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26화
기계와 무기(3)
“음……. 그럼 일단 다음 차례로 넘어가겠습니다.”
폭풍이 몰아친 것 같은 소란이 진 정된 후, 영식은 상황에 따라가기 힘들다는 듯이 짧은 침음을 삼켰다.
그의 말에 길드원들은 전보다 더욱 열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영식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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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주목했다. 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정소 림의 성장 때문이었다.
영식이 만들어준 무기가 단순히 무 기의 성능이 좋아지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S급 이상 무기들처럼 사 용자 개인의 경지를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무기 성능이 좋아지는 것과 개인의 경지가 올라가는 것.
소환자들이 그렇게 갈구하는 두 힘 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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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채린이.”
“응!”
자신의 차례가 왔다는 생각에 채린 은 손을 번쩍 들며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영식이 말하기도 전에 손에 쥔 지팡이를 영식 앞에 내려놓았다.
“우선, 채린이의 장담점은 아마 여 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 거 야.”
“그, 그렇지.”
채린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를 끄덕였다.
그녀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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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커도 놀랄만한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있는 대신 한 번 마법 공격 을 하고 나면 바로 마력 탈진 상태 에 빠져 한동안 공격을 하지 못한다 는 것은 살바토르 길드원 전체가 알 고 있는 일이었다.
“공격력이 강한 건 좋아. 하지만 고작 한 번 마법을 사용하고 바로 쓰러지는 건 너무 치명적인 단점이 지.”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이번에 채린이에게 만들어 줄 건 이거야.”
영식은 그녀의 지팡이에 손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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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스킬을 사용했다. 푸른빛 무리 와 함께 지팡이 끝에 총구가 만들어 졌다. 지팡이를 받아 든 채린은 손 잡이 부분에 달린 방아쇠를 바라보 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총이야? 마력 탈진 상태에서 총을 쏴서 힘을 보태라는 거야?”
“아니. 채린이 네 힘으로 쏠 수 있 는 총이라고 해봤자 C급 안드로이 드가 쏘는 것보다 못할 거야.”
“그럼 이건 뭔데?”
“응축된 산소탄을 발사하는 장치 야.”
“……산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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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단어에 채린이는 고개를 가 웃거렸다.
“채린이 네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익스플로전에는 막대한 마력이 들어 가지. 그 마법에 들어가는 마력을 줄이는 대신 약해진 파괴력을 보완 해주는 장치야. 마법을 일으킬 장소 에 그 산소탄을 쏘면 대량의 산소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와 부족한 파 괴력을 보완해 줄 거야.”
“아?
채린이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홀러 나왔다. 기본적으로 익스플로전은 화염 계열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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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염 기술이 폭발하는 곳에 대 량의 산소가 폭발한다면?
익스플로전으로 일어난 화염은 주 변의 산소를 태우며 더욱 엄청난 폭 발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즉, 평소에 10?20프로의 마력만을 담아 마법을 사용해도 강력한 폭발 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물론, 원래 네가 사용하는 익스플 로전 정도의 파괴력은 나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사용하 고 마력 탈진 상태에 빠지는 것은 방지할 수 있겠지.”
“우, 우와……. 고마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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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은 지팡이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뛸 듯이 기뻐했다.
아무 고민 없이 사는 것 같았던 그녀도 매 사냥 때마다 마법 한 번 사용하고 픽 쓰러지는 자신에 대해 서 꽤나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헤헤헤! 자! 이건 보답!”
?쪽.
채린은 밝은 웃음을 터트리며 기습 적으로 영식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던 한태 영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채, 채린아! 영식 씨에게 뭐하는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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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티리아 언니도 전에 오빠 한테 키스했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후훗. 고작 뺨에 뽀뽀한 것 가지 고 왜 그래 티리아 언니? 마치 처 녀처럼. 아…… 맞다. 티리아 언니는 처녀였지.”
채린은 히죽히죽 미소를 지으며 티 리아를 바라보았다. 귀까지 빨개진 티리아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 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채린아!”
“으응? 그럼 처녀가 아니기라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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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런 건 아니지만……
티리아는 영식의 눈치를 살피며 당 장에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표 정을 지었다.
영식은 다시 소란이 일어나기 전에 재빨리 아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다음은 아라.”
u O ≪
흐 ?
아라는 긴장된 표정으로 영식에게 지팡이를 내밀었다. 이전 레크라스 와의 전투에서 얻은 A급 지팡이였 다.
“아라 네가 전에 프로스트 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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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냉기를 마력으로 변환해서 사용 할 수 있다고 했지?”
“응.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냉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실제 로 거의 사용한 적은 없어.”
에르노어 대륙은 지역을 가리지 않 고 전반적으로 날씨가 후덥지근했 다. 자연 상태의 냉기를 흡수하고 싶어도 홉수할 만한 장소가 거의 없 었다. 기껏해야 무기에 달린 마정석 에서 흘러나오는 냉기를 마력으로 변환해서 사용하는 것 정도이지만 그것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지팡이 자체가 냉기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마법 공격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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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시키는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식은 아라의 지팡이에 손을 올려 합성 스킬을 사용했다. 그녀의 지팡 이 가운데에 둥그런 구슬 같은 것이 생겨났다.
“락테온이 전에 사용한 것처럼 엔 진용 급속 냉각제를 만들어내는 장 치야. 여기에 손을 올려봐.”
“아? 이건?…"
구슬에 손을 올린 아라의 눈에 놀 라움이 서렸다. 구슬의 표면을 타고 저릿할 정도의 냉기가 느껴졌다.
만약 그녀가 냉기를 다루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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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프로스트 메이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순식간에 동 상을 입었을 것 같은 강렬한 냉기였 다.
“얼음 계열은 저주 마법과 비슷한 디버프 효과를 주는 대신 그 공격력 이 너무 낮은 게 단점이야. 하지만 냉기를 마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프 로스트 메이지의 특성을 살리면 공 격력 면에서도 전에 비해 훨씬 나아 질 거야.”
“고, 고마워 영식아.”
그녀는 자신이 가진 ‘프로스트 메 이지’라는 히든 클래스의 특성을 최 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고안한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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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만이 효과를 볼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게 느껴졌다.
다른 마법사들에게는 아무런 의미 가 없는, 그녀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무기.
그 무기에서 영식이 자신을 지켜보 고 있다는 듯한 안도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나중에 더 높은 등급의 재료가 구 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냉 기를 뿜어내는 지팡이로 업그레이드 해줄게.”
“후훗. 고마워. 기대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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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지팡이 를 건네는 영식의 손을 살며시 잡았 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크, 크흠!”
티리아가 볼을 부풀리며 두 사람의 모습을 흘겨보았다. 영식은 피식 웃 음을 홀리며 다음 사람을 향해 고개 를 돌렸다.
“다음은 황현 할아버지.”
“끌끌. 이거 또 기대가 안 될 수가 없구만 그래.”
“황현 할아버지의 경우 소림 씨와 비슷합니다. 급소를 정확하게 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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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지만, 결정적인 공격력이 부족 하죠.”
“으음. 맞는 말이네.”
영식은 황현의 활을 개조하는 것이 아닌, 수십 개의 화살촉을 그에게 내밀었다.
“혹시 어벤X스라는 영화 보셨습니 까?”
“……손녀가 데리고 가서 한 번 본 적은 있네만, 자네가 뭘 말하고 싶 은지 그 말 하나로 한 번에 이해가 되는군.”
“거기에 활을 다루는 캐릭터가 하 나 있죠. 그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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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영식은 화살촉과 화살대를 그에게 내밀며 말을 이었다.
“화살촉의 색깔에 따라 다양한 기 능이 있습니다. 붉은색은 폭발, 녹색 은 산성 화살, 푸른색은 전기 화살 등 각 화살촉마다 능력이 따로 있 죠.”
“호오. 확실히 상황에 따라서 쓸 수 있는 것이 늘어나겠구만.”
“그리고 기계라고 해서 마력을 담 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니 여기에 원 래 황현 할아버지 스킬까지 사용하 면 더욱 위력은 증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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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네. 잘 쓰도록 하지.”
기계무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이제 까지 사용해오던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계가 가진 힘과 스킬이 시너지 효과를 봐 서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만들어내 는 것도 가능했다.
“길수 아저씨는...
“나는 다음에 받도록 하겠네 영식 군.”
길수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 었다. 그는 자신이 들고 있는 방패 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장비에 의존하기보다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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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술을 연마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네.”
“……아저씨의 뜻이 그렇다면 아저 씨 무기는 나중에 만들어 드릴게 요.”
영식은 굳이 그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다. 길수 또한 아무런 생각 없 이 저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 다.
“다음으로는 유진, 태영이, 한성 씨 가 남았습니다만…… 영식을 그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 다.
“세 분의 경우 기존의 무기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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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별 도의 기계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오……
“어떤 물건인데 형?”
한성과 태영은 기대된다는 눈빛으 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선은 유진, 네 물건이야.”
“?갑옷?”
“정확하게 말하면 심장 보조 장치 지.”
“심장 보조 장치?”
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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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공간 마법. 사용할 때마다 심 장에 부담이 간다고 했지?”
“?…”맞아.”
“이걸 사용하면 심장에 부담 가는 게 훨씬 덜해질 거야.”
영식의 말에 유진의 눈이 반짝였 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고통을 호소하던 그에게 그 이상 반가운 말 은 없었다.
‘정말 이걸로 부담이 줄어든다 면……
자신이 익히고 나서 리스크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스킬들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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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영식이 건네준 심장 보조 장치를 바로 착용했다.
-철컥.
“크윽!”
심장 보조 장치에서 기다란 침이 빠져나와 그의 피부를 뚫었다. 유진 은 시험 삼아 스킬을 한 번 사용해 보았다.
“균열.”
-쩌적!
공간의 틈이 만들어지며 커다란 나 무가 반으로 갈라졌다.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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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보조 장치의 효과는 확실한 지, 매번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느 껴지던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 다.
영식은 놀랍다는 유진의 표정을 보 고 자신이 만든 기계가 효과가 있다 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시선을 옮 겼다.
“그럼 다음은 태영이.”
“ o ”
O ?
영식의 부름에 태영은 기대감 반, 불안감 반이 뒤섞인 표정으로 고개 를 끄덕였다.
영식은 한태영에게 석궁처럼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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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내밀었다. 손목에 차는 석궁 에는 화살 대신 정체모를 용액이 들 어 있는 주사기가 있었다.
“……이건 뭐야 형?”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주사발사기 야. 태영이 네 저주 스킬은 범위가 너무 넓어서 한 대상에게는 큰 효력 이 없어. 이 주사액에 저주 마법을 걸고, 총을 쏘듯이 적에게 맞추면 주사액에 담긴 바이러스가 저주를 빠르게 퍼트릴 거야.”
황현이 화살촉에 스킬을 담아 발사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의 사용 방법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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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넓어서 집중도가 떨어지 는 저주의 효과를 이 물건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이다.
“음……. 다른 물건에 스킬을 담아 서 쏴본 적은 없는데……. 한 번 시 험해 볼게.”
한태영은 손목에 차는 석궁이 썩 마음에 드는지 이리저리 둘러보며 대답했다.
영식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 는 길드원들을 둘러보며 짧은 한숨 을 내쉬었다.
“우선 한성 씨에게는 이 장비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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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드릴 생각입니다.”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다소 묵직한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마치 소방수들이 화재 진압에 사용 하는 듯한 외형의 장비.
등 뒤 매는 백팩과 거기서 이어져 나오는 호스를 본 한성은 살짝 표정 을 굳혔다.
한 번도 이런 형태의 치료기구를 본 적은 없었지만 묘하게 낯익은 기 분이었다.
“이 호스에서 나오는 빛을 환부에 가져다 대시면 치료용 광선이……
“결국 주종은 테란으로 정하셨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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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뭐, 괜히 테사기란 말이 생겨 난 게 아니겠죠.”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영식이 건네 준 백팩을 등에 맸다.
“그럼 이제……
영식은 그에게 받은 무기들을 신기 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길드원 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테사기의 힘을 느껴보러 가 죠.”
영식은 반쯤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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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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