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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118화 (118/284)

레벨업 머신 118화

나의 X담은 그렇지 않아!(5)

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길드원들 은 가늘게 눈을 뜨며 영식을 바라보 았다. 그들의 표정에 떠오른 생각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체 어디까지 갈 생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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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들은 그런 의미가 담긴 눈빛 으로 영식을 바라보았다.

터X네이터에 이어 X담이라니. 이 쯤 되면 표절시비가 붙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제가 의도한 게 아닙니다.”

영식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했 다. 그도 S급 안드로이드가 이런 외 형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 지 못했다. 레시피대로 만들었더니 저런 디자인의 안드로이드가 나왔는 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니야.”

그때, 낮은 목소리가 영식의 귓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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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들려왔다. 박철태의 목소리였다. 영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어떤 게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이건, X담이 아니라는 거다.”

“ 예?”

영식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 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게 실제 만화에서 등장하는 로봇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시드 따위를 건담으로 용납할 수 있을까 보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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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박철태는 거칠게 발을 구르며 소리 쳤다. 영식은 대체 그가 무슨 소리 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 X담은 이렇지 않단 말이다!”

박철태는 흥분된 표정으로 소리쳤 다.

영식과 길드원들은 그런 박철태를 아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평소 과묵하고 무거운 이미지의 그 가 자신의 X담은 이렇지 않다고 울 부짖고 있는 모습이 마치 꿈을 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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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아…… 그러니까……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이런 건 그냥 비슷하게 생긴 로봇일 뿐이지!”

“아…… 예. 그렇죠……

영식은 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길드원들 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들 또한 박철태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는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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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철태 군. 잠시 이쪽으로 와 서 둘이서 얘기하지 않겠나?”

길수는 눈치 빠르게 앞으로 나서서 훙분한 철태를 데리고 사라졌다. 폭 풍이라도 몰아친 것 같은 어수선함 이 창고에 내려앉았다.

“하아. 바로 성능 테스트를 하면 되는 거지?”

유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영식에 게 물었다. 영식 또한 철태의 기묘 한 일면(?)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고 대답했다.

“아니, 나중에. 여기 말고 다른 장 소에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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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와 A급 안드로이드의 전투만 으로도 창고가 뒤흔들리는 충격이 발생했다. S급 안드로이드와 유나가 싸우기라도 했다가는 창고 째로 폭 발해버릴 가능성도 있었다.

“흐응. 아쉽게 됐네. 저 건…… 안 드로이드가 얼마나 센지 시험해보고 싶었는데.”

유나는 보기만 해도 오싹할 정도의 위압감을 뿜어내는 S급 안드로이드 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일 바로 테스트하자. 오늘은 따 로 할 일이 좀 있거든.”

“음?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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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남은 재료들로 강화를 좀 해보려 고.”

영식은 A급 금속코어들을 바라보 며 말했다. 지금 그는 B급 금속코어 만을 사용해서 무기들을 강화한 상 태였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 지만 그렇다고 모든 재료를 거기에 투자할 필요는 없지.’

단순히 효율만 따져도 안드로이드 몇 대를 더 만드는 것보다 영식 스 스로가 더 강해지는 것이 전력에 몇 배는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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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8레벨에 도달하여 새롭게 추 가된 레시피들도 확인해야 했고, ‘합성’이라는 스킬에 대해서도 확인 해 봐야 했다.

“……조금 쉬었다가 하는 게 어 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라가 다 가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음. 그렇게 할까? 어차피 지금 당 장 급한 일도 아니니까.”

“그, 그렇지? 휴식도 중요하니까.”

아라는 반색을 하며 인벤토리 안에 서 바구니를 하나 꺼냈다. 영식을 위해 준비해온 간식이 들어 있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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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니 였다.

“이거 오늘 아침에 준비……

“아, 영식 씨. 그러면 도시락을 준 비해왔으니 밖에서 드실래요?”

아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식에 게 다가온 티리아가 방긋 미소를 지 으며 말했다. 그녀의 손에는 큼지막 한 바구니가 들려있었다.

“아?

티리아와 아라의 시선이 얽혔다. 그녀들은 서로가 똑같이 도시락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어머, 아라 씨가 도시락이라니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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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네요. 호호. 여기서는 그래도 평소 에 쭉 요리를 담당해온 제 걸……

“항상 길드장님이 만드신 것만 먹 다 보면 질리지 않을까요? 여기서는 제 걸…… 그녀들은 서로 경쟁을 하듯이 영식 에게 도시락이 든 바구니를 내밀었 다.

영식은 난처한 표정으로 두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는 짧은 한숨을 내쉬 며 입을 열었다.

“사람도 많으니 밖에 나가서 다 같 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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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人* ?

반박하기 힘든 정론에 두 여인은 흠칫 몸을 굳혔다.

여기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다니! 두 여인은 치사하다는 표정으로 영 식을 살짝 노려보았다.

채린이 그런 두 여인의 모습을 홍 미진진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 었다.

그녀는 영식에게 살금살금 다가와 히죽 미소를 지으며 은근한 목소리 로 물었다.

“영식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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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빠는 아라 언니와 티리아 언니, 둘 중 누가 더 마음에 들어?”

뜬금없는 돌직구였다. 영식은 살짝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 았다. 채린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초롱초 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 꼬맹이가……!’

영식은 그녀의 돌직구에 이글거리 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티리아와 아라를 힐끔 쳐다보며 난 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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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리아와 아라가 보내주는 호의에 는 언젠가 대답해야 한다고는 생각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감정에 빠져 있 기에는 그에게 주어진 일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었다.

“그, 그러게요 영식 씨. 저도 살짝 궁금하네요.”

“크흠. 뭐, 나, 난 굳이 말하지 않 아도 그런 건 알 수 있는데 말이 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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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아라의 도발적인 말에 티리아는 가 늘게 눈을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라는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미소 를 입가에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머, 혹시 길드장님은 영식이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신 건가요?”

“으읏. 무, 물론 저도 영식 씨의 마음 정도는 눈치채고 있죠!”

두 여인은 영식의 눈치를 살피며 어색한 웃음을 홀렸다.

영식은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며 복 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티리아 언니, 아라 언니. 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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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곤란해 하잖아. 이 얘기는 나 중에 해. 그리고 채린이 너는 얌전 히 좀 있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 그를 구해준 것은 유나였다. 영식은 의외라는 표 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받은 유나는 살짝 뺨 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자자, 빨리 밥이나 먹자고. 나 배 고프단 말야.”

“어, 어어……

“자, 잠깐만 유나야. 좀만 천천 히……

유나는 티리아와 아라의 팔을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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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길드하우스로 향했다. 티리아와 아라는 뭔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 며 영식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유 나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길드하우스로 들어가는 세 여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영식 의 허리를 채린이 팔꿈치로 살짝 찔 렀다.

“영식 오빠.”

“?왜.”

“이참에 그냥 다 사귀는 건 어때?”

영식은 가늘게 눈을 뜨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채린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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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터무니없는 말인 것만은 아 니었다. 에르노어 대륙에는 한국처 럼 일부일처제라는 개념 자체가 없 었다. 이곳에서의 결혼은 다분히 정 치적인 의도로 사용되고 있었고, 한 명의 남자가 여러 명의 여자를 얻는 것도, 그 반대의 상황도 무척 흔했 다.

거느리고 있는 이성의 숫자는 그의 힘과 권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일 정도였다. 오히려 남녀 단둘이 만나 사랑을 키우고 결혼에 성공하는 경 우가 압도적으로 드물었다.

물론, 티리아를 제외한 다른 길드 원들은 아직 한국에서의 사상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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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겠지 만 중혼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한국에서 살 때에 비해서는 그 거부 감도 훨씬 옅을 것이 분명했다.

“후후……. 잘 생각해 보라고 오빠. 잘만 한다면 3P…… 아니 4P도 가 능할 수 있어! 남자의 로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그녀는 손가락 네 개를 펼쳐 깍지 를 낀 채 천박하게 손가락을 움직였 다.

“아, 설마 나도 그 멤버에 포함시 키고 싶은 거야? 후훗.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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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유진 오빠라는 미래의 정 인(情人)이 있기 때문에 그건 불가 능하다고!”

채린은 자기 자신의 몸을 끌어안으 며 몸을 베베 꼬았다.

영식은 왜 유나가 항상 그녀의 뒤 통수를 시원하게 후려갈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길드하우스로 들어간 유나가 간절하게 보고 싶었 다.

-따악!

“아악!”

“헛소리 하지 말고 들어가서 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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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먹어.”

영식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그녀 의 이마를 한 대 때린 후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채린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쓰다듬다가 이내 길드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하하. 채린 양은 항상 밝은 모습 이 보기 좋구만.”

“끄응. 밝다 못해 빛나서 문제죠.”

영식에게 다가온 길수가 특유의 사 람 좋은 미소를 흘렸다.

“그래서, 채린 양의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길수 아저씨까지 그러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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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쁜 방법은 아니지 않나. 물론 나야 아라 양이랑 자네가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티리아 양도 그간 힘든 시간이 많았고 이어지는 길수의 말에 영식은 가볍 게 눈살을 찌푸렸다.

“단순히 동정심에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만큼 최악인 것도 없죠.”

“때로는 그런 동정심이라도 행복으 로 이어질 수 있다네.”

길수는 소탈한 웃음을 흘리며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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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의 마음에 솔직하게 따르면 되 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 있겠네. 자네도 천천히 오게나.”

영식은 길드하우스로 들어가는 길 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결 나아 진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다소 소란스러웠던 식사가 끝난 후, 영식은 다시 창고로 돌아왔다. 다른 길드원들은 모두 오후 수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창고에는 영식 혼 자 있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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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아직은 꽤나 여유가 있는 A급 금속코어들을 바라보며 발걸음 을 옮겼다.

그는 자신의 오른팔에 손을 올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화.”

-띠링.

맑은 방울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로켓 펀치’를 강화하는 데 A급 금속코어 5개가 필요합니다. 강화하 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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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 였다. 어차피 A급 금속코어는 지금 꽤나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띠링.

[로켓 펀치의 레벨이 4레벨로 상승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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