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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212화 (212/284)

레벨업 머신 212화

드래곤 슬레이어(2)

‘이건 피할 수도 없잖아.’

피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아니었 다.

영식은 플라즈마 배리어를 만들며 길드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다들 방어 스킬을 사용해!”

-쿠웅 철컥, 철컥, 철컥!

영식의 외침과 동시에 카르가스의 몸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요란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철벽의 수호!”

길수는 방패를 땅에 박아 넣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그의 등 뒤로 거대한 성벽이 나타 나듯 푸른색 장막이 펼쳐졌다.

길드원들과 살바토르 길드 근처에 있던 소환자들은 길수가 만들어낸 방패 뒤로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콰아아아아앙!

카르가스의 몸에서 수백 발의 미사 일이 쏟아졌다. 강렬한 열폭풍이 주 변을 뒤흔들었다.

“아아아아악!”

폭발에 휩쓸린 소환자들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끔찍한 열에 피부가 녹아내리며 혈 관과 내장이 드러났다.

살이 타들어가는 매캐한 냄새가 사 방에 풍겼다.

지옥 속에 떨어진 것 같은 그로테 스크한 장면이었다.

“아아….”

티리아는 여덟 장의 날개를 펼쳐 길드원들을 보호하면서도 안타까운 탄성을 흘렸다.

길드원은 어찌 지킬 수 있었지만 다른 소환자 모두를 구할 순 없었 다.

사람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근접에 서 본 그녀는 충격을 받은 듯이 몸 을 떨었다.

이제까지 사람이 죽는 모습에는 익 숙해졌다고 생각했던 그녀였지만 사 람의 형체가 녹아내리며 내부 장기 들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 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읍!”

그런 역겨움은 티리아만 느낀 것이 아니었다.

다른 길드원들도 역겨움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입에 손을 올리며 헛구 역질을 했다.

“마인드 스테이블라이즈!”

혼란에 빠진 길드원들을 바라보며 한성이 마법을 사용했다.

외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아 닌, 혼란에 빠진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진 마법이었다.

한성에 마법을 받은 길드원들은 한

결 나아진 표정으로 영식을 향해 고 개를 돌렸다.

영식은 카르가스를 바라보며 생각 에 잠겼다.

‘카르가스가 창조주의 손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면….’

카르가스의 머릿속에 블랙큐브가 박혀 있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 이제까지의 패턴을 생각했을 때 블랙큐브를 통해 카르가스를 조 종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리라.

‘기회를 만들어야 해.’

영식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지금 카르가스의 모습은 지성이 완 전히 사라진 짐승과도 같은 모습이 었다.

루시아처럼 블랙큐브의 지배에 저 항하며 스스로 전투를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카르가스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만든 후 영식이 접근하여 블랙큐브 의 조종 권한을 자신에게 돌려놓는 것뿐이었다.

“다들 큰 기술을 준비해 주세요. 동시에 한곳을 노려서 공격하겠습니 다.”

영식의 말에 길드원들은 굳은 표정 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100미터에 달하는 거구를 지닌 카 르가스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서 는 넓게 공격을 퍼뜨리는 것보다 한 점을 노려서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영식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 다.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해야 했다.

“하아! 하아!”

“언니!”

레비아탄 길드는 박시아의 힘으로 공격을 잘 막아냈는지 죽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한울 길드도 서강준의 도움으로 카 르가스의 포격에서 살아남은 것이 보였다.

‘좋아. 아직 싸울 수 있어.’

카르가스의 포격에서 살아남은 소 환자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영식은 카르가스의 공격이 더 이어 지기 전에 그에게 공세를 취할 결심 을 했다.

“모두 준비는 끝나셨나요.”

영식은 길드원들을 향해 고개를 돌 렸다.

큰 기술의 준비를 마친 길드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목표는 왼쪽 날개입니다.”

영식이 생각한 계획을 위해서는 카 르가스의 움직임을 봉쇄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두 날개를 사용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 요했다.

-철컥.

-치이이이익!

목표를 정한 영식은 망설임 없이 슈트를 입었다.

힘을 아끼고 있을 만한 상황이 아 니었다.

전력을 다해서 카르가스의 기세를 한 풀 꺾어두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피해가 커질 것이다.

‘그래서는 곤란하지.’

대륙 연합군의 최종적인 목표는 카 르가스를 잡는 것이 아니었다.

카르가스는 북방 정벌을 위해 넘어 야 하는 장애물에 불과했다.

카르가스를 죽이는 데 필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됐다.

“가자, 루시아.”

“예, 주인님.”

-지이이잉.

루시아는 라이트 세이버의 칼날을 뽑아내며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카르가 스를 바라보았다.

-쿠우우웅!

바닥이 폭발하듯 터져나갔다.

영식과 루시의 몸이 한 줄기 빛살 이 되어 카르가스를 향해 쏘아졌다.

“아앗! 먼저 가지 말고 좀만 기다 려!”

너무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영식과 루시아의 뒤를 따라 유나와 박철태 가 다급한 표정으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그들을 엄호하듯이 티리 아의 공격이 카르가스를 향해 쏘아 졌다.

“천사의 군세!”

그녀의 등 뒤에 펼쳐진 여덟 장의 날개가 빛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달 리 여덟 장의 날개 모두 선명한 빛 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날개에서 수백 장의 깃털이

뿜어져 나왔다.

강력한 마력을 머금은 깃털들이 한 곳에 모여 카르가스의 왼쪽 날개를 노리고 쏘아졌다.

“후우.”

티리아에 이어 아라의 공격이 준비 됐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 쉬며 아이리스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지팡이에서 무시무시한 열 기가 뿜어져 나오며 반대로 원통 안 에 있는 공기는 얼어붙을 정도로 차 가워졌다.

원통에 손을 올려 냉기를 홉수한 아라는 순수한 냉기만으로 이루어진 마력으로 마법을 캐스팅했다.

“블리자드 (Blizzard).”

지팡이를 통해 들어온 순수한 냉기 의 마력은 이제까지 그녀가 펼칠 수 없었던 영역의 마법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주변에 휘몰아치는 열기를 모두 한 순간에 잠재워 버릴 듯한 냉기가 주 변에 휘몰아쳤다.

사람 크기만 한 얼음 조각이 카르 가스를 노리고 쏟아져 내렸다.

“크르르르르!”

심상치 않은 공격에 카르가스의 시 선이 살바토르 길드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살바토르 길드 에 옮겨진 것도 잠시, 다른 곳에서 쏘아진 공격이 카르가스를 덮쳤다.

“수룡의 진노!”

“스톰 와이어.”

박시아와 서강준의 공격이 고개를 돌린 카르가스의 머리에 작렬했다.

카르가스는 그 거대한 육체를 비틀 며 고통에 찬 울부짖음을 홀렸다.

“크롸롸롸롸롸라!”

카르가스의 시선이 서강준과 박시 아를 향해 옮겨졌다. 영식과 루시아 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카르가스의 왼쪽 날개에 달라붙었다.

“아도니스 디 리베리에!”

보라색 마력이 그녀의 전신에서 솟 구쳤다. 왼쪽 날개에 달라붙은 루시 아는 두 손으로 검을 움켜잡은 채 장작을 패듯 검을 내려찍었다.

-콰득!

붉은 비늘과 금속이 섞인 카르가스 의 날개 뼈에 그녀의 검이 파고들었 다. 카르가스의 날개 뼈가 크게 갈 라졌다.

- 화르르르륵!

-치이이익!

“읏!”

갈라진 어깨뼈에서 검붉은 피가 뿜 어져 나왔다.

카르가스의 피에 닿은 루시아의 피 부가 새하얀 연기를 피어오르며 타 올랐다.

루시아는 피부가 타들어가는 고통 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몸을 뒤 로 뺐다.

“주인님! 조심하세요! 피에 닿으면 안 돼요!”

“괜찮아.”

그녀의 경고에 영식은 블레이드를

들어올렸다. 녹색으로 빛나는 블레 이드의 칼날이 드러났다.

드래곤의 피에 몸을 불태우는 열기 가 담겨져 있다면, 에너지 분해를 사용해 그 안에 담긴 힘을 모두 분 해시키면 될 문제였다.

영식은 루시아의 공격으로 갈라진 날개 뼈에 블레이드를 쑤셔 넣었다.

“발검.”

-철컥!

30센티에 불과한 블레이드의 칼날 이 길게 늘어났다.

하지만 길게 늘어났다고는 해도 그 길이는 고작 1미터.

카르가스의 크기를 생각했을 때 이 쑤시개로 팔을 잘라내려는 듯한 모 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플라즈마 커터.’

영식 또한 이 정도 길이의 검으로 카르가스의 날개를 잘라낼 수 없다 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블레이드의 날을 타고 초고열의 플 라즈마 커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 다.

“크롸롸롸롸롸뢰!”

카르가스는 날개가 잘려나가는 고 통에 거칠게 몸을 비틀었다.

그런 카르가스를 향해 서강준과 천 태황, 강하린이 달려들어 그 움직임 을 봉쇄했다.

“크윽! 영식 군! 빨리 날개를 자르 게!”

몸을 비틀려는 카르가스의 움직임 을 넓게 펼친 와이어로 봉쇄한 서강 준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흘러나 왔다.

카르가스의 거체를 막는 것은 최강 의 소환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에게 도 벅찬 일이었다.

서강준의 입을 타고 검붉은 피가 쏟아졌다.

“쿨럭! 이대로면 얼마 버티지 못 해!”

“조금만 기다리세요.”

영식은 서강준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재빠르게 블레이 드를 움직였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 내뿜은 플라즈 마 커터로도 카르가스의 날개는 쉽 사리 베이지 않았다.

‘너무 단단해.’

에너지 분해 기술이 들어간 블레이 드의 날은 카르가스의 날개 뼈를 차 근차근 갈라내고 있었지만 플라즈마 커터는 달랐다.

플라즈마 커터는 단단한 카르가스 의 날개 뼈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 지 못하고 있었다.

‘블레이드로는 날개를 자를 수가 없는데.’

발검을 사용한 블레이드의 길이는 고작해야 1미터. 거대한 날개를 자 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길이였다.

?치이이이익!

블레이드에 베인 상처에서 카르가 스의 피가 쏟아졌다.

영식은 재빠르게 블레이드의 칼날 을 쏟아지는 피에 가져다 대었다.

블레이드의 칼날에 닿은 카르가스 의 피가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응…‘?”

칼날을 방패삼아 조금씩이지만 날 개를 베어나가던 영식의 표정에 의 아함이 서렸다.

카르가스의 피에 담긴 에너지를 블 레이드로 분해하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플라즈마 커터 가 점점 더 짙은 열기를 뿜어내며 그 위력이 강해지는 것이 보였다.

‘뭐지?’

영식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점점 더 짙은 열기를 뿜어내는 플라 즈마를 바라보았다.

이미 자신은 전신의 에너지를 쥐어 짜내 플라즈마 커터를 만들어낸 상 태였다.

여기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플라즈 마 커터의 위력이 강해질 일은 없었 다.

‘왜 갑자기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거 지?’

마치 플라즈마 커터 자체가 탐욕스 럽게 먹이를 집어삼키며 그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 같았다.

분명 영식의 입장에서 쌍수를 반겨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이 문제였다.

‘먹이를 집어 삼킨다….’

그때, 영식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가정이 스쳐 지나갔다.

‘혹시 공기 중의 에너지를 흡수하 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지금 플라즈마 커터가 점 점 그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도 납 득이 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의문은 풀리지 않 았다.

이제까지 플라즈마를 사용해 오면 서 주변 에너지를 흡수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무기 효율이 올 라갔을 때도 그런 기능이 추가되었 다는 정보도 보지 못했다.

‘설마.’

영식의 눈이 반짝였다.

그의 시선에 계속해서 허공으로 흩 어지고 있는 카르가스의 피가 보였 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 핏속에 담 긴 에너지가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 는 모습이 보였다.

‘에너지 분해를 통해 분해한 에너 지를 홉수할 수 있는 건가!’

원래 마력에는 그 ‘주인’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마력을 자신이 사용할 수 없는 것도 마력 자체에 주인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너지 분해로 공기 중에 흩어진 마력은 그 주인이라는 개념 이 사라진다. 순수한 마력, 즉 에너 지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는 것이다.

주인이 없는 에너지라면, 그것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띠링.

[‘에너지 홉수’ 기술을 습득하였습 니다.]

[해당 기술이 데이터화되어 메모리

에 저장됩니다.]

[‘에너지 분해’ 기술과 ‘에너지 흡 수’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 발합니다.]

『에너지 제어’ 기술을 습득하였습 니다.]

-촤악!

눈앞에 떠오른 푸른 메시지 창과 함께, 카르가스의 에너지를 집어삼 킨 플라즈마 커터가 폭발적으로 늘 어 났다.

카르가스의 거대한 왼쪽 날개가 플 라즈마 커터에 잘려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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