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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160화 (160/284)

레벨업 머신 160화

선동과 날조로 승부한다(1)

중앙 지역에서 원정을 중단하고 복 귀한 지 일주일.

살바토르 길드는 길드 하우스로 무 사히 복귀할 수 있었다.

아직 길드 하우스를 이전하지 않았 기 때문에 그들이 길드 하우스로 사 용하고 있는 곳은 레비아탄 길드의 별관이 었다.

길드 하우스에 도착한 영식은 함께 온 이브와 그의 몬스터들을 창고로 안내했다.

길드 하우스의 창고는 냉장고와 에 어컨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 안드 로이드와 금속 재료들의 보관까지 생각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몬스터 들도 여유롭게 들어갈 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일단 한동안은 여기 머물고 있어. 나중에 길드 하우스를 이전하게 되 면 새로 있을 장소를 마련해 줄 테 니까.”

[다시 한번 저희를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브는 영식을 향해 공손하게 허리 를 숙였다.

우락부락한 몬스터가 인간을 향해 허리를 숙이는 진풍경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길드원들은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아니,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네가 연구에 협력해 주는 대가니까.”

영식은 단순히 선의로 그들을 받아 들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브와 그 주민들에게 보금자 리를 제공해 주는 대신에 기계 몬스 터에 대한 연구를 도와달라고 했다.

이브와 그를 따르는 몬스터들은 창 조주의 지배에 저항한, 무척이나 특 수한 개체들이었다.

‘그들이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이 일 종의 에러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면.’

그 에러를 의도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불가능 한 일은 아니었다.

그 에러를 의도적으로 일으키고, 퍼트릴 수 있다면 창조주들이 만들 어놓은 기계 몬스터들을 무력화시키 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잘만 한다면……

지성을 가지고 있는 이브와 같은 몬스터들은 무턱대고 인간을 공격하 지 않았다.

중분한 대화를 통해서 서로 협력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을 지배 하고,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던 창 조주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으니 지성만 가지게 된다면 아군으로 끌 어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만약 에러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 하여 카르가스를 아군으로 받아들이 기라도 한다면 루시아 이상의 전력 이 되어줄 것이 분명했다.

[하하. 그렇군요.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도와드리겠습니 다. 저도…… 동족들이 생명체조차 되지 못한 병기로 살아가는 것을 원 하지 않으니까요.]

“연구 일정은 나중에 전해줄 테니 까 지금은 편히 쉬어. 부족한 게 있 으면 락테온에게 얘기하고.”

[본 기체가 옆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피겠다고 알림.]

락테온은 어깨를 펴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영식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믿고 있을게.”

[후훗. 잘 부탁드릴게요.]

이브는 미소를 지으며 락테온에게 고개를 숙였다.

락테온은 녹색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같은 기계 동지가 생겨서 무척 기 쁘다고 알림.] [음……. 그 기계라는 것이 이 금 속들을 말하는 건가요.] [맞다고 알림.]

[그렇다면 저희는 완전히 기계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말라고 알림.]

[아…… 예. 알겠습니다.]

이브는 난처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 적였다.

이브의 뒤에 있는 기계 몬스터들은 약간 경계심 어린 표정으로 몸을 움 츠렸다.

락테온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며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이브는 그렇다 쳐도 다른 개체들 은 너무 두려움이 많다고 알림. 마 스터를 섬기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전 사로서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알림.

본 기체가 특별히 훈련 코스를 준비 해 줄 테니 모두 훌륭한 전사로 거 듭나기를 바람.]

[저희는 딱히 영식 씨를 섬기는 건 아닌데요…….]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말라고 알림.]

[아니, 그건 세세하고 아니고의 문 제가…….]

락테온은 이브의 팔을 끌며 힘찬 발걸음으로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X담이 기계 몬스터들에게 훈계를 하며 그들과 어울리려는 모습을 본 길드원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복잡해 졌다.

“……이제 뭔 말을 할 힘도 생기지 않네.”

“처음부터 이런 장르였다고 생각하 죠.”

길드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영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한성에게 몸을 돌렸다.

“한성 씨.”

“예.”

“잠시 제 방에 함께 가주시지 않으 시겠습니까?”

“..예?”

“헛……! 서, 설마 주인님! 그, 그 쪽 취향이셨던 건가요?!”

루시아는 하늘이 무너진 듯한 표정 으로 다급하게 소리쳤다.

영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또.”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남부와 서부의 협력을 얻는 방법 에 대해서 서로 얘기해 보려고 합니 다.”

“아, 그런 의미셨군요. 전 혹시나

영식 씨가 제게 관심이 생기신 줄 알았습니다.”

“……한성 씨까지 무슨 소리입니 까?”

“하하. 농담입니다. 그럼 영식 씨 방으로 가죠.”

한성은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며 영 식을 따라 방으로 올라갔다.

“……더 이상 길드 내에 복잡한 관 계가 늘어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유진은 방으로 올라가는 둘의 모습 을 바라보며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 다.

그런 유진의 말에 유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유진 너까지 무슨 뚱딴지같은 소 리를 하는 거야?”

“뚱딴지같은 소리라니?”

“둘 사이에 무슨 복잡한 관계가 생 겨날 리가 없잖아.”

유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너 모르고 있었구나.”

“ 뭘?”

“한성은 게이야.”

“……뭐라고?”

“자, 잠깐만요, 유진 씨?! 뭐, 뭐라

고요?”

유진의 폭탄 발언에 아라는 창백해 진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유진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 다.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잖아? 성소 수자가 그렇게 드문 시대도 아니 고.”

“아, 아니, 그렇긴 하지만……

아라는 어버버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녀가 몸을 담았던 모델계에는 특 히 게이가 많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나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 한성이 지금 영식과 단둘이 방 에 들어갔다는 사실이었다.

‘서, 설마 아니겠지?’

아라는 루시아에 이어 한성까지 연 적(?)으로 등장하는 것만큼은 어떻 게든 피하고 싶었다.

“게이가 뭔데요?”

둘의 얘기를 듣고 있던 티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말 합니다.”

“뭐, 뭐라고요?”

티리아는 문화 충격을 받았는지 입 을 쩍 벌리며 다급한 표정을 지었 다.

“더, 더 이상은 늘어나는 건 안 돼 요!”

그녀의 표정이 아라와 같이 창백하 게 질렸다.

-지이이잉.

“저 늑대가 주인님의 엉덩이를 노 리기 전에 어서..

루시아는 라이트 세이버까지 뽑아 들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진은 격렬한 여성진들의 반응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시죠. 한성의 취향은 영식처럼 호리호리한 스타일이 아니 라 철태 형님처럼 우락부락한 마초 스타일이니.”

“그, 그런!”

이번에 표정이 다급해진 것은 정소 림이 었다.

그녀는 철태의 팔을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붙잡으며 당장에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 철태 씨…… 그런 거였어요?”

“절대 아냐.”

박철태는 어마어마한 오해가 더 커 지기 전에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에 정소림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거짓말……! 이제까지 날 받아주 지 않은 이유가 그거였단 말이야!”

“아, 아니라니까.”

박철태는 다급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유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주 변을 바라보며 괜히 말했나, 하는 뒤늦은 후회를 속으로 삼켰다.

“우선 두 지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서 파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방 안에 들어온 영식은 따듯한 차 를 한 잔 내오며 말했다.

한성은 차를 받아 들어 마시며 살 짝 눈살을 찌푸렸다.

“영식 씨는 최종적으로는 동부, 서 부, 남부가 합쳐진 대륙 연합을 만 들고 싶으신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쉽지 않겠군요.”

한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안경을 쓸어 올렸다.

“우선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는 것 은 남부입니다. 물론, 남부도 쉽지 않겠습니다만……

“이유가 뭐죠?”

“서부의 경우 현재 국가가 없는 무 정부 상태에 가깝습니다. 강력한 소 환자들이 부족 중심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있죠.”

“흠……:

그의 말에 영식은 짧은 침음을 삼

켰다.

전에 얼핏 들었던 정보였다.

“문제는 이 부족을 이끄는 소환자 들이 터무니없이 강하다는 점입니 다.”

“소환자가 강하다고요?”

“예. 척박한 환경 탓인지 서부의 경우 소환자 숫자 대비 랭커가 가장 많습니다. 김재현급 이상의 소환자 도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죠.”

“그게 서부가 국가가 없음에도 북 방 경계선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였 군요.”

“만약 소환자가 특출하게 강하지

않았다면 그쪽은 이미 오래전에 몬 스터들에게 정 벌당했겠지요.”

영식은 처음 듣는 정보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난 제국이라는 강력한 국가 하 나로 경계선을 방어하고 있는 남부 와 완전히 반대 상황인 지역이었다.

“남부의 경우 아시다시피 현재 대 륙에서 가장 이상적인 국가인 아르 난 제국이 있습니다.”

“예. 남부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 다.”

“남부 쪽은…… 솔직히 말해 너무 안정적이라서 협력을 얻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민 평균 소득도 압도 적으로 높고, 언론을 비롯한 모든 시스템이 엄청나게 잘 되어 있습니 다. 군사력도 막강하죠.”

한성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상태에 서 그들이 동부의 손을 잡고 북방 정벌을 계획할 것 같지는 않습니 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 이 강했다.

지금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면 그 이상 발을 디딜 생각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현상을 유지하려고 했다.

지금 아르난 제국이 딱 그런 상황 이었다.

워낙 안정되어 있는 생활을 보내다 보니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북방 정 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한성의 말을 끝까지 들은 영식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생각에 잠겼다.

‘지금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 들을 움직이는 방법.’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며 자신의 의 도대로 움직이는 것.

영식에게 있어서 가장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였다.

생각은 길지 않았다. 번뜩이는 아 이디어 하나가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르난 제국은 언론이 발달해 있다고 하셨죠.”

“예. 지구처럼 국민들이 평범하게 신문을 받아서 볼 정도로 발달해 있 습니다. 물론 주기는 3?5일에 한 번이지만요.”

“그렇다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방법이죠?”

무슨 번갯불에 콩을 구워 먹듯 방 법을 생각해 낸 영식을 보며 한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식은 입가에 짙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정정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 부하는 겁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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