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100화
사업 준비(3)
“그럼, 길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 다.”
레비아탄 길드의 별관.
살바토르 길드가 임시 거처로 사용 하고 있는 3층짜리 건물 방 안에 12명의 소환자가 앉아 있었다. 던전 공략을 마치고 다시 엘노트 왕국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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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복귀한 살바토르였다.
“우선 회의에 앞서 몇 가지 전달사 항이 있습니다.”
몇 장의 서류를 바라보며 회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한성이었다.
길드의 재정 및 관리 등 사무적인 일에 대해서 뛰어난 그는 회의를 매 끄럽게 끌고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던전 공략에 나가 있던 사이 엘노 트 왕국의 내전이 종료되었습니다. 결과는 영식 씨가 예상하셨던 대로 루안 왕자 파벌의 승리로 끝났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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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있었 다.
“그리고 루안 왕자는 즉위식을 하 기도 전에 이번 헨드릭 시해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 습니다.”
“그 얘기는……
“예. 현재 가장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라와 있는 것은 살바토르 길드입 니다. 왕국 측에서는 살바토르 길드 에 걸린 현상금을 대폭 늘린 후 다 른 길드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 다.”
이어지는 한성의 말에 길드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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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티리아의 복수를 위해 헨드릭을 죽 인 순간부터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 었지만 막상 이렇게 공개적으로 수 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들 으니 마음이 착찹했다.
“루안 왕자는 국왕 시해 사건의 전 모가 밝혀지기 전에는 즉위식을 하 지 않겠다고 공표했더군요. 이것만 봐도 현재 엘노트 왕국 측에서 진범 을 밝히는데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 지는 다들 예상하실 수 있을 겁니 다.”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신 한성이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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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살바토르 길드원들 은 모두 외출을 자제해주셨으면 좋 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하 게 되었을 때는 의무적으로 변장 마 법을 마친 후 외출을 해주시길 바랍 니다. 그리고 유진 씨, 유나 씨와 같이 전투 스타일 자체가 독특하신 분들은 전투에 휘말리는 일 자체를 피해주세요.”
“……알았다.”
“으……. 그럼 앞으로 계속 길드 하우스 안에 답답하게 지내야 하는 거야?”
한성의 말에 유나는 불만스러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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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박철태가 물었다.
“그럼 앞으로 원정도 나가지 못하 는 건가?”
“아무래도 자중하는 편이 좋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실력 향상 이 어려울 텐데. 영식 군은 그렇다 치고, 아라 양이나 길수 형님은 경 험이 많이 부족하지 않은가.”
레벨이 제한치에 도달했다고 해서 몬스터와의 전투를 게을리 할 수는 없었다.
레벨의 차이란 결국 체급의 차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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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너무 압도적인 차이가 나지 않 은 이상 어느 정도는 기술로 극복이 가능했다.
5살짜리 어린아이가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헤비급 격투가를 이길 수는 없지만 미들급 격투가가 기술이 좋 아서 헤비급 격투가를 이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그리 고 결정적으로 전투 관련 스킬의 경 우 몬스터를 잡지 않고서는 쉽게 숙 련도가 오르지 않았다.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 안에 최대 한 전력을 키워야 하는 살바토르 길 드 입장에서 원정은 선택이 아닌 필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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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길드장님과 상의를 해보고 알려드리 겠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갈 수 있 었으면 좋겠군. 아무래도 대련을 하 는 것과 실전을 하는 것은 차이가 많이 있으니.”
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의제 로 넘어갔다.
“다음은 던전 보상 배분에 관련해 서입니다. 쌍식은 유나 씨가 선택받 아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다른 두 개 의 아이템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보상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자 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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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들의 눈이 반짝였다. 이번 공략을 통해서 얻은 아이템들은 무려 SS랭 크라는 경이로운 힘을 가진 아이템 들이었다.
S급만 하더라도 국보로 관리될 정 도의 아이템인데 그 이상 등급의 아 이템이 가진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 할 필요도 없었다.
“그 아이템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아냈나요?”
“예. 레비아탄 길드마스터에 따르 면 유나 씨가 얻은 쌍식과 황금색 검은 ‘대전쟁’에서 전사한 8영응들 의 무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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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영웅들의 무기……
유나는 자신의 허리줌에 맨 두 자 루의 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헌상의 기록으로만 따지면 과연 평균 레벨이 소환자보다 낮은 원주 민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로 어마어 마한 힘을 가진 강자들.
그런 역사에 남을 강자들이 사용했 던 무기를 지금 자신이 이어받았다 고 생각하니 뭔가 현실성이 없게 느 껴 졌다.
“그럼 반지는요?”
“백금색 반지는 잉그리움 제국 황 제에게 대대로 전해지는 ‘세라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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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이라는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한성의 설명을 들은 길드원들은 흥 미로운 듯 눈을 빛냈다.
“그 반으로 쪼개진 큐브는 결국 못 찾았지‘?”
“예. 전투가 끝난 후에 아무리 찾 아봐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아, 그거라면 제가 가지고 있습니 다.”
영식은 품속에서 반으로 갈라진 락 테온의 큐브를 꺼내며 말했다. 그 물건을 본 길드원들이 술렁거렸다.
“그, 그 큐브를 가져간 게 영식이 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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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허,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당시 전투 상황이 너무 급박했기 때문에 그가 큐브를 가져갔는지 전 혀 모르고 있었다. 유나는 눈을 반 짝이며 영식에게 물었다.
“그 쪼개진 큐브는 뭐야? 뭔 아이 템인지 딱 봐서는 전혀 모르겠는 데.”
“정확하게는 나도 모르겠어. 아직 불완전한 아이템이거든. 다만, 가치 자체는 8영응의 유산에 비해서 결코 떨어지지는 않을 거야.”
영식은 큐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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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하지 않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 갔다.
지금 바로 락테온의 코어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가 얻은 슈트 와 락테온의 상관성, 구조파악을 할 때 머릿속에 홀러들어온 기억에 대 해서 모두 얘기해야 했다.
아직 영식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일 을 얘기해 본들 근거 없는 추측과 혼란만 가중될 뿐이었다.
“그럼…… 제단 위에 있던 네 개의 아이템 중에 저희 길드가 두 개를 가져갔다는 말이네요.”
티리아는 영식과 유나를 번갈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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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물었다.
“음, 그렇게 되겠지.”
“그럼 끝난 거 아니야? 공평하게 두 개씩. 딱 좋네.”
유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한 표 정으로 말했다.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 니다.”
한성은 한숨을 내쉬며 설명을 이어 갔다.
“레비아탄 길드마스터의 말에 의하 면 이번에 얻은 아이템들 중 ‘세라 핌의 은총’은 잉그리움 제국 황가의 피를 이어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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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네요. 즉……
한성의 시선이 티리아에게 향했다.
“길드장님 이외에 다른 사람은 사 용할 수 없다는 거죠.”
한성의 말에 길드원들 사이에 무거 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영식은 눈살 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골치 아프게 됐네요.”
“예. 사실 공평하게 나눠 갖는 것 도 논란이 될 여지가 충분한 지금의 상황에서 저희가 보상의 대다수를 가지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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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길드가 힘을 합쳐 던전 공략을 완료했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공략의 중심은 레비아탄 길드였다. 그들은 던전의 위치를 찾아냈고 자세한 조 사를 통해 공략을 계획했으며, 실행 했다. 살바토르 길드는 어디까지나 조력자의 입장이지 그들과 대등한 입장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살바토르 길드가 4 개의 아이템 중 3개를 가져가다니. 정상적인 상황이면 결코 있을 수 없 는 일이었다.
라면을 먹기 위해 열심히 끓여놨더 니 가만히 손 빨고 있던 친구가 한 입만 먹겠다고 다가와서는 대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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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어먹은 격이 아닌가.
“응? 뭐가 문제야? 어차피 언니만 쓸 수 있는 거라면 그냥 언니가 가 지면 되는 거 아니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 다.”
“레비아탄 길드가 호구도 아니고 이 일을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겠 지.”
한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 레비아 탄 길드마스터와 상의했습니다. 레 비아탄 측에서는 반지를 건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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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괜찮으나 조건을 하나 달겠다 고 하더군요.”
“어떤 조건이죠?”
한성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무 거운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 왔다.
“레비아탄 길드가 준비 중인 북방 정벌에 살바토르 길드가 무조건적으 로 참여하는 겁니다.”
“..I”
중격적인 그의 말에 길드원들의 얼 굴에 경악이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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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레비아탄 길드가 북방정벌을 준비 중이란 말인가요?”
“예.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앞으로 5년 후를 생각하고 있더군 요.”
“허……
“이 조건에 대해서는 길드장님의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북방정벌에 무조건적인 참여’라는 조건이 가진 의미는 하나였다. 바로 몬스터의 창조자들을 죽이는데 도움 을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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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리아의 눈에 망설임이 서렸다.
괴물들의 창조주와 싸운다.
그건 엘노트 왕국과 대립한다는 것 이 가소롭게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 마한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길드 자체가 전멸한다 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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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영식이 사라졌을 때 느꼈던 절망감 이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때와 같은 끔찍한 절망을 다시 겪을 수도 있다니.
마음 같아서는 반지 따위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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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고, 지금 길드원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하 고 싶었다.
‘하지만……
당연히 그녀에게는 소환자들이 말 하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만나온 소환자들 이 얼마나 절박하게 지구로 돌아가 고 싶어 하는지는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녀의 길드원들 중에서도 그 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혹시 그중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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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일 수도 있었다.
“조건을……
길드원들의 시선이 티리아에게 집 중됐다. 그녀는 굳은 결심이 선 눈 빛으로 말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살바토르 길드는 북방정 벌이 있을 때 참여하도록 할게요.”
“……괜찮으시 겠습니까?”
영식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 녀에게 물었다. 티리아는 희미한 미 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괴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창조주 들을 죽이지 않은 이상 결국 대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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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화는 찾아오지 않을 테니 까요.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습니 다.”
“……길드장님의 뜻이 그렇다고, 레비아탄 길드마스터에게 전달해 두 겠습니다. 계약서에 대해서는 나중 에 따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한성은 빠른 속도로 종이에 무언가 를 적어나가며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서류를 내려다보았다.
“그럼 마지막 회의 안건입니다. 앞 으로 1년간 어떻게 길드의 전력을 키울지 입니다.”
“음. 가장 무난한 방법은 재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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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초보 소환자들을 신입으로 영 입해서 키우는 건데……
“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 저 희 입장에서 신입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위험부담이 큽니다.”
“그럼 수련을 열심히 한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길드원들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 다.
“이 안건에 대해서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 침묵을 깨며 영식이 손을 들었 다. 길드원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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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업을 하는 겁니다.”
“……사업이요? 돈을 벌자는 말씀 이신가요?”
“예. 돈을 벌자는 얘기입니다.”
“우리 전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 니었어? 갑자기 왜 돈을 벌자고 하 는 거야?”
유나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한성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 다.
“아뇨. 확실히 돈을 번다는 것은 전력 강화에 좋은 방법입니다. 돈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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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재화는 그 자체로 힘을 갖 는다. 그것은 지구에서도, 에르노어 대륙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무슨 사업을 하 실 생각이십니까?”
한성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사업이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 었다.
세력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지금 살 바토르 입장에서 어중간한 사업을 벌였다가는 간신히 안정이 된 길드 의 재정이 파탄 날 가능성도 충분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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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의 입가가 비틀려 올라갔다.
“이겁니다.”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인벤토리에 서 물건을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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