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머신-122화 (122/284)

레벨업 머신 122화

기계 군단의 힘(2)

-투두두두두두두!

“키에에에엑!”

“크허어어엉!”

동부 북방경계선 너머. 강력한 몬 스터들로 가득한 그 지옥의 숲속에 뜬금없이 종성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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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한두 발의 총성이 아닌 수 백, 수천 발의 총성들.

“……뭔가 불쌍하게 보일 정도네.”

유나는 천 대가 넘는 안드로이드 군단의 총격에 피를 뿜으며 쓰려져 나가는 몬스터들의 모습에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오우거, 미노타우르스를 비롯한 거 인형 몬스터부터 자이언트 플랜츠, 커스 우드와과 같은 식물형 몬스터, 초입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만티코어 까지 안드로이드 군단의 힘을 견디 지 못했다.

그나마 만티코어는 총알이 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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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단단한 피부를 가졌기에 안드 로이드 군단의 공격을 버티며 반격 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락테온이 이 끄는 30대의 A급 안드로이드 부대 에 허무하게 썰려나갔다.

아무리 강력한 소환자라도 긴장을 늦추면 바로 죽는다는 북방경계선 너머.

그 죽음의 땅을 살바토르 길드원들 은 마치 산책을 나오기라도 한 것처 럼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마스터. 주변 몬스터의 정리가 끝 났다고 알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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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의 보급과 배터리 충전을 위 해 휴식을 제안한다고 알림.]

“피해 상황은?”

[C급 안드로이드 22대가 완전 파 손. 58대가 반파. 317대가 경미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B급 안드로이드 는 5대가 완전 파손. 17대가 반파. 32대가 경미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A급 안드로이드의 피해는 없는 거지?”

[어느 정도 손상은 있었지만 모두 자체적으로 수리기능이 있기 때문에 알아서 복구가 가능하다고 알림.]

“수리가 필요한 안드로이드를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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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줘.”

[알겠다고 알림.]

렉테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투보 고를 마쳤다. 그는 영식의 명령을 따라 움직이기 전, 그를 향해 다가 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승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고 알림.]

어딘가 초롱초롱하게 느껴지는(실 제 눈빛 자체가 초록색 라이트지만) 그 눈빛에 영식은 부담스럽다는 표 정을 지었다.

몇 번을 겪어도 X담의 외모와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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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락테온이 이런 스킨십(?)을 요 구하는 모습은 이질적이기 짝이 없 었다.

하지만 뭐 큰 걸 요구한 것도 아 니고 고작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는 요구를 묵살할 수는 없었다.

_ 스스

=『=7 ?

[보상을 확인했다고 알림. 그럼, 명 령을 수행하러 이동하겠음.]

렉테온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비 유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라이트 를 껐다 켜며) 몸을 돌렸다.

복잡한 표정으로 락테온의 뒷모습 을 바라보는 영식을 향해 채린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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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왔다.

“영식 오빠.”

“……왜.”

“5P…… 으아아아아아악! 아, 아 직 말도 다하지 않았는데!”

“너무 말도 안 되는 모습이 상상되 니 제발 닥쳐.”

침대에 수줍은 표정으로 누워 있는 X담의 모습.

우스갯소리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말이었다.

“후훗. 그런데 이렇게 계속 보니 좀 귀여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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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는 표현이 전혀 어울리 는 외모가 아니지만.”

티리아는 마치 아기처럼 영식의 스 킨십을 요구하는 락테온의 모습에 방긋 미소를 지었다.

처음 락테온에 대해 들었을 때까지 만 하더라도 그 외모와 행동 사이에 있는 어마어마한 갭에 당황했지만 그것도 몇 번 보니 익숙해졌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저런 기분 일까……

그녀의 머릿속에 영식과 손을 잡은 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모 습이 떠올랐다. 그녀의 얼굴이 새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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갛게 달아올랐다.

“티 리아.”

“아……! 아, 안 돼요! 저희는 아 직 아이를 낳기에는 상황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영식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한숨 을 내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제 야 티리아는 흠칫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의미심장한 눈빛 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길드원들이 있었다.

그녀는 영식에게서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길드원들이 모여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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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도망쳤다.

“그건 그렇고, 이건 진짜 예상한 했던 것 이상이네.”

“몬스터들이 불쌍해 보일 지경이 니……

안드로이드 군단의 위력은 상상했 던 것 이상이었다.

만약 비슷한 레벨 대의 소환자들 군대가 온다고 해도 이 정도로 몬스 터들을 압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이다.

안드로이드 군단이 이토록 강한 이 유는 기본적인 숫자가 많은 것도 있 었지만 총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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컸다.

에르노어 대륙에 있는 일반적인 군 대는 전방에 방패를 든 탱커를 배치 하고, 그 뒤에 검과 창을 든 근접 딜러, 후방에는 마법사와 궁수를 배 치하여 안정성을 높였다.

하지만 총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기 본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들은 전방, 후방 가릴 것 없이 모두 원거리에서 화력을 쏟아내는 것이 가능했다. 동일한 레벨이라고 하더 라도 화력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 을 수밖에 없었다.

화력의 집중도를 생각했을 때도 안 드로이드 군단은 현 에르노어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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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는 소환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효율을 보여줬다.

검을 든 소환자가 수십 명이 있다 고 하더라도 한 몬스터를 동시에 공 격할 수 있는 것은 3?4명에 불과했 다.

천태황처럼 검만 둥둥 띄워서 공격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사람의 몸이 그만큼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 이었다.

하지만 총을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군단은 수십 명의 화력을 동시에 한 점에 집중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몬스터들이 그 공격에 압살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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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실전 테스트 가되기나 하겠나?”

박철태는 안드로이드 군단만으로 쓸려나가는 몬스터들을 바라보며 영 식에게 물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몬스터들 이 픽픽 쓰러지니 그들이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 이렇게 일방적으로 쓸어버릴 수 있는 건 초입이 한계일 겁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만티 코어처럼 종알 자체가 통하지 않는 몬스터들이 많아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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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하긴. 아무리 많은 공격을 퍼부어도 아예 데미지를 주지 못하 면 의미가 없지.”

“사실 오우거나 미노타우르스에게 도 원래 총은 거의 통하지 않습니 다. 다만 숫자가 워낙 많으니 버티 지 못하는 것뿐이죠.”

C급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레벨의 소환자가 검격 한 번으로 줄 수 있 는 데미지를 100, 총알 한 방으로 줄 수 있는 데미지를 1이라고 친다 면 안드로이드 군단은 검격 한 번을 휘두를 시간에 총알 1000발을 쏟아 내어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는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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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여기서 총알로 줄 수 있는 데미지가 0이 되는 순간 그런 전략 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런데 지금 어느 쪽으로 가고 있 는 건가? 이쪽 길로는 한 번도 안 와본 것 같은데……

“한성 씨가 알려준 장소가 하나 있 거든요. 그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오리하르콘 광산 말인가? 설마 거기가 영웅의 무덤은 아니겠 지?”

“영웅의 무덤은 아닙니다. 다 만…… 그 근처까지는 가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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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영웅의 무덤. 동부에서는 레비아탄 길드와 아바돈 길드만이 도달한 영 역.

100레벨 랭커도 혼자서 잡지 못하 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무리를 지어 등장하는 곳이었다.

“……자네도 말했지만, 안드로이드 군단은 몬스터에게 총이 아예 통하 지 않는 순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네. 중앙 쪽은 피하는 게 좋아.”

“예. 저도 유의해서 움직일 생각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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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박철태의 걱정에 고개를 끄 덕여 대답했다.

박철태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영식 을 향해 락테온이 걸어왔다.

[마스터. 손상을 입은 안드로이드 들을 모두 모았다고 알림.]

“알았어.”

영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구석 에 쌓여 있는 안드로이드들을 향해 걸어갔다.

“수리.”

그가 손을 뻗어 스킬을 사용하자 푸른빛이 넓게 퍼져나가며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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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 있는 안드로이드들의 몸이 수복되기 시작했다.

완전히 파괴된 안드로이드의 경우 수리를 하는데 금속 코어가 필요하 지만 손상이 심하지 않은 안드로이 드는 스킬만을 사용해서 수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 화르르륵.

[‘유나’에게 조금 더 신속한 발전기 가동을 요청. 지금 화력으로는 발전 기의 80프로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고 알림.]

“시끄러! 기껏 원정까지 나와서 하 루 내내 발전기만 돌리는 내 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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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알기나 해?!”

[그것은 ‘유나’의 이용가치보다 안 드로이드 군단이 높은 가치를 가지 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

“윽……! 돈도 썩어 넘치게 많다는 데 석탄을 사용하면 되잖아!”

[해당 발전기는 마스터의 능력으로 개량된 모델로서, 석탄의 화력으로 는 가동이 불가하다고 알림. 그리고 ‘유나’를 사용한 발전기 가동은 비 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을 생 각해도 ‘유나’가 발전기를 가동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

“이익! 이 고철덩어리가! 날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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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동력원 정도로 취급하지 말란 말 이야!”

[본 기체의 명칭은 ‘고철덩어리’가 아닌 ‘락테온’임. 명칭의 정정을 요 청.]

“영식아! 이 자식 짜증나!”

[본 기계의 명칭은 ‘자식’이 아닌 ‘락테온’임. 명칭의 정정을 요청.]

“제발 좀 닥쳐!”

멀리서 유나와 락테온의 대화가 들 려왔다. 영식은 어딘가 사이 좋아 보이는(?) 둘의 대화를 들으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영식은 손상된 안드로이드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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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수리해 나가며 생각에 잠겼다.

‘경계선을 넘은 지도 5일.’

안드로이드 군단의 사기적인 힘으 로 살바토르 길드의 원정 속도는 굉 장히 빨랐다.

‘이제 슬슬 보스 몬스터가 나오겠 군.’

중앙 대륙을 지키듯이 포진해 있는 S급 보스 몬스터들. 그들이 있는 지 역에 살바토르 길드는 발을 디뎠다. 보스 몬스터의 사냥은 그가 계획하 고 있는 원정의 핵심이었다.

길드원들이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 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고, 한 명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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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에게 가장 적합한 무기를 만들어 주는 것. 그리고 동시에 S급 블랙큐 브를 수집하여 스탯의 성장과 더불 어 S급 금속코어를 모으는 것.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 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뭐, 이제 곧 만날 수 있겠지.”

S급 보스 몬스터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북방경계선 너머라면 얘기가 달랐다. 이곳은 던 전이 아닌 일반 필드에서도 심심치 않게 S급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장소였다.

영식은 그런 생각을 하며 안드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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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의 수리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 은 총탄을 만들어 안드로이드들에게 보급하는 것뿐이었다.

“제조.”

인벤토리에서 금속 재료를 꺼낸 영 식은 총탄의 제조에 들어갔다. 푸른 빛과 함께 한 줌의 금속 재료에서 엄청난 양의 총탄들이 만들어졌다.

‘물리 법칙 따위는 엿이나 먹으라 는 건가.’

고작 한 줌의 금속 재료를 사용해 이만한 양의 총탄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원래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애초에 화약이 섞인 총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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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재료로만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 다.

하지만 그가 가진 스킬은 그런 말 이 되지 않는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 어주는 기적과도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비단 그가 가진 스킬만이 아니었 다. 소환자들,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스킬은 하나하나가 물리 법칙을 가 볍게 무시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마스터. 모든 안드로이드의 배터 리 충전이 완료되었다고 알림.]

“알았어. 총탄 충전이 끝나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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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자.”

영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드원들 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였다.

-쿠구구구구궁!

바닥이 뒤흔들리며 거대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바닥을 뚫고 나온 굵은 나무줄기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크어어어어어!”

나무줄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몬스 터가 무너진 바닥 사이에서 몸을 일 으켰다. 이제까지 만났던 몬스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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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차원이 다른 존재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영식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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