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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53화 (53/284)

레벨업 머신 053화

배신자들(5)

지구에서 에르노어 대륙으로 넘어 온 소환자들은 과거 지구에서의 힘 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얻는다. 그들은 몬스터와의 싸 움, 소환자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겪으며 과거 지구에서는 상상할 수 도 없는 존재로 뒤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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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지구에 살 았을 때와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그건 바로 그들이 ‘인간’이라는 점이었다.

지뢰가 폭발한 자리에 인간이 느끼 는 심리는 어떨까?

여기서 폭발은 지뢰를 밟고 터트렸 다는 의미가 아닌, 그들이 사전에 지뢰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전한 장 소에서 터트리는 것을 의미했다.

지뢰가 제거된 자리. 인간은 심리 적으로 그곳이 안전한 장소라고 생 각한다. 아니, 실제로 그곳은 안전한 자리가 맞았다. 지뢰를 사전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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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제거한 장소이니까.

혹시라도 발견하지 못하면 지뢰가 폭발할 수 있는 장소와 이미 지뢰를 발견해내고 제거를 한 장소.

인간이 이중 어디로 향할지 예상하 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영식은 그런 인간의 당연한 심리, 합리적인 사고의 틈을 노린 것이다.

“이제 쥬다스 길드는 내가 의도한 곳으로, 내가 이끄는 장소로 이동할 수밖에 없어.”

영식은 드론을 통해 쥬다스 길드원 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그렇게 말했 다. 그의 말을 들은 아라는 전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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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는 감각을 느꼈다.

결코 어렵고, 복잡한 생각은 아니 었다. 지뢰를 제거한 자리로 사람들 이 이동할 것이다, 라는 지극히 당 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을 영식은 이용한 것이다.

‘어떻게……

아라는 아연한 표정으로 영식을 바 라보았다. 사고 자체는 간단했다. 하 지만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기는 결 코 쉽지 않은 전략이었다.

일단 변수가 너무 많았다. 그들이 한 번이라도 원하지 않는 곳으로 이 동한다면 망가지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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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식은 처음 막사에서 상황 을 전해들었을 때부터 자신이 생각 한 전략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태도 를 보인 적이 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한순간도 이 전략이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려고 했 어?”

아라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그에 게 물었다.

“음. 글쎄, 딱히 실패할 거란 생각 은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영식은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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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 대답했다. 뻔뻔하기까지 한 대 답이었다.

그의 대답을 들은 아라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할 말이 없다는 듯이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 인데?”

“일단 체력을 최대한 소진시켜야 지. 저렇게 긴장한 상태로 움직이는 것만 해도 체력 소모가 엄청 심할 거야.”

“그럼 이대로 한 며칠 이동시킬 셈 이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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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물음에 영식은 천천히 고개 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머리가 있는 이상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거야. 그러 니까 눈치채기 전에 매복해서 한 번 에 쓸어버려야지.”

“음…… 하지만 그 마력감지라는 것 때문에 매복이 밝혀질 수도 있잖 아?”

아라는 전에 들었던 길드간의 전쟁 에 대해서 떠올리며 그렇게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영식이 대답했다.

“괜찮아. 마력감지는 아마 꺼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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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까.”

“..왜?”

“내가 사용하는 마인은 마력감지로 탐지가 되지 않으니까. 아마 마력의 소모가 심한 마력감지는 꺼둔 채로 이동할 거야.”

영식은 덤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 했다.

그의 대답을 들은 아라는 다시금 전신에 소름이 돋는 감각을 느꼈다. 영식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묘한 카 리스마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 다.

“하하. 뭐, 사실 이건 나도 좀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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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없어. 마력감지를 꺼두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영식은 가볍게 웃음을 홀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개틀링 건 으로 원거리에서 기습을 하면 혼란 에 빠지는 것은 똑같을 거야. 그때 공격하는 걸로도 충분해.”

“……어째 점점 더 네 무기들이 사 기가 되어가는 것 같아.”

아라는 처음 이 세계에 와서 블레 이드 하나에만 의지한 채 싸움을 하 던 영식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 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영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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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나도 히든 클래스인데……

아라는 처음부터 쭉 함께 지내오던 영식이 어딘가 멀어져가는 듯한 감 각에 묘한 초조함을 느꼈다.

처음에 가장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것이 그녀이니만큼 이러한 초조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아니. 꼭 그런 것도 아니야.”

영식은 아까 전 마인의 공격을 재 빠르게 막아낸 쥬다스 길드원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일반적인 지구인들이 었다면 몰살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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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폭발 속에서 그들은 스킬과 마법 을 사용하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 였다. 실제로 폭발 속에서 죽은 것 은 몇몇 레벨이 낮은 소환자들이었 고, 고레벨 소환자들은 모두 살아남 았다.

정말 강력한 소환자는 현대의 무기 를 조롱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은 백검 강하린을 본 순간부터 어렴풋이 깨닫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더 강해져야지.’

영식은 자신의 오른팔을 내려다보 며 그렇게 생각했다.

강제 해방이 아닌, 순수한 힘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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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라이트 실드 길드를 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만 했다. 그리 고 그것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골드 와 세력, 그리고 보스몬스터를 죽이 고 얻을 수 있는 블랙큐브가 필요했 다.

“자, 그럼 나는 다음 지뢰를 설치 하러 갈게. 아라 너는 다른 사람들 에게 매복 위치에 대해서 전파해 줘.”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옮 겼다.

아라는 묘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그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네, 하고 존댓말로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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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 하아. 제길! 정말 끝도 없이 심어놨잖아!”

정용찬은 거친 욕설을 쏟아내며 발 을 굴렀다. 사실 전처럼 별로 힘들 지 않지만 신경질적으로 불평을 쏟 아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 로 지금 이 상황이 짜증나고, 힘들 게 느껴졌다.

물론 그가 먼저 발견하지 못했을 때 기습적으로 지뢰가 터진다고 하 여도 그 자신은 별 상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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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99레벨에 달하는 강력한 소환 자였다. 폭발을 방어도 하지 못한 채 정면으로 받아내지 않은 이상 치 명상을 입지는 않았다.

문제는 그의 부하들이었다.

앞으로 몇 개의 지뢰가 더 심어져 있는지 모르는 이상 지뢰를 제거하 지 않고 무시하다가는 그의 부하들 의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 렇게 됐을 경우 안 그래도 강력한 소환자들이 많은 살바토르 길드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 다.

“후우.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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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찬의 뒤를 따르던 김대규도 지 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 시간째 쉬지 않고 주변 바닥을 꼼꼼 히 살피며 가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간부급인 그들이 그 정도인데 다른 부하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다들 바짝 긴장한 찬 채 조심스럽게 발걸 음을 옮기고 있었다.

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길 드원들은 만약 실수로라도 지뢰를 발견하지 못해서 지뢰가 폭발하게 된다면, 죽는 것은 자신들이라는 사 실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들은 간부 들보다 오히려 필사적으로 바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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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폈다. 아까 전 폭발에서 부상을 입은 소환자라면 더 상태가 심각했 다. 그들은 숨통을 옥죄이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바닥을 살피며 걸음 을 옮겼다.

그렇게 되자 자연스럽게 쥬다스 길 드의 행군 속도는 극단적으로 늦어 지기 시작했고, 그들이 목표로 하는 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조금도 좁혀 지지 않고 있었다.

“제길.”

정용찬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흘러 나왔다. 지뢰가 완전히 바닥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찾으면서 갈 수 있었지만 너무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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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뢰를 제거한 곳이 아 니라 다른 곳을 뚫어?’

정용찬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자신과 몇몇 간부들 이라면 이깟 지뢰 따위 무시하며 질 주할 수 있겠지만 다른 병력들은 달 랐다.

지뢰가 얼마나 더 매설되어 있을지 알 수도 없는데 그 짓을 했다가는 병력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트렙을 구한 거 야!”

정용찬은 마력감지가 전혀 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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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지구에서나 등장할 법한 무기 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거칠게 발을 굴렀다. 그의 옆에 서 있던 김대규 도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뭐 DMZ를 걷는 것도 아니 고 미치겠네요.”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지뢰가 매 설되어 있다고 하는 장소를 떠올리 며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그냥 보이기만 해봐라. 다들 갈가리 찢어 죽여 버릴 테니까.”

정용찬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렇 게 중얼거렸다.

“형님. 아무래도 다들 너무 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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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습니다. 좀 쉬었다가 가시는 게……

“시끄러워!”

정용찬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김 대규의 말을 잘랐다. 한 번 치밀어 오른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렇게 쥬다스 길드는 두 시간 정 도를 더 넘게 행군을 이어갔다. 그 러자 멀기만 했던 산정상이 눈에 보 이며 막사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 다.

“찾았다!”

정용찬 정상에 보이는 막사들을 바 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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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테 들은 대로 살바토르 길드가 만 든 막사가 있었다.

“낄낄낄. 설마 그 방법으로 왕성을 침공하려고 하다니. 미친놈들.”

왜 살바토르 길드가 왕성 침공을 위해 시렌치움 산 정상에 막사를 지 었는지 알고 있는 정용찬은 씨익 입 가를 비틀었다.

“모두 전투를 준비해라!”

정용찬은 고개를 돌려 그의 부하들 에게 외쳤다. 하지만 긴장에 가득 찬 행군에 지친 부하들은 환호성조 차 지르지 못했다. 용찬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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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일단 충분히 휴식을 한 다 음에 습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쯧. 어쩔 수 없지. 알았다.”

용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드원들 에게 휴식을 명령했다. 휴식 명령을 받은 길드원들은 살았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 였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 ! !

무시무시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분당 7200발의 속도로 쏟아지는 종 알 세례가 쥬다스 길드원들을 덮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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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아악!”

“뭐, 뭐야 이거!”

이제 막 마음을 놓고 쉬려고 했던 쥬다스 길드원들의 입에서 거친 비 명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다급한 표정으로 자리에 일어나 방어스킬을 사용했다.

“베, 베리어!”

“스톤 스킨!”

G rz T= = I三 TZ | |

n―I―I―I―I―rl:

총탄의 비는 정용찬과 김대규를 향 해서도 날아왔다. 둘의 눈이 날카롭 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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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

용찬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짙은 회색 털이 자라났다. 그의 얼굴이 인간이 아닌 늑대의 그것으로 변했 다. 라이칸슬로프. 용찬이 가진 히든 클래스가 그 힘을 발휘한 것이다.

무수한 총탄이 용찬의 몸으로 쏟아 졌다. 하지만 수인화를 사용한 그의 강철 같은 피부는 총탄에 조그마한 생채기만 낼뿐이었다.

“윈드 크로우!”

카가가가가가강!

흉포한 외침과 함께 그의 손톱이 길게 늘어났다. 정용찬은 거칠게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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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휘젓자 날카로운 발톱을 따라 어마어마한 바람이 일어났다.

그들을 향해 쏘아지던 총탄이 그 바람에 휩쓸려 튕겨나갔다.

“미친, 대체 무슨 일이……

총탄을 막아낸 정용찬의 입에서 거 친 욕설이 홀러나왔다. 에르노어 대 륙에서 총격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지도 않았다, 쥬다스 길드원들은 급격한 혼란에 빠졌다. 총격에 의해서 엄청난 피해 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급하게 사 용한 방어 마법이나 스킬들로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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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큰 피해는 막아낼 수 있었다.

그들이 혼란에 빠진 이유는 지금 그들에게 쏟아지는 것이 다름 아닌 ‘총격’이기 때문이었다.

지뢰에 이어 총격까지.

쥬다스 길드원들은 에르노어 대륙 에 소환된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종류의 공격에 당황하기 시작 했다.

“정신 차려 이것들아!”

총탄을 막아내고 있던 용찬은 거친 목소리로 길드원들에게 소리쳤다. 강렬한 힘이 담겨 있는 그의 외침에 혼란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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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였다.

- 우우우우웅.

정용찬의 전신을 뒤덮고 있는 털이 바짝 곤두섰다. 강렬한 마력이 근처 에서 모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정용찬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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