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68화
탈리온 요새 공방전(3)
“포격 개시!”
성벽 중앙, 웨이브진 푸른빛 머리 칼을 한 여인이 한 손을 들어올렸 다. 레비아탄 길드의 길드장, ‘레비 아탄’이라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 물의 칭호를 달고 있는 박시아였다.
마력이 가득 담긴 그녀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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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전체에 퍼져나갔다.
소환자들은 그녀의 목소리에서 느 껴지는 강력한 마력에 꿀꺽 침을 삼 켰다.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몸 전체가 얼어붙을 것처럼 차가운 힘 이 느껴졌다.
쿠구구구구궁!
그녀의 지시에 따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소환자들이 일제히 마법과 스킬을 사용했다. 손바닥만 한 불꽃 에서부터,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뇌전의 창까지.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마법과 화살 들이 몬스터 부대를 노리고 쏘아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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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콰르르르르!
쿠구구궁!
-크아아아아!
성벽까지 전해지는 강렬한 충격이 평야를 뒤흔들었다. 거대한 폭발에 휩쓸린 몬스터들은 몸을 비틀며 고 통에 찬 괴성을 내질렀다.
“더 밀어붙여라!”
차분한 눈빛으로 전장을 살피던 박 시아가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힘에 소환자들의 사기가 끓어 올랐다. 그녀가 가진 버프 스킬 ‘수 신(水神의 축복’이 발동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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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스피어!”
“트리플 샷.”
오른쪽 성벽에 위치한 살바토르 길 드원들도 박시아의 지휘에 따라 원 거리 공격을 퍼부었다. 아라의 지팡 이 끝에 마력이 뭉치며 거대한 크기 의 창이 몬스터들을 노리고 쏘아졌 다.
아라에 이어 기다란 장궁에 세 발 의 화살을 장전한 황현은 낮은 목소 리로 스킬명을 입에 담았다. 세 갈 레로 쏘아진 화살이 몬스터들의 이 마 중앙에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저주의 손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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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건방져 보이는 인상을 가진 소년, 한태영의 입에서 불길한 기운 이 풍기는 스킬의 이름이 흘러나왔 다. 그의 왼팔에서 뿜어져 나간 검 붉은 손아귀들이 오우거의 목을 틀 어 쥐었다.
-크아아아아!
검붉은 손아귀에 목을 틀어 잡힌 오우거는 충혈된 눈으로 고통을 호 소하기 시작했다.
한태영은 보호막과 저주 관련 스킬 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타락한 성직자’라는 히든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일반적인 힐러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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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는 달리 보호막 관련 스킬을 제외 하고는 치유 계열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채린에게 ‘반푼이 힐 러’라고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저주 스킬은 디버프에 특화된 흑마법사 클래스에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았기 때문 에 ‘반푼이 힐러’라고 간단히 말할 수는 없었다.
“너무 전력을 다해 스킬을 사용하 지는 말아주세요. 나중에 위급할 때 사용할 마력이 부족하게 됩니다.”
티리아는 원거리 공격을 퍼붓는 그 들을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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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와 황현, 태영은 고개를 끄덕 이며 중간중간에 마력회복 포션을 마셔가며 공격을 이어갔다.
영식은 눈을 가늘게 뜨며 몬스터 부대를 노려보았다.
‘역시 없어.’
그는 조금 전 몬스터 부대를 봤을 때 느꼈던 불길함에 더욱 긴장했다. 몬스터 부대의 핵심 전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드래고니안. 그들이 몇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이지 않 고 있었다.
‘브레스를 사용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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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북방경계선이 허무하게 뚫린 가 장 큰 이유는 드래고니안들의 브레 스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토벌대 측도 이미 한 번 당한 공격 방법에 또 당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토벌대는 강력한 마법 방어벽을 성 벽에 몇 겹이나 겹쳐 설치해 두었 다. 드래고니안의 브레스를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이 방어벽을 뚫기 위해서는 최소 20마리 이상의 드래고니안들이 동시에 브레스를 퍼 부어야만 했다.
그들이 무리하게 브레스를 사용하 는 것은 토벌대에서 오히려 바라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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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를 사용한 직후 드래고니안 들의 체력이 극심하게 소진된다는 점을 노려서 바로 파견할 척살대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백검 강하린, 워록 박상준을 중심 으로 만들어진 그 척살대는 브레스 가 쏘아지자마자 바로 드래고니안들 을 향해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 다.
‘브레스가 아니라면 왜 공선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지?’
드래고니안들이 가진 지성은 인간 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들었 다. 그런 지성을 가진 몬스터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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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에서 수성이 갖는 이점에 대해 모르고 있을 리가 없었다.
영식은 고개를 돌려 몬스터 부대를 바라보았다.
무려 천 마리에 달하는 고레벨 몬 스터. 게다가 정예 몬스터의 비율이 가장 많다는 거인류 몬스터들이었 다.
오우거 한 마리를 상대할 때도 개 고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몬스 터 부대에는 그 오우거보다도 강력 하다고 알려진 미노타우르스와 싸이 클롭스까지 다수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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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강력한 전력인 건 맞는 데……
영식은 성벽 위에서 몬스터들을 향 해 마법을 발사하고 있는 소환자들 을 바라보았다. 현재 토벌에 참여한 소환자들의 숫자는 대략 5천.
그중 대부분이 30?40레벨밖에 되 지 않는 저레벨 소환자였지만 이 정 도 숫자가 모였다면 그들의 공격도 무시할 수 없는 화력이 되었다.
애초에 숫자에서 압도하고 있는 상 황에서 수성이라는 이점까지 있으니 전황은 소환자들 측에 유리하게 기 우는 것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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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어.’
영식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그렇 게 생각했다.
드래고니안들이 지능이 딸리는 것 도 아니고 공성전에 자신들이 참여 하지 않으면 이렇게 될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일 있어, 영식아?”
근접형 전사기 때문에 딱히 할 일 이 없었던 유나가 영식에게 물었다. 영식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 녀의 말에 대답했다.
“뭔가 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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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지금 많이 유리한 거 아니 야?”
유나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 개를 갸웃거렸다. 영식은 드래고니 안들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 려고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때 였다.
-쿵!
“윽!”
원거리 포격을 뚫고 성벽에 도착한 몬스터들이 무식할 정도로 강력한 힘으로 성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높이가 20미터에 달하는 탈리온의 성벽이 거칠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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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우리 차례인가!”
유나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것이 답답했다는 듯이 쾌활한 목소리로 쌍검을 꺼내들었다. 영식 또한 당장 의 의문을 잠시 접어둔 채 몬스터들 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쿵! 쿵! 쿵!
“몬스터들이 성벽을 오르고 있 다!”
“전사형 소환자들은 성벽을 지켜 라!”
괜히 거인족 몬스터라는 것이 아니 라는 듯이 오우거, 미노타우르스, 싸 이클롭스 등의 몬스터들은 무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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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으로 성벽을 올랐다. 단단한 성 벽에 손을 박아 넣고 20미터에 달 하는 성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한 것 이다.
전사 클래스 소환자들은 제각기 무 기를 빼들고 앞으로 나섰다.
화르르륵!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이전 왕성 습격 사건 때 싸움다운 싸움이라고는 거의 하지 못했던 유 나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성벽을 기 어오르는 미노타오루스의 머리를 향 해 쌍검을 내질렀다.
검에서 뿜어져 나온 강렬한 불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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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오루스의 몸을 불태웠다. 그 녀의 공격을 받은 미노타우르스는 괴성을 지르며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성벽 위로 몬스터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집중적으로 공격해 주세 요!”
티리아의 외침에 살바토르 길드원 들이 움직였다.
박철태는 무식할 정도로 거대한 대 검을 들어 성벽을 기어오르는 몬스 터들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몬스터 들은 그의 강맹한 공격을 견디지 못 하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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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지에서 싸웠다면 아무리 고 레벨 소환자인 박철태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는 없었다. 하지만 지형적인 이점을 이용해서 공격하니 몬스터들은 속수 무책으로 그의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르!
전사 클래스 소환자들은 몬스터들 이 성벽 위로 올라오는 것을 필사적 으로 막았다. 하지만 엄청난 기세로 성벽을 기어오르는 몬스터들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성벽 위에 올라온 싸이클롭스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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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흉성을 내뱉으며 거대한 두 팔을 휘둘렀다.
“블레이드.”
찰칵.
영식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그 의 왼쪽 손등에서 30센티 정도 길 이의 검날이 튀어나왔다. 성벽 위에 올라온 싸이클롭스가 아라와 황현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저씨!”
“알겠네!”
영식은 길수를 불렀다. 길수는 광 휘의 방패를 앞으로 내지르며 충격 파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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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크르르르
싸이클롭스의 시선이 길수에게 향 했다. 농구공 크기만 한 사이클롭스 의 눈이 광기로 번들거렸다.
“으으..”
싸이클롭스의 시선을 받은 길수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싸이클롭스 는 45레벨에 불과한 그가 상대하기 에는 너무 강력한 적이었다.
-슈우우우우!
영식의 발끝에서 부스트의 빛이 타 올랐다. 그의 몸이 쏘아지듯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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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갔다.
“발검.”
촤아아악!
-크아아아아!
싸이클롭스의 바로 앞에 다가온 영 식은 몸을 반 바퀴 회전시키며 블레 이드를 내려그었다. 블레이드의 날 이 순간적으로 1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어지며 싸이클롭스의 몸을 베어냈 다.
-크르르르!
싸이클롭스의 시선이 영식에게 향 했다. 싸이클롭스는 사람몸통보다 큰 주먹을 영식을 향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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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철퇴 같은 주먹이 영식을 노 렸다.
“성령의 축복! 디바인 실드!”
한성의 마법이 영식에게 향했다. 영식의 몸에 반투명한 보호막이 생 기며 이동속도와 힘이 증가했다. 성 직자 클래스의 버프 스킬이 발동된 것이다.
쿠웅!
한성의 버프를 받은 영식은 몸을 살짝 비틀어 싸이클롭스의 공격을 피해냈다. 거대한 주먹이 성벽을 후 려치며 돌조각들이 종탄처럼 퍼져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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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팅팅!
총탄처럼 퍼져나간 돌조각들이 영 식의 몸에 씌어진 보호막에 튕겨나 갔다. 공격을 실패한 싸이클롭스의 몸에 큰 빈틈이 생겼다.
영식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샷건.”
-철컥.
그의 오른손이 아래로 내려가며 두 개의 총구가 나타났다. 영식은 싸이 클롭스의 거대한 눈을 향해 삿건을 발사했다.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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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
삿건에 맞은 싸이클롭스의 눈알이 터져나갔다. 싸이클롭스는 끔찍한 괴성을 내지르며 막무가내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거대한 두 팔이 주변을 휩쓸었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공격에 90레 벨 전사 클래스 소환자들보다 높은 민첩 수치를 가진 영식이 맞을 리가 없었다.
영식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싸이클 롭스의 공격을 피해냈다.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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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유진이 싸이클롭스의 목을 노리고 마법을 사용했다. 공간의 일그러짐과 함께 싸이클롭스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 다.
“조심해! 몬스터들이 점점 더 많이 성벽 위로 올라오고 있어!”
성벽 위에 올라온 오우거 하나를 홀로 상대하고 있던 유나가 소리쳤 다. 영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성벽에 올라온 다른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 었다.
“천상의 빛.”
그때, 아름다운 목소리가 영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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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흘러들어왔다. 이제는 익숙 해진 티리아의 목소리였다. 영식은 그녀가 있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 다.
- 우우우우웅.
티리아의 오른팔에 찬란한 빛이 서 렸다. 티리아는 찬란한 빛을 뿜어내 는 팔을 천천히 앞으로 뻗었다.
화르르륵!
?크아아아아!
그녀가 내뿜는 빛에 닿은 오우거 세 마리의 몸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영식은 70레벨 정예 몬스 터 세 마리를 단 일격에 쓸어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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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힘에 감탄사를 홀렸다.
‘저게 대천사의 보은을 사용한 티 리아의 힘인가.’
천사의 힘을 사용한 티리아는 어지 간한 랭커들도 함부로 상대할 수 없 을 정도로 강하다고는 들었지만 직 접 눈으로 보니 소름이 절로 돋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대로라면 쉽게 몬스터들 을 정리할 수 있겠어.’
다른 쪽은 어떤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살바토르 길드가 있는 오 른쪽 성벽은 거의 완벽하게 몬스터 들의 공습을 막아내고 있는 중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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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럼 슬슬 드래고니안을 하나 노 려볼까.’
영식은 계획했던 대로 드래고니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그때 였다.
콰과과과과과과!
거대한 폭음과 함께 무시무시한 마 력을 뿜어내는 붉은색 빛이 쏘아졌 다. 드래고니안이 사용하는 브레스 였다.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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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왜 브레스가 저기서……
드래고니안의 브레스는 성 밖에서 안으로 쏘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 다. 그들이 지키고 있는 요새 도시 탈리온의 ‘안쪽’에서 쏘아지고 있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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