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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250화 (250/284)

레벨업 머신 250화

생체 병기(2)

“크흠. 뭐… 일단 그런 것으로 하죠?”

영식은 박철태에게서 시선을 슬쩍 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이, 이….”

정소림은 붉으락푸르락 해진 표정 으로 가늘게 몸을 떨었다. 기가 차 서 말이 나오지도 않는다는 표정이 었다.

박철태는 야차처럼 일그러진 그녀 의 표정에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숙였다.

“하하하! 철태 오빠는 소림이 언니 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하아... 내가 어쩌다 저런 놈을 좋아하게 돼서.”

정소림은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입 가에 지으며 영식 쪽으로 시선을 옮 겼다.

“나도 이번 기회에 영식 씨 애인

멤버에 지원해 볼까?”

“예?”

“왜요? 티리아나 아라, 루시아에게 는 비할 수 없지만 어디 가서 외모로 꿀리지는 않을 자신은 있는데요?”

“그, 그건 안 되네!”

박철태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정소림은 히죽 미소를 지으며 가늘 게 눈을 떴다.

“왜? 잡은 물고기를 풀어주기는 싫 은 거야?”

“그, 그런 게 아닐세. 으으….”

“호호호. 저 덩치에 이런 성격이라

니… 뭐, 그래서 좋아하는 거지만.”

정소림은 다급한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박철태의 머 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들의 훈훈한 분위기에 영식은 피 식 웃음을 흘렸다.

“그보다 락테온. 네게는 미안하지 만 오늘 찾아온 건 따로 이유가 있 어서야.”

[마스터의 명령이라면 뭐든지 따르 겠다고 알림.]

“뭐... 명령이랄 건 아니야. 최근 기체 점검도 하지 못했고, 이번에 새로 구한 물건이 있어서 널 업그레 이드 시켜주려고.”

[그 업그레이드 이후에 본 기체는 지금보다 더 큰 스펙의 성능을 가지 게 되는 거냐고 물음.]

“맞아. 정확히는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본 기체도 업그레이드를 받고 싶다고 의견을 표함. 더욱 강해 져서, 마스터의 도움이 되고 싶음.]

자신의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 영식은 뭔가 가슴이 찡해지는 것 같은 감동을 느꼈다.

루시아가 자신을 사랑한다며, 뭐든 지 바치겠다는 말을 했을 때와는 다 른 느낌의 감각이었다.

‘효도를 하겠다는 자식을 보면 이 런 기분일까.’

영식은 손을 뻗어 락테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일단 창고로 가자. 여기 벽 이 단단하기는 하지만… 가구는 그 렇지 않으니까 말이야.”

[알겠다고 알림.]

영식은 락테온과 함께 업그레이드 에 필요한 재료가 쌓여 있는 창고로 향했다.

따로 할 일이 없는 듯 유나와 채 린, 박철태와 정소림도 그의 뒤를 따라 창고로 따라왔다.

“여기 가만히 누워 봐.”

영식의 말에 따라 기다란 금속판에 락테온이 몸을 눕혔다.

뒤에서 그걸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 던 유나가 물었다.

“업그레이드라는 게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거야?”

“지금 락테온에게 창조주의 코어를 넣는 거야.”

“차, 창조주의 코어…?”

왠지 위험한 느낌이 풀풀 풍기는 그 단어에 유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위험하지. 기체 성능이 버틸 수 없을 배터리를 집어넣는 것과 다름 없으니까.”

비유하자면 110볼트 전압으로 가 동하는 기계에 억지로 220볼트를 홀려 넣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실제로는 그것과 비교하기 힘들지만.’

지금 락테온을 가동하고 있는 코어 와 창조주의 코어를 비교한다면 간 이 발전기와 핵융합 발전기 정도의 에너지 차이가 있었다.

아무 생각도 없이 코어만 갈아 낀 다면 락테온의 몸이 그대로 폭발할 것이 분명한 상황.

“자, 잠깐. 괜찮겠어? 그러다가 혹 시 락테온이 죽기라도 한다면….”

[본 기체는 아무 상관없다고 알림. 향후 인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는 강력한 전력을 갖추는 것은 필 수불가결한 일임. 마스터에게 도움 이 되기 위해서는 이 정도 위험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음.]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 나도 아무 생각 없이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건 아니니까.”

영식으로서도 락테온에게 위험부담 이 큰 업그레이드를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가 락테온에게 업그레이드를 제 안한 이유는 그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이라면 제어할 수 있어.’

그가 가지고 있는 창조주의 코어.

그 안에 담긴 막대한 에너지를 제 어하는 것과 동시에 락테온의 내부 부품의 내구도를 강화시키는 것.

과거의 그라면 엄두를 내기 힘든 고도의 작업이었지만 지금이라면 가 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내부 부품의 내구도를 강화할 만한 재료도 넘치게 있고, 코어의 에너지 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있어.’

코어가 완전히 내부에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만 에너지 폭주를 막 으면 문제없이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차하면….’

영식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유나에게 ‘자신 있다’라고 말 한 이유의 근간.

‘역장을 사용하면 돼.’

만약 최악의 경우 에너지 제어를

듣지 않고 코어의 에너지가 폭주하 려고 한다면 역장을 사용하여 코어 의 기능을 아예 강제로 정지시켜 버 리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업그레이드는 물 건너가겠지만 락테온의 목숨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도박이긴 하지.’

성공한다면 락테온은 지금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질 것이다.

실패한다면 그의 목숨을 잃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가 지고 있는 창조주의 코어가 다시 가 동을 멈출 것이다.

코어를 한 번 가동시키는데 드래곤 하트의 모든 마력이 소모되었으니 다시 코어를 가동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리라.

‘루크델라를 죽일 수도 없는 노릇 이고 말이지.’

지금 루크델라는 말 그대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노다지였다.

드래곤 하트를 얻기 위해 그를 죽 인다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선택 이었다.

“최악의 경우라도 네가 죽는 일은 없을 거야. 그건 내가 무슨 수를 쓰더 라도 막을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마스터는 항상 불필요한 부분에서 너무 친절하다고 알림. 본 기체는 마스터의 무기. 강화 도중 기능이 정지할 위험성 정도는 감수해야 한 다고 알림.]

“아냐.”

영식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 었다.

“넌 무기가 아냐, 락테온.”

[…….]

진심이 담긴 그의 목소리에 락테온 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옆으 로 돌리며 녹색 눈을 빛냈다.

[마스터의 지금 말은 너무 오글거 려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알림.]

“하하. 나도 말하고 좀 부끄럽기는 했지만...”

확실히 직접 입으로 내뱉기에는 창 피한 말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영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락테온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꼭 말해주고 싶었던 말이었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던 알 수 없 는 응어리가 살짝 풀린 기분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브의 얼굴이 그의 머 릿속에 떠올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냥 아무 감정도 없는 꼭두각시 병기로 살 걸 그랬네요.

영식은 이브에게 그렇지 않다, 라 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이브가 몸을 돌려 떠 나갈 때까지 영식은 그에게 그 말을 해주지 못했다.

‘어쩌면 그때의 일을 계속 후회하 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마지막까지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하 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일 수도 있었다.

아니면….

‘기억이 나지 않는 과거에서부터 후회하고 있었던 일일 수도 있고.’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서 명확한 설 명을 할 수가 없었다.

영식은 복잡해 가는 생각을 머릿속 에서 지우기 위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시작할게.”

영식은 인벤토리에서 주먹만 한 코 어를 꺼냈다.

코어를 꺼내자 주변에 강렬한 에너 지의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농밀한 에너지의 결정을 바로 근처 에서 본 유나는 긴장에 찬 표정으로 마른 침을 삼켰다.

-철컥.

[인간형 기계 병기의 업그레이드를 실시합니다.]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재료를 확 인해 주세요.]

영식은 코어를 락테온의 가슴 쪽에 가져다 대었다.

[해당 에너지원은 S급 인간형 기계 병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계속해 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시 기체 파 손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시 겠습니까?]

“그래.”

영식은 귓가에 들리는 경고음에 망 설임 없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코어 변환, 내부 부품 변환을 실 시합니다.]

-철컥 철컥.

락테온의 명치 아랫부분이 열리며 주먹만 한 구멍이 드러났다.

영식은 그곳을 향해 코어를 집어넣 었다.

-파지지지직!

락테온의 몸을 타고 푸른 스파크가 뿜어져 나왔다. 강렬한 에너지의 격 류에 락테온의 몸이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제어.’

영식은 강렬하게 휘몰아치고 있는

에너지의 격류를 제어했다.

-치익.

-고속 연산을 개시합니다.

락테온의 몸에 퍼져나가는 에너지 의 흐름이 시각 데이터로 표시됐다.

강렬한 에너지는 락테온의 몸을 당 장이라도 박살 낼 것처럼 거칠게 휘 몰아치고 있었다.

“강화.”

에너지의 제어와 동시에 락테온의 내부 부품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 둔 금속 코어와 각종 재료들이 푸른빛으로 변해 락테온의 몸에 스며들었다.

[마스, 터….]

“쉿. 지금은 말하지 마.”

락테온은 전신에 몰아치는 압도적 인 힘에 불안에 찬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할 수 있어.’

영식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홀러내 렸다.

루크델라와 바둑을 뒀을 때와 같은 무시무시한 연산이 그의 머릿속에 이루어졌다.

뜨거운 인두를 관자놀이에 쑤시고

있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천천히. 조급해하지 말고.’

계속해서 다급해지려는 마음을 다 스렸다.

에너지의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녹 아내리고 있는 락테온의 몸에 새로운 금속 장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래된 살이 녹아 사라지고, 그 안 에서 새로운 살이 돋아나는 것과도 같은 모습.

‘원래라면 엄청난 통증을 느끼겠지 만….’

다행히 락테온은 고통을 느끼지 못 했다.

영식은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 며 에너지 제어를 이어갔다.

그때 였다.

[아윽... 으으으으….]

락테온의 입에서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끔찍한 고통을 필사적 으로 견디고 있는 듯한 신음.

영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설마 너….”

[보, 본 기체는 괜찮다고 알림.]

말과는 달리 전혀 괜찮지 않아 보 이는 목소리였다. 영식의 표정이 거 칠게 일그러졌다.

‘고통을 느낄 수 있게 되었어.’

어째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서 고통을 느 낄 수 있는 기능이 그에게 생겨나 버렸다.

‘참아다오.’

락테온이 고통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던 일.

영식의 표정이 초조함에 물들었다.

‘조금 더 빠르게.’

코어에서 뿜어지는 에너지의 흐름 을 제어한다.

락테온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흘려 그의 신체를 적응시 킨다.

비유를 하자면 지금 영식은 하나의 변압기가 된 것과 같았다.

영식의 머리가 점점 더 뜨거워졌다.

아득할 정도의 연산을 반복하고 있 는 그는 당장에라도 정신을 놓아버 릴 것만 같은 열기를 느꼈다.

‘조금만 더.’

내부의 모든 부품들이 새롭게 만들 어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그 부품과 코어의 에너지와 조화를 이 룰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뿐.

영식은 연산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

올리며 에너지 제어를 이어갔다.

?띠링.

[인간형 기계 병기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습니다.]

[코어에 맞추어 인간형 기계 병기, ‘락테온’ 기체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정신 명칭이 인간형 기계 병기에 서 인간형 생체 병기로 변경됩니다.]

『락테온’ 기체의 등급이 S등급에서 SS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락테온’ 기체의 등급이 SS등급에 서 SSS등급으로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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