었다. 결합을 최대한 깊게 해서 자지를 쳐올리자 윤준영이 뒤로 자지러지며 사지를 발발 떨었다. 옆구리를 감은 그의 허벅지가 경련하며 두꺼운 내벽이 짧게 수축을 거듭했다. 민둥민둥한 자지에서 맑은 물이 뿜어져 나와 박래현 아랫배와 침대가 삽시간에 물바다가 되었다.

“아, 아! 이런 미친!”

윤준영은 욕설을 내뱉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악착같이 이를 깨물면서 참아 보려 애쓰는 듯했지만 한번 터진 물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걸 막을 순 없었다. 자신이 싼 물에 흠뻑 젖어서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윤준영 모습에 박래현의 흥분이 고조되었다. 수치와 쾌락이 뒤섞여 엉망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서 안을 메운 성기가 무절제하게 부피를 키웠다. 여기서 구멍이 더 벌어지면 정말 찢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라 박래현은 숨을 참았다.

흥분이 조금 가라앉았는지 윤준영은 볼이 빨개진 채로 시선을 돌렸다. 반대로 이제야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박래현은 거침없이 허리를 흔들며 윤준영 안을 드나들었다. 물이 흥건해진 탓에 땀과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두 육체가 부딪칠 때마다 야릇한 소리가 났다. 윤준영은 축 늘어져 박래현이 흔드는 대로 이리저리 나부꼈지만 이상하게 자지를 조이는 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후, 준영아, 나 봐.”

혼자서 몇 번이나 오르가슴을 느낀 데다가 시트에 오줌을 싸 버려서 그는 부끄러운 듯 박래현 눈을 피했다.

“윤준영, 형 보라니까?”

박래현은 윤준영 턱을 손으로 쥐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정면으로 돌렸다. 자신이 흘린 물을 온통 뒤집어쓰고서 고집스럽게 시선을 피하던 윤준영이 눈꺼풀을 들어 올려 시선을 맞췄다.

“앞으로 섹스할 때 너 기저귀 채우고 해야겠다. 할 때마다 오줌을 싸서 안 되겠어.”

“창피해 죽겠는데 닥쳐요.”

“우리 별이 태어나면 같이 기저귀 차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 되겠네. 내가 매일 너랑 별이 기저귀 갈아 줄게.”

“계속 놀리면 다음부터 섹스 안 해요. 얼른 사정이나 해요.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 할 거야. 키스해 줘.”

박래현은 윤준영의 어깨와 허리를 안아서 그를 일으켜 세웠다. 박래현에게 올라탄 윤준영은 박래현 어깨를 두 손으로 붙잡고 고개를 숙여 입 맞췄다. 춥춥 소리를 내며 침이 섞였고 윤준영이 허리를 쑥 내리는 통에 자지가 윤준영 안에 깊게 잠겼다.

“아, 아! 형, 기분 좋아요?”

윤준영이 입술을 떼지 않고 물었다. 윤준영에게 체중을 싣지 않으려고 매트리스만 짚고 있던 손이 자유롭게 허리와 배를 더듬었다.

“응, 너는?”

“좋아 죽을 거 같아요. 전 정말 형 없으면 못 살아요.”

매트리스에 무릎을 대고서 윤준영은 몸을 일으켰다가 겁도 없이 푹 주저앉았다. 박래현은 땀이 고인 빗장뼈를 입술로 쭉 빨다가 눈앞에서 흔들리는 젖꼭지를 덥석 입에 물었다. 젖꽃판을 혀로 핥고 이로 긁어 대면서 필사적으로 젖을 빨았다. 부드럽고 통통한 살이 혓바닥에 쓸리면서 조금씩 굳어 가더니 이내 꼿꼿하게 기립했다.

“아, 아앗, 형! 흐, 흐읏!”

새된 신음에 머릿속이 텅 비어 갔다. 박래현은 아래서 위로 처박다가 어느 순간 두꺼운 속살에 귀두를 파묻고 정액을 사출했다.

“아, 아흑! 흐윽…!”

입구부터 기둥에 꽉 막혀 있어서 정액은 한 방울도 새어 나가지 못하고 윤준영 내부에 머물렀다. 뜨거운 액체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안을 적시는 느낌에 윤준영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박래현에게 안겨 들었다.

“후, 흐으, 사랑해, 윤준영.”

자지가 팽창하면서 이 구역은 자신이 정복했다고 자랑하듯 윤준영 안을 정액으로 가득 채웠다. 온몸을 뒤덮는 쾌락에 허우적대며 박래현은 윤준영을 꽉 끌어안고서 땀으로 미끈거리는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윤준영 가슴에서 쿵쾅쿵쾅 심장 뛰는 소리가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귀를 울렸다.

“하, 하아, 흐….”

마라톤 결승점을 통과한 선수처럼 윤준영은 숨을 헐떡이며 박래현 뺨에 볼을 비볐다. 윤준영 가슴이 박래현 가슴에 빈틈없이 밀착되었고 두 사람은 성기를 결합한 채로 섹스의 여운을 즐겼다.

“준영아, 네 안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

자신을 미쳐 날뛰게 만드는 윤준영이 예뻐서 견딜 수 없었다. 박래현은 땀에 젖은 등줄기와 옆구리를 연신 쓸어내리며 구멍 안에서 성기를 느릿하게 움직였다. 눈치 없는 성기가 다시 빳빳해져서 물렁물렁한 안을 압박했다. 더 머물렀다간 기어코 일을 치를 것 같아서 박래현은 성기를 뺀 뒤 윤준영을 조심스럽게 매트리스에 눕혔다. 윤준영은 느린 속도로 눈만 깜박일 뿐 인형처럼 가만히 누워 있었다. 박래현은 침대 위에 흩어지거나 짓뭉개진 체리를 접시에 주워 담고 이불을 끌어 올려 윤준영 몸을 덮었다.

“준영아, 괜찮아?”

“네.”

“물 받고 올 테니까 쉬고 있어.”

박래현은 윤준영 머리칼을 다정하게 쓸어 주고 욕실로 들어갔다. 피로를 해소하는 데 좋다는 입욕제를 골라 욕조에 던져 넣고 뜨거운 물을 틀었다. 양심 없는 자지는 저를 감싸고 조였던 감촉을 잊지 못해 성성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가라앉히려고 노력해도 단단하게 힘줄이 돋아서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 박래현은 임시방편으로 파자마를 꺼내 입고서 주방으로 가 냉수를 연거푸 들이켰다. 그러나 냉수는 들뜬 욕정을 가라앉히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윤준영도 목이 마를 거란 생각에 박래현은 커다란 유리컵에 식혜를 담아 침실로 들어갔다. 이불을 어깨까지 뒤집어쓴 윤준영은 얕은 잠에 빠져서 고른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저대로 재울까 고민하다가 씻겨야 아침까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윤준영을 흔들어 깨웠다.

“준영아, 일어나서 식혜 마셔.”

박래현은 윤준영 어깨를 안아 그를 일으켜 세웠다. 목이 말랐던 윤준영은 밥알 몇 개만 남기고 식혜를 끝까지 다 마셨다.

“들어가 씻자.”

“으음… 저 피곤해요. 그냥 잘래요.”

“내가 씻겨 줄 테니까 넌 가만히 몸만 담그고 있어.”

박래현은 윤준영 다리와 목 사이에 팔을 넣어서 이불째로 그를 가뿐하게 들어 올렸다. 임신해서 몸무게가 늘었는데도 아직 별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박래현은 고개를 숙여 윤준영 입술에 쪽 소리가 나게 입 맞춘 뒤 욕실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욕실 안은 아늑한 수증기에 둘러싸여 있었다. 손끝으로 물 온도를 확인하고서 입욕제가 녹아 향긋한 물속에 윤준영을 내려놓고 이불을 걷어 냈다. 물 온도와 향이 마음에 들었는지 윤준영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욕조 턱에 뒤통수를 내려놓았다. 박래현은 샤워기를 잡아당겨 머리에 물을 뿌리고서 샴푸를 펌핑해 머리부터 감겼다. 머리칼이 짧아서 샴푸를 조금만 썼는데도 거품이 풍성하게 일었다. 커다란 손이 지압하듯 정수리와 뒤통수를 꾹 누르자 윤준영이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욕조 턱에 닿아 있는 뒤통수까지 거품을 내고서 눈에 거품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물을 뿌렸다.

욕조 밖으로 흘러넘치는 물처럼 윤준영을 만지는 손과 눈에 애정이 찰랑찰랑 넘쳐흘렀다. 샴푸를 마친 박래현은 윤준영이 춥지 않도록 마른 수건으로 머리칼을 먼저 말려 주었다. 머리칼을 다 말린 뒤 그는 파자마 바지를 벗고 해면을 챙겨서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박래현이 옆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윤준영이 엉덩이를 움직여 자리를 내주었다. 박래현은 옆에 앉는 대신 윤준영을 마주 보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성인 남성의 부피를 이기지 못해 향기를 실은 물이 욕조 밖으로 우르르 밀려 나갔다. 박래현은 손을 뻗어 윤준영의 얼굴을 문질렀다. 복숭아색으로 달아오른 뺨이 꽉 깨물면 단물이 배어 나올 것처럼 맛있어 보였다.

“목욕 시중 드는 거 윤준영이 처음이야.”

“형은 대체 못 하는 게 뭐예요? 처음인데 다 너무 잘해서 처음 같지가 않아요. 섹스도, 키스도, 체리 먹여 주는 것도 완전 선수예요.”

“나만 잘해? 너도 처음부터 잘했어.”

“저야 목숨이 달린 문제라 필사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목숨이 달려 있다니?”

“형을 유혹하지 못하면 형이 망가뜨렸다던 오메가들처럼 될까 봐 두려웠어요.”

윤준영을 걸레라고 욕하며 무시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피가 차갑게 식어 갔다. 박래현은 기다란 팔뚝을 문지르다 말고 윤준영을 응시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제게 오해받았던 일이 떠오를 때마다 윤준영은 화가 치밀 것이다.

“그때 심한 말 했던 거 미안해.”

“내 동생이 그렇게 죽었다고 생각하면, 저도 상대를 미워했을 거예요. 다 지나간 일이니까 우리 그 얘긴 그만해요.”

욕조에 등을 기댄 윤준영은 무릎을 세워 발바닥으로 박래현의 자지를 문질렀다. 귓바퀴에 곱게 박힌 피어싱과 세트로 보이는 고동색 눈동자가 오묘하게 반짝였다.

“형, 얘기할 게 있어요.”

박래현은 가랑이 사이를 탐색하듯 돌아다니는 발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힘을 주었다. 한쪽 발이 막히자 윤준영은 다른 쪽 발로 기둥과 귀두를 문질렀다. 목욕물이 미끄러워서 벗겨진 표피를 비비는 발가락에 자극이 더해졌다.

“뭔데?”

“사실 저도 형한테 각인했어요.”

박래현은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잡고 있던 발목을 놓은 줄도 모르고 윤준영 어깨를 틀어쥐었다. 윤준영이 이제 겨우 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여겼는데 이미 제게 각인을 했다니 믿을 수 없는 소리였다. 윤준영은 자신을 태울 듯한 박래현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 내면서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았다. 윤준영이 거짓말을 한 적은 없으니 지금 이 고백도 분명 사실일 것이다. 박래현은 떨리는 손으로 윤준영의 뺨을 쥐고서 엄지로 부드럽게 볼을 쓸었다.

“네가 나한테 각인했다고? 언제?”

“언제 각인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각인했다는 건 필리핀 가서 알았어요. 그것 때문에 다행히 억제제를 안 먹고 지낸 거예요.”

윤준영은 눈알을 굴리며 어쩌면 히트 사이클을 같이 보냈을 때 각인한 것 같다는 개인 의견을 덧붙였다. 박래현은 말문이 막혀 윤준영을 빤히 보기만 했다. 자신이 각인하기 훨씬 전에 윤준영이 제게 각인했다는 말인데 기쁘기보다는 마음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윤준영에게 상처 줬던 게 미안해서 적어도 각인만은 자신이 먼저 한 게 다행이라고 여겨 왔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윤준영이 마음을 열고 제게 각인하는 날을 기쁘게 기다릴 생각이었다.

“그때 나 미워한 거 아니었어?”

“미워한 건 맞는데 그보다 더 많이 사랑했나 보죠, 뭐.”

박래현은 자신의 어리석음과 오만함에 치가 떨렸다. 어리고 순진한 오메가의 마음을 뺏어 놓고는 그것도 모르고 멍청하게 다른 방법으로만 그를 쥐려고 했었다.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강제로 옆에 묶어 둘 생각만 했던 자신을 비난하며 박래현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윤준영 뺨에 입을 맞췄다. 그러다가 욕심이 생겨 도톰하고 육감적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비볐다. 박래현이 미는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윤준영 몸이 뒤로 밀리면서 물이 밖으로 넘쳐흘렀다.

그런데 윤준영은 각인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준비해 간 억제제를 한 알도 먹지 않은 것으로 봐서 그는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각인한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박래현은 입술을 떼고 윤준영 뺨을 손으로 감싼 채 그에게 눈을 맞췄다.

“그런데 나한테 각인한 거 어떻게 알았어? 필리핀 도착하자마자 안 거 같은데.”

“그게….”

“괜찮아, 말해 봐.”

윤준영은 대답하기 곤란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리깔더니 발을 움직여 발바닥 전체로 박래현의 성기를 문질렀다. 단단한 발뒤꿈치로 불알을 비벼 대면서 발바닥 오목한 곳으로는 기둥을 지그시 눌렀다. 임신한 윤준영을 상대로 두 번은 할 수 없어서 꾹 참고 있던 자지가 뜨뜻한 발바닥 아래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입욕제 때문에 미끄러운 물속에서 도톰한 엄지발가락이 귀두 끝을 꾹꾹 눌러대자 자지가 순식간에 발기해서 복부 근육에 달라붙었다.

윤준영은 볼을 빨갛게 물들인 채 욕조 가장자리에 걸터앉더니 팔로 욕조를 짚어 몸을 지탱하고는 두 발로 박래현의 허벅지를 눌러서 양쪽으로 벌렸다. 박래현은 욕조에 등을 기대면서 윤준영을 마주 보았다. 윤준영은 대담하게 두 발을 자지 위에 얹고 스케이트 선수가 얼음을 지치듯 부드럽게 두 발을 움직여 자지를 자극했다. 발의 움직임에 따라 물살이 찰랑찰랑 움직여 가슴 부근을 간질였다.

“후, 각인한 거 어떻게 알았냐니까 왜 대답을 안 해.”

박래현은 양손으로 윤준영의 무릎을 잡아서 무릎뼈의 움푹 팬 곳을 엄지로 살살 문질렀다. 윤준영의 몸에서 쏙쏙 들어간 곳을 찾아보면 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특히 귀 뒤와 겨드랑이 안쪽, 엉덩이 바로 위의 보조개, 무릎뼈와 복사뼈 부근이 그랬다. 그곳들은 윤준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기도 했다.

“제가 마음에 들어서 김경준 씨가 페로몬을 풀어 봤대요. 그런데 전 그 냄새를 못 맡았어요.”

김경준의 뻔뻔한 낯짝이 떠올라 화가 치밀었다. 박래현이 경찰을 대동하고 어학원에 찾아가 윤준영이란 한국 학생을 찾는다고 했을 때 그는 그런 사람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하면서 가짜 명단을 보여 줘 박래현을 엿 먹였다. 윤준영을 찾는 데 한 주가 더 걸린 건 그 남자가 벌인 문서 조작 때문이었다.

김경준은 윤준영을 뒤로 빼돌려 자기가 날름 삼킬 생각에 들떠 있었을 것이다. 비니그노가 나중에 확인해 준 바에 의하면 김경준은 그날 호텔에서 윤준영과 점심만 먹을 계획은 아니었다. 밥만 먹을 생각이었다면 호텔에서 제일 비싼 스위트 룸을 예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이 끝난 뒤에 보수를 두둑하게 챙겨 뭔가를 더 해 주고 싶었던 비니그노는 분노에 찬 박래현에게 베스트 어학원을 문 닫게 해 주겠다며 충성심을 보였다.

그때 심정으로는 어학원 문을 닫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경준의 인생을 바스러뜨려야 분이 풀릴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이 김경준을 건들면 그 소식이 김정우 귀에 들어갈 테고 곧장 윤준영 귀에도 전달 되리란 걸 알기에 꾹 참아야 했다. 윤준영이 그 사람에게 신경 쓰면서 제게 날을 세우는 게 싫어서 비니그노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었다.

“그 새끼가 너한테 눈독 들인 거 맞네. 도저히 가만둬서는 안 되겠어.”

“그러기만 해 봐요. 앞으로 형한테 아무 얘기도 안 해 줄 겁니다.”

윤준영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기에 박래현은 성질대로 하지 않고 꾹 참았던 거였다. 다른 건 몰라도 윤준영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너 진짜 어디 가서 미혼처럼 행세하기만 해 봐. 그날로 족쇄 채워서 가둬 버릴 테니까.”

필리핀에서 윤준영을 찾는 동안 박래현은 박영범에게 부탁해 실제로 사슬이 긴 족쇄를 사서 서랍에 넣어 두었다. 철봉을 소파 쪽으로 옮겨 사슬을 고정하면 화장실은 넉넉히 다녀올 수 있는 길이였다. 족쇄를 본 윤준영은 코웃음을 쳤지만 박래현은 진심이었다.

“그런데… 참을 수 있어요?”

“뭐가?”

“한 번으로 끝낸 적 없잖아요.”

유혹하듯 눈을 반쯤 내리뜨고서 윤준영은 강약을 조절해 가며 불알과 기둥을 발바닥으로 마찰했다. 잔뜩 곤두선 감각을 없애느라 딴 곳을 보고 있는데 발칙한 발가락들이 민감한 살 위를 꼬물꼬물 기어 다녔다. 발의 움직임에 따라 수면이 너울너울 움직이면서 성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왜 저 안 보고 다른 데 봐요?”

“준영아, 나 자극하지 마. 지금 열심히 참고 있으니까”

“안 참으면 되잖아요.”

커다란 발 두 개가 불끈 솟은 자지 위를 교차하며 나태하게 움직였다. 움튼 핏대와 귀두를 음미하듯 굼뜬 속도로 끈질기게 자지를 문대는 발바닥에 쾌감을 느껴 박래현은 황홀한 기분에 젖어 갔다. 저를 내려다보는 윤준영 얼굴에 달뜬 홍조가 서려 박래현의 흥분을 고조시켰다. 자지 위에서 꾸물꾸물 움직이는 발가락 열 개와 오목하게 팬 발바닥의 굴곡을 고스란히 감지하며 박래현은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이어지는 유려한 선을 손으로 더듬었다.

“형, 이렇게 잘 서는 자지를 두고 28년을 어떻게 참았어요? 발로 쓱쓱 문질러 주기만 해도 존나 발딱 서는데.”

“그땐 널 안 만났잖아.”

윤준영은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닐 텐데 발바닥 사이에 기둥을 끼우고서 발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쫀득한 구멍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발바닥으로 기둥을 조이는 힘도 상당해서 발기한 자지 끝에서 쿠퍼액이 쏟아졌다. 한 발로 기둥을 눌러 배에 바짝 밀어붙인 윤준영이 다른 발 발바닥을 이용해 귀두를 집중적으로 문질렀다. 목욕물과 체액이 섞여 마찰 되는 부분이 미끈거렸다. 박래현은 하반신으로 퍼지는 짜릿한 감각을 느끼며 윤준영의 허벅지 안쪽에 입술을 묻었다. 윤준영이 발을 부지런히 움직여 마찰을 강화하자 흥분을 참느라 박래현의 팔뚝과 허벅지에 굵은 핏줄이 돋아났다.

“나 안 만났으면 평생 섹스 안 하고 살았을 거 같아요?”

“아마도?”

자신은 윤준영이 아니었으면 평생 성교의 즐거움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을 테지만 윤준영은 자신이 아니었어도 다른 알파를 만나 사랑받으며 잘 살았으리란 생각에 괜히 질투가 나서 잘 빨던 허벅지를 힘껏 깨어 물었다.

“아, 아파요!”

무릎 사이가 쩍 벌어지면서 윤준영의 백자지가 눈앞에서 덜렁거렸다. 자지를 문지르면서 그도 흥분했는지 발기해서 분홍빛으로 빛나는 자지 끝이 귀여웠다. 박래현은 허벅지에서 얼굴을 들고 윤준영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쾌락에 젖은 눈으로 박래현을 내려다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붉게 달아오른 뺨과 입술만으로 충분히 예쁜데 자신이 빨아 대서 울혈이 맺힌 젖꼭지와 부풀어 오른 배가 너무 자극적이어서 피가 역류할 것만 같았다. 여기서 더 했다가는 기어이 구멍에 자지를 쑤셔 박고 말 기세여서 박래현은 윤준영의 발목을 잡아 자지에서 발을 떼어 냈다.

그는 윤준영에게 눈을 맞춘 채로 물에 불어서 쪼글쪼글해진 양쪽 엄지발가락 두 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고 빨았다. 잠시간 흥분으로 흐릿해진 눈이 초점을 잃고 방황했다.

“아, 아아….”

신음을 내뱉으며 윤준영은 나머지 발가락으로 박래현의 얼굴과 입술을 짓눌렀다. 발가락을 정성껏 빨아 주고 나서 박래현은 윤준영의 발바닥에 자신의 얼굴을 대고 비볐다. 둥글게 나온 둔덕에 입을 맞추고 우묵하게 팬 곳을 이로 짓씹으며 발바닥 전체를 혀로 핥았다. 윤준영의 몸은 어디든 직접 만지고 빨고 맛보고 싶었다. 박래현은 발목을 놔주고서 윤준영의 허리를 안아 도로 욕조 안으로 끌어들였다.

“준영인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발바닥도 잘생겼네.”

“형, 발만 사용해서 형 사정시키고 싶어요.”

“안 돼. 너 오늘 너무 무리했어.”

윤준영 눈을 한참 주시하다가 박래현은 욕조를 짚고서 그의 입술에 가만히 입술을 갖다 댔다. 미끄러지듯 들어온 혀가 안을 헤집자 뻣뻣한 아래가 터질 것처럼 딴딴해졌다.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박래현은 욕정을 식히기 위해 뜨거운 물에 머리를 담그고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럴 바엔 힘들어도 혼자 씻으라고 한 편이 나을 뻔했다. 윤준영보다 나이도 많으면서 욕구 하나 제대로 통제할 줄 모르는 자신이 쓰레기로 느껴졌다. 박래현은 물속에 처박은 얼굴을 꺼내 손으로 물기를 쓸어내렸다. 이마에 들러붙은 머리칼을 뒤로 넘기고서 자신을 빤히 보고 있는 윤준영에게 눈을 맞췄다. 환장하게 예쁜 얼굴을 넋 놓고 쳐다보는 박래현을 향해 윤준영이 설핏 웃음을 흘렸다.

“윤준영, 그동안 내숭 떤 거야? 나 안달 나게 만들려고?”

“아니요. 제 몸이 이상하게 변해서 형이 싫어할까 봐 그랬어요.”

“동글동글 예쁘기만 한데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아? 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다 사랑스러워.”

“형 마음 잘 알겠어요. 제가 멋대로 지레짐작해서 미안해요. 근데 저, 배가 무거운데 정액 좀 빼 줘요.”

윤준영은 뒤로 돌아 욕조에 두 팔을 괴고서 몸을 꿈지럭거렸다. 이윽고 향기가 가득한 물에서 탐스러운 엉덩이가 둥실 떠올라 시야를 가로막았다. 물에 젖은 엉덩이가 채도 높은 조명을 받아 환하게 빛났다. 박래현은 찹쌀떡 같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만지면서 매끈한 볼깃살에 군데군데 잇자국을 냈다.

“얼른 빼 줘요.”

“알았어.”

“오늘 해 보니까 이 정도는 괜찮을 거 같아요.”

박래현은 오른쪽 볼기짝을 잡아 밖으로 벌리고서 조금 전까지 자지가 드나들었던 주름을 감탄이 서린 눈으로 응시했다. 그때만 해도 자지 둘레를 따라 찢어질 듯 벌어졌던 구멍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오므리고 있었다. 박래현은 왼손 검지와 중지를 구멍 안으로 조심스럽게 밀어 넣었다. 다물어진 주름 안으로 손가락 두 개가 미끄러져 들어간 순간 내벽 근육이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조여 왔다. 어찌나 세게 빨렸던지 자지가 같이 조여지는 느낌에 하반신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밀림을 헤쳐 나가듯 부어오른 점막을 젖히고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미끈미끈한 정액을 긁어내렸다. 내벽이 끈끈한 점성으로 가득해서 슬쩍 긁기만 해도 정액이 덩어리째 떨어졌다.

“으, 으응… 거기 세게 문지르지 말아요.”

자신의 손가락을 죄다 삼킨 구멍이 야해서 박래현은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리고서 윤준영의 성감대를 깊게 문질렀다. 붉어진 얼굴로 윤준영은 어깨와 허리를 떨며 낮게 신음을 흘렸다. 헤벌어진 구멍에서 자신의 정액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말할 수 없이 자극적이어서 자지가 도로 불뚝거리기 시작했다. 박래현은 성욕을 억누르느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액을 다 긁어내고 따뜻한 물로 주름을 씻겨 주었다.

“자지 또 먹고 싶다면 먹여 줄 거예요?”

정액을 다 파내고도 구멍 주위를 맴도는 손끝에 갈라진 틈을 비비면서 윤준영이 당돌하게 유혹해 왔다. 발긋해진 뺨과 나른한 눈동자에 빠져들어 모른 척 유인당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오랜만에 했는데, 힘 안 들어?”

“네….”

윤준영은 웃으며 순순하게 대답했다. 박래현은 윤준영을 안은 채로 욕조 턱을 짚고서 그의 허벅지에 발기한 자지를 슬쩍슬쩍 문질렀다. 윤준영이 해도 된다는 의미로 박래현 목을 꽉 끌어안으며 몸을 밀착시켰다. 눈앞에서 어찔하게 움직이는 귓바퀴를 빨다가 귓구멍에 혀를 집어넣자 윤준영이 몸을 움츠렸다. 유혹이 강렬했지만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박래현은 불규칙한 숨을 내쉬며 입술을 몇 번 빨고 나서 윤준영에게서 몸을 떼어 냈다.

“앞으로 시간 많은데 오늘 무리할 필요 없잖아.”

말과는 달리 육중한 성기가 윤준영의 허벅지를 꾹 누르고 있었다. 박래현은 아래를 진정시키지 못한 상태로 윤준영을 욕조에 기대게 하고 그를 씻기는 데 집중했다. 손가락 끝부터 시작해 가슴과 둥그런 배, 허벅지와 발끝까지 꼼꼼하게 씻겼다. 입욕제에서 올라오는 향긋한 냄새와 뜨거운 물 때문에 목욕이 끝날 무렵 윤준영은 입을 벌린 채 잠들어 버렸다.

윤준영을 꺼내기 전에 지저분한 침대부터 처리해야 해서 박래현은 침실로 갔다. 시트는 윤준영이 질질 싼 물과 자신의 정액, 으깨진 체리에서 나온 과즙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박래현은 능한 손길로 시트와 방수 시트를 걷어서 바깥쪽 세탁 바구니에 넣어두고 새 시트를 깐 다음 이불을 준비했다. 침실을 정리하고는 혼자 둔 윤준영이 걱정돼서 재빨리 욕실로 달려갔다.

윤준영은 욕조에 몸을 기대고서 걱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천진하게 잠들어 있었다. 박래현은 욕조 물을 빼고 수압을 낮춘 샤워기로 윤준영 몸을 씻어 내리고서 몸이 식기 전에 커다란 수건으로 젖은 얼굴과 몸을 닦았다. 그는 곤히 잠든 윤준영을 안아서 침대에 눕히고 발가락과 손가락에 남은 물기를 깨끗하게 제거했다. 발바닥 팬 곳을 닦을 때는 간지러웠는지 움질거리는 발이 귀여워 박래현은 그곳에 입술을 눌렀다. 경이롭게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자신이 사랑을 깨닫기 훨씬 전부터 윤준영은 완벽히 제 것이었다.

***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서 윤준영의 배가 눈에 띄게 불러 왔다. 워낙에 건강한 체질이라 팔과 다리는 붓기가 없어서 날씬한데 신기하게 배만 둥실 부풀어 올랐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가슴과 엉덩이도 살이 올라서 섹스할 때 만지는 감촉이 남달랐다.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살은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기에 보기만 해도 만지고 싶고 빨아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박래현은 자기 아이를 밴 오메가가 세상에서 제일 섹시하고 예쁘다는 걸 매일 깨달아 가는 중이었다. 아이를 배에 담고 있느라 힘든 윤준영에게 도에 넘는 성욕을 느껴 미안했지만 몸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윤준영의 성욕도 충만해져서 그나마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왕성해진 성욕을 호르몬 탓으로 돌리는 윤준영에게 박래현은 네가 원래 성욕이 강했다며 일침을 놓았다. 그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연애할 틈이 없었기 망정이지 그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주변에 있던 알파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형, 나 피곤해요. 우리 침실에 가서 쉴까요?”

박래현은 읽고 있던 보고서를 무릎에 내려놓고 들어가서 쉬자는 말인지 들어가서 한판 하자는 말인지 가늠하기 위해 윤준영을 빤히 응시했다. 귀뺨이 약간 달아오르고 눈이 기대감에 빛나는 걸로 봐서 윤준영은 쉬는 것보다 다른 걸 원하는 듯했다. 유혹에 넘어가고 싶은데 비행기에서 내려 곧장 처리해야 할 일이라서 뒤로 미룰 순 없었다. 발긋하게 달아오른 시선만으로 아래가 바짝 기립하는데 윤준영과 침실로 들어가는 건 마른 장작더미를 등에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았다.

“이거 비행기 내리자마자 처리해야 해서 형이 바빠.”

한 번도 거절당해 본 적이 없어서 당황한 표정을 짓던 윤준영이 곧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주말마다 제주로 날아오느라 박래현이 일을 잔뜩 싸 들고 온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박래현에게 미련을 버리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김정우 쪽으로 몸을 돌렸다.

“김정우, 나 심심한데 나랑 놀자.”

“안 돼. 지 실장님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보고서 작성하라고 하셨어.”

“그래? 내가 PPT라면 일가견이 있잖아. 내가 도와줄게.”

“자료들 모아서 발표하기 좋게 정리만 하면 되니까 안 도와줘도 돼.”

“알았어. 일해.”

윤준영은 무료한 얼굴로 들고 있던 책을 가지고 침실로 들어갔다. 뒷모습마저 시무룩해 보이는 윤준영을 눈으로 좇다가 마음이 안 좋아져서 윤준영을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모로 누워서 책을 읽고 있던 윤준영은 고개만 뒤로 젖혀 박래현을 확인했다. 그의 눈이 기쁨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서 박래현은 윤준영과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바쁘다면서 왜 들어왔어요?”

“여기 누워서도 보고서는 검토할 수 있잖아.”

윤준영에게 오른팔을 내주고서 박래현은 한 손으로 서류를 잡아 검토를 이어갔다. 주말엔 어떻게든 일을 빼고 싶었지만 두 곳을 책임지다 보니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JS 제약의 경영권을 장악해서 전문 경영인을 앉히고 나면 지금보다는 여유가 생길 것 같아서 박래현은 일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다.

“형, 오승현 씨 있으니까 나 혼자 제주에 가도 돼요. 일 처리할 거 많으면 서울에서 일하세요.”

“내가 미쳤어? 너 혼자 제주까지 보내게.”

박래현은 보고서를 홱 던져 버리고 한쪽 팔에 얼굴을 괴고서 윤준영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은 윤준영과 1분 1초도 떨어지기 싫은데 윤준영은 태연한 얼굴로 혼자 제주에 가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고 만지고 싶을 때 만질 수 없잖아.”

박래현은 왼손으로 지퍼 슬라이더를 내린 다음 오동통한 가슴을 손바닥으로 쥐고 문질렀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살 한가운데 박혀 있는 젖꼭지가 몇 번 휩쓸리더니 이내 심지를 세우며 딱딱해졌다. 운동복을 잡아 벌린 박래현이 수줍게 드러난 젖꽃판에 침을 가득 바르고서 혀끝으로 젖꼭지를 건드리자 윤준영이 고개를 흔들며 신음을 삼켰다. 젖꼭지든 구멍이든 만지고 빨아 주기만 하면 이렇게 잘 느끼면서 어떻게 이틀을 떨어져 지낼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으,응. 금방 도착하는데 하지 말아요.”

“아까 그 말 취소할 때까지 계속 빨 건데.”

“아, 아윽! 난 형이 나 때문에 일이 밀릴까 봐 걱정해서 그런 거예요.”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알아서 조절할 테니까.”

침이 말라가면서 젖꼭지 주변으로 잔 소름이 돋아갔다. 박래현은 고개를 움직여 가며 동그랗게 일어선 젖꼭지를 빨면서 노련하게 운동복 윗도리를 벗겼다. 젖꼭지를 중심으로 다보록하게 일어난 주변을 혀끝으로 문지르며 운동복 바지와 드로어즈를 잡아 내렸다. 솔직하고 순진한 몸은 벌써 축축하게 젖어서 박래현 자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완전히 기립한 자지가 깨끗하고 토실토실해서 마음에 들지만 박래현은 분홍색으로 움질거리는 구멍이 훨씬 좋았다.

“젖꼭지만 빨아도 바지가 젖는 이유가 대체 뭘까? 응?”

박래현이 젖꼭지에서 입술을 떼려 하자 윤준영이 박래현 입술에 가슴을 문지르면서 젖꼭지를 더 깊게 밀어 넣었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그는 박래현 머리칼을 움켜쥐고 가슴을 좌우로 비벼댔다. 박래현은 혀와 입술을 움직여 돌기와 주변의 여린 살을 흡착하기도 하고 살살 만지기도 하면서 윤준영이 흥분하는 모습을 즐겼다.

“준영아, 다리 벌려 봐.”

가슴에 달라붙어 젖꼭지를 빨면서 벌려 준 다리 밑으로 손을 내려 질금질금 물이 새어 나오는 곳에 손가락을 넣었다. 엄지를 살살 돌려 구멍 입구에 있는 작은 돌기를 눌러 주었더니 윤준영이 허리를 들썩이며 좋아했다. 다리를 활짝 벌린 채로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던 윤준영이 갑자기 돌이 되어 움직임을 멈추고서 박래현을 뒤로 밀어냈다.

“형, 문 안 잠갔어요?”

박래현은 집에서든 어디서든 문을 잠가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윤준영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짐작한 그는 구겨진 이불을 끌어 올려 윤준영을 덮어 준 다음 막 돌아서려는 김정우를 불러 세웠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김정우가 얼이 빠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잠깐 쉬러 들어오신 줄 알고 그만….”

“무슨 일 생겼습니까?”

“지 실장님께서 비행기 착륙하기 전에 자료 정리해서 상무님께 보여 드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고드리겠습니다.”

윤준영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그 안에서 숨도 쉬지 않고 있었다. 이불 밖으로 뾰족뾰족 솟아난 머리칼이 귀여워 박래현은 새싹처럼 보드라운 머리칼에 입술을 비볐다. 김정우에게 나가서 일 보라고 손짓하려다가 두 사람 다 어쩔 줄 몰라서 쩔쩔매는 모습에 장난기가 솟구쳤다.

“급한 일을 그렇게 처리하면 안 되죠. 지금 보고하세요.”

이불 안에서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김정우는 들고 온 자료로 빨개진 얼굴에 부채질하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지, 지금요?”

“지금 보고 못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아니요, 보고하겠습니다.”

윤준영은 이불을 슬쩍 내려서 분노로 확장된 눈을 부라리며 박래현을 노려봤다. 박래현은 모른 척하며 윤준영을 이불째 꽉 끌어안고서 살갑게 등을 토닥였다.

“바이언스 생명공학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엘로어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과 공동으로 CAR-T Cell 치료제를 개발 중이랍니다. 아직 제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발성골수종에 접목한 BCMA CAR-T와 림프종을 대상으로 한 CD19 CAR-T를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불 속에서 손이 불쑥 나와 박래현의 머리칼을 움켜잡고서 전부 쥐어뜯을 듯 대차게 잡아당겼다. 그래도 박래현이 김정우를 물리지 않자 이번엔 주먹으로 어깨를 후려쳤다. 퍽 소리를 내며 주먹이 박히는 소리에 김정우가 놀라서 읽고 있던 보고서를 떨어트렸다. 박래현은 윤준영의 양 손목을 한 손으로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서 다른 손으로 보들보들한 귀뺨을 어루만졌다. 손을 묶었더니 이번엔 이불 속에서 발이 날아와 정강이를 걷어찼다.

“체사레사도 조사했죠?”

“네.”

“보고하세요.”

“상무님께서 알아보라고 하신 체사레사는 독점적인 스위치 기술인 CaspaCAR 및 GoCAR-T를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거나 치료 세포를 활성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김정우의 보고가 이어지는 동안 윤준영은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박래현을 노려보기만 했다. 10여 분에 거쳐 보고를 마친 김정우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로 침실을 나간 뒤에야 윤준영은 배를 붙잡고 일어났다.

“벌거벗은 몸으로 어딜 가려고 그래?”

박래현은 한 팔로 윤준영을 끌어안고서 헐벗은 가슴에 입술을 문지르다가 등을 얻어맞았다.

“닥치고 잘 들어요. 이 못된 버릇 고치기 전엔 절대 나 만질 생각 하지 말아요!”

윤준영은 침대 아래에 널브러진 옷을 주워 입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침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얼마 안 있어 비행기는 제주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에서 빌라로 오는 내내 어르고 달랬지만 윤준영은 묵묵부답이었다. 숙소 레스토랑에 가서도 그는 박래현이 썰어 준 스테이크를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스테이크를 썰어 먹었다.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드는 맛있는 케이크와 차로 유혹해 봐도 넘어오지 않았다. 그는 김정우나 오승현과만 얘기를 나눴지 박래현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이상 기류를 눈치챈 김정우와 오승현은 윤준영에게 맞장구를 쳐 주면서도 박래현의 눈치를 보아야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윤준영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김정우와 풀장에 뛰어들었다. 박래현은 검토해야 할 서류가 남아 있어서 널따란 거실 소파에 앉아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틈틈이 윤준영이 잘 놀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윤준영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박래현은 김정우를 수행 비서로 뽑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서로 위해 주며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이 흐뭇해졌다. 보고서로 눈을 돌리려던 박래현은 탁자 위에서 요란하게 울려 대는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박영범에게서 온 전화였다.

“박래현입니다.”

- 래현아, 나야. 지금 어디냐?

“준영이랑 제주도 왔어. 형은 어디야?”

- 데카포 호수에 별 보러 왔어. 별 보니까 별이 생각나더라. 준영 씨랑 별이는 건강하지?

“다 잘 지내. 다녀오면 전화해. 얼굴 한번 보게.”

- 가 보고 싶은 데가 많아서 당분간 안 들어갈 거야.

“돈 안 필요해?”

- 나 평생 놀고먹어도 될 만큼 퇴직금 많이 받았잖아. 한국 들어가면 연락할게.

“그래. 여행 잘하고 와.”

박래현은 사람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는 대신 한번 마음을 주면 계산 없이 다 내주는 타입이었다. 박영범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따금 그가 보고 싶어질 때가 있지만 윤준영을 괴롭힌 대가로 자신이 치러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박영범은 데카포 호수에서 찍은 밤하늘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냈다. 박래현은 박영범이 보낸 별 사진을 보다가 제주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윤준영이 좋아해서인지 박래현도 제주의 밤이 좋았다. 밤하늘을 촘촘하게 수놓은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크고 무겁게 반짝여서 하늘과 땅 사이의 거리가 유독 가깝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멀리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까지 별들이 박혀 있어서 바다에 그물을 던지면 별들을 가득 건져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풍광이 펼쳐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경관에 더해 한겨울인데도 소리 없이 부는 바람 끝이 날카롭지 않아서 임신 중기에 들어선 윤준영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식 장소였다.

지난달에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윤준영에게 수영을 가르칠 생각이었다. 임신 중기에는 수영이 좋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박래현은 주말마다 윤준영을 데리고 수영장에 다니겠다고 결심했다. 자신이 다니는 수영장에 데려가기 전에 윤준영이 물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좋은 수영장을 갖춘 풀 빌라를 빌렸다.

윤준영은 원래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이틀 내 휴식 시간을 지키며 수영장에서 즐겁게 놀았다. 임신한 몸이라 수영을 가르칠 수 없어서 튜브를 타거나 배영을 하는 게 다였지만 윤준영이 이곳을 너무 좋아한 까닭에 박래현은 4층짜리 풀 빌라를 두 달간 사용하기로 예약하고 주말엔 김정우와 오승현만 대동하고서 이곳을 찾았다. 빌라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수려하고 수영장도 윤준영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크고 넉넉해 마음에 들었다.

박래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오른손으로 목덜미를 주물렀다. 그의 시선은 전면 창 너머에 있는 길고 커다란 수영장으로 향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뜻한 물에서 윤준영과 김정우가 신나게 물장난을 하며 웃고 있었다. 그 옆에는 정자세로 선 오승현이 부러운 눈초리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박래현은 세 시간이 넘게 제게 눈길 한번 안 주고 김정우와만 놀고 있는 윤준영에게 서운함을 느꼈다. 검토가 덜 끝난 보고서를 두고 고민하다가 윤준영과 놀고 싶은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서 박래현은 유리문을 지나 밖으로 나갔다. 2월 중순이면 아직 겨울인데도 벌써 봄이 온 것처럼 제주의 날씨는 선선했다.

“윤준영, 남편이 없어도 신나게 잘 노네.”

냉랭하게 한 마디 내뱉고서 박래현은 입고 있던 목욕 가운을 벗어 오승현에게 건넸다. 오승현은 보스의 목욕 가운을 건네받으며 군살이라곤 없는 남자의 몸을 감탄이 서린 눈으로 훔쳐보았다. 동료들이 전부 운동선수 출신이라 몸 좋은 남자들을 많이 봐 왔던 오승현이지만, 기본 골격과 비율이 남다른 박래현 몸은 언제 봐도 경탄을 자아냈다. 몸을 훑던 그는 우연히 가랑이 사이에 매달린 물건을 발견하고는 눈이 화등잔만 해져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봤던 크기를 믿을 수 없어서 다시 확인하고자 고개를 돌렸을 때, 배영을 하고 있던 윤준영과 윤준영이 가라앉지 않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김정우도 박래현의 눈부신 나신을 보고 있었다.

김정우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고 윤준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김정우 어깨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윤준영이 김정우에게 매달리는 모습에 당황해서 박래현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범고래처럼 유려하게 물살을 가르며 윤준영에게 다가가 부풀어 오른 배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윤준영이 어깨를 잡아 뒤로 밀어내려 했지만 박래현은 부풀어 오른 복부에 몇 번 얼굴을 비비고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굵은 물방울이 얼굴 윤곽을 타고 흘러내리는 동안 박래현의 얼굴에서 따뜻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박래현은 틈을 주지 않고 한 손으로 윤준영 목을 붙잡고서 다른 손으론 뒤통수를 감아 바로 입술부터 포갰다.

말랑한 감촉을 즐기기도 전에 윤준영이 고개를 홱 돌리면서 박래현을 무자비하게 밀어냈다. 정강이를 얻어맞고 주춤하는 사이에 윤준영은 배를 뒤뚱거리며 수영장 끝 쪽으로 달아났다. 박래현은 윤준영이 도망가게 내버려 두었다가 그가 수영장 끝에 다다를 무렵 잠영을 해서 그를 따라잡았다. 물속에서 올라온 박래현이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윤준영이 사나운 눈을 빛내며 뒷걸음질했다.

“별이 아빠. 아직 화 안 풀렸어?”

“몰라서 물어요? 내가 사람들 있는 데서 키스하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죠. 오승현 씨나 정우가 우리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윤준영은 화난 얼굴과 반대로 두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낮춰서 속삭이듯 말했다. 박래현도 장단을 맞춰 주느라 윤준영을 따라 목소리를 낮췄다.

“그러면 주말에 쉬면서 내가 너 만지고 키스할 때마다 저 사람들 허락을 일일이 구해야 해?”

“침실에서 우리 둘이 있을 때 하면 되잖아요. 그걸 못 참고 사람들 있는 데서 발정 난 짐승처럼 쪽쪽 빨아 댑니까?”

“넌 내 거니까 키스하고 만지는 건 내 마음이야.”

뒤로 물러서던 윤준영이 수영장 모퉁이에 등이 닿아 걸음을 멈추자 박래현은 상체를 숙이고서 윤준영 허리 옆으로 양팔을 뻗어 수영장 벽을 짚었다. 호흡이 섞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노여움에 활활 타오르는 윤준영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물에 젖어 매끄러운 뺨에 슬쩍 입술을 갖다 댔더니 윤준영이 야멸차게 고개를 돌렸다. 말은 멋대로지만 연인이 싫어하는 짓을 할 생각은 없는지라 박래현은 김정우와 오승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김 비서, 오승현 씨랑 들어가 문단속하고 쉬세요. 술 마시면서 영화라도 보든가.”

“네, 그러겠습니다. 뭐 필요한 거 있으면 갖다 드릴까요?”

“아니요, 됐습니다.”

박래현의 명령에 성격이 좋아서 금방 친구가 된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빌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박래현은 윤준영 허벅지에 완전히 발기한 성기를 문지르며 서늘해진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물에서 오래 놀아 녹진해진 살갗을 입술로 음미하면서 윤준영이 흘리는 향을 만끽했다.

“준영아, 그래도 네가 싫어하니까 섹스까지는 안 하잖아.”

기가 막힌 표정으로 윤준영은 대꾸 없이 수영장 표면에서 일렁이는 물비늘을 내려다보았다. 은은한 조명이 만든 물비늘은 두 사람의 작은 움직임까지 반영해 잘게 흩어졌다가 하나로 모이곤 했다.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서 박래현은 손 바가지에 물을 떠 윤준영의 매끈한 볼에 살살 흘려보냈다. 간지러운지 볼을 씰룩거리면서 윤준영은 박래현 손을 손등으로 쳐 냈다.

“그렇게 참아주시다니 존나 고맙네요. 사람 안 변한다더니 형이 그래요. 내가 정우 얼굴 보기 민망해서 죽겠다고요.”

아까까지만 해도 낮게 속살거리던 목소리가 우렁우렁 커졌다. 박래현은 엄지와 검지로 윤준영 뺨을 가볍게 꼬집어서 좌우로 살살 흔들었다.

“너는 얼굴 보기 민망한 사람하고 그렇게 재미있게 놀아? 둘이 아주 깨가 쏟아지던데? 남들이 보면 나랑 김 비서 사이에서 네가 양다리 걸치고 있는 줄 알겠어.”

“말이 안 통해, 진짜. 그래서 오늘 비행기에서 그랬어요?”

“비행기에서 뭐? 기억이 안 나는데.”

“기억나게 해 줘요?”

박래현이 능청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자 어깨로 윤준영의 주먹이 날아왔다. 박래현은 계속 맞으면서도 웃으며 윤준영 뺨에 입술을 문질렀다.

“김 비서는 마음에 드는데, 네가 정 불편하면 수행 비서를 바꿀까?”

“그건 안 돼요! 얼른 안 바꾼다고 약속해요.”

농담으로 한 말에 윤준영의 눈빛과 목소리가 금세 순해지면서 얼굴은 시무룩해졌다. 어른스럽게 굴다가도 이럴 땐 딱 스물네 살로 보여 꽉 안아 주고 싶었다.

“당연히 농담이지. 내가 김 비서 잘 키워서 나중에 네 비서실장 자리에 앉혀 줄게.”

탄탄한 허벅지가 윤준영 다리 사이를 누르면서 붙어 있던 허벅지를 양옆으로 벌렸다. 부풀어 오른 아랫배에 압박을 가하지 않으려고 벽을 짚은 팔에 힘이 들어가 팔뚝에 퍼런 핏줄이 튀어 올랐다.

“저 여기선 절대 안 해요.”

“내 자지 한번 만져 봐. 나가더라도 이거 가라앉으면 나가야지, 내가 지금 이 상태로 어떻게 나가. 두 사람 들여보냈으니까 나랑 좀 놀아 줘.”

그의 의사를 존중해 두 사람을 들여보냈는데도 윤준영은 머뭇거렸다. 성질이 급한 박래현은 수영복 가랑이 안으로 슬금슬금 손을 넣었다. 민둥한 자지를 주무르면서 면적이 넓은 엄지로 움푹 팬 귀두 끝을 진득하게 문질렀더니 손에 든 자지가 움찔거리면서 윤준영이 몸을 비틀었다. 봐주지 않고 요도구를 손톱 끝으로 긁어내리자 안에서 미끈미끈한 액이 흘러나왔다.

“흐, 흐읏!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말과 행동이 다르네? 벌써 질질 싸면서 뭘 절대 안 하겠다는 건지.”

박래현은 가랑이 사이에 윤준영을 가두고 항의하듯 바짝 치켜든 그의 얼굴을 한 손으로 쥐어 고정하고서 보드라운 입술을 깊게 빨아 당겼다. 따뜻한 물에 녹아 축 늘어져 있던 자지는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박래현 손에서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커다란 손이 들어가 더는 움직일 공간이 없는 비좁은 수영복 안에서 박래현 손은 굼뜨게 여린 표피를 짓눌렀다. 아직 이성이 남아 있는지 윤준영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고개를 흔들었다.

따뜻한 물이 찰랑찰랑 흔들리면서 물속 조명이 같이 이지러져 윤준영 얼굴로 물그림자가 졌다. 안 그래도 예쁜 얼굴이 물에 젖어서 박래현 심장을 사정없이 뛰게 했다. 박래현은 선단을 문지르던 손을 뒤로 돌려 움푹한 곳으로 손가락 네 개를 들이밀었다. 먹이를 발견한 독수리처럼 빈틈없고 민첩한 움직임에 수영복이 찢어질 것처럼 뒤로 늘어났다. 페로몬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자지 몇 번 쓸어 준 것뿐인데 윤준영 안은 벌써 눅진하게 젖어 있었다.

“우리 준영이, 벌써 흠뻑 젖었네. 안 풀고 쑤셔 주기만 해도 되겠어.”

유혹에 약한 윤준영이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더니 결심한 듯 박래현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박래현에게 안겨 오면서 두 다리로 허리를 휘감았다.

“알았어요. 안이고 밖이고 다 젖었으니까 형이 책임져요.”

뚝심 있게 발기한 자지가 박래현 복부에 문질러지면서 윤준영이 몸을 들썩거렸다. 박래현은 한쪽 팔로 윤준영의 엉덩이를 받쳐 그를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물속이라 윤준영 몸은 평소보다 가볍게 떠올랐다. 박래현이 윤준영의 기다란 목과 목울대에 선명하게 낙인을 찍는 동안 윤준영은 한 손으로 박래현 어깨를 짚고 다른 손으론 머리를 감싸고서 안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는 박래현이 목덜미에서 입술을 떼자 곧장 얼굴 각도를 꺾어 눈썹과 눈두덩에 입을 맞춰 왔다. 코끝에 머문 입술이 더 아래로 내려오길 애타게 기다렸건만 윤준영은 입술을 피해 뺨과 귓바퀴를 쪽쪽 소리가 나게 빨아들였다.

박래현은 키스를 더 기다릴 수 없어 입술을 가슴께로 내리면서 셔츠 단추를 풀었다. 가슴이 부풀어 오른 걸 감추려고 윤준영은 짙은 색을 띤 넉넉한 셔츠를 입고 있었다. 다 벗기려다가 윤준영이 추울 것 같아서 셔츠를 입힌 채로 입술만 가슴으로 옮겼다. 그는 가슴에 입술을 비비면서 몸에 착 달라붙은 셔츠 위로 도독하게 올라온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혀끝으로 살살 어루만지자 말캉하던 젖꼭지가 금세 꼿꼿해져서 이리저리 굴리는 재미가 생겼다.

“으, 으읏….”

셔츠째 돌기를 빨아 당기던 박래현은 셔츠를 옆으로 밀어젖혀 다른 쪽 가슴을 움켜쥐고는 손바닥으로 젖꼭지를 압박해 위아래로 문질렀다. 혀에 굴려지는 젖꼭지와 손바닥 밑에서 놀려지는 젖꼭지 모두 당돌하게 기립한 상태였다. 뒤로 고개를 한껏 젖히고서 윤준영은 가까스로 신음을 참는 듯했다. 박래현은 입술로 셔츠를 밀어 분홍색 젖꼭지에 혀를 갖다 댔다. 박래현 허리를 둘러싼 두 다리에 힘이 바짝 들어가면서 윤준영 자지가 탄탄한 복근을 찔렀다. 윤준영이 자지를 문질러 대서 부풀어 오른 배가 가슴 부근을 압박했지만 박래현은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서 자기 눈앞에 오뚝 서 있는 젖꼭지를 보았다. 살이 올라 폭신해진 가슴 한복판에 흰 살과는 대조되게 섬을 이룬 분홍색 유륜과 작은 젖꼭지가 볼수록 입맛을 돋웠다. 과육을 베어 물듯 유륜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볼록하게 돋아난 젖꼭지를 혀 밑으로 핥아 주었더니 윤준영이 서늘한 손가락으로 박래현의 뺨을 더듬었다. 박래현은 혀를 내밀어 포동포동해진 가슴 전체를 애무한 다음 고개를 들어 윤준영과 눈을 맞췄다. 그는 초점이 나가 흐려진 눈으로 박래현을 보고 있다가 혀부터 내밀어 입을 맞춰 왔다. 서늘하게 식은 입술이 온기를 나누면서 금방 뜨거워졌다.

두근두근 맥이 뛰는 곳을 짚었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가슴을 움켜쥐었다. 박래현은 물에 젖어 반짝이는 흰 어깨와 반듯한 빗장뼈에 입 맞추고서 고개를 들어 윤준영을 살폈다. 물에 젖은 셔츠가 완전히 뒤로 젖혀져 거의 헐벗은 채로 매달려 있는 윤준영이 어느 때보다 외설적이고 야해 보였다.

양쪽 젖꼭지를 똑같이 빨아 주고 싶은 욕심에 박래현은 한쪽 젖꼭지가 식기 전에 다른 쪽 젖꼭지로 입술을 옮기며 부지런히 젖을 빨았다. 혀끝이 젖꼭지를 스칠 때마다 손으로 받치고 있는 엉덩이가 긴장해서 움찔거렸다. 박래현은 하체를 움직여 안겨 있느라 활짝 벌어진 엉덩이 골 사이에 자지 기둥을 쓱쓱 문질렀다. 표현력이 풍부한 몸은 벌써 애액을 흘리고 있어서 자지 기둥이 닿는 곳이 미끌미끌했다.

“내 애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섹시해 보이지?”

섹스할 때 윤준영은 평소와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곤 했다. 쾌락을 좇아 정신없이 내달리는 그는 알파를 유혹하는 오메가로서 성적 매력을 물씬 풍겼다.

“형, 얼른, 자지로 쑤셔 줘요. 박히고 싶어서 속이 울렁거려요.”

윤준영은 박래현에게 안긴 채로 허리를 움직여 오목한 입구에 귀두 끝을 맞췄다. 귀두를 가볍게 삼키고서 그는 엉덩이를 들었다가 아래로 내려 깊은 삽입을 유도했다. 윤준영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물살이 크게 출렁이며 두 사람에게로 물방울이 쏟아졌다. 박래현이 모른 척하자 윤준영은 안달이 나서 박래현 머리칼에 입술을 누르고는 허리를 잘게 들썩였다. 부드럽게 풀린 내벽이 벌써 성기를 반 이상이나 빨아들이면서 꽉꽉 조이기 시작했다. 장난 같은 움직임을 여유 있게 지켜보던 박래현의 숨소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칠어졌다. 안을 벌리고 들어간 살 기둥에 그악스럽게 들러붙은 점막이 먹이를 발견한 촉수로 변해 기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나긋나긋한 줄만 알았던 속살이 잔뜩 불거진 귀두를 누르고 기둥을 휘어 감으며 꿈같은 희열을 선사했다. 박래현은 혼미한 정신으로 자지를 뒤로 뺐다가 단박에 뿌리까지 박아 넣었다.

“아, 아악! 흐, 흐윽!”

박래현을 감고 있는 팔과 다리,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면서 윤준영이 비명을 질렀다. 박래현의 성기 모양에 꼭 맞게 주조된 내벽도 산발적으로 떨리며 기둥을 사정없이 옥죄었다.

“쉿! 조용히 해. 너 때린다고 누가 신고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소리 지르지 말고 좀 참아 봐.”

“저 지금 좆 방망이로 얻어맞고 있는데요?”

“앞으로 더 세게 얻어맞을 건데 벌써 이러면 곤란해.”

“좀 살살….”

윤준영의 다음 말은 굵직한 기둥이 전립선 부근의 두둑한 부분을 긁어 대서 신음으로 대체되었다. 흥분으로 부어오른 안에 마찰을 이어 가던 자지가 뒤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간 순간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다는 듯 물살을 흔들며 엉덩이가 따라왔다. 본능에 따른 윤준영 행동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워서 박래현은 한쪽 팔로 윤준영을 들어 올려 자지를 쑥 뺀 다음 윤준영 몸을 내리면서 자지를 쑤셔 넣었다. 따뜻한 물에 녹진하게 풀린 입구가 순식간에 확 벌어지면서 성기를 깊은 곳으로 안내했다.

“아, 아흐읏! 흐, 형!”

윤준영의 움직임에 풀장 물이 큰 파고를 일으키며 두 사람의 어깨와 머리칼로 떨어져 내렸다. 가슴 부근에서 출렁이는 물처럼 내벽 근육이 크게 요동하며 자지를 잘게 부숴 버릴 기세로 압력을 가해 왔다. 순간 아찔한 쾌락에 내몰려 박래현은 윤준영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윤준영, 오줌 싸? 왜 내 배가 뜨끈뜨끈해지지?”

혼이 완전히 빠져나간 윤준영은 눈이 뒤집힌 채 침을 질질 흘리면서 뜨거운 액체를 내뿜었다. 그는 붉어진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서 몸을 파들파들 떨며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혼자 오르가슴을 느끼는 윤준영을 보면서 박래현은 흐뭇한 기분이 되어 젖꼭지를 빨았다. 어디서 하든 좋았지만 윤준영 품처럼 따뜻한 물에서 섹스하는 것도 색달라서 마음에 들었다.

박래현은 허리를 움직여 구멍 입구의 돌기와 안의 성감대를 몇 번 비벼 준 다음 성기를 빼고 윤준영 몸을 뒤로 돌려세웠다. 그는 윤준영 목덜미에 입을 맞추면서 그가 입고 있는 셔츠 깃을 잡아당겼다. 윤준영은 화들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다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박래현이 옷을 벗길 수 있게 팔을 들어 올렸다. 박래현은 팔뚝에 붙어 있던 셔츠를 잡아 벗긴 뒤 귓바퀴 오목한 곳에 혀를 집어넣으면서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배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윤준영은 편하게 등을 기대고서 손을 뒤로 돌려 박래현 뺨을 쓰다듬었다.

“형, 물에서 하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나도 그래.”

배와 배꼽 주변을 배회하던 손이 느릿하게 올라와 양쪽 가슴을 움켜쥐고서 가운데로 모았다가 벌리고는 젖꼭지를 손끝으로 비벼 팠다. 윤준영은 몸을 비비 꼬면서도 자신의 엉덩이 사이에서 부피를 키워 가는 좆 기둥에 주름을 문지르며 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박래현을 유혹했다. 한껏 팽창해서 핏대가 솟은 자지는 찌르기만 하면 모양대로 벌어지는 주름의 감촉을 음미하며 윤준영이 더 달아오를 수 있게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했다.

“형, 빨리요!”

“내일 일요일인데 뭐가 급해. 아직 시간 많아.”

“으, 응… 전 급해요.”

박래현은 윤준영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두르게 하고 양팔로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서 윤준영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박래현에게 안긴 채 윤준영은 상대의 목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론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가쁘게 숨을 헐떡이면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매달려 오는 윤준영이 어느 때보다 예뻐 보여서 박래현 입가로 흐뭇한 웃음이 번졌다. 빼빼 말랐지만 기골이 장대한 박래현은 힘 또한 장사여서 윤준영이 어떤 자세를 취하든 편하게 받쳐 주며 자기 할 일을 했다. 그는 아기를 안 듯 가볍게 윤준영을 안고는 물에 잠겨 물살을 따라 움직이는 젖꼭지를 혀로 핥고 문질렀다. 입속으로 따뜻한 물과 보들보들한 젖꼭지가 같이 밀려 들어왔다. 물속에서 젖을 빨던 박래현은 고개를 들어 윤준영 얼굴을 살폈다.

“안 추워? 우리 욕조로 옮길까?”

윤준영은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입술이 파랗게 변한 것 같아서 박래현은 윤준영을 고쳐 안고 수영장을 벗어났다. 수영장 바로 옆에는 선베드와 안을 파서 만든 커다란 월풀 욕조가 있었다. 새파란 수영장과 대조적으로 월풀 욕조는 붉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로 따뜻해 보였다. 박래현은 윤준영을 조심스럽게 욕조에 내려놓고 그와 마주 보는 곳에 앉았다. 욕조에 설치된 월풀이 가동되어 붉은색을 띤 거품이 욕조 곳곳에서 소용돌이쳤다. 윤준영은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서 얼굴만 밖으로 내밀었다. 윤준영이 행복해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제 오메가의 애정을 얻는 데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었기에 박래현에게 이 순간은 꿈처럼 달콤하고 소중했다.

“3월에 날 풀리면 어머니도 한번 모시고 오자. 어때?”

“좋아요. 그땐 빌라에만 있지 말고 좋은 데 돌아다녀요.”

“그러지 말고 3월에 휴가 내서 좀 먼 데로 다녀올까? 발리나 몰디브 같은 곳으로.”

“전 형이랑 가면 어디든 좋아요. 그런데 형, 하늘에 별 좀 봐요. 태어나서 저렇게 별이 많은 하늘은 처음 봐요.”

윤준영은 욕조 턱에 뒷머리를 대고 몽롱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영복을 벗기던 손을 멈추고 박래현은 윤준영 시선이 향한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멀리 수평선을 보고 있었다.

“우리 별이도 저 별들을 닮아 반짝반짝 빛날 거 같아요.”

박래현은 수영복을 마저 벗긴 뒤 윤준영 발목을 붙잡고 물에 불어서 쭈글쭈글해진 발을 마사지했다.

“제주도에 수영장 크게 파서 별장 하나 지어 줄까?”

관리가 귀찮아서 별장을 짓는 대신 풀 빌라를 빌렸지만 윤준영이 제주도를 좋아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별이 낳을 때쯤에 맞춰서 최고로 전망이 좋은 곳에 널따란 수영장과 월풀 욕조를 갖춘 별장을 지어 윤준영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됐어요. 나중에 바빠지면 자주 찾지도 못할 건데요, 뭐.”

“네가 바빠지는 건 싫은데….”

박래현은 욕조 턱에 목욕 수건을 겹쳐 두툼하게 깔고는 윤준영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를 수건 위로 건져 올렸다.

“복학도 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어요.”

“그 전에 맛볼 수 있는 덴 다 맛봐 놔야겠네.”

박래현은 윤준영의 왼쪽 무릎을 눌러 다리를 활짝 벌리게 하고 그의 오른쪽 다리를 자신의 등 뒤로 넘겨 윤준영이 버티게 했다. 윤준영이 놀라서 허벅지를 오므리기 전에 박래현 입술이 먼저 불알을 입에 물었다. 뜨거운 물에 녹아 자지가 갓 찐 찹쌀떡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호두알 같은 표면을 혓바닥으로 싹싹 핥으면서 통통한 회음을 엄지로 꾹꾹 눌렀다. 안에서 자지로 긁어 대는 것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회음은 안쪽 성감대와 위치가 가까워 눌러 주면 어느 곳보다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늘어져 있던 성기가 반쯤 고개를 들어 꺼떡거리기 시작했다.

“아, 아읏!”

윤준영은 한쪽 팔을 뒤로 짚어 몸을 지탱하고서 다른 손으로는 계속해 달라는 건지 그만해 달란 건지 모를 세기로 박래현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윤준영을 더 부끄럽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박래현은 눈앞으로 엉덩이를 바짝 잡아당겨 구멍을 뚫어지게 관찰했다.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오므리고 있지만 이 작은 구멍은 신축성이 뛰어나서 쉽게 볼 수 없는 크기로 늘어나는 박래현 자지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매일 보면서 뭘 그렇게 할 때마다 쳐다봐요.”

“너도 신기하다며 내 자지 관찰하잖아.”

“그야 형 자지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니까 신기해서 그런 거잖아요.”

“네 구멍도 그래. 내 자지를 받아들이는 네 구멍이 더 대단해.”

“듣고 보니 그러네요.”

박래현은 살진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아 벌리고서 손바닥을 모로 세워 둔덕 사이를 빠르게 왕복했다. 윤준영이 낮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보지 않아도 양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을 것이다. 느긋하게 섹스할 때는 늘 핥아 주고 빨아 주는 곳이지만 이상하게 윤준영은 구멍을 빨 때마다 수치스러워했다. 단지 부끄러워하기만 하면 괜찮은데 혀가 닿기도 전에 구멍에 액이 맺혀 매번 입구가 미끌미끌해졌다. 수줍어하면서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박래현은 애액으로 척척하게 젖은 손을 윤준영 허벅지에 문지르면서 구멍 입구에 혀를 갖다 댔다. 손바닥에 마찰된 구멍은 벌써 빨갛게 변해 도톰하게 부어 있었다. 박래현은 불알에 코를 묻고서 구멍 바로 안쪽에 곧추선 돌기를 혀끝으로 건드렸다. 작은 돌기가 소란스럽게 일어나 어서 들어오라며 혀를 반겼다. 박래현이 구멍을 잡아 벌리고 더 깊은 곳으로 혀를 넣자 이미 젖어 있는 곳에서 애액이 흘러내려 박래현 얼굴을 적셨다. 박래현이 얼굴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한 순간 내벽이 움질거리며 혓바닥에 휩쓸렸다.

머리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윤준영 입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부풀어 오른 배가 크게 들썩이는 걸 보면서 박래현은 손을 뻗어 윤준영의 배를 어루만졌다. 애액에서 풍기는 레몬 냄새에 뜨거운 피가 한곳으로 몰려, 자지가 터지기 직전까지 팽창했다. 당장 꼴리는 대로 박고 싶은 걸 참느라 몸에 힘을 줘서 허벅지가 경련으로 후들거렸다. 박래현은 머리를 흔들어 욕구를 털어 내고는 더 깊이 혀를 집어넣어 물컹물컹한 내벽을 침으로 적셨다.

“으, 으윽! 형, 래현 형!”

발뒤꿈치로 박래현의 등을 짓누르며 윤준영이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퉁퉁 부어오른 회음과 붉어진 주름을 좌우로 흔들며 그는 박래현의 뒤통수를 잡아 아래로 내리눌렀다. 콧날과 입술 주변을 온통 애액으로 물들인 채 박래현은 주름을 하나하나 다 핥을 기세로 혀를 움직였다. 그는 주름 안쪽 돌기를 빨고 혀로 문지르다가 손가락을 넣어 구멍을 활짝 벌리고서 젖꼭지처럼 단단하게 발기한 돌기를 눈으로 확인했다. 옥수수알만큼 커진 돌기는 애액과 침에 충혈되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항문 안쪽에 위치한 작은 돌기는 알파에게는 없는, 오메가들에게만 존재하는 성감대였다. 입술이나 젖꼭지는 차치하고라도 자지나 전립선, 아기집 입구와 주름 안쪽에 있는 돌기까지 합하면 오메가들의 성감대는 무궁무진했다. 어느 곳을 건드려도 자지러지는 걸 보면 윤준영의 몸 전체가 성감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박래현은 잔뜩 곤두선 돌기를 입속에 넣고 쭉 빨았다가 혓바닥으로 거침없이 문질렀다. 발끝에 힘을 줘 버티고 있던 윤준영이 발작하듯 다리를 오므리며 허벅지로 박래현의 양쪽 귓바퀴를 압박했다. 동시에 돌기가 파르르 떨리면서 점막이 움찔움찔 수축했다. 박래현은 윤준영 배에 바짝 올라붙은 자지 끝에서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걸 눈앞에서 목격했다. 반질거리는 귀두 끝에서 부연 오르가슴이 쉴 새 없이 넘쳐 흘렀다.

“하, 하아! 흐, 으으응….”

박래현의 양쪽 귀를 꾹 누르고 있던 허벅지에 힘이 풀려 다리 사이가 자연스럽게 벌어졌다. 윤준영을 안은 채로 욕조에 등을 기대고 앉은 박래현이 수건에 물을 적셔서 차가워진 어깨를 덮어 주었다. 윤준영은 완전히 풀린 눈으로 박래현 목에 얼굴을 묻어 왔다. 그의 호흡은 거칠고 뜨거웠으며 목덜미의 맥박 또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준영아, 그만 들어갈까? 너 너무 오래 밖에 있었어.”

“괜찮아요. 물에서 40분 놀고 20분은 여기서 쉬었어요.”

박래현은 윤준영의 머리칼과 등을 느릿하게 쓰다듬으며 차가워진 뺨에 입술을 비볐다. 캥거루 새끼처럼 푹 안겨 있던 윤준영이 갑자기 밑으로 내려오더니 물속으로 얼굴을 넣어 박래현 자지 끝을 입에 물었다. 뭉클한 혓바닥이 귀두의 오목한 곳으로 파고들자 박래현은 윤준영의 양 볼을 잡아 그의 얼굴을 뒤로 밀어냈다. 물속에서 나온 윤준영이 불만스러운 얼굴로 박래현을 노려봤다.

“나도 빨고 싶어요. 형은 마음대로 빨면서 왜 나는 못 빨게 해요?”

“넌 너무 힘들어서 안 돼.”

“힘 안 들게 끝만 살살 빨게요. 위로 올라가 봐요.”

윤준영을 내려다보는 갈색 눈동자가 갈등으로 흔들렸다. 잠깐 빨게 하는 건 괜찮을 것 같아서 박래현은 욕조 끝에 걸터앉아서 다리를 벌렸다. 무지막지하게 자라난 자지를 보며 윤준영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박래현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양손으로 기둥을 잡고 손을 움직였다. 박래현은 커다랗고 동그란 입술 안으로 귀두 끝이 사라지는 걸 멍하니 지켜봤다. 윤준영이 필리핀으로 도망가기 전날 온 힘을 다해 빨아 주고 나서는 처음이었다. 심하게 쑤셔 박은 탓에 고운 입술 끝이 찢어졌던 기억이 나서 박래현은 꼼짝하지 않고 윤준영의 움직임을 지켜보기만 했다.

윤쥰영은 양쪽 팔꿈치를 탄탄한 허벅지에 고정하고서 박래현에게 눈을 맞춘 채로 자지 끝을 빨았다. 그 모습에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서 박래현은 사랑스럽게 빛나는 귀와 뺨을 어루만지며 자지를 목구멍에 쑤셔 넣고 싶은 욕구를 눌러야 했다. 그러나 자지가 커지는 것을 의지로 막을 순 없어서 윤준영이 얼굴을 움직일 때마다 귀두 끝이 입 안 점막을 쑤셔 커다란 알사탕을 문 것처럼 볼이 불룩불룩해졌다. 박래현은 젖은 점막에 가장 민감한 부위를 비벼 대며 불룩 튀어나온 볼을 손끝으로 꾹꾹 눌러 봤다.

“잘하네, 윤준영.”

몇 번 해 봤다고 윤준영은 제법 익숙하게 기둥을 주무르며 성기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요도구의 패인 부분으로 혀를 넣어 가장 약한 부분을 현란하게 공격했다. 찰나에 호흡이 흐트러지면서 박래현은 몸에 힘을 줘 거칠게 깨어난 본능을 끄기 위해 노력했다. 윤준영은 마음대로 흔들어도 된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어서 보드랍고 연한 점막에 자지를 비벼 대기 시작하면 위험한 상황이 찾아올 것 같아서 박래현은 마지막 선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새빨간 혀를 내밀어 기둥을 날름날름 핥는 선정적인 모습에 슬슬 참을성에 한계를 느꼈다.

박래현이 겪는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속으로 빨려 들어간 귀두 끝이 침으로 가득한 혓바닥을 지나 좁디좁은 목구멍 끝에 걸쳐졌다. 박래현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혼자서 미쳐 날뛰는 자지를 급하게 잡아 뺐다. 윤준영은 기둥을 잡아 위로 들어 올리고는 고개를 어슷하게 틀어 불알 한쪽을 입에 넣고 빨았다. 번질거리는 귀두를 손끝으로 자극하면서도 나른하게 풀린 눈은 여전히 박래현에게 고정된 채였다. 그의 귀뺨 한쪽이 붉은빛이 도는 물에 잠겨 마치 남자를 유혹해 바다로 끌어들이는 세이렌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형, 기분 좋아요?”

“응, 네 목구멍에 처박고 싶은데 참고 있어.”

윤준영은 퍼렇게 핏줄이 돋은 기둥을 잡고 불알과 기둥 사이에 입술을 문질렀다. 기둥에 뺨을 비비고 기둥을 잡아 자신의 턱과 목울대에 문지르는 모습을 보고 박래현은 질끈 눈을 감았다. 자지에 비벼지는 감촉도 감촉이지만 스스로 느끼는 듯한 윤준영 모습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으, 읏, 준영아, 그만하자.”

윤준영이 박래현 말을 들을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입을 크게 벌려 순식간에 기둥의 반 이상을 집어삼켰다. 예민한 표피가 혓바닥과 점막을 긁고 지나가 더 깊은 곳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뜨끈한 혀가 아무런 거부감 없이 기둥의 핏줄을 쓸어 올리자 박래현은 윤준영의 머리채를 휘어 감아서 얼굴을 성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땀과 물에 젖어 반짝이는 얼굴이 자지를 입에 물고서 순하게 따라왔다. 박래현은 끝까지 인내심을 발휘하여 2/3 정도만 집어넣은 상태로 허리를 움직여 축축한 입 안을 탐색했다.

젖은 혀가 기둥에 붙었다가 떨어지고 보드라운 점막이 표피를 스쳐 지나가면서 박래현은 좁아지는 구멍 속으로 조금씩 귀두를 밀어 넣었다. 귀두 끝에 목젖이 닿는 순간 비좁은 입구가 아찔하게 성기를 조여왔다. 그 감촉이 숨넘어가게 좋아서 더 즐기고 싶었지만 박래현은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여 매끈한 속살에서 성기를 잡아 뺐다. 눈꼬리에 눈물을 매단 채 끝까지 따라오는 백치 같은 얼굴을 왼손으로 꽉 잡아 멈추게 하고 자지를 완전히 빼 윤준영 뺨에 비벼 댔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에 사정액이 한 방울씩 뚝뚝 떨어져 내렸다. 이마와 뺨, 방금 자지가 드나든 붉은 입술에 희부연 사정액을 흘리면서 박래현은 극심한 희열을 느꼈다. 붉어진 얼굴에 흰 사정액이 퍽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박래현은 윤준영 얼굴에 정액을 펴 발랐다.

“윤준영이랑 제일 어울리는 게 뭔 줄 알아?”

“뭔데요?”

“너한테서 내 정액이 흘러내리는 모습.”

윤준영은 얼굴에 박래현 정액을 잔뜩 묻힌 채 전혀 동의하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박래현은 허리를 숙여 물살에 일렁이는 윤준영 등을 손으로 더듬다가 손을 더 아래로 내려 주름을 벌리고 들어갔다. 윤준영이 엉덩이 근육을 움찔거리자 박래현은 욕조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윤준영을 품에 안았다. 성기를 따라 잠수하려는 그를 어깨를 잡아서 못 하게 말렸다.

“준영아, 그걸로 충분해. 이제 네 안에 박고 싶어. 편하게 네가 움직여 봐.”

“더 해도 되는데.”

“나중에 별이 낳고, 네 목구멍이 끈적끈적해질 때까지 듬뿍 싸 줄게.”

윤준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상체를 일으켜 엉덩이 사이에 끼어 있는 자지에 주름을 문질렀다. 그는 박래현 어깨를 짚지 않은 손으로 웅장한 기둥을 잡아 구멍 입구에 대고 귀두 끝을 맞췄다. 부드럽게 풀린 밑이 확 벌어지더니 두꺼운 내벽이 기둥을 짜부라뜨릴 것처럼 압박해왔다.

“형, 뜨거운 물이 같이 들어와서 기분이 이상해요.”

“그래? 내 자지 말고 다른 건 들어가면 안 되는데.”

기둥이 반쯤 들어갈 무렵 윤준영은 기둥을 잡고 있던 손으로 박래현 뺨을 쥐고서 몸을 아래로 쿵 내리눌렀다. 거대한 성기가 점막을 헤치고 불룩하게 부어오른 전립선을 지나 단번에 아기집 근처까지 다다랐다. 꾸물꾸물 요도구로 파고드는 속살과 기둥을 조이는 내벽의 힘에 전율하며 박래현은 윤준영 허리를 틀어쥐었다.

“아, 아으윽! 흐읏.”

“윤준영, 괜찮아?”

“흐으, 형, 저 밑이 간지러워 미치겠어요.”

“너 혹시 알아?”

“흐, 뭐를요?”

“네 구멍이 나 미치게 하는 거….”

빼곡히 들어간 자지를 품고서 윤준영이 앞뒤로 몸을 움직였다. 물이 거친 소리를 내며 찰랑거렸고 결속된 부위는 격렬한 마찰에 뜨겁게 달궈졌다. 단단한 아기집 입구에 귀두가 비벼지면서 박래현은 잠시 신경이 마비된 것처럼 어질어질한 기분을 느꼈다.

“형, 사랑해요! 이 자지는 평생 제 거라고 해 주세요.”

“내 자지는 네 구멍 아니면 찾지도 않아. 윤준영 너도, 다른 사람 앞에서 구멍 벌리면 안 돼.”

윤준영은 극도로 흥분해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잘도 내뱉었다. 그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격하게 허리와 엉덩이를 움직였다. 박래현은 눈앞에서 자신이 만든 흔적을 가득 달고 흔들리는 젖꼭지를 입에 물고는 윤준영이 주는 쾌락을 즐겼다.

“으, 으응….”

윤준영 움직임이 거칠어지면서 자지를 조이는 내벽의 힘이 강해졌다. 드세게 밀려오는 압박에 기둥이 뿌리째 뽑혀 나갈 것 같은 아찔함을 느껴서 하마터면 젖꼭지를 물어뜯을 뻔했다.

“형, 흐, 흐윽, 아파요. 살살, 빨아요.”

뜨거운 물 온도와 성기가 비벼지면서 올라간 체온 때문에 두 사람의 얼굴과 몸은 발갛게 상기되었다. 철벅거리며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물 표면만큼이나 성기가 결합된 물속도 떠들썩하게 움직였다. 아래에서 위로 허리를 쳐올리던 박래현이 갑자기 윤준영을 물에서 건져 올렸다. 여기서 더 박았다간 윤준영 무릎에 멍이 들 것 같아서 침실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형, 왜요?”

발기한 자지에서 물을 질질 흘리며 윤준영이 당황해서 눈을 깜박거렸다. 다짜고짜 윤준영 입술에 입 맞추면서 박래현은 그를 목욕 수건으로 둘둘 싼 뒤에 번쩍 안아 들고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관으로 꾸며 놓은 곳에서 문을 열어 놓은 채 영화를 보고 있던 김정우가 재빨리 일어나서 박래현에게 다가왔다.

“상무님. 2층 침실 문 열어 드릴까요?”

“아니요, 됐습니다. 준영이가 먹게 체리랑 음료수만 침실 밖에 놓아두세요.”

“네.”

박래현은 윤준영을 안고 가벼운 걸음으로 2층 계단을 올라갔다. 박래현의 곧은 등을 타고 흘러내린 물방울이 화려한 조명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였다. 떡 벌어진 어깨와 완벽하게 균형 잡힌 몸에 타인의 시선이 꽂히는 줄도 모르고 박래현은 윤준영 이마에 쪽쪽 입 맞추며 2층 침실로 들어가 그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준영인 오늘 좋았겠다.”

“뭐가요?”

“물에서 섹스하니까 오줌 싸도 티가 안 나잖아.”

윤준영은 완전히 짜증 난 얼굴로 등을 돌리고 누웠다. 둥그런 배가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윤준영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박래현은 왼쪽 다리를 팔에 걸어서 들어 올리고는 아직 벌어져 있는 구멍에 귀두를 삽입했다.

“준영아, 사랑해. 형은 네가 오줌싸개여도 상관없어.”

“형, 사실 그거 오줌 아니래요. 너무 이상해서 직접 찾아봤어요.”

“오줌 아니면 뭔데?”

윤준영은 대단한 비밀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작게 목소리를 낮췄다. 박래현은 윤준영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자못 궁금해하며 허리를 움직여 내벽에 금을 긋듯 자지를 휘저었다. 윤준영은 허리를 떨며 미간을 구기다가 박래현이 움직임을 멈추자 입을 열었다.

“뭐 깊이 알 필요는 없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 자지가 너무 커서 그래요. 자지가 자꾸 그곳을 건드리니까… 아무튼 다 형 잘못이니까 앞으로 놀리지 말아요.”

극도로 흥분할 때만 물을 뿜는다고 했는데 윤준영은 임신 중기가 지나면서부터 식욕과 성욕이 왕성해져서 섹스할 때마다 물을 질질 흘렸다. 싸고 나면 부끄러워하면서도 할 때마다 싸니까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듯했다.

“자지 크기를 줄일 수도 없고 큰일이네.”

오줌싸개라고 놀릴 때마다 볼을 붉히며 쩔쩔매는 윤준영이 귀여웠는데 사실을 알아 버려서 서운했다. 박래현은 자기도 처음 안 것처럼 연극을 하며 내벽 깊숙이 성기를 박아 넣었다. 입구부터 부드럽게 열려 성기는 단번에 아기집 부근까지 도달했다. 윤준영이 어깨를 움찔 떨더니 이를 악무는 게 보였다. 박래현은 삽입한 성기를 돌려 전립선 부근과 아기집 입구를 거칠게 문질렀다. 뜨거운 혀로 물기가 남은 귓바퀴를 핥으면서 보석을 이로 짓씹자 윤준영이 깊은 신음을 토해 냈다.

“준영아, 엎드려 봐. 젖꼭지 만지면서 하고 싶어.”

윤준영은 순순히 두 다리를 벌리고 엎드려서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 자세를 취했다. 박래현은 윤준영 다리 사이에 무릎으로 서면서 윤준영의 허리와 볼기 부위를 꽉 붙들었다. 어서 들어오라고 벌름거리는 입구에 귀두를 문지르고서 오랫동안 참아 딱딱하게 뭉친 자지를 밀어 넣었다. 말랑해진 안을 젖히고 느릿하게 진입을 시도하는데 갑자기 자지가 안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자지 기둥에 찾아온 지독한 압박감에 희열이 몰려와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몸에서 땀이 났다. 박래현은 이를 악물고서 진입 속도를 최대한 늦췄다가 뿌리 끝까지 박아 넣은 뒤 엉덩이를 세게 짓쳐 올렸다.

“으, 으읏! 형, 거기, 거기 너무 좋아요.”

시트에 볼을 붙이고서 숨을 헐떡이는 윤준영을 눈에 담으며 박래현은 허리를 숙여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나오지도 않는 젖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심히 빨아 보았다.

“여기서 얼른 젖이 나왔으면 좋겠어.”

젖꼭지에 자극을 주면 마찰로 달아오른 내벽이 자지를 조여 물었다. 구멍에 빈틈없이 삽입된 자지 끝이 아기집을 긁으며 파고들자 윤준영은 더 버티지 못하고 상체를 무너뜨렸다.

박래현은 윤준영이 매트리스에 넘어지기 전에 그의 몸을 손으로 받치고는 그를 옆으로 눕혔다. 성기를 여전히 깊게 결합한 채로 팔을 뻗어 윤준영에게 팔베개를 해 줬다. 윤준영이 몸을 기대오자 박래현은 한 손으로 그의 장골을 붙잡고는 흥분으로 두두룩해진 내벽 근육을 기둥으로 짓이겼다.

오메가가 극도로 흥분하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항문 근육부터 시작해 내벽 근육 전체가 움직여 자지를 압박하며 조이는데 윤준영이 지금 그런 상태였다. 가해지는 압력에 성기가 다 녹아내릴 것 같은 쾌감을 느끼며 박래현은 동그란 귓바퀴를 이로 잘근거렸다.

“준영아, 하, 적당히 조여.”

자신이 엄청난 힘으로 성기를 졸라매는 줄도 모르고 윤준영은 팔베개해 준 쪽 손에 자신의 손을 깍지 끼고서 다른 손은 뒤로 돌려 박래현의 허벅지를 붙들었다. 살 기둥에 반으로 갈라진 두꺼운 근육이 도로 제자리를 찾기 위해 자지 전체를 속박하며 좁혀오는 감각에 눈앞이 아찔해졌다. 박래현은 저릿저릿한 쾌락을 오감으로 즐기다가 깊숙이 박아 넣은 성기를 비틀어 조금씩 뒤로 물렸다.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성감을 자극하는 건 매한가지여서 윤준영은 이러다 죽겠다며 몸을 떨었다. 절정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이번엔 속도를 빨리해 자지를 박아 넣었다. 두꺼운 속살에 푹 파묻힌 자지는 어둠 속에서 크게 맥동하는 곳을 찾아 그 끝에 두툼한 귀두를 비볐다.

“허, 허억! 형! 흐, 으읏!”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사납게 자지를 짓누르는 감촉에 박래현은 잠시간 멈춰서 호흡을 가다듬고 윤준영을 살폈다. 흐려진 시야에 이마와 목덜미, 가슴팍에 땀을 흘리며 숨차 하는 윤준영이 보였다. 손을 뻗어 윤준영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박래현은 박아 넣은 자지의 방향을 틀어 마지막 목적지에 정액을 쏟아부었다. 아기집 입구의 두툼한 점막이 살 기둥을 움켜쥐고 놓아 주지 않아서 박래현은 그대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흐, 흐윽! 하, 준영아.”

박래현의 넓은 어깨와 날개 뼈가 꿈틀거리더니 이어서 올라붙은 엉덩이와 단단한 허벅지가 터질 것처럼 팽창했다. 그의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 윤준영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지독한 오르가슴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박래현은 본능적으로 정액이 흘러내리지 않게 안을 꽉 막고서 욕심껏 가슴을 빨았다. 윤준영이 임신해서 고생하는 건 싫었지만 자신의 오메가 안에 씨를 뿌리고 싶은 본능마저 억제할 순 없었다. 아기집 부근에 뜨겁고 뭉근한 액이 퍼지자 윤준영이 사지를 부들부들 떨면서 동시에 절정에 이르렀다. 얼굴과 몸 전체를 복숭아색으로 물들인 채 벌어진 입술 사이로 앓는 듯한 신음을 내뱉는 윤준영을 넋 놓고 내려다보았다. 절정에 이르러 나른하게 퍼진 윤준영 얼굴을 보고 있자면 이 표정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욕구와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준영아, 괜찮아?”

“…괜찮아요.”

박래현은 그대로 윤준영을 안고서 그의 목덜미와 뺨에 끊임없이 입을 맞췄다. 물속에 오래 있었던 탓인지 아직도 윤준영을 안고 물속을 부유하는 것 같기도 했다.

“형, 힘들어요. 자지 빼요.”

이대로 아침까지 안에 머물고 싶었지만 박래현은 조심스럽게 성기를 빼고서 흘러나온 정액을 수건으로 닦아 냈다. 축 늘어진 팔과 다리를 주물러 주는 동안 윤준영은 기진맥진해져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윤준영을 씻기기보다는 그냥 재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박래현은 물수건을 만들어 와서 자신이 남긴 흔적으로 가득한 몸을 닦아 주었다. 그는 축축해진 시트를 보송보송한 시트로 갈고 나서 윤준영을 편하게 눕혔다.

깊은 잠에 빠져든 연인에게 이불을 덮어 주다가 문득 윤준영이 1시간 넘게 물을 마시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2층 응접실로 나갔다. 테이블 위에는 김정우가 갖다 놓은 체리와 생수병이 있었다. 박래현은 생수병과 별이에게 읽어 줄 동화책을 챙겨 침대로 다가갔다. 먼저 물을 입에 머금은 다음 윤준영을 깨우지 않고 입맞춤을 통해 물을 흘려 넣었다. 윤준영은 그렇게 넘겨준 생수를 잠결에 반 넘게 받아 마셨다. 충분히 물을 먹인 뒤에 박래현은 나머지 물을 마시고는 윤준영 옆에 누워 동화책을 펼쳐 들고 한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거의 다 읽어 갈 무렵 뭔가가 손바닥을 툭툭 찼다. 박래현은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 채 이불을 조심스럽게 내려서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배를 들여다보았다. 별이가 아빠 배 속에서 신이 났는지 불룩한 배 한쪽이 위로 쑥 올라갔다가 잠시 뒤 다른 쪽이 들쑥날쑥 움직였다. 그전에도 태동하는 모습을 자주 봤지만 오늘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형에게 인생은 메마른 사막이라고 했지. 형 앞에 펼쳐진 사막을 함께 건너 주는 낙타가 되고 싶어. 형이 편하게 쉴 오아시스를 발견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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