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54화
배신자들(6)
“익스플로전 ? !”
낭랑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 다. 귀여움이 느껴지는 그 목소리와 달리 결과는 전혀 귀엽다, 라는 표 현을 쓸 수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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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폭발이 쥬다스 길드원들을 휩쓸었다.
그 폭발은 일부러 노린 듯이 대열 의 맨 뒤에서 일어났다. 힐러와 마 법사 클래스 소환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아아아아악!”
갑작스러운 폭발에 휩쓸린 힐러와 마법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몸에 달 라붙은 불을 끄기 위해 이리저리 몸 을 비틀었다.
“공격!”
낮은 목소리가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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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찬은 익숙한 그 목소리에 거칠 게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박철태!”
근처에 매복하고 있던 살바토르 길 드의 습격이었다.
살바토르 길드원들과 천성, 더 페 이서, 라이라 길드까지 합세한 병력 이 혼란에 빠진 쥬다스 길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80여 명에 가까운 길드 연합이 쥬 다스 길드원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총격과 익스플로전 마법으로 인해 극심한 혼란에 빠진 쥬다스 길드원 들은 그 공격에 대처하지 못하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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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을 지르며 쓰러져나갔다.
“정신 차리고 막아!”
김대규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치 며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소환자 의 가슴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커헉!”
이번에 살바토르 길드에 지원을 나 온 세력으로 보이는 소환자는 김대 규의 일격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김대규는 다급한 표정으로 그의 길 드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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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다스 길드원들과 살바토르 길드 연합의 싸움을 본 김대규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투 는 시작하자마자 끝났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푸욱!
“아아아악!”
“사, 살려줘……!”
장시간 긴장 상태에 있었던 극심한 피로와 3차례에 걸친 기습으로 인해 쥬다스 길드원들은 더 이상 간부의 명령도 따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 렸다.
“하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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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하하하하! 좋아! 더 울어봐 새 끼들아!”
불꽃이 타오르는 쌍검을 든 최유나 와 광기에 물든 웃음을 홀리며 기다 란 창을 든 정소림이 쥬다스 길드의 간부들을 습격했다.
“최유나! 정소림!”
그들의 모습을 확인한 김대규는 다 급한 표정으로 둘의 이름을 입에 담 았다. 최유나는 그의 외침에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을 부르 지 마!”
그녀는 짙은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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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쌍검을 휘둘렀다.
“너희 때문에, 너희들의 병신 같은 선택 때문에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 는데! 그런 일을 겪고도 뻔뻔하게 다시 습격하려고 해?!”
그녀는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외침을 들은 김대규는 파리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 오해다! 우리는 너희들을 도 와주러 온 거야!”
“개소리하지 마, 김대규!”
유나는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김대규를 향해 쌍검을 휘둘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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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김대규는 바스타드 소드를 들어 그녀의 공격을 막았다.
“크윽!”
공격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뜨거 운 화염이 그의 바스타드 소드를 타 고 올라와 팔을 태웠다.
김대규는 거칠게 표정을 일그러뜨 리며 검을 휘둘렀다.
“질풍참!”
그의 검에서 푸른빛이 서리며 눈부 신 속도로 유나의 목을 노렸다. 유 나는 뒤로 넘어지듯이 몸을 눕히며 그의 공격을 피해냈다.
“블레이즈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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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넘어가듯 쓰러지고 있는 그녀 의 몸이 회전했다. 그녀의 몸을 중 심으로 강렬한 화염이 회오리처럼 뻗어나갔다. 그 모습을 본 김대규는 침음을 삼키며 뒤로 물러섰다.
김대규는 눈을 데굴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이미 기세는 살바토르 길드 쪽으로 압도적으로 기울었다.
주변을 살피던 김대규는 잡고 있는 무기에서 손을 놓으며 입을 열었다.
“하, 항복! 항복할게!”
살바토르 길드원들을 상대하기 위 해 계획해두었던 전략도 지금에 와 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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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나는 그런 김대규에게 다가가 검을 들어올렸다.
“닥쳐, 이 쓰레기 같은 자식아!”
그녀는 거친 욕설을 입에 담으며 손에 든 검을 내려치려고 했다. 그 런 그녀의 귓가에 아주 익숙한 목소 리가 흘러들어왔다.
“잠깐 기다려 유나야!”
“……티리아 언니?”
그녀를 부른 것은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고 있던 티리아였다. 그녀 는 전력을 다해 뛰어왔는지 거친 숨 을 몰아쉬고 있었다.
“……왜 그만두라고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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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 다.
김대규는 둘의 눈치를 살피다가 티 리아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기, 길드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한때의 욕망에 휘둘려 감히 길드장 님을 배반해 버리고 말았습…… 퍼억!
“그 입으로 한 번만 더 티리아 언 니를 길드장이라고 부르면 죽여 버 릴 거야.”
유나는 김대규의 머리를 거칠게 후 려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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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할 정도로 짙은 분노가 묻어나 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김대규는 아 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티리아는 그런 김대규의 모습을 안 타갑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니, 안 타까운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주변에 죽어가고 있는 사람도, 그 사람을 죽이고 있는 사람도 과거 자 신에게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었다.
“제기, 랄!”
박철태와 황현, 한태영과 동시에 싸우고 있던 정용찬이 거친 욕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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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뱉었다.
‘이렇게 된 이상!’
그의 시선이 티리아에게 향했다.
그는 이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를 인질로 삼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 다고 생각했다.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그 에게는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었 다.
_쾅!
“크허어어엉!”
반인반수의 몸이 땅을 박찼다. 회 색선이 허공에 그어지는 것처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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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몸이 빠른 속도로 티리아를 향해 날아왔다.
“끝까지 저열하구나. 정용찬.”
그런 그의 앞을 한 청년이 막아섰 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운 분위기를 뿌리고 있 는 청년이었다.
“유진!”
정용찬은 유진의 등장에 표정을 일 그러뜨렸다.
유진은 과거 살바토르 길드 때부터 그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소환자였다. 그리고 이전에 살바토르 길드에 반기 를 들었을 당시 함께하자는 그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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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 가차 없이 거절하고 바로 길드 장에게 보고를 한 것도 유진이었다.
‘저 새끼만 없었어도!’
유진이 빠르게 그의 배신을 티리아 에게 알리지만 않았어도 조금 더 반 대파 세력을 모은 후 반기를 들 수 있었다.
하지만 유진의 보고로 인해 결국 그의 예상보다 빠르게 내전이 시작 되었고, 두 파벌 모두 몰락을 길을 걷게 되었다.
“스페이스 월.”
유진의 입에서 홀러나오는 목소리 와 함께 그의 정면에 공간의 일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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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만들어졌다. 유진이 가진 히든 클래스, 공간 마도사의 스킬이었다.
“크윽!”
저 ‘일그러짐’에 섣부르게 닿았다 가는 어떻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 고 있는 정용찬은 침음을 삼키며 옆 으로 몸을 틀었다.
‘일단 티리아 그년부터 잡아야 해!’
정용찬은 유진의 뒤에 서 있는 티 리아를 노려보며 눈을 빛냈다. 그녀 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 라보고 있었다.
“블러드 문.”
정용찬은 몸을 깊게 숙이며 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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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의 눈빛이 붉은색으로 빛나며 근 육들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늑대인간으로 변한 정용찬의 몸에 서 붉은색 기운이 넘실거리면서 흘 러나왔다.
블러드 문.
그가 숨겨두고 있던 비장의 한 수 였다.
일정 시간 동안 만월의 라이칸슬로 프가 얻는 힘을 소환자게에 부여하 는 버프 스킬이었다.
살바토르 길드와 내전 이후에 각성 한 스킬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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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의 존재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크르르르르 ”
정용찬의 입에서 짐승의 울음소리 가 흘러나왔다. 그는 마치 이성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침을 질 질 흘리며 발을 박찼다.
-콰아아앙!
그가 발을 박차자 바닥이 움푹 들 어가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한 줄 기 붉은 섬광이 된 정용찬의 몸이 티리아를 향해 쏘아졌다.
“어딜!”
유진은 양팔을 옆으로 벌리며 공간 마법을 사용했다. 허공에 생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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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일그러짐이 파장처럼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소환자라기보단 몬스터에 가까워진 정용찬은 공간의 일그러짐을 발로 밟았다. 일그러짐에 닿은 그의 발바 닥 가죽이 찢겨졌다.
하지만 정용찬은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이 일그러짐을 그 대로 밟고 공중제비를 돌았다.
“크읏!”
설마 용찬이 일그러짐을 밟고 무식 하게 달려들 줄 예상하지 못한 유진 은 침음을 삼키며 표정을 일그러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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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다.
그는 티리아의 손을 붙잡으며 마법 을 사용했다.
“블링크!”
그와 티리아의 몸이 허공에서 갑자 기 증발하듯이 사라지며 30미터 떨 어진 장소에 나타났다.
하지만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한 줄기 섬광으로 변한 정용찬이 그들 이 있는 장소로 달려들었다.
블러드 문을 사용한 그에게 있어서 30미터 거리라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거리였다.
“크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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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용찬 을 바라보며 일순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손이 왼쪽 가슴 근처로 이동 했다.
‘지금 사용할 수밖에 없어.’
유진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 스킬을 입에 담으려고 했다.
그 순간이었다.
“광풍참!”
특유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무식할 정도로 큰 대검이 정용찬을 향해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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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 공격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정용찬은 몸을 비틀며 뒤로 물러섰다.
“크르르르르!”
“정용찬!”
박철태는 분노한 표정으로 완전히 야수로 변한 정용찬을 향해 그레이 트 소드를 휘둘렀다.
“크아아아아!”
“크읏!”
정용찬은 터무니없을 정도의 몸놀 림으로 그레이트 소드를 피한 뒤,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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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를 뛰어 대검의 검면에 올라탔다.
‘블러드 문’ 스킬을 사용한 상태의 정용찬은 랭커라고 해도 호각을 다 룰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정용찬을 급박한 상황에서 홀 로 다가온 박철태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박철태의 강점은 어디까지나 파티 로 뭉쳤을 때 빛을 발했다.
_쿵!
정용찬은 그레이트 소드를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는 티리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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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어!”
박철태가 시간을 벌어준 사이 마법 캐스팅을 마친 유진은 앞으로 손을 뻗었다.
허공에 거대한 일그러짐이 만들어 지며 공중에 떠오른 정용찬의 앞을 가로막았다.
카드드드드득!
“크르르르르!!”
정용찬은 공간의 일그러짐을 향해 손톱을 내질렀다. 일그러짐의 충격 을 견디지 못한 그의 손톱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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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공간의 일그러짐을 유지하고 있는 유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침음이 홀러 나왔다.
정용찬의 손톱이 공간의 일그러짐 을 유지하고 있는 마력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유진의 이마에 땀이 홀러내렸다.
‘위험해.’
블러드 문을 사용한 상태의 정용찬 은 괴물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유진의 시선이 자신의 왼쪽 가슴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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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망설이고 있을 시간은 없 었다.
-슈우우우우웅!
그때, 에르노어 대륙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유진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건 제트기의 분사에서 나 흘러나올 법한 소리였다.
유진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홀러나 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는 ‘팔’이 정용찬을 향해 날아오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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