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32화
풀리지 않는 의문(2)
지진이 난 것처럼 주변이 뒤흔들렸 다.
악몽 같은 열기가 기계 몬스터를 휩쓸었다. 수백에 달하는 기계 몬스 터들의 몸이 광자포의 열기를 견디 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철컥.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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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몬스터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몸을 뒤흔들었다.
영식과 티리아를 압박하던 포위망 에 거대한 구멍이 훤히 뚫렸다.
이대로 그냥 살바토르 길드원들을 불러들여 전투를 이어간다면 기계 몬스터들을 전멸시킬 수도 있지 않 을까 싶을 정도였다.
‘좋은 생각은 아니야.’
지금 길드원들은 전투로 인해 심하 게 지쳐 있었다.
퇴각조는 나름 힘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길드의 핵심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티리아가 더 이상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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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지친 상 태였다.
영식 또한 ‘이클립스 캐논’을 사용 한 대가로 한동안 다른 무기를 사용 하지 못했다.
지금 나타난 기계 몬스터들을 정리 하는 중에 다른 기계 몬스터들이 더 등장한다면 살바토르 길드 입장에서 는 대처할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티리아, 이리로 와.”
“하악, 하악. 예, 영식 씨.”
무리하게 여덟 개의 날개를 펼친 티리아는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당 장에라도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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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크르르르르!”
이클립스 캐논의 폭발 속에서 살아 남은 몇몇 기계 몬스터가 영식이 있 는 곳으로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왔다.
-치이이 익!
영식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다시 슈트를 착용했다.
락테온을 구하러 갔을 때 확인했던 대로 아직 슈트에는 포위망을 빠져 나가기에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었 다.
영식은 티리아의 몸을 안아 들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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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박찼다.
이클립스 캐논의 반동으로 인하여 부스트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 다.
하지만 슈트를 착용한 상태의 영식 은 굳이 부스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근접 클래스 상위 랭커 이상의 움직 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
- 두두두두두두!
영식이 발을 박찰 때마다 땅이 움 푹 들어가며 그의 몸이 앞으로 쏘아 졌다.
물론 부스트를 사용했을 때처럼 음 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갈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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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지만 이클립스 캐논을 맞고 혼란 에 빠진 기계 몬스터들이 따라잡을 만한 속도는 아니었다.
-철컥. 철컥.
영식이 몬스터들에게서 도망치자 살아남은 안드로이드 군단이 그의 뒤를 따라 기계 몬스터들에게서 도 망치기 시작했다.
C급 안드로이드는 자폭 공격으로 인해 모두 사라졌고 B급 안드로이 드는 처음 기계 몬스터들과의 격돌 에서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A급 안드로이드는 어느 정 도 전투 속에서 생존한 기체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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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합!”
영식은 자신을 공격해 오는 몇몇 기계 몬스터를 피해 퇴각하고 있는 살바토르 길드원들이 있는 곳까지 달려갔다.
울창한 숲 안으로 들어가니 기계 몬스터들의 추격이 끊어졌다.
“영식아! 티리아 언니!”
티리아를 안고 온 영식을 발견한 유나가 밝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초조한 표정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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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길드원들도 밝은 표정으로 그 들을 반겼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분명 저런 몬스터가 중앙 대륙에 있다는 정보는 어디에 도…… 한성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마 에 손을 올렸다.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타 난 기계 몬스터.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 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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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 또한 굳게 입을 다문 채 고 민에 잠겼다.
‘몬스터들은 내가 스캔으로 확인하 고 나서야 공세를 취했어.’
그렇다면 그가 만약 발견하지 않았 다면 계속해서 땅속에 숨어 있을 가 능성도 있었다는 말이었다.
‘만약 이 기계 몬스터들이 예전부 터 존재했고, 이전에 중앙까지 진출 했던 원정대들을 상대로 공격하지 않았다면.’
영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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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기계 몬스터들이 괴물들의 창조주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 던 계획이었다는 의미였으니까.
“한성 씨. 레비아탄 길드에서 받았 던 정보 자료를 저도 확인해 볼 수 있을 까요?”
“물론입니다.”
한성은 영식에게 몇 장의 서류를 내밀었다. 레비아탄 길드가 원정 중 에 작성한 수기였다.
한성의 말대로 수기 어느 내용에도 기계 몬스터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 다.
땅속에 숨어 있던 몬스터들에게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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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당하여 퇴각했다는 얘기는 있었 다.
하지만 레비아탄 길드를 습격했던 몬스터는 샌드 드레이크라는 이미 알려진 몬스터였다.
자료를 살펴보던 영식은 이내 고개 를 들었다.
“……이 기계 몬스터들은 괴물들의 창조주들이 숨겨놓은 계획일 가능성 이 있습니다.”
“창조주들의 계획이라고요?”
영식은 한성에게 자신의 추측을 말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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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이 이어질수록 한성의 표정 이 딱딱하게 굳었다.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농후 하겠네요.”
중앙 대륙으로의 원정은 동부에서 만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잉그리움 제국의 유산을 비롯한 강력한 레어 아이템이 즐비 했다.
남부에서도, 서부에서도 중앙 대륙 으로의 원정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 었다.
그런데 그중 어디에서도 기계 몬스 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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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 숨기지 않은 이상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럼 지금 중앙 쪽에 숨어 있는 몬스터들이 언제 공세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티리아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지난 전투로 지친 기색이 영력했지만 가만히 쉬고 있 기에는 지금 영식과 한성이 말하고 있는 주제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건 아직 알 수 없지만……. 만 약 기계 몬스터의 존재를 숨겨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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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거야.”
영식은 가늘게 눈을 뜨며 말을 이 었다.
길드원들의 표정이 무겁게 굳었다.
영식은 그들을 습격했던 기계 몬스 터들을 떠올리며 다시 생각에 잠겼 다.
‘레비아탄 길드가 준비하는 북방 정벌까지의 기간이 5년.’
그 5년이라는 시간이 소환자들에게 는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천 단위의 기계 몬스터들이 동부를 습격한다면 레크라스 때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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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혼란이 일 어날 것이 분명했으니까.
최악의 경우, 그대로 동부 전체가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병 력이 었다.
“……이 얘기는 레비아탄 길드마스 터에게도 전해주는 게 좋겠어요.”
한동안 고민을 이어가던 티리아가 말했다.
영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살바토르 길드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만한 일이 아닌 것 같아.”
살바토르 길드만의 힘으로 이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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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 었다.
다른 길드의 도움이 필요했다.
‘더 이상 오리하르콘을 욕심낼 만 한 상황이 아니군.’
기계 몬스터 무리를 손쉽게 쓸어버 릴 수 있는 전력이 생기지 않는 이 상 중앙 지역으로 가는 것은 위험했 다.
영식은 오리하르콘 광산에 대한 미 련을 마음속 한구석에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길드 하우스로 돌아가서 생 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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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지역에 비할 수 없지만 지금 길드원들이 있는 지역도 강력한 몬 스터들이 가득한 북방 경계선 너머 였다.
안드로이드 군단을 대부분 잃은 이 상 계속해서 이곳에 있는 것은 위험 했다.
그 이후 살바토르 길드는 재빨리 길드 하우스로 복귀했다.
중간에 몇 번 몬스터들을 마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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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했지만 영식의 무기로 인하여 강 력해진 길드원들은 어렵지 않게 몬 스터들을 정리하며 경계선 안쪽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드디어……
길드 하우스로 돌아온 길드원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 달 만에 돌아오는 길드 하우스였다.
“바로 레비아탄 길드에 연락하실 생각이신가요?”
“아뇨. 일단 오늘은 복귀한 이후니 내일 연락하자.”
복귀했다고는 해도 영식에게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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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많이 남아 있었다.
이번 일에 대해 레비아탄 길드와의 상의.
거의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안드로이드 군단의 제조.
반파된 락테온의 수리까지.
‘락테온의 수리가 문제네……
C급, B급 금속 코어는 남아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기에 안드 로이드 군단을 다시 제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락테온의 수리에 필요한 S 급 금속 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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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이번에 얻은 S급 블랙 큐브 11개를 모두 추출하여 락테온 의 수리에 사용해야 할 수도 있었다.
‘어쩔 수 없지.’
락테온이 가진 힘은 이번 원정으로 충분히 깨달았다.
영웅 라그나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유나와 일 대 일로 겨룰 수 있는 강 자.
거기에 영식을 대신하여 안드로이 드 군단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까지.
락테온에는 S급 금속 코어를 투자 할 만한 가치가 중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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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리를 해준다고 약속도 했으니까.’
락테온을 볼 때마다 가슴속 어딘가 에 느껴지는 저릿한 감정.
그리고 애초에 그에게 자기도 모르 게 괴물들의 창조주 중 하나의 이름 을 붙여준 이유.
그것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연 관되어 있는 일일 가능성이 있었다.
영식은 다른 길드원들이 모두 쉬러 길드 하우스에 들어갔을 때도 홀로 창고로 향했다.
인벤토리에서 상반신만 남은 락테 온을 꺼낸 영식은 바로 수리 스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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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했다.
?띠링.
[해당 기체의 파손 정도가 심각하 여 복구에 6개의 S급 금속 코어가 필요합니다. 수리를 계속 진행하시 겠습니까?]
“6개라……
이번 원정을 통해 얻은 S급 금속 코어의 개수는 총 11개.
6개로 수리를 하고 그의 무기 중 하나를 강화할 수 있는 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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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영식은 6개의 금속 코어를 투자하 여 락테온의 수리를 마쳤다.
-우우우웅!
푸른색 빛무리가 폭발적으로 뿜어 지며 반파된 락테온의 신체가 점점 원상태로 되돌아왔다.
[……왜 본 기체를 위해 위험을 무 릅썼냐고 물음.]
수리가 끝난 락테온은 일어나자마 자 영식을 향해 따지듯이 물었다.
어딘가 화나 있는 듯한 그의 목소 리에 영식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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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체는 마스터의 현명하지 않 은 판단에 대해서 책망하는 것임. 웃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알림.]
“알았어, 알았어.”
영식은 손을 들어 락테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화나 있는 자식을 달래주는 아버지 같은 모습이었다.
[…….]
락테온은 굳게 입을 다문 채(입이 라는 것이 없지만) 녹색 눈을 반짝 이다가 홱 몸을 돌렸다.
[……구해줘서 고맙다고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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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한 락테온은 부끄러움을 감추듯 창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굉장히 미묘한 기분인데.”
X담처럼 생긴 외형만 아니었어도 감동을 받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그 의 외형 때문에 웃어야 할지 뿌듯해 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이제 그럼 안드로이드들을 다시 제조해 볼까.”
쉬고 있을 시간은 많지 않았다.
영식은 창고에 가득히 쌓여 있는 C급, B급 금속 코어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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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만 있으면 제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밤을 새 워 만든다면 몇백 대는 만들 수 있 을 것이다.
그때 였다.
- 끼익.
“영식 씨.”
“아, 예. 한성 씨. 무슨 일이십니 까?”
영식은 길드 하우스에서 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한성이 창고 안으 로 들어오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 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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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살짝 표정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
“레비아탄 길드마스터에게서 긴급 연락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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