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길바닥에 튄 피는 유현재가 들고 있는 몬스터 시체에서 나온 것이었다. 보통 몬스터들의 사체는 게이트를 나오기 전에 따로 보관해서 운반하는데, 몰골을 보아하니 그럴 여유가 없던 모양이었다.
유현재가 내민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온몸에 얼룩덜룩하게 묻은 피 때문에 진한 비린내가 났다. 내 어깨를 감싼 채 차수현을 노려보는 유현재의 눈은, 어두운 밤 맹수처럼 형형하게 빛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국 전용 차량이 달려오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괜히 잘 싸우고 온 유현재가 오해받는 것은 피하고 싶었기에, 나는 일부러 녀석을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가자.”
유현재는 목석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몇 번 채근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유현재가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곧 천천히 멈추는 전투국 차량에 몬스터의 머리를 냅다 내밀었다.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곧바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량에 탑승해야만 했다.
차가 움직이고, 주저앉아 있는 차수현을 천천히 지나쳤다. 차수현은 여전히 우리를 끝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기분 나쁘다는 말로밖엔 표현할 수 없는.
“스토커 새끼.”
유현재가 중얼거렸다. 살벌한 표정과는 달리 좌석에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이 웃겼다.
“고생했어. 살아 돌아오느라.”
진심 섞인 칭찬을 해 주자, 유현재는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여행 가기로 했잖아.”
평소처럼 치근대는 말투였지만 나는 유현재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곳에서 살아 돌아온 이유가 나와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는 건, 어쩐지 좀 낯간지러운 느낌이었으니까.
유현재는 맹목적이라는 말로밖엔 설명할 수 없을 태도로 나를 대했다. 평범한 인간 대 인간이었다면, 나는 분명 이것을 사랑이라 명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유현재는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한 편의 영화 주인공 같은 사람이었다. 분명히 내 앞에서 말하고, 울고 웃지만, 닿을 수는 없는 다른 차원의 존재. 함께 감정을 느낄 순 있어도 정신을 차려 보면 크레딧이 내려가고, 그의 인생은 내 앞에서 사라질 것 같은 허무한 느낌.
그랬기에 나는 언제나 이 세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유현재가 자라는 동안 그를 내 입맛대로 다루었고, 정해진 미래를 이용했다. 마치 게임을 할 때 치트키를 사용해서 캐릭터들을 마음대로 조종해버리는 느낌. 다루기는 쉬워도 영원히 성취할 수는 없는 것. 그렇게 얻은 상대의 마음을 진심이라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의 묘약을 먹인 마녀가, 종래에는 그의 진짜 사랑을 받지 못해 미쳐버리는 것처럼. 내겐 이곳의 사람들이, 유현재가 늘 그런 존재로 느껴졌다.
나는 어색하게 유현재의 눈길을 피했다. 너무 어색했기 때문에 유현재도 금방 눈치챘을 것이었다. 다행히 유현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은 의외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전투국 직원이 깨 주었다.
“방금 그분, 국장님 조카분 아니었나요?”
“맞아. 차수현이랬나.”
우리 대신, 운전을 하고 있던 다른 직원이 대답했다.
“그냥 내버려 두고 와도 되나.”
“본부장님도 내놨다고 하던데, 그냥 모른 척하는 게 낫지.”
“아무리 그래도 높으신 분 조카라.”
“됐어. 우리 같은 놈들이 모른 척 좀 했다고 족치기야 하겠어?”
무심하게 그런 말을 내뱉고서야, 운전을 하던 직원은 머쓱하게 백미러로 우리 눈치를 봤다. 나는 일부러 그 눈길을 피했다. 그건 유현재도 마찬가지였다.
*
아버지는 피에 절여지긴 했어도 비교적 멀쩡한 유현재를 보고 살짝 인상만 찌푸렸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게이트 토벌전에 참가한 대한민국 최연소 랭커가 탄생한 순간이었지만 집 안에 냉기만 감돌았다.
“게이트 어땠어?”
“음.”
유현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라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으스스했어.”
“그리고?”
“뭔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어. 괴물들 말고는.”
“나무라든가 이런 것도 없었어?”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질문이었다. 유현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홀 속에 빠진 기분이었어.”
“거기서 몬스터들을 다 잡았다고?”
유현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놓고 티 내진 않았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재수 없는 놈. 태어나길 먼치킨으로 태어났으니 당연하겠지. 나라면 그냥 그 앞에서 죽은 척했을 거다.
“체술이 먹히긴 해?”
“응. 그래도 딱 한 번 죽을 뻔했어.”
“뭐?”
“처음 마주쳤을 때. 학교에서 배우던 거랑은 많이 달랐거든.”
“그래도 알아서 다 해결했나 보네.”
“네 생각 했더니 괜찮았어.”
하 씨발. 이 자식 판타지가 아니라 로맨스 남주 아냐? 나는 괜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앞머리를 헝클였다.
너무 길들여놨다.
*
차수현은 불법적으로 마나를 쓴 사실이 적발되어 (그러니까 미성년자에게 힘을 쓴 죄로), 기사 1면에 제대로 박혀버렸다. 대충, ‘차혜련 전투국장 조카, 불법 능력 사용으로 적발’ 따위의 내용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보고 속이 시원하다거나 고소하다기보단, 어쩐지 조금 초조했다. 유현재도 그런 나를 느꼈는지 차수현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내가 차수현에 의해 온몸에 주렁주렁 상처를 매달고 오자 조금 충격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아버지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이 특히나 우스웠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했던 이유는, 단순히 그다음 주에 바로 있었던 유도현의 기일 때문이라는 걸 나는 금세 눈치챘다.
유현재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유도현이 안치되어 있는 현충원에 다녀왔다. 유도현의 기일이 되면 유현재가 많이 울적해한다는 걸 알아서 나는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름만 형이지 사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타인이나 다름없는 유도현의 죽음이 내겐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저 이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겪은 큰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제 방에 틀어박힌 유현재를 어떻게 달래 주나 하는 생각만 했다. 왜냐면 나는 지금의 유현재가, 유도현에게 진 마음의 빚 때문에 유찬희를 냉정하게 버릴 수 없었던 원작의 그 유현재와는 다르길 바랐으니까.
유도현으로 인해 유찬희에게 부채감이 심했던 유현재는 유찬희가 죽고 나서도 그를 마음껏 미워하지 못했다. 지역구가 통째로 반파당한 에피소드에서도 유현재는 유찬희의 아버지와 어머니만은 구해 줬으니까.
유현재는 침대 위에 웅크려 앉아 있었다.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 모습에, 픽 웃음이 났다.
유현재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끝이 살짝 처진 눈망울이 지는 노을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투명한 코끝은 아주 조금 빨갰고, 그건 유현재를 유독 열일곱 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나는 유현재의 차분한 검정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울기는.”
유현재는 따로 부정하지 않고, 대신 침대에 앉은 채 내 허리를 끌어안았다. 이런 식의 스킨십이 더 이상 놀랍진 않았지만, 여전히 마음이 이상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있잖아, 찬희야.”
“응.”
“난 네가 슬퍼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 슬퍼.”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뭐랄까,”
“…….”
“형이 네 슬픔을 뺏어간 것 같아.”
아까까지만 해도 이상하리만치 묘하던 심장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내가, 조금 원망스러웠다.
내가, 네가 알던 유찬희가 아니란 걸 알면 너는 뭐라고 할까? 내 삶을 위해 네 인생을 바꿔버린 거라고 말해 보면? 그러면 그때도 너는 이렇게 다정하게 내 허리를 안아 줄까.
*
자잘한 에피소드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원작 소설에도 유현재의 각성은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다. 유찬희가 죽지 않은 이 시점에서 나는 유현재가 어떻게 각성할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설마 영원히 하지 않는 걸까? 그러면 세계는 누가 구해? 그런 허황된 생각도 들었다.
나는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빠졌다. 평일 오후라 집 근처 산책길은 인적이 드물었다. 유현재가 있다면 찬희 또 하루 종일 생각하는 중이라고 했겠지.
몸에 있던 멍이 거의 사라져서 나는 내일부터 다시 등교를 하기로 했다. 그렇잖아도 집에만 처박혀 있느라 슬슬 숨이 막히던 차였다. 뿐만 아니었다. 그 일 이후로 차수현에게서 계속 연락이 왔다. 원래도 유찬희에게 관심이 많던 차수현이었지만 빈도가 예전과 달랐다.
“개새끼.”
나는 거칠게 수신 거부를 슬라이드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괜히 이런 것도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문득 조금 오한이 들었다. 집에 가야겠다. 생각을 마치고 나는 집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 들어오고도 한참 오한이 지속됐다. 기분 나빴다. 약이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구급상자가 있는 유현재의 방에 들어갔다. 유현재의 방은 내 방과 달리 지나치게 깔끔했고, 또 이상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다.
막 구급상자를 찾아 감기약을 꺼내려는 순간, 유현재의 책상 한구석에 있는 짙은 색깔의 양장본이 눈에 띄었다. 아주 낡았고, 아주 더러웠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책을 들었다.
알 수 없는 외국어 원서였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알고 있었다.
원작 소설에서 유찬희가 수 개월간 구한 책.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던 비밀스러운 금단의 서.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손끝이 떨려왔다. 이걸 왜 유현재가 가지고 있는 걸까.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강령술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고, 그 방법을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원작의 유찬희가 잔인하게 죽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생각을 해야 해.
하지만 생각만 해서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곧 유현재가 귀가한다. 그냥 물어보는 게 나을까? 온갖 생각이 드는 와중에, 급작스럽게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나는 그제야 방으로 들어온 것이 차수현이라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노랗게 탈색한 머리카락의 뿌리 부분이 검게 자라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따로 손질도 하지 않은 터라, 차수현은 어쩐지 좀 퀭해 보였다. 하지만 얼굴에 떠 있는 그 재수 없는 웃음만은 여전해서 나는 녀석이 또 한바탕 시비를 걸러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누가 들어오랬냐?”
“얼굴 좋아 보이네.”
차수현은 좀 정신이 나가 보였다. 얼마 전이 유도현의 기일이었던 것이 한몫했겠지만. 차수현은 며칠 잠을 못 잔 사람처럼 제 미간을 꾹꾹 눌렀다.
“너도 싫어하는 놈 팔자 꼬이면 얼굴 좋아지지 않겠냐?”
차수현은 반응하지 않았다. 여전히 웃는 그 낯짝에 나는 살짝 소름이 돋았다.
“그렇긴 하지.”
차수현은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내 앞으로 내던졌다. 두 동강 난 신용카드 몇 장이었다.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나온 소감은 어때?”
“너도 잘 알잖아?”
“난 너처럼 가십 기사엔 나와 본 적이 없어서.”
“유감이네. 난 자주 봤었는데.”
차수현이 천천히 내 방 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처음 집들이를 온 사람이 구경하는 줄 알 정도로, 차수현은 내 방의 물건을 꼼꼼히 살폈다.
“그거 알아?”
차수현이 방에 꽂혀 있는 만화책을 손으로 훑다 입을 뗐다.
“너, 네 형이랑 똑같아.”
나는 눈썹에 힘을 줬다.
“…형제니까.”
“생긴 것만 그런 줄 알아?”
차수현은 손끝에 닿아있던 만화책을 가볍게 꺼냈다.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습관, 말투.”
“…….”
“심지어 사용하는 향수까지. 소름끼치게 똑같아.”
“…장난치지 마.”
“장난?”
차수현이 날 똑바로 쳐다보았다.
“장난이라고 해 주길 원해?”
커다란 몸이 내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햇빛 때문에 역광이 드리워졌다.
“볼 때마다 생각했지. 날 괴롭히는 건가? 놀리는 건가?”
“…….”
“아냐. 넌 그냥 유도현이야. 그렇지 않고선 설명이 불가능해.”
“헛소리 그만….”
차수현이 내 머리채를 잡고 입술을 부딪혔다. 혀가 밀려들어오려는 순간, 나는 온 힘을 다해 녀석을 뿌리쳤다. 이가 부딪힌 탓에 입가가 찢어져 피가 흘렀다.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나는 혼란스러웠다. 차수현의 말이 진짜일까? 녀석은 적어도 유도현에 관련해서는 장난을 치거나 거짓말을 하는 놈은 아니었다.
“형이지?”
차수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다급하게 뒷걸음질 쳤다. 차수현의 눈에 언뜻 이상한 빛이 보였다.
“형, 형. 나 수현이야.”
“가까이 오지 마.”
차수현이 내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 뿌리치려 했지만, 악력이 너무나도 강해 금방이라도 손목이 으스러질 것 같았다. 차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내려 내 손목에 코를 박았다.
“형 냄새가 나.”
“씨발, 꺼져. 변태 새끼가.”
나는 팔목이 부러질 각오로 발버둥을 쳤다. 차수현은 급기야 능력을 써 내 사지를 포박했다.
“어떻게 십 년을 모른 척하고 살아올 수가 있을까? 형이?”
“이거 안 풀어? 씨발 새끼가!”
“그냥 손발을 잘라서 방에 가둬버릴까? 그게 나을 것 같아.”
“야! 차수현!”
“조금만 아프고 말 거니까.”
“유현재!”
나도 모르게 유현재의 이름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나약한 나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유현재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게, 이 다급한 순간에도 울컥 짜증이 치솟을 정도로 화가 났다. 그래서 더욱더 절박하게 유현재의 이름을 불렀다.
차수현은 천천히 내 숨통을 옥죄어왔다. 내 계획에 이런 결말은 전혀 상정되어 있지 않았다. 살아날 출구가 필요했다. 유찬희의 사망 요소가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됐다. 이렇게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마음과, 곧 죽을 것이라는 본능적인 두려움이 부딪혔다. 호흡이 모자랐다. 숨구멍이 모두 막힌 것 같았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사지에 한 번 더, 마지막으로 힘을 주었다. 차수현의 표정은… 정말 가관이었다.
시야가 점멸했다. 뒤늦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찬희야! 하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죽음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짜니야!”
나는 눈을 번쩍 떴다. 투명한 피부, 단정한 검정 머리, 예쁘장한 이목구비. 여덟 살 꼬마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
나는 천천히 내 몸을 더듬었다. 작았고, 익숙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쓰러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차수현에게 목이 졸리고 있었다. 세이브를 하지 못한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내 인생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있었다. 순간 파도처럼 감정의 소용돌이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것이 여덟 살짜리 꼬마가 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발산이었기 때문이었다. 유현재의 낯빛이 파랗게 질렸다. 나는 계속 울었다. 울면 해결이라도 될 것처럼.
그렇게 두 번째 유찬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