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91화
진실의 단서(3)
락테온.
그 단어를 들은 영식의 눈빛에 경 악이 서렸다. 지금 그의 인벤토리 안에 잠들어 있는 칠흑색 슈트를 떠 올렸다.
비상식적일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 는 그 슈트의 정식 명칭은 ‘다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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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전투 슈트 락테온 2식’. 앞 선 수식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뒤에 있는 이름이 문제였다.
“창조주의 이름이 락테온이라는 건……
영식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대전쟁에서 죽은 창조주 중 하나의 이름이 락테온이라는 것과, 그곳에서 발견된 슈트의 이름이 락 테온 2식이라는 것이 우연일 리가 없었다.
‘그럼 나는 이제까지 창조주의 물 건들을 사용하고 있었단 건가?’
영식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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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정보들의 파편이 그의 머 릿속에 맴돌았다. 영식은 지금 일어 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길 대체 무슨 일이……
그는 거칠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마를 움켜쥐었다. 그때, 시끄러운 소음이 푸른 구체에서 흘러나왔다.
-지지지지직. 그들을 죽이기 위해 서는…… 지지지지직.
“크읏, 모두 뒤로 물러나세요!”
점점 더 심하게 형체가 일그러지고 있는 푸른 구체를 바라보며 박시아 가 소리쳤다. 푸른 구체에서 뿜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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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마력이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위험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하지 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이 푸른 구체가 무척이나 위험한 힘을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 하지만……
“티리아도 빨리!”
푸른 구체에 손을 올린 채 망설이 고 있는 티리아의 손목을 영식이 잡 았다. 망설이고 있기에는 푸른 구체 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마력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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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치 않았다.
그그그그끙!
공동이 뒤흔들렸다.
쩌적.
푸른 구체의 표면이 갈라지며 그 형체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숨 막 힐 정도로 농밀한 마력이 주변에 퍼 져나갔다.
‘대체 어디서 저런 마력이?’
영식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구체를 바라보았다. 지금 저 구체에 서 흘러나오고 있는 마력은 레크라 스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마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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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 수가 없었다.
‘ 설마.’
영식의 눈에 푸른색 구체를 둘러싸 고 만들어진 네 개의 제단이 보였 다. 제단 위에 있는 아이템들은 하 나하나가 경이로울 정도의 마력을 머금고 있었다.
만약 저 아이템들이 가진 마력이 저 힘의 원천이라면 상황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콰드득!
푸른 구체가 일그러지며 형태가 변 했다. 크리스탈처럼 빛나는 네 개의 팔이 생겨나며 그것을 지탱하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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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운 두 다리가 만들어졌다. 마치 거대한 알을 뚫고 거인이 태어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새하얀 문자가 푸른 수정으로 이루 어진 거인의 몸 주변에 떠올랐다. 그 문자들은 푸른 거인을 수호하듯 이 그의 몸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크기만 해도 20여 미터. 손가락 하 나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터무니없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거 인으로 변한 푸른 구체에서 딱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침입자, 식별 완료. 제거한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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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거인을 올려다본 한성의 표정 이 딱딱하게 굳었다. 가디언. 던전을 수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강력한 골렘. 지금 푸른 거인의 대사는 영 락없이 가디언 그 자체였다.
“크읏, 티리아 씨가 있는데도 왜 갑자기……!”
티리아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딱 히 공격 행위를 한 것도, 티리아가 푸른 구체에 공격을 한 것도 아니었 다.
박시아는 거칠게 입술을 깨문 채 길드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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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거랑 싸우려고?!”
강하린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푸른 거인을 손으로 가리켰다. 네 개의 팔을 가진 푸른 거인의 크기는 20여 미터.
아무리 소환자들이 일반적인 인간 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다.
20미터에 달하는 크기는 그 자체 만으로 압도적인 힘을 가진 무기였 다. 저런 크기의 괴물이 날뛰기라도 하면 재앙이나 다름없는 일이 일어 날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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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보호를 위해, 침입자를 제거 한다.
푸른 거인은 그 거대한 몸을 돌려 영식이 있는 곳을 똑바로 바라보았 다. 마치 영식 이외에 다른 존재에 게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뭐지?’
영식은 자신을 노려보며 농밀한 마 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푸른 거인을 바라보았다. 저 가디언이 자신 하나 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 로 알 수 있었다.
왜, 라는 의문이 영식의 머릿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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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갔다. 자신은 푸른 구체를 향해 다가간 적도, 그것에 손이 닿 은 적도 없었다. 그저 티리아의 옆 에 서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른 거인은 자신을 유일한 ‘적’이라고 규정하듯 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수많은 의문이 영식의 머릿속에 휘 몰아쳤다. 하지만 그런 의문을 끊어 내듯이, 푸른 거인의 몸이 움직였다.
쿠구구궁! 쿵!
“마법 발사 준비!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소환자는 거인의 머리를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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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라!”
박시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공동 안 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거인이 움 직이는 것을 보고 핼쑥한 표정을 지 었다.
‘괴물이야.’
그녀는 떨리는 표정으로 푸른 거인 을 올려다보았다. 사실 20미터의 크 기를 가지고 있는 존재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인간에게 있어서는 재앙 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저 가디언이 단순하게 크기만 했다면 그리 위협적인 존재 는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에 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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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자들은 모두 하나하나 초인에 가까운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고, 그 중 랭커의 반열에 들어와 있는 소환 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산도 박살 내 버릴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단순히 덩치 만 큰 가디언은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다.
문제는.
콰앙!
-다른 존재의 공격 행위를 감지.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를 말살한다.
“제, 제길! 스킬이 전혀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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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궁을 가지고 있던 여성 소환자의 입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 다. 85레벨의 궁수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마력을 잔뜩 담은 익스 플로전 샷을 푸른 거인의 머리를 향 해 쏘아냈다.
하지만 그녀의 화살을 정통으로 맞 은 푸른 거인의 몸에는 조금의 흠집 조차 생기지 않았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그녀는 아연한 표정으로 푸른 거인 을 올려다보았다.
레비아탄의 길드마스터, 박시아가 푸른 거인을 올려다보며 핼쑥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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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지은 이유. 그것은 바로 푸른 거인의 몸에서 느껴지는 막대한 마 력 때문이었다.
105레벨이라는, 다른 소환자들은 꿈조차 꿀 수 없는 경지에 닿아 있 는 자신조차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농 밀한 마력.
그런 규격 외의 힘을 뿜어내고 있 는 푸른 거인이 자신을 공격한 소환 자를 향해 거대한 팔을 휘둘렀다.
- 우우우우웅!
그가 휘두른 팔의 경로를 따라 푸 른색 송곳이 만들어졌다. 송곳이라 고는 하나 거의 1미터에 가까운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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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가진 수백 발의 송곳이 레비아 탄 소환자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상준 씨!”
박시아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 녀의 외침을 들은 워록 박상준이 앞 으로 나섰다. 그는 붕대에 둘러진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의 손바 닥을 타고 검은색 마력의 방패가 만 들어 졌다.
-쿵! 쿠구구궁!
“..으 ”
어、?
방패에 부딪힌 푸른 송곳들이 튕겨 져 나갔다. 박상준은 방패를 타고 전해지는 충격에 짧은 침음을 삼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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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법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바로 발사해! 탱커들은 원거리 클 래스들을 보호하며 뒤로 후퇴!”
박시아는 차분한 목소리로 명령을 이어갔다. 그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마법사들의 마법이 동시에 푸른 거인을 노렸다.
콰앙! 쾅!
화살 공격보다 파괴력 면에서는 더 욱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 문일까. 마법사들의 마법에 공격당 한 푸른 거인의 몸이 살짝 휘청거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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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아! 태황아!”
“네!”
“맡겨줘 언니!”
그녀의 부름을 들은 강하린은 2미 터에 달하는 장검을 뽑으며 앞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뒤를 따라 천태황 도 허리춤의 검을 허공에 띄운 채 땅을 박찼다.
처음 푸른 거인을 상대하겠다는 박 시아의 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 던 강하린은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호전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길 드에게 있어서 길드장의 명령이 그 만큼 절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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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 씨, 저희도!”
“예.”
영식은 티리아의 외침에 고개를 끄 덕였다. 레비아탄 길드가 푸른 거인 과 일전을 시작한 이상 가만히 손가 락 빨고 있을 수는 없었다.
“유나랑 철태 씨가 선두를 맡아주 세요! 그사이 아라 씨와 유진 씨, 채린이는 마법을 캐스팅해주시고요! 길수 씨는 원거리 클래스 옆에서 저 푸른 송곳들을 막아주세요!”
“예!”
티리아의 외침에 살바토르 길드원 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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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와 채린, 유진은 동시에 마법 캐스팅에 들어갔다. 그들을 중심으 로 강렬한 마력이 모여들었다.
-슈우우웅!
“갈래 화살!”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는 소환자를 향해 푸른 송곳이 날아들었다.
황현은 등에서 화살을 꺼내며 날카 롭게 눈을 빛냈다. 세 발의 화살이 동시에 발사됐다. 푸른색으로 빛나 는 화살이 허공에서 갈라지며 수십 발의 화살이 되었다.
콰직! 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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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발의 화살이 푸른 송곳들을 요격했다. 그 화살 세례를 뚫고 나 오는 송곳을 향해 길수가 방패를 들 어올렸다.
콰앙!
“커헉?!”
그의 레벨이 낮았던 탓일까? 길수 는 고작 한 발의 송곳을 막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그 자리에 쓰러 졌다. 그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 다.
“괜찮아요, 길수 씨?!”
길수가 바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달려온 한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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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쳤다. 그는 입에서 피를 흘리는 길수를 향해 치유 마법을 사용하며 다른 한손으로는 디바인 실드를 만 들어냈다.
힐러라고는 하지만 86레벨의 고레 벨 소환자가 만들어낸 디바인 실드 는 오히려 탱커 클래스의 길수보다 더욱 완벽하게 송곳 세례를 막아냈 다.
“제, 길……!”
그 모습을 한쪽 무릎이 꿇린 채 보고 있던 길수의 입에서 거친 욕설 이 홀러나왔다.
자신이 약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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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기본적으로 85레벨이 넘는 살바 토르의 다른 길드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은 그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길드의 걸림돌이 된 채 남을 수는 없었다.
“그럴 수는……!”
길수의 눈에서 강렬한 결의가 흘러 나왔다. 착하다는 이유로, 속이기 쉽 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용당하며 살아왔다.
모든 것을 잃은 그에게 있어서 이 살바토르 길드는 따듯한 미소를 지 을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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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보금자리를 자신의 손으로 지 킬 수 없다면 이곳까지 따라올 이유 가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길수는 거친 포효를 흘리며 자리에 서 일어섰다. 그는 방패를 앞으로 내밀며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광명!”
콰앙!
허공에 만들어진 다섯 겹의 방패가 송곳들을 막아냈다. 광휘의 방패를 통해 얻은 ‘광명’ 스킬 레벨은 5. 광 휘의 방패의 원주인인 한철호보다 오히려 높은 레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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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으...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킬을 몇 백 번, 몇 천 번 반복해서 사용 하며 스킬의 숙련도를 올렸다.
‘내게는 이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
길수는 강렬한 눈빛으로 손에 잡은 방패를 붙잡으며 마음속으로 외쳤 다.
그에게는, 애초에 레벨 제한이 낮 아 더 이상 레벨로서 강해질 수 없 는 그에게 있어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 이외에 선택지는 없었다.
“영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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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세례가 점차 줄어들 기세를 보이자 티리아는 영식의 이름을 불 렀다. 그녀의 등에 찬란한 천사의 날개가 펼쳐졌다.
“가자.”
영식은 왼쪽 손등에서 블레이드를 꺼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푸른 거인과 근접해서 싸울 수 있는 소환 자는 많지 않았다.
-우우우우웅!
-침입자, 제거한다.
푸른 거인의 딱딱한 목소리와 함께 강렬한 마력이 주변으로 퍼져나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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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게 뭐야...?”
허리춤에서 홍련의 쌍검을 꺼내며 앞으로 달려들 자세를 취하고 있던 유나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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