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45화
폭렙 (3)
-띠링.
[‘드론’ 제조에 성공하였습니다.]
[제조 스킬의 숙련도가 대폭 성장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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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제길.”
“이번엔 성공한 겐가?”
길수가 살짝 지친 표정으로 영식에 게 물었다. 영식은 깊은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성공했습니다.”
영식은 표정을 살짝 일그러트리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이번에 영식이 배한성에게 받은 돈은 1000골드. 한 화로 치면 무려 10억에 달하는 거 금이었다.
영식은 그 돈으로 대량의 철괴와 함께 마력이 들어가 있는 광물 중에 서 미스릴의 하위 단계 광물인 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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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를 구매했다.
원래는 사로나이트보다는 미스릴를 구하고 싶었지만 킬로당 가격이 입 이 쩍 벌어질 정도로 비쌌기 때문에 재빠르게 포기했다.
굳이 철괴가 아닌 마력을 띤 금속 인 사로나이트를 구한 이유는 드론 을 제조할 때나 강화 스킬을 사용할 때 필요한 핵심 재료 중 하나인 ‘금 속 코어’가 마력을 띤 금속에서 훨 씬 더 추출이 잘 됐기 때문이었다.
마력의 띤 금속답게 사로나이트의 가격은 철괴와는 비교할 수 없게 비 쌌지만 영식은 큰 걱정을 하지는 않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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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에게 받은 골드가 그만큼 여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드론을 만든 후 이번에 새 로 얻은 무기들을 모조리 한 단계 강화하려고 했던 영식의 계획은 드 론 제조가 실패하면서 완전히 무산 되었다.
현재 영식의 기량 스탯은 70. 실제 레벨로 따지면 55레벨에 육박하는 스탯임에도 불구하고 드론 제조가 실패해버린 것이다.
제조가 실패할 것이라고는 예상하 지 못한 영식은 굉장히 당황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제조에 실패한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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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었는데 하필이면 무지막지한 재료가 들어가는 드론에서 처음으로 제조 실패를 겪은 것이다.
제조 실패를 하면 모든 재료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영식은 어쩔 수 없 이 추가적으로 사로나이트를 구매했 다.
금속 나사나 부품 같은 다른 재료 들은 차고 넘쳤지만 가장 핵심 재료 중 하나인 금속 코어가 부족했기 때 문이었다.
그리고 영식은 무려 2번을 연달아 드론 제조를 더 실패했다.
남은 돈도, 금속 코어도 모두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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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버린 그는 허망한 표정으로 산더 미처럼 쌓여 있는 기본 금속 재료들 을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한 좌절을 겪고 있는 그 를 구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구조 파 악이 끝난 블랙큐브였다.
이미 구조 파악이 끝나 마땅히 쓸 곳이 없는 블랙큐브를 추출하니 같 은 등급의 금속 코어들이 추출됐다.
영식은 긴장된 표정으로 블랙큐브 에서 추출한 금속 코어로 마지막 시 도를 했다.
결과는 성공. 무려 3번 만에 드론 제조가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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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 사용할 금속 코어가 없잖 아.’
영식은 눈살을 찌푸리며 남아 있는 재료를 체크했다. 한성에게 받은 1000골드는 추가적인 사로나이트를 구매하는데 모조리 날아가 버렸다.
“끄응……. 나중에 돈을 벌어서 사 야겠네.”
영식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번에도 저번 아이언 골렘의 시체처럼 대박을 찾을 수 있 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만 풀릴 리도 없었다.
“이게 그 드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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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는 영식이 만들어낸 드론을 손 가락으로 콕콕 건드리며 물었다. 영 식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그게 내가 만들려고 했던 드론이야.”
“흐응. 무려 10억짜리 드론이네.”
아라는 30센티 정도 되는 드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한성에게 받은 막대한 돈을 하루아 침에 탕진해 버린 영식은 차마 그녀 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껄껄. 돈이야 앞으로도 충분히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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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 아쉬워하 지 말게.”
길수는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영식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돈이야 앞으로 얼마든 지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드론은 콘센트가 없어 도 괜찮아?”
아라는 영식이 만드는 기계 물품들 의 치명적인 단점을 입에 담았다. 전기 콘센트가 없는 이 세계에서는 영식의 오른팔에 있는 콘센트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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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지 않고는 전기 충전을 하는 것 이 불가능했다.
“일단은 충전 형식이니까 한 번 충 전만 해두면 최소 5시간 이상은 사 용할 수 있어.”
영식은 구조 파악 스킬을 드론에 사용해서 드론의 정보를 머릿속에 담았다. 풀 충전 후 사용가능한 시 간은 5시간. 최대 속도는 시속 11 Okm까지 가능하며 3kg의 중량까 지 탑재가 가능했다.
영식은 일단 드론을 충전하기 위해 연결 코드를 자신의 오른팔에 꽂았 다. 그러자 그의 귓가에 익숙한 기 계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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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장치와의 접속을 감지하였습 니다.]
[해당 기계 장치에 설치된 카메라 정보를 시각 정보로 연결합니다.]
“호오.”
영식의 오른쪽 눈에 드론 카메라에 서 보이는 영상이 표시됐다. 영식은 신가하다는 듯이 자신의 오른쪽 눈 을 더듬었다. 드론의 정보가 영식의 머릿속으로 홀러들어왔다.
‘이거 리모컨이 굳이 필요 없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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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원래 드론 조종용 리모컨이 따로 만들어졌지만 드론과 접속한 영식에 게는 그런 리모컨이 따로 필요 없었 다. 영식은 충전용 코드를 연결한 채 드론을 가동시켜 보았다.
우우우웅.
그의 의지에 따라 드론이 살짝 공 중으로 떠올랐다. 오히려 리모컨으 로 조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세밀한 조종이 가능했다.
“드론을 이 세계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
아라는 영식의 의지에 따라 공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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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떠오른 드론을 바라보며 살짝 어 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영 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드론을 어디에 사용하려 고?”
“그건 트롤 사냥터에 도착하면 알 려줄게.”
“음……. 뭔가 좀 불안한데.”
아라는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영 식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영식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 섰다.
“그럼, 이제 슬슬 출발하죠.”
“오늘은 너무 늦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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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만드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기 때문에 벌 써 점심이 훌쩍 지나간 시간이었다. 길수의 말에 영식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시간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 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영식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 * *
영식은 그의 계획에 필요한 몇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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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재료를 산 후 바로 트롤 사냥터 로 출발했다. 트롤 사냥터는 오크 서식지에서 더욱 깊숙하게 들어간 산속에 있었다.
트롤 사냥터라고 해서 트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라칸이나 워 베어 같은 여러 동물형 몬스터들이나 오 크와 같은 하급 몬스터, 오우거라는 고레벨 몬스터도 존재했다.
오크 서식지에는 초보 소환자로 보 이는 무리가 몇몇 보였지만 트롤 서 식지에는 다른 소환자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트롤은 40?50레벨 정도의 몬스터 로 보통 1?2마리 정도 소수로 숲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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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돌아다녔다. 한 마리 한 마리의 힘이 무척 강력하며 트롤의 피는 회 복 포션의 원료가 될 정도로 빠른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다.
트롤이 40?50레벨 사이라고 해서 그 레벨의 소환자가 일 대 일로 사 냥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트롤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3인 이상의 40레벨 소환자들이 파 티를 짜야 간신히 상대할 수 있었 다.
몬스터가 드랍하는 골드 이외에도 따로 피를 채취하면 고액에 거래가 되기 때문에 사냥감으로써는 충분한 가치가 있으나 소환자들은 트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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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를 거의 찾지 않았다.
그 이유는 트롤 서식지에 가끔 출 몰하는 ‘오우거’라는 몬스터 때문이 었다. 무려 70레벨에 육박하는 괴 물. 한 마리 한 마리가 모두 정예 몬스터이며 동 레벨의 소환자가 6인 이상 모여야 간신히 사냥할 수 있다 고 전해진 강력한 몬스터였다.
인간과 몬스터의 가장 치열한 접전 이 일어나고 있는 북방경계선에서나 나올 법한 이 몬스터의 존재로 트롤 서식지는 소환자들에게 가장 기피되 는 곳 중 한 곳이 되었다.
“조금 긴장되긴 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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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는 광휘의 방패를 잡은 손에 힘을 더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버 려진 폐광 이후로 사냥을 해본 경험 이 없다 보니 살짝 긴장이 되는 것 은 어쩔 수가 없었다.
“걱정 마세요. 좋은 아이템도 얻지 않았습니까.”
영식은 길수의 손에 들린 광휘의 방패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 의 말에 길수는 쑥스럽다는 듯이 뒤 통수를 긁적였다.
“나한테는 과분한 아이템이지. 이 런 걸 선뜻 건네주는 것을 보면 한 성 군도 참 대담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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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와 떨어지기 전에 영식 일행은 한철호의 창고에서 얻은 레어 아이 템들을 지원받았다.
영식은 민첩 스탯을 올려주고 순간 적으로 투명화를 사용할 수 있는 B 급 레어 아이템 ‘바람의 망토’를 얻 었고, 아라는 냉기 계열 마법에 추 가 데미지와 지능 스탯의 증가가 있 는 B급 레어 아이템 ‘빙하의 지팡 이’를 얻었다.
A급 레어 아이템 하나에 B급 레어 아이템 둘. 고작 30레벨 언저리에 있는 소환자들에게 지급되는 아이템 이라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파 격적인 지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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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템이라면 길수 아저씨도 레벨 이상의 힘을 내실 수 있겠지.’
영식은 선두에서 걸어가고 있는 길 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이 번 계획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길수였다.
길수의 레벨 제한은 45. 영식이 계 획하고 있는 ‘폭렙’을 맛보기 힘든 레벨이었다. 아무리 많은 경험치를 한 번에 얻는다고 해도 레벨 제한치 에 걸려 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었으 니까.
‘이건 어쩔 수가 없지.’
영식 자신의 레벨 제한치를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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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에게 국 한된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의 레벨 제한치까지 올려줄 수 있는 재주는 그에게 없었다. 지금 기대할 수 있 는 것은 길수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 기 자신을 뛰어넘고 새로운 경지에 발을 딛는 것뿐이었다.
영식은 그렇게 생각하며 계획을 실 행시키기 좋은 장소를 찾아 숲속을 돌아다녔다. 한동안 숲을 돌아다니 던 영식은 협곡 같은 지형을 지닌 장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여기다.’
주변 지형을 살피던 영식의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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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빛났다. 영식은 고개를 돌려 길수와 아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생각한 계획에 대해서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사 슴 뒷다리를 잘라낸 고기를 꺼냈다. 트롤이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고 기였다.
“대체 무슨 계획인데 그래?”
아라는 좀처럼 그 계획이란 것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는 영식에게 살 짝 답답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 다.
영식은 피식 웃음을 홀리며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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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계획’에 대해 말해주었다.
“뭐, 뭐라고?”
“허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영식의 계획을 들은 아라와 길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건 딱히 계획이랄 것도 아니었다. 그냥 무식한 자살 방법에 가까운 일 이었다.
“트롤 한 마리 상대하는데도 세 명 이상은 필요하다던데, 그걸 몰이 사 냥한다는 건 너무 무모한 짓 아니 야?”
아라는 핼쑥한 표정으로 영식에게 물었다. 영식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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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의 물음에 답했다.
“그걸 위해서 이 협곡같이 생긴 지 형을 정한 거야. 범위 공격을 한 번 에 퍼부으면 숫자가 많다고 해도 충 분히 잡을 수 있어.”
“지금 범위 공격이라고 해봤자 내 마법 정도밖에 없는데 아무리 빙하 의 지팡이를 얻었다고 해도 나 혼자 서 트롤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 긴 힘들어.”
아라는 냉정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 했다. 지금 영식의 계획대로라면 다 수의 트롤들에게 마법 한 방으로 치 명적인 피해를 입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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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히든 클래스 에 B급 레어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고 해도 마법 한 방으로 트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은 불가 능했다.
단일 대상 마법으로도 그런 일은 불가능한데 범위 마법이라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다. 트롤들은 오히려 더욱 흥분해서 공격해올 것이 분명 했다.
“범위 공격이 한 개가 아니니까.”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그의 왼쪽 허벅지를 살짝 건드렸다. 미리 잘라 둔 옷 틈을 따라 다섯 개의 마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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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졌다. 손바닥보다 살짝 큰 크기를 가진 마인은 마치 살아있 는 생물처럼 네 개의 다리로 바닥을 기어 다녔다.
“이, 이건 뭐야?”
아라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다섯 개의 마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범위 공격이 가능한 지뢰야.”
아라는 굉장히 익숙한 외형을 가진 마인을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이 중얼거렸다.
“이젠 질럿도 모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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