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41화
영웅 루시아(1)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귓가에 들려왔다. 왕성을 향해 마치 산책을 하듯 느긋 하게 걸어가고 있던 김재현은 고개 를 돌려서 폭음이 들린 쪽을 바라보 았다.
아바돈 연합군과 동부 연합군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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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을 향해 걸어갈 때부터 뿌려둔 메뚜기들의 감각에 이쪽으로 접근하 고 있는 일단의 무리가 감지되었다.
그가 예상한 대로 척살조가 이쪽으 로 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노린 척살조가 따로 존재한 다는 것은 박시아 대신 배영훈, 배 성훈이 군을 지휘하고 있을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 이 전쟁이 시작하기도 전부 터 예상하고 있었다.
박시아가 자신을 노릴 것이라는 것 정도는.
‘그년은 날 노릴 만한 이유가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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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을 향해 걸어갈 때부터 뿌려둔 메뚜기들의 감각에 이쪽으로 접근하 고 있는 일단의 무리가 감지되었다.
그가 예상한 대로 척살조가 이쪽으 로 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노린 척살조가 따로 존재한 다는 것은 박시아 대신 배영훈, 배 성훈이 군을 지휘하고 있을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 이 전쟁이 시작하기도 전부 터 예상하고 있었다.
박시아가 자신을 노릴 것이라는 것 정도는.
‘그년은 날 노릴 만한 이유가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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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김재현은 과거 레비아탄과의 전쟁 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비릿 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컨트롤러를 주머니에 넣어 언 제든지 루시아를 호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 후 느긋하게 기다렸다.
“김재현.”
서리가 내려앉은 둣 차가운 목소리 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김재현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지어 졌다.
“오랜만이야, 박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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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갑작스러운 박시아의 등장에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 다.
“오늘 이후로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야.”
박시아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김 재현을 노려보았다.
김재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 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꽤나 많은 친구를 데려 왔네.”
그는 비웃듯이 그녀의 뒤에선 강하 린과 천태황, 최유나, 티리。}, 그리 고 영식을 바라보았다. 조롱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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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의 말에 박시아의 표정이 딱딱 하게 굳었다.
“강하린과 천태황은 알겠고…… 오, 설마 살바토르 길드인가?”
그는 티리아와 최유나를 바라보며 홍미롭다는 듯이 눈을 빛냈다.
“이거, 붙어야 할 편이 다른 거 아 니야? 이번 일로 살바토르가 꿀 좀 빨았을 텐데 왜 그쪽에 붙은 거야?”
“퉤. 닥쳐, 이 쓰레기 자식아.”
능글거리는 그의 말투에 유나가 바 닥에 침을 뱉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김 재현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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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가 익시스 연합을 키우기 위해서 했던 짓들은 익히 들어서 알 고 있었다.
소환자에 비해 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 원주민들.
그것도 그중에 뒤탈이 없는 고아나 피난민을 주 타깃으로 한 인신매매. 대규모 노예 사업과 매춘 사업. 불 법적인 약물의 유통, 어떤 의미로는 홍승걸보다 더 악질 인 소환자였다.
“하하하. 아주 공격적인데? 내가 또 그런 여자를 좀 좋아하지.”
김재현은 입술을 핥으며 눈을 빛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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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의 시선이 영식을 향했다.
“응?”
영식을 본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 다.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소환 자였다. 김재현이 눈이 가늘어졌다.
‘박시아가 척살조에 넣었을 정도면 최소 랭커라는 의미일 텐데……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영식을 바라보았다.
평균 레벨이 원주민들에 비해 월등 한 소환자들 사이에서도 랭커는 정 말 극소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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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황처럼 직접 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문으로라도 들어본 적이 있어야 했다.
‘어디서 대충 데려온 쩌리인가?’
김재현은 영식에 대한 관심을 껐 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그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운이 좋아 이제 막 랭커의 반열에 발을 디딘 소환자를 데려온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어차피 다 의미 없는 일이겠지만.’
그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주머 니 속에 들어 있는 네모난 금속 장 치를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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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라는 맹수를 구속하고 있는 장치.
‘대전쟁’으로 인해 황무지가 된 중 앙 대륙에서 발견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속구의 컨트롤러였다.
그가 부르기만 한다면 근처에 대기 하고 있는 그녀가 순식간에 이곳에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루시아라면 언제든지 불러올 수 있 었다.
김재현은 가늘게 눈을 뜨며 푸른색 머리칼의 여인, 박시아를 노려보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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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몸 좀 풀어볼까.’
그는 전신에 마력을 두르며 날카롭 게 눈을 빛냈다.
계획했던 대로 자기 자신을 미끼
삼아 척살조를 끌어들이는 것은 성
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이 예상 못
했을 루시아라는 비장의 才 } 드를 꺼
내어 척살조를 쓸어버리는 것뿐。 I 었
다.
‘근데 그러면 흥이 떨어지지.’
김재현은 입가를 일그러트리며 흉 포한 눈빛으로 박시아를 쏘아보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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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아만 일방적으로 그를 증오하 는 것이 아니었다.
아바돈 길드는 오랜 시간 레비아탄 길드와 척을 지고 있었고, 그의 계 획이 그녀에게 방해받았던 경험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저년만 없었어도 2년은 더 빨리 익시스 왕국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 텐데.’
뇌물, 협박을 통해 왕국 지휘부와 깊은 유착 관계를 가지고 통째로 왕 국을 먹어버리겠다는 그의 계획은 레비아탄 길드의 방해로 거의 무산 되기 직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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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중앙 대륙 원정에서 루시아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직까지 익시스 왕국을 손에 넣을 수 없었으리라.
몇 년을 계속해서 그를 방해했던 박시아를 편하게 죽게 놔둘 수는 없 는 노릇이었다.
‘희망 끝에 절망이 찾아오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법이지.’
그는 입술을 핥으며 양팔을 벌렸 다.
그의 손바닥이 갈라지며 흉측한 메 뚜기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했다.
“어디, 이번에는 얼마나 열심히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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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했는지 평가해 볼까?”
그는 과거 레비아탄 길드의 척살조 와 싸웠던 것을 떠올리며 낄낄 웃음 을 흘렸다.
척살조와 마주한 그의 표정에는 조 금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 다.
루시아에 대한 믿음 때문에 두려움 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었 다.
“이번에도 재밌게 울어주라고, 박 시아.”
루시아라는 터무니없는 힘에 가려 있지만, 김재현이란 소환자는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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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최강의 소 환자였다.
일신의 힘이 군대에 필적하는 괴 물
그런 그가 수적으로 불리하다고 하 여 두려움에 떨 일은 없었다.
“이번에 우는 것은 네가 될 거야.”
박시아는 오른손에 마력을 집중하 며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 했다.
그녀의 오른손 주변에 손톱만 한 물방울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 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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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으로 감정 조절을 하고 있었 지만 이죽거리는 그의 얼굴을 보니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았다.
“하하하! 꽤나 자심감에 차 있는데 그래? 응? 그때도 그랬지. 직접 싸 우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야.”
“아아, 네 소중하고 소중한 길드원 이 뜯어 먹히고 있을 때의 네 표정 이 떠오르네. 아주…… 좋은 표정이 었는데 말이야.”
그는 진짜로 홍분한 듯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입술을 핥았다.
스킨헤드에 흉측한 문신이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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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흥분해서 입술을 핥고 있는 모습.
생리적인 혐오감이 올라올 정도의 모습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 이 일그러졌다.
“키키킥. 왜 그렇게 표정이 굳었어, 박시아? 응? 우리 둘만의 소중한 기억이잖아? 네가 그렇게 펑펑 우는 모습은 나밖에 못 보지 않았어?”
“?닥쳐.”
박시아는 가늘게 몸을 떨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마력이 흐트러지며 그녀가 만들어 낸 물방울들이 땅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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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으로 감정을 다스리려고 노 력해도 김재현의 말이 이어질수록 격렬한 분노에 머리가 멍해졌다.
과거의 기억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 올랐다.
그가 소환한 메뚜기 떼에 뜯어 먹 히며 길드원이 내지르던 비명 소리 가 생생하게 귓가에 들려왔다.
“그때 인질을 포기하고 공격을 명 령하는 네 모습에는 반할 뻔했단 말 이지.”
김재현은 자신의 말에 동요하며 준 비하던 마법까지 실패한 박시아의 모습에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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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자식……!”
방금 그의 말이 그녀의 역린을 건 드렸는지 박시아는 흥분한 표정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인질극.
과거 척살조에게 노려진 김재현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이었다.
그는 과거 아바돈 길드에 납치되어 노예처럼 부려지고 있었던 여인들을 인질로 잡으며 그녀를 협박했다.
인질로 잡힌 원주민 중에서는 어린 소녀까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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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인질을 구출하는 것을 포기 하고 그에 대한 공격을 명령했고, 그가 인질로 잡고 있던 여인들은 모 두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던 여 인들이었다고는 하지만 당시 그녀들 의 머리가 동시에 터져 버리는 광경 은 박시아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 다.
“이 쓰레기 새끼.”
박시아는 주먹을 쥔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그처럼 아무런 죄책감도, 동정심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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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니었다.
에르노어 대륙에 오기 전까지만 하 더라도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오던 그녀였다.
이 대륙에 소환된 이후 수많은 일 들을 겪으면서 그녀는 감정에 휘둘 리지 않는 판단력을 길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 진 것은 아니었다.
아바돈 길드에 납치된 후 그 여인 들이 겪었을 고통을 상상하면 막막 한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키킥. 그렇게까지 한 다음 날 죽 이지도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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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래! 바로 그 표정이야! 네 그 표정이 보고 싶었다고! 근데 싸움에 앞서서 그렇게 화를 내도 되 겠어? 응? 냉정한 판단이 힘들지 않을까?”
박시아는 격렬하게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끓어오르는 감정에 머릿속이 혼란 스러워지며 마법이 자연스럽게 구현 되지 않았다.
그녀도 지금 김재현이 무엇을 노리 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로 하여금 과거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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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집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때 느꼈던 절망을, 분노를 끄집 어내어 그녀가 정상적인 판단을 하 지 못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알고 있다고 하더 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존 재했다.
“역시 네년은 너무 물러 터졌어. 그렇게 물러서 어디 연합군을 제대 로 이끌 수나 있겠어?”
김재현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폭 소를 터뜨렸다.
그의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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웠다.
웃음소리가 이어질수록 박시아의 표정이 더욱 거칠게 일그러졌다.
그때 였다.
“ 가속.”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이제까지 아무 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던 영식의 몸이 폭발적인 속도로 앞으로 쏘아졌다.
그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 던 김재현은 기습적인 영식의 움직 임에 반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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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억!
부스트의 추진력을 받은 영식의 주 먹이 김재현의 얼굴을 거칠게 후려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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