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85화
잊혀진 자들의 무덤(3)
“크읏?
영식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눈을 떴 다.
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거대한 문이었다.
그 문에는 ‘천사의 피를 이어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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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이 이곳을 지나갈 수 있으리라’ 단조로운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여긴?
영식은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 았다. 온화한 느낌이 들었던 베이지 색 벽과는 다른, 왠지 칙칙하고 숨 이 막히는 회색 벽으로 둘러싸인 통 로였다.
‘왜 이런 곳에……
영식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둑한 분 위기가 감도는 통로를 바라보았다. 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치 새 벽에 밖으로 나온 것처럼 어스름한 밝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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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그때, 영식의 귓가에 여인의 신음 소리가 흘러들어왔다. 그에게 있어 완전히 익숙해진 여인의 목소리였 다.
“티 리아?”
“영식 씨……? 여긴 어디죠?”
“글쎄, 갑자기 왜 이런 곳에 오게 됐는지……
영식은 티리아가 벽에 새겨진 문양 을 만지자마자 강렬한 빛이 새어나 와 그녀의 몸을 휘감았던 것을 떠올 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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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왜 아무런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던 문양이 그녀가 손을 닿자마자 그런 찬란한 빛을 내뿜게 됐는지, 그 빛 에 휩싸이고 나서 정체불명의 장소 로 이동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여긴…… 어딜까요, 영식 씨?”
티리아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불안 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영식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고 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왜 여기로 오게 된 건지, 여기가 어딘지……
“아, 저 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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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리아는 거대한 문에 쓰인 문구를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머 릿속에 한 가지 가설이 스쳐 지나갔 다.
“설마 여기가…… 던전의 최하층으 로 향하는 입구인가요?”
“흐음.”
그녀의 말에 영식은 짧은 침음을 삼켰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던전 최하층으로 향 하는 곳에 거대한 문이 막아서고 있 다고 했지.’
영식은 이전에 박시아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거대한 문에 손을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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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다. 손을 타고 서늘한 느낌이 전 해졌다.
‘레비아탄 길드가 뚫을 수 없을 정 도로 단단한가?’
영식은 고개를 갸웃하며 블레이드 를 꺼내들어 문을 향해 휘둘렀다.
깡!
맑은 쇳소리와 함께 영식이 휘두른 블레이드가 뒤로 튕겨나갔다. 참격 의 효과까지 사용해 베어낸 것임에 도 불구하고 거대한 문에는 흠집조 차 나 있지 않았다.
“왜 티리아의 힘이 필요하다고 했 는지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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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단단 한 문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 었다.
“영식 씨……?”
갑자기 문을 향해 블레이드를 휘두 르는 영식을 보고 티리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불렀다.
“아마 이 문이 최하층을 막고 있는 문이 맞는 것 같아.”
“그럼 저희는 던전 초입에서부터 최하층 바로 앞까지 바로 이동한 건 가요?”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영식은 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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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것 이외에 없었다.
우우웅.
그때, 티리아의 품속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몸에 딱 달라붙게 맨 가방에서 통신용 수정 구슬을 꺼냈다.
-어, 언니?! 괜찮아?!
수정구슬 너머에서 다급함에 가득 찬 유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티 리아는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그 녀의 말에 대답했다.
“나는 괜찮아. 지금 어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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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우 리는 언니가 사라진 곳에 아직 남아 있어.
“우리는……
티리아는 고개를 돌려 거대한 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던전 최하층 으로 이동한 것 같아.”
-던전 최하층으로? 그게 무슨 말 이야?
“일단 레비아탄 길드장님을 바꿔주 지 않을래?”
티리아는 그나마 이 상황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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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을 확률이 가장 높은 박시아 를 불렀다. 유나의 옆에 있었던 듯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박시아의 목소 리가 흘러나왔다.
-박시아입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예. 저랑 영식 씨 모두 다친 곳은 없어요. 그런데 왜 갑자기 저희들이 이곳으로 이동된 건지 아시는 게 있 으신가요?”
_그건…….
박시아는 주저하듯이 말끝을 흐리 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마 티리아 씨가 이 던전과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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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연관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이 던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고요?”
-정확히는 에르만 가문입니다. 천 사의 피를 이어받은 후예에 한해서 던전의 최하층까지 바로 이동시켜 주는 장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는 이제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이 던전과 자신의 가문이 무슨 연관 이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곳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얼 마나 걸리죠?”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영식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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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박시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 했다.
-아무리 빨리 간다고 하더라도 3 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3 일……
그녀의 대답을 들은 영식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박시아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사이에 최하층 안으로 들어가 거나 하지는 말아주세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정신 나간 짓은 애초에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티리아와 영식 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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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이 던전 최하층으로 진입한다 니? 최하층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입장에서 그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짓이었 다.
“이 입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최 대한 빨리 이쪽으로 와주세요.”
-예. 하지만?.
“무슨 일이죠?”
-그쪽에 출현하는 가디언들은 완 전히 정리를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들을 피해서 숨어 계셔야 합니다.
박시아는 딱딱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수정구슬 너머에서 ‘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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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럼 엄청 위험한 상황이잖 아?!’라는 유나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쪽에 출현하는 가디언들은 강한 가요?”
-두 분이라면 충분히 상대하실 수 는 있겠지만…… 최하층 가디언들은 그 숫자가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장기전으로 가시면 위험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몸을 숨 기고 있을 테니 되도록 빨리 와주세 요.”
-알겠습니다.
박시아와의 연결이 끊겼다. 영식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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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었다.
“제길?
설마 이렇게 뜬금없이 둘만 떨어지 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죄송해요 영식 씨. 제가 문양을 함부로 만져서……
“아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입장 에서 어쩔 수 없었지. 그보다 어서 몸을 숨길만한 장소를 찾아야 해.”
그 누가 문양을 한 번 쓰다듬었다 고 최하층까지 순간이동을 할 줄 예 상이라도 했겠는가. 만약 영식이었 다고 해도 자기가 알고 있는 문양이 처음 오는 던전에 새겨져 있다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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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코 문양을 만져봤을 것이다.
영식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 다. 하지만 칙칙한 분위기가 홀러나 오는 통로에는 숨을 곳이라고는 어 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숨을 만한 곳이 없네요. 이동, 할까요?”
“아니. 여기서 이동하면 오히려 더 위험해.”
영식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회색 벽 앞에 섰다.
숨을 곳이 없다면 임시방편으로라 도 만들어야 했다.
지이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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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의 눈이 붉게 빛나기 시작하며 두 줄기 빛이 벽을 향했다. 요상한 문구가 쓰여 있는 문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을 지라도 통로까지 그렇게 단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치이이익.
레이저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연기 가 피어오르며 던전의 벽이 파이기 시작했다. 사람 두 명이 간신히 들 어갈 만한 좁은 공간이 벽에 뚫렸 다.
“일단 이 안에 몸을 숨기고 있자.”
“여, 여기에요?”
티리아는 몸을 밀착하지 않으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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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을 바라보며 뺨을 붉혔다.
“조금 더 넓힐까?”
“아, 아니요! 더 넓혔다가는 벽이 허물어질 위험도 있고 이곳을 지키 는 가디언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요! 지금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티리아는 공간을 넓히려는 영식을 말리며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영식은 나름 일리가 있는 그녀의 말 에 고개를 끄덕이며 좁은 공간에 먼 저 들어갔다.
“크, 크흠. 그, 그럼 실례할게요.”
티리아는 연신 헛기침을 하며 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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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들어가 있는 공간에 들어왔다. 영식과 그녀의 몸이 완전히 밀착했 다.
“흐읏!”
“역시 좀 좁지 않아?”
“아, 아뇨! 이건 어쩔 수 없는 일 이니까요! 불평을 할 수는 없죠!”
티리아는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영 식에게 소리쳤다. 영식은 피식 웃음 을 흘리며 레이저에 잘려나간 동굴 의 외벽을 다시 들어서 입구를 막았 다.
“아….”
입구를 막으니 칠흑 같은 어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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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았다. 티리아 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의 손끝을 타고 새하얀 빛이 떠올랐다. 너무 밝지도 않은, 은은한 느낌이 드는 빛이었다.
“이렇게나마 좀 숨어 있어야겠네.”
어차피 물이나 식량 같은 경우 각 자의 인벤토리에 나눠서 챙겼기 때 문에 3일간 먹고 마실 것은 걱정할 필요 없었다.
‘애초에 난 3일 정도는 아무것도 안 먹어도 괜찮지만.’
몸이 기계로 되어 있기 때문일까. 영식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극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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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적은 양의 음식과 물만을 섭취 하고도 장시간 버틸 수가 있었다.
“……조용하네요.”
티리아는 좁은 공간에 내려앉은 어 색한 분위기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영식 씨는 과거의 기억이 없다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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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는 지 티리아는 영식에게 질문을 건넸 다. 그의 대답을 들은 티리아는 안 쓰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무섭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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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처음에는 확실히 무서 웠지. 이제는 별로 그런 생각도 들 지 않지만.”
“왜 그런 생각이 안 드시는데요?”
“굳이 기억 같은 게 없어도 옆에 있어 줄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으니 까.”
이어지는 그의 말에 티리아는 짧은 탄성은 내지르며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기억은 꼭 되찾고 싶어.”
“몸 때문에 그러신가요?”
“그것도 있지만……
영식은 자신의 왼쪽 손등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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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그곳에는 그만이 알 수 있는 문자로 ‘영식’이라고 쓰여 있었다.
“내가 과거 어떤 인간이었는지, 아 니 애초에 인간이 맞기나 한 건지 알고 싶거든.”
망망대해를 혼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안개로 뒤덮인 길을 끝 없이 걸어가고 있는 듯한 막막함.
그가 눈을 뜬 이례로 한 번도 사 라진 적 없었던 감각이었다.
그런 감각을 느끼며 평생을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도 하나 물어봐도 될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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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리아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 개를 끄덕였다.
“티리아는 왜 살바토르 길드의 마 스터가 된 거야? 보통 원주민이 길 드장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
“아……
영식의 질문에 티리아는 말끝을 흐 렸다.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예전에 처음 이곳에 소환자들이 나타났을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에 친해진 소환자들이 있었어요.”
그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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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착하고, 따듯한 사람들이었 죠. 하지만……
그녀는 가늘게 몸을 떨었다.
“처음 소환자들이 나타났을 때 그 들이 받은 대우는 굉장히 비참했어 요. 대부분이 노예가 되거나, 길거리 에서 죽음을 맞이했죠. 어떤 국가도 소환자들을 위한 장소를 만들어주지 않았죠.”
영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얘기 는 전에도 들었던 얘기였다.
“저와 친해진 소환자들은 모두 비 참하게 죽어버리고 말았어요. 당시 천사의 힘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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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저는 그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무릎 을 끌어안았다.
“그래서 소환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길드를 만든 거예 요.”
“그랬구나.”
영식은 그녀의 목소리에서 느껴지 는 농밀한 슬픔에 무거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른 목적도 있었어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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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자들을 이쪽 세계에 불러온 존재에게 복수하는 거예요.”
“보수..9”
영식은 그녀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 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티리아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확실히 지구에서 영문도 모르고 이 세계에 불려와 생전 해보지도 않은 목숨을 건 전투를 강요당한 소환자 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가지 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는 소환자가 아닌 원주 민이었다.
이쪽 세계에 소환자들을 불러온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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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에게 복수심을 불태울 이유는 없 었다. 아니, 오히려 내심 그 존재에 게 감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 다. 만약 소환자들이 나타나지 않았 다면 전 대륙은 몬스터들의 손에 멸 망했을 테니까.
그런 영식의 의문을 눈치챘는지 희 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티리아 가 말을 이었다.
“그거 아시나요, 영식 씨?”
그녀는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영식 의 손을 잡았다.
“사실 유나의 언니도 이 세계에 불 려왔어요. 튜토리얼, 이란 걸 끝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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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전에 죽었다고 들었죠. 유진도 여동생이 있었어요. 길드에 들어오 기 전에 죽었죠. 그밖에도 이곳에 불려 와서 끔찍한 일을 겪은 소환자 들은 셀 수 없이 많아요.”
“후훗. 그런 얘기를 계속해서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곳에 이 사람들 을 불러온 존재에 대해서 복수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상한가 요?”
깊은 슬픔이 묻어나오는 그녀의 말 에 영식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선한 심성을 생각하면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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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네 복수에 동참해 줄게.”
“후훗. 고마워요 영식 씨.”
“일개 길드원이니까 하늘같은 길드 장님의 뜻에 따르는 건 당연하지.”
영식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티리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녀 는 쑥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영식은 튜토리얼이 끝나고 본 빛의 구체를 떠올렸다.
‘나도 이곳에 불려온 이유를 좀 따 져야겠으니 말이야.’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사람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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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를 죽이라는, 그들의 입장에서 는 전혀 상관도 없는 목적을 향해서 강제로 내몰린 채 살기 위해서 발버 둥을 치고 있는 사람들.
기억은 없다 하나 영식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이곳에 그를 불러온 존재에게 분노가 쌓이지 않 을 리가 없었다.
“일단 지금은 좀 쉬어 두는 게 좋……
- 쿵.
영식의 말이 끝나기 전에, 지축을 울리는 발소리가 벽 너머로 들려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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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발소리를 들은 그의 표정이 딱딱하 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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