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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108화 (108/284)

레벨업 머신 108화

슈퍼 을(2)

“한준만에게 연락이 왔다고요?”

“예. 절 혼자서 만나고 싶다고 하 더군요.”

길드 하우스.

영식의 부름으로 모든 길드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성이 물었다. 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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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혼자서 라……

유진은 가늘게 눈을 떴다. 그는 마 음에 들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게 길드 이적을 제안할 생각인 것 같군.”

“아마 그렇겠죠.”

영식은 예상하고 있다는 듯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의 말에 유나가 다급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 영식아? 설마 살바토르를 나 가서 골드런 길드로 가거나 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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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겠지?”

“음? 글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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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장난스러운 영식의 말에 유나는 충 격 받았다는 듯이 표정을 굳혔다. 그런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박철태 가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정해라 유나야. 영식 군이 그럴 리가 없잖아.”

“……철태 오빠.”

확고한 믿음이 담겨 있는 그의 말 에 영식은 살짝 놀랍다는 표정을 지 었다. 다른 길드원들은 몰라도 상대 적으로 자신과 친분이 적은 그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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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확신에 찬 채 말할 줄은 예상 하지 못했다.

“뭐, 장난은 이쯤으로 하고.”

“앞으로 그런 장난 하지 마!”

“알았어, 알았어.”

영식은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 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음, 이제 슬슬 시작해야죠.”

두루뭉술한 그의 말에 길드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영식의 입가 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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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낚은 물고기를 뜯어먹을 준 비가 됐다는 겁니다.”

“어, 어떻게 하게?”

그는 길드원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 었다.

“계획은……

영식의 낮은 목소리가 회의실 안에 잔잔히 깔렸다. 그의 말이 이어질수 록 길드원들은 아연한 표정으로 그 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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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만을 만날 때면 언제나 이용하 는 화려한 레스토랑의 룸.

영식은 조심스럽게 그 문을 열었 다. 뒤룩뒤룩 살이 쪄있는 한준만의 모습이 보였다.

“오오! 영식 씨! 오랜만입니다!”

그는 반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 어나 영식을 반겼다. 영식은 잔뜩 위축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입니다.”

“예. 그간 잘 지내셨나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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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습 니까! 영식 씨가 만든 물건들이 요 즘 어떤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 까?”

그는 터질 듯한 볼살을 떨어대며 웃음을 터트렸다.

“대박입니다, 대박! 골드런 길드 설립 이후 전례가 없는 초대박! 영 식 씨의 물건들은 물량이 부족해서 못 팔 지경까지 왔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입니다!”

U 99

고개를 숙인 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영식에게 다가온 한준만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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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하하하. 이야, 골드런 길드가 동부 를 넘어서 남부까지 진출하게 될 줄 은……. 이게 모두 다 영식 씨의 공 입니다!”

“가, 감사합니다.”

“수익 분배비율 관련해서 살짝 문 제가 있었지만…… 어떻습니까? 그 래도 꽤나 많은 돈을 손에 만지셨지 요‘?”

9 대 1이라는, 말도 안 되는 비율 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사업 자체가 큰 성공을 거뒀다 보니 살바토르 길 드가 받은 돈은 결코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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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드런 길드가 얻은 막대 한 이득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치 리라.

“……그렇습니다.”

“하하하. 만족하셨다니 다행이군 요.”

“오늘…… 절 부르신 이유는 뭔가 요?”

“아아. 꽤나 여러 이유가 있지만 천천히 즐기면서 대화를 나눠보자고 요.”

한준만은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방문이 열리며 예의 미녀들 이 영식에게 다가왔다. 영식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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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이, 이건……

“우선, 오늘 이 자리에 영식 씨를 부른 이유는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 입니다. 골드런 길드를 비상시켜주 는데 영식 씨가 큰 역할을 해주셨어 요.”

“감사합니다.”

한준만은 두툼한 입술을 혀로 핥으 며 말을 이었다.

“분명 영식 씨는 에어컨이나 선풍 기, 냉장고 이외에도 다른 기계들을 만드실 수 있다고 하셨죠?”

“예…….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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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기계들을 만들 수 있어요.”

“하하! 정말 엄청난 직업이로군요! 기계공학자! 크으! 이름부터가 다른 클래스와는 격을 달리하는 포스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한준만의 칭찬 에 영식은 쑥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하, 하하. 감사합니다.”

“아앙? 뭐야 오빠?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멋져 보 이더니!”

한준만에게 호응하듯 영식의 양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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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앉은 두 여인이 콧소리를 흘리며 달라붙었다. 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팔을 타고 전해졌다.

“어머? 왜 그래 오빠? 혹시 부끄 러운 거야?”

여인들은 얼굴을 붉히고 있는 영식 을 바라보며 짓궂은 목소리로 말했 다.

날카롭게 그 상황을 살피던 한준만 이 은근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입니다……

그의 입가가 비틀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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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 씨, 이클로전 길드를 나와 골드런 길드로 이적하시지 않겠습니 까?”

“이, 이적이요?”

영식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 로 그를 바라보았다. 한준만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솔직히, 그 길드는 영식 씨가 있기에 조금 부족한 길드라고 생각 되네요.”

“그, 그렇지만 거기에는 튜토리얼 부터 함께해 온 동료가……

“하하. 걱정하지 마십쇼. 길드를 나 왔다고 해서 적이 되라는 얘기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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닙니다. 다만……

한준만은 두 여인에게 눈짓을 보냈 다. 여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드레 스의 어깨끈을 아슬아슬하게 내렸 다.

“후훗, 오빠가 골드런 길드로 오면 내가 잔뜩 봉사해줄 수 있는데?”

“매일 밤마다 제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드릴게요?”

“ O..”

■스* ?

영식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양 팔에 달라붙은 두 여인을 바라보았 다.

한준만의 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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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식 씨가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한 제안입니다.”

“ 비상이요?”

“예. 영식 씨의 경이로운 능력이라 면 더욱 높은 곳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걸 도와주고 싶 을 뿐입니다.”

“높은 목표란 게……?”

영식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으 로 한준만을 바라보았다. 한준만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한층 더 짙어 졌다.

“지금 만지신 돈과는 비교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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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을 어마어마한 재화. 그리고 모든 이들이 영식 씨의 발아래 무릎을 꿇 을 막대한 권력. 그리고…… 눈부신 미녀들을 얻을 수 있는 자리죠.”

“어머, 눈부신 미녀라뇨……

“호호. 부끄러워요.”

영식의 양옆에 있는 여인들은 꺄르 르 웃음을 터트리며 그에게 더 엉겨 붙었다. 영식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떨렸다. 꿀꺽. 영식의 목을 타고 마 른침이 삼켜졌다.

눈치가 빠른 한준만은 그의 목울대 가 움직이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후후. 아, 참고로 눈부신 미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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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것은 영식 씨 옆에 있는 두 분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수십에 서 수백까지. 영식 씨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여인들을 품을 수 있도록 해드리죠.”

“으..”

영식은 말끝을 흐리며 안절부절못 하고 있었다.

한준만은 그가 한 번도 여자를 경 험하지 않은 동정이라고 확신했다.

“어때요, 구미가 당기는 제안 아닙 니까? 영식 씨로서는 전혀 나쁠 게 없는 제안입니다.”

“하,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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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길드원들에게도 저희 쪽에서 큰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영식의 표정에 망설임이 서렸다. 한준만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말 을 이었다.

“영식 씨. 인생에 이런 기회는 흔 치 않습니다. 이건 모두 영식 씨가 그런 권력을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 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무거운 침묵이 장막처럼 내려앉았 다. 영식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깊은 고민에 잠겼다.

한준만은 그가 머지않아 넘어올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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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다.

“……거절, 하겠습니다.”

“ 호오?”

영식의 대답은 그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었다.

그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유가 뭐죠?”

“이클로젼 길드는 저와 동료들이 힘을 모아 만든 길드입니다. 그 소 중한 장소를…… 버리는 짓은 할 수 없습니다.”

“하하하!”

순박하기 짝이 없는 영식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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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만은 자기도 모르게 큰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로 호구새끼가 따로 없군.’

그는 즐겁다는 표정으로 영식을 바 라보았다. 호구도 이런 호구가 따로 없었다.

동료라니? 소중한 장소라니? 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구른 그의 입장에 서는 가소롭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뭐, 이렇게 버티는 것도 얼마 남 지 않았을 테지만.’

비열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렸 다.

지금 영식이 저렇게 동료니,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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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소니 떠들어댈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쾌락’에 대해서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걸 한 번이라도 경험한다 면.’

한준만은 영식이 바닥끝까지 타락 하는 것을 상상하며 짙은 미소를 지 었다.

권력의 힘을 한 번이라도 맛본 인 간은 거기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그것은 그가 상인으로서 활동하며 질리도록 봐왔던 일들이었다.

‘한 번 내 노예들과 자고 나면 바 로 태도가 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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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의 양옆에 찰싹 붙어 있는 그 의 노예들은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 은 성노예들이었다.

그녀들은 마약 효과가 있는 약을 활용하여 남자를 말 그대로 천국으 로 보내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정이 그녀들과 한 번이라도 몸을 섞는다면 결코 거 기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너는 그냥 우리들이 이용하기 좋 은 꼭두각시가 되면 돼.’

한준만은 긴장에 찬 표정으로 자신 을 바라보고 있는 영식을 비웃었다.

“흐음……. 그런가요?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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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라도 생각이 바뀌시면 편하 게 말씀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영식 씨에게는 언제나 최고의 대우를 약 속드릴 테니까요.”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매번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냥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모처 럼 혼자이시기도 하니 여기서 하룻 밤 묵고 가시면 어떻습니까? 영식 씨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그의 말과 함께 두 여인은 눈을 반짝이며 영식의 귓가에 입을 가까 이 가져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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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목소리가 영식의 귓가를 간 질였다.

“후훗. 어때 오빠? 오늘밤은 내가 즐겁게 해줄게.”

“오빠 아직 처음이지? 안심하고 나 한테 맡겨.”

그녀들은 영식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리며 그를 유혹했다. 영식은 붉어 진 얼굴로 허리를 숙였다.

한준만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 모습을 보니 그가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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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한준만은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영식 씨 제품들의 배 터리 교체 기간이 4개월이라고 했 죠?”

“그렇습니다.”

“그럼 슬슬 교체할 배터리들을 보 충해야 할 것 같네요.”

“그, 그렇죠.”

한준만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이미 배터리를 보급할 지점 은 각 도시에 쫙 깔아두었으니 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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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들어오면 되겠군요. 외장 배터 리 하나당 얼마 정도입니까?”

그는 배터리 가격 또한 시원하게 후려쳐볼 생각에 부풀었다.

“1, 1만 골드요.”

“?예?”

한준만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 다. 1만 골드라니, 한화로 따지면 100억에 가까운 돈이 아닌가.

“잘못 들으신 것 같은데, 배터리 하나당 가격을 물어본 겁니다.”

“그, 그러니까 1만 골드입니다. 배 터리 하나에, 1만 골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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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만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 다. 그는 장난을 치고 있냐는 듯한 표정으로 영식을 쏘아보았다.

“영식 씨. 진지하게 대답을……

“아니, 1만 골드라고 아까부터 계 속 얘기하고 있잖아.”

영식의 말투가 달라졌다. 이제까지 호구처럼 빌빌거리는 말투가 아닌,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갑고, 날카로 운 말투였다.

“ 무슨?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 처먹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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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구부정하게 있던 영식이 허리를 폈 다. 그는 자신에게 엉겨 붙은 여인 들을 거칠게 밀치며 고급스러운 테 이블 위에 두 다리를 올렸다.

“배터리 하나당 1만 골드라고, 이 돼지 새끼야.”

깊게 가라앉은 영식의 눈빛이 한준 만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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