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94화
푸른 거신(3)
-콰아아아아앙!
레비아탄의 길드마스터, 박시아의 몸이 푸른 거인의 주먹에 얻어맞고 튕겨나가고 있었다.
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거인의 주먹이 강렬한 푸른빛을 뿜어내며 그녀가 쏘아낸 물줄기를 박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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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시, 시아 언니!”
“길드장님!”
뒤로 튕겨져 나가는 박시아의 모습 을 보며 레비아탄 길드원들은 새파 랗게 질린 표정을 지었다.
박시아는 레비아탄 길드라는 거대 한 길드를 굳건히 지탱해주는 기둥 이었다.
그 누구보다 강하고, 냉철하며, 카 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 에게 의지하고 있는 소환자들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고 길드 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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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정을 만들어내는 티리아와는 다른 종류의 리더. 선두에 서서 모 든 사람들을 이끌고 목표를 향해 쉼 없이 전진해나가는 지도자.
티리아가 성군이라면 그녀는 패왕 이었다.
그런 그녀가 무너졌다. 형편없을 정도로 꼴사납게 뒤로 튕겨져 나가 버렸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레비아탄 길드원들은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 았다.
“아, 흐읏……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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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흘 러나왔다. 푸른 거인의 주먹과 충돌 한 그녀의 두 팔은 기형적인 각도로 비틀려 있었다.
“기, 길드장님! 어서 치료를……
레비아탄 길드의 힐러가 진형을 이 탈해 박시아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박시아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고통을 참으며 버럭 소리쳤다.
“진형을 유지하세요!”
“하, 하지만……!”
“더 이상의 반론은 하극상으로 간 주하겠습니다.”
박시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힐러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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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스의 여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 녀의 말에 그 여인은 움찔 몸을 떨 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최우선 보호 대상에 대한 보호 재개.
박시아를 멀리 튕겨낸 푸른 거인은 몸을 돌려 황금색 검이 꽂힌 제단을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는 유나와 천 태황, 박철태 파티를 노려보았다.
거인의 시선을 느낀 그들은 움찔 몸을 떨며 제단에서 멀어졌다. 거인 의 표적이 된 상태에서 제단을 파괴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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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아는 두 팔을 타고 전해지는 고통을 참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레 비아탄 길드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 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차마 그 녀를 말리지는 못했다.
지금 상황에서 박시아가 빠지면 푸 른 거인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아 무도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룡의 강림.”
무시무시한 마력이 그녀의 몸에 집 중됐다. 그녀에게 레비아탄이라는 이명을 붙여준 스킬이 발현됐다.
그녀의 몸 주위에서 손톱만한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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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가진 수천, 수만 개의 물방울들 이 만들어졌다. 수만 개의 물방울들 이 서로에게 이끌리듯 하나로 합쳐 졌다.
- 크롸롸롸롸롸롸!
허공에 만들어진 3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수룡이 포효했다. 푸른 거인 보다 오히려 더 큰 몸집을 가진 수 룡이 거인의 몸을 휘감았다.
쿠웅! 쿵!
“읏…… 컥, 커헙!”
수룡에게 몸을 휘감긴 푸른 거인이 거칠게 몸을 비틀었다. 거인이 몸을 비틀 때마다 박시아의 입에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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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찬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입에서 검붉은 핏덩이가 쏟아졌다.
수룡의 강림이라고 해서 진짜 용을 소환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만 들어낸 수룡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마력에 의존해서 만들어진 가짜 용 이었다.
거인이 발버둥을 칠 때마다 가해지 는 모든 충격이 그녀의 마력에 직접 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하악, 하악!”
거인이 몸을 비틀 때마다 그녀의 몸 안에 흐르는 마력이 거칠게 요동 쳤다. 박시아는 전신의 혈관이 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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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지는 끔찍한 고통에 거친 숨을 토 해냈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 정도 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안 돼.’
그녀는 뒤로 물러나 있는 길드원들 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 었다. 입술이 찢어지며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여기서 그녀가 무너진다면 뒤에 있 는 길드원들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 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길드장님!”
천태황은 피를 쏟아내는 박시아를 바라보며 다급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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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가려고 했다. 박시아는 당장에 라도 끊어질 것처럼 희미한 목소리 로 말을 이었다.
“빨, 리……. 제단을 부, 숴.”
푸른 거인이 가진 끝없는 힘. 그 힘의 원천을 끊어내지 않는 이상 저 괴물을 쓰러트리는 것은 불가능했 다. 간절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녀의 말에 천태황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 개를 끄덕였다.
네 자루의 검이 그의 주변을 감싸 듯 땅에 박혔다. 천태황은 깊게 숨 을 들이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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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몸 안에서 흘러나온 마력이 바 닥에 꽂힌 검을 향해 흘러들어갔다.
‘신검합일.’
무협지에서 다뤄지는 검의 경지와 는 달리, 검을 직접 몸 안에 받아들 임으로써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다소 비상식적인 스킬.
아직 완전히 다룰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기 때문에 몇 초 이상 사용하 면 급격하게 신체에 무리가 가는 스 킬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천태황은 박시아가 보여준 투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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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며 투지를 불태웠다. 바닥에 꽂힌 검이 가루가 되어 그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천태황은 전신에 끓어 넘치는 막대 한 힘을 느끼며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그의 눈앞에 제단 위에 놓인 황금색 검이 들어왔다.
“아?
천태황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흘러 나왔다. 신검합일을 사용해서 오감 이 폭발적으로 증폭한 지금에야 저 황금색 검이 가진 전율스러운 힘이 느껴졌다. 푸른 거인에게 끝없는 마 력을 공급해주고 있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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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그의 심장이 뛰었다. 찬란한 황금 빛을 발산하고 있는 검의 모습이 낙 인처럼 그의 머릿속에 새겨졌다. 타 오르는 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뭐야?’
천태황은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눈 살을 찌푸렸다. 마치 검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전신이 찌 릿찌릿 울렸다.
천태황은 마른침을 삼키며 발도자 세를 취했다. 푸른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그의 손에 쥐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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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섬.”
강하린에게 직접 전수받은 스킬이 발동됐다. 그의 손에 쥐어진 검이 빛살처럼 마력 방벽을 베어냈다.
카앙!
“크읏!”
마력 방벽을 뚫지 못하고 검이 튕 겨져 나왔다. 어마어마한 반탄력에 그의 손바닥이 찢어졌다.
“하아?
천태황은 오히려 자신의 공격이 튕 겨나가서 즐겁다는 듯이 입가를 비 틀며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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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 캉! 캉! 캉!
맑은 쇳소리와 함께 그는 정말로 자신이 한 자루의 검이 된 것 같은 몰아에 빠졌다.
신검합일을 사용한 천태황이 마력 방벽을 두들기고 있을 때, 그 모습 을 바라보고 있던 유나의 입에서 침 음이 홀러나왔다.
‘지금 내 힘으로는 어림도 없어.’
유나는 천태황의 손에 쥐어진 푸른 빛의 검을 바라보며 거칠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 검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굳이 그와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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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런 검조차 뚫지 못하는 마력 방 벽이 었다.
자신이 합세한다고 해도 오히려 방 해만 될 뿐이었다.
“?제길.”
유나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흘러나 왔다. 그녀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주 먹을 움켜쥐었다. 무거운 패배감이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61회차 소환자인 천태황의 힘은 이미 그녀를 넘어서 있었다. 몇 년 을 쉬지 않고 쌓아온 그녀의 노력을 재능 하나로 모조리 따라잡고,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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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버렸다.
“?제길!”
유나의 입에서 재차 욕설이 홀러나 왔다. 그녀는 가늘게 떨리는 몸으로 천태황을 노려보았다. 이 세계에서 재능이 얼마나 큰 영향을 차지하는 지는 그녀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단순히 레벨 제한만 놓고 보더라도 재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같 은 노력을 해도 30레벨까지밖에 올 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60, 70레 벨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 자신도 일반적인 소환자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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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면 엄청난 재능을 가진 소환 자였다.
하지만.
‘너무 압도적이잖아……
유나는 마력 방벽을 향해 즐거운 듯이 검을 휘두르고 있는 천태황을 바라보며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단순히 레벨 제한만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검을 다루는 것 자 체가 그녀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재 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천태황이 보여주는 검격은 평생을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느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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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가 아니지.”
유나는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자 신을 자책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때, 그녀의 두 눈에 두 자루의 쌍검이 들어왔다. 영식이 제단을 파 괴하면서 튕겨져 나간 검이었다.
검은색 검신을 가진 검과, 홍련의 쌍검처럼 붉은색 검신을 가진 검.
그녀는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그 검들을 손에 잡았다.
“으, 아……!”
검을 잡자마자 막대한 힘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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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타고 전해졌다. 그녀의 양팔의 핏줄이 흉측하게 돋아났다. 그녀의 머릿속에 검의 ‘목소리’가 흘러들어 왔다.
[내 이름은 월식.]
[내 이름은 일식.]
[우리의 이름은 ‘쌍식’이다.]
“허억, 허억…… 뭐, 뭐야?!”
유나는 머릿속에 흘러들어오는 목 소리에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고개 를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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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영웅 라그나의 후예가 될 자격이 있는지 시험하겠다.]
“크읏...!”
타오르는 듯한 격통이 그녀의 전신 을 타고 올라왔다. 양팔에 흉측하게 돋은 핏줄이 그녀의 전신으로 퍼지 기 시작했다. 막대한 힘이 그녀의 전신을 타고 흘렀다.
콰과과과과!
그녀의 주변에 맹렬한 화염이 휘몰 아쳤다. 원래 그녀가 사용하는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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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붉은색의 화염과는 달리, 검은색 이 섞여 있는 칙칙한 색의 화염이었 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유, 유나야!”
유나는 미칠 듯한 고통에 전신을 비틀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티리아 가 다가왔다. 거인의 주먹에 맞고 튕겨져 나갔던 그녀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유나에게 다가왔다.
“읏……!”
유나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강렬한 화염에 티리아는 고통에 찬 비명을 홀렸다. 넘실거리는 화염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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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어삼켰다.
치이이익.
“크읏…… 어, 언니! 뭘, 하는 거 야? 비, 비켜!”
유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자 신을 끌어안은 티리아에게 소리쳤 다. 티리아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너까지,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티리아는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 다. 그녀는 자신의 힘을 끌어올려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유나의 몸을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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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유나의 두 눈이 흔들렸다. 그녀의 머릿속에 튜토리얼에서 죽은 친언니 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녀에게 보호만 받았던 자 신. 그런 자신을 감싸다가 죽은 친 언니.
그때 느꼈던 절망이, 다시금 그녀 의 전신에 휘몰아쳤다.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유나는 거칠게 입술을 깨문 채 전 신에 차오르는 힘을 제어했다. 혈관 에 직접 쇳물을 들이 붓는 것 같은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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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견뎌내야 했다. 지금 이 힘 을 다루지 못하면, 티리아의 목숨이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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