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머신-138화 (138/284)

레벨업 머신 138화

레오폴드 공성전(3)

에르노어 대륙에 사는 사람들이라 면 소환자, 원주민을 가리지 않고 하나씩 ‘인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1레벨 때는 머리통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작은 사이즈의 공간만 을 사용할 수가 있지만 레벨이 올라 갈수록 인벤토리의 크기와 허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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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게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인벤토리 안에는 무생물만 넣을 수 있으며 ‘풍화(風化)’의 개념이 적용 됐다.

즉, 고기를 넣는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안에서 썩는다는 의미였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언제 어디 서든 물건을 휴대하기가 자유롭다는 이 인벤토리의 특성을 전쟁에서 활 용한 전략은 예전부터 많이 있었다.

마법 스크롤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가 갑작스럽게 꺼내어 공격한다든 지, 폭발을 일으키는 마도구를 집어 던진다든지 하는 전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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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전략들은 대부분 큰 효과를 발하지 못했다.

어떻게 공격을 하든 그 힘의 기반 이 되는 것은 마력이었기 때문에 강 력한 마력 방벽 앞에서는 큰 효율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격 개시. 목표를 제거합니다.]

-철컥.

인벤토리 밖으로 나온 안드로이드 들의 눈이 붉은빛으로 빛났다.

그들은 일제히 총을 꺼내어 성벽 위에 있는 병사들을 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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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 검은색 막대기는 뭐야?”

“마법사들이 쓰는 지팡이인가……?”

익시스 왕국군과 엘노트 왕국군은 난생처음 보는 무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총을 바라보았다.

“저거 뭐야……? 설마 총이야?”

“아니, 총이 왜 여기에 있는 거 야?!”

총에 대해서 알고 있는 아바돈 길 드원들은 다급한 표정으로 소리쳤 다.

-두두두두두두!

“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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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이거?!”

안드로이드들의 총격이 시작됐다.

성벽 위에서 난생처음 보는 물건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던 왕 국군들의 몸에 총격이 쏟아졌다.

피분수와 함께 끔찍한 비명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진짜 총이잖아!”

“아니, 왜 총이 이 세계에 있는 건 데!”

아바돈 길드원들은 다급하게 외치 며 재빠르게 방어 마법을 펼쳤다.

평균 레벨이 왕국군에 비해서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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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그들은 갑작스러운 총격에도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아아아악!”

“바, 방패를 들어 막아!”

하지만 원주민들로 이루어진 왕국 군은 달랐다.

그들은 빗발치는 총격에 속수무책 으로 쓸려 나갔다.

애초에 종은 검이나 창 따위와는 개념 자체가 다른 물건이었다.

검을 들어봤자 한 명이 열 명을 상 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종을 들었다면 열 명이 아닌 이십, 삼십 명도 홀로 상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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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이 필요한 마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사력.

궁수들이 쏘는 화살과는 차원이 다 른 속도.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무기가 바 로 총인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총탄은 말 그대로 왕 국군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기, 길드장님!”

상상조차 하지 못한 사태에 이두영 은 다급하게 김재현을 불렀다.

김재현은 안드로이드 부대를 바라 보며 거칠게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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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 야……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끝 을 흐렸다.

“길드장님! 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알았어, 알았어.”

김재현은 귀찮다는 듯이 건성으로 대답하며 말을 이었다.

-부우우웅!

“원주민들은 성벽에서 뒤로 물러나 라고 해. 50레벨이 넘는 소환자들만 앞으로 배정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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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50레벨이 넘는 소환자들이라면 총 격을 막을 수 있는 방어 스킬 한두 개는 가지고 있었다.

“왕국군은 뒤로 물러나라! 방어 스 킬을 가지고 있는 소환자들이 앞으 로 나서!”

“히이이이익!”

이두영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공 포에 질려 있었던 왕국군은 다급히 뒤로 물러섰다.

소환자들이 앞으로 나서며 방어 스 킬을 펼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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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들이 쏘아낸 총격이 소 환자들의 방어 스킬을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총탄을 막으려는 소환자들과 그것 을 뚫어내려는 안드로이드들 간의 대치가 이뤄졌다.

급박했던 전장에 아주 조금의 여유 가 생겨났다.

“저것들은 어디서 나타난 거야.”

김재현은 가늘게 뜬 눈으로 천여 구의 안드로이드들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특이한 골렘인가 의심도 했지만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으 로 봐서 순수한 기계장치로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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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 안드로이드가 맞는 것 같았 다.

‘설마 그 냉장고랑 에어컨을 만들 어낸 놈■이랑 같은 놈인가?’

최근 들어서 골드런 길드에 현대 문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환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은 그도 익히 들어 서 알고 있었다.

‘그럴 리가.’

냉장고와 에어컨 따위랑 안드로이 드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안드로이드 들은 지구의 기술로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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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었다.

“……나중에 골드런 길드에 한번 찾아가 봐야겠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양손을 앞 으로 뻗었다.

동부 연합군을 공격하고 있던 메뚜 기 떼가 안드로이드들을 향해 방향 을 틀었다.

“신기한 장난감을 준비한 것 같지 만, 결국 그것뿐이지.”

아무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었던 시 절 저런 안드로이드를 만났다면 공 포에 질려 도망쳤을 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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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선 그에게 있어 총은 하찮기 그지없는 무기였다.

“뜯어 먹어라.”

-부우우웅!

그의 명령에 따라 메뚜기들의 눈이 붉은빛으로 변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메뚜기들이 안 드로이드를 씹어 삼키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는 단단한 강철로 된 신 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김재현의 소 환수들 앞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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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처럼 몰려든 메뚜기들이 안드 로이드들을 뒤덮었다.

“지금이다!”

배영훈의 외침이 다시 전장을 갈랐 다.

그의 말과 동시에 20여 명의 소환 자가 인벤토리를 열어 안드로이드를 꺼냈다.

다른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갑주를 입고 있는 것 같은 생김새를 한 20 여 구의 안드로이드들은 나오자마자 성벽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홍, 고작 고철 덩어리 20개가 추 가됐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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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재현이 차가운 조소를 입가에 머 금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때였다.

-철컥.

안드로이드들의 가슴이 열렸다.

활짝 열린 가슴에서 수십 발의 미 사일이 쏟아졌다.

수백 발에 달하는 미사일이 레오폴 드의 성벽을 향해 비처럼 쏟아졌다.

-콰과과과과광!

거대한 폭발과 함께 강력한 마력 방벽으로 보호되고 있는 레오폴드의 성벽이 뒤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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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쏴!”

작전대로 안드로이드 군단이 나타 나자마자 마법을 멈춘 채 캐스팅에 집중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법을 사용했다.

미사일로 인해 일차적인 충격을 입은 성벽이 조금씩 박살 나기 시작했다.

“메가 익스폴로전-!”

길수의 방패 뒤에 숨어 기회를 엿 보던 채린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지팡이에 있는 산소 탄환 3개를 동시에 발사하며 성벽을 향해 마법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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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이 처음 산소 탄환 지팡이를 만들어준 의도와 전혀 다른 사용법.

익스플로전을 약하게 하여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산소 탄환까 지 쏟아내며 단 한 방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

가장 채린다운 마법의 사용법이었 다.

길수는 마력 탈진으로 쓰러지는 채 린을 안아 들며 성벽을 올려다보았 다.

-쿠구구구궁!

“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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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서 있던 소환자들이 밑으로 추락했다.

끔찍한 비명 소리가 전장 가득 울 려 퍼졌다.

“크윽?! 어째서!”

이두영은 20미터 높이에서 낙법을 취하며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후 믿 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안드로이드 들을 바라보았다.

분명 강렬한 폭발이기는 했지만 마 력 방벽을 단숨에 뚫어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레오폴드의 성벽이면 이런 폭발은 적어도 3번 이상 견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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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때, 이두영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마력 방벽은 마력이 담긴 공격을 막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그 말은, 마력이 전혀 담기지 않은 순수한 물리력에는 생각보다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였다.

“대체 저런 게 어디서……?”

대포조차 개발되지 않은 세계에서 갑자기 미사일 세례라니.

질 나쁜 농담이라도 듣고 있는 듯 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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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 진격!”

아바돈 연합군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배영훈과 배성훈이 동시에 소리 쳤다.

방어에 집중한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동부 연합군이 일순 방패를 내리고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동부 연합군이 들이닥쳤다.

“젠장! 전열을 유지해! 전사 클래 스는 앞으로! 원거리 클래스는 계속 해서 공격을 퍼부으라고!”

이두영은 혼란에 빠져 있는 길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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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과 왕국군을 향해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왕국군은 성벽이 무너지기 전에 뒤 로 물러났고, 소환자들은 성벽이 무 너진 충격 정도로 죽지는 않으니 전 력 손실 자체는 크지 않았다.

문제는 그로 인한 끔찍한 혼란이었 다.

혼란에 빠진 그들을 향해 동부 연 합군이 들이닥쳤다.

“파워 스매시!”

“하하하! 자, 놀아보자고! 이 잡것 들아!”

연합군에 최선두에 선 것은 살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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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길드였다.

박철태와 정소림이 무너진 성벽을 넘어 혼란에 빠져 있는 아바돈 길드 원들에게 달려들었다.

“막아! 도망치지 말고 저놈들을 막으라고!”

이두영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격 렬한 혼란에 빠진 연합군을 바라보 며 필사적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재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재미있는 장남감에 불과하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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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했던 고철 덩어리 때문에 입은 피 해가 너무 막대했다.

‘다른 방법이 없군.’

김재현은 쯧, 하고 혀를 차며 몸을 돌렸다.

이렇게 된 이상 원래 계획대로 루 시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두영과 길드원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왕성으로 발걸음 을 옮겼다.

길드원들과 함께 싸울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동부 연합군에 포위 될 확률이 컸다.

루시아라는 든든한 보험이 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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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포위당했다고 해도 위험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녀의 경이로운 힘을 본 수뇌부들이 도망칠 수도 있 다는 점이었다.

‘어디까지나 목표는 박시아, 그년 이니까.’

여기서 박시아를 죽여두지 않는다 면 동부 전체를 손에 넣는 데 큰 방해가 될 것이다.

그녀가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 니었다.

박시아는 동부에서 가장 넓은 인맥 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부에 있는 무수한 중소 길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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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중심으로 모여든다면 일이 또 귀찮아졌다.

‘그리고 루시아 그년을 아직 드러 내긴 이르니깐 말이야.’

비장의 카드는 숨기고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동부를 넘어 남부, 서부까지 모두 손에 넣기 위해서는 그녀가 가진 힘 을 어느 정도 숨길 필요가 있었다.

그가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면서 안 그래도 불리한 상황인 아바돈 연 합군은 구심점을 잃고 무너져 내릴 것이 분명했지만 그에게는 큰 상관 이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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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소모품 따위 얼마든지 다시 채울 수 있어.’

그의 입가에 악마와도 같은 미소가 걸렸다.

그는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길드 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김재현이 자리를 비우자 동부 연합 군에서 일단의 무리가 빠져나와 그 의 뒤를 쫓았다.

“아아아아악!”

“뒤로 물러나지 마라! 목숨을 바 쳐 싸워! 적들은 고작 몇천 명에 불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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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은 도망치려고 하는 병사의 목을 베어내며 흉포한 목소리로 소 리 쳤다.

기습적인 공격에 혼란에 빠졌지만 아직 아바돈 연합에는 엄청난 물량 의 병력이 남아 있었다.

‘물량으로 밀어붙이면 버틸 수 있어!’

이두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김재현 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 김재현이 힘을 빌려준다면?

역전의 불씨를 피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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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장님?”

하지만 전장 어디에도 김재현의 모 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두영은 망치로 뒤통수를 후려 맞 은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가 사라 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때 였다.

-슈우우우욱!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왔다. 격렬한 전쟁 중에도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 으로 향했다.

[마스터의 명령에 따라 적들을 섬 멸하겠다고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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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건?”

이두영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 보이 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것’은 과거 그 가 즐겨보던 만화에서 나오는 로봇 과 흡사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총에.

미사일에.

안드로이드에.

X담까지.

“아니, 대체 이게 뭐야……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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