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41화
블랙큐브의 힘(4)
블랙큐브.
보스몬스터에게서 나오는 쓸모없는 ‘잡템’. 너무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조차 되지 않는 아이 템이 었다.
하지만 영식에게만큼은 달랐다. 영 식은 잡템 무더기 속에 있는 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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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블랙큐브를 바라보며 씨익 입 가를 비틀었다.
저번에 한 개의 블랙큐브에 구조 파악을 사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구 조 파악의 레벨이 바로 상승했었는 데, 이 정도 양이라면 얼마나 구조 파악의 레벨이 오를지 기대되었다.
‘그리고……
영식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블랙큐브에는 그 보스몬스터의 기 억이 단편적이나마 들어가 있었다. 영식은 그것을 통해 이 세계의 비밀 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 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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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밀은 나와 연관되어 있을 확 률이 크니까.’
영식은 이전에 보안레벨을 해방했 을 때를 떠올렸다. 그의 기억 속에 는 분명히 블랙큐브의 모습이 보였 다.
영식은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 았다. 그는 이번에 보안 레벨 4단계 를 해방하며 얻었던 기억을 떠올렸 다. 이제까지 얻은 기억 중 가장 애 매한 기억이었다.
자신이 통로를 지나 깊은 지하로 내려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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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억은 분명 보안 레벨 3단계 를 해방했을 때 얻었던 기억에서 이 어지고 있었다.
‘이거라면……
영식은 블랙큐브에 손을 뻗었다. 이 블랙큐브들을 통해 구조 파악의 레벨을 더 올릴 수 있다면, 자신은 그 기억의 뒷내용을 알 수 있었다.
“영식 씨?”
한철호의 창고에서 물건을 챙기던 한성이 멍하니 서 있는 영식을 바라 보았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서 물건을 챙겨서 여길 빠져나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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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일단 소음 차단 마법진은 펼 쳤지만 누가 싸우는 모습을 봤을 수 도 있으니까요.”
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영식의 말 에 동의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라이트 실드 길 드를 전멸시킨 후 그 건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건 정체를 숨겨야 하는 살바토르 길드의 입장 에선 너무 위험한 짓이었다.
이미 라이트 실드 길드를 통해 정 체가 밝혀졌다고 해도 대놓고 그들 의 길드 하우스를 사용하며 왕국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멍청한 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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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이 없는 금액이었다.
우우웅.
그때 한성의 품속에 있는 수정구슬 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한성은 품속 의 수정구슬을 꺼냈다.
-이쪽은 모두 처리했다.
-뒤로 도망치는 인원도 전부 처치 했어.
박철태와 유나의 말이 수정구슬을 통해서 들려왔다. 한성은 고개를 끄 덕였다.
“빠르게 여기를 벗어나 약속했던 장소로 모여주세요. 되도록 사람들 눈에 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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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이 없는 금액이었다.
우우웅.
그때 한성의 품속에 있는 수정구슬 에서 빛이 홀러나왔다. 한성은 품속 의 수정구슬을 꺼냈다.
-이쪽은 모두 처리했다.
-뒤로 도망치는 인원도 전부 처치 했어.
박철태와 유나의 말이 수정구슬을 통해서 들려왔다. 한성은 고개를 끄 덕였다.
“빠르게 여기를 벗어나 약속했던 장소로 모여주세요. 되도록 사람들 눈에 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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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다.
박철태의 대답과 함께 통신이 종료 되었다.
창고의 물건을 모두 챙긴 영식 일 행은 길드 밖으로 빠져나왔다.
영식 일행은 탈리온 외곽에 있는 산으로 향했다. 산속에는 그들보다 한 발 더 빨리 온 박철태 파티와 유나가 있었다.
“뒤처리는 끝났나요?”
한성은 유나와 철태를 바라보며 물 었다. 박철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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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실드 길드원들의 시체는 모두 아공간 스크롤 안에 넣었고, 주변도 최대한 정리했다.”
“나도 일단 시체는 모두 치웠어. 아공간 스크롤도 채린이 마법으로 완전히 불태워버렸고. 하지만…… 유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라이트 실 드 길드의 본부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전투의 흔적을 모 두 없앨 수는 없었어.”
“예. 시간이 촉박했으니까요.”
한성은 예상했다는 둣이 고개를 끄 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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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나 들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영식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한 성에게 물었다.
한성은 쯧, 하고 혀를 차며 대답했 다.
“아마 길어도 3개월일 겁니다.”
그의 말을 들은 영식은 고개를 끄 덕였다.
6강에 속하는 거대 길드가 하루아 침에 멸망했다. 이것은 결코 감출 수 있는 종류의 정보가 아니었다.
아무리 애써 증거를 없앴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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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실드 자체가 ‘멸망했다’는 사실이 감춰질 리가 없었다.
이 정도 사건이라면 왕국의 공안이 진위를 밝히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왕국의 공안만이 아니었다. 3대 길 드도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이라면 누 가 길드를 무너트렸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이 움직이는데 증거가 남지 않 을 수는 없었다. 특히 지금 살바토 르 길드의 경우 이미 한 번 홍승걸 에게 그 정체가 ‘발각’됐다.
그가 매수한 원주민이 누군지, 그 정보를 몇 명이나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금 살바토르 길드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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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그 정보가 퍼져나가는 것은 막 을 수 없는 일이었다.
라이트 실드 길드의 본부를 습격한 순간부터, 살바토르 길드는 ‘반드시 발각될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에 불 을 붙여 버린 것이다.
‘3개월.’
영식은 한성의 말을 떠올리며 무거 운 침음을 삼켰다. 3개월 후부터는 더 이상 숨어 지내는 것은 불가능했 다. 어떻게든 엘노트 왕국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순수하게 돈을 들고 잠적하는 것만 이 목적이었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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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엘노트 왕국의 영향력이 덜한 다른 나라로 도망치면 됐으니까.
하지만 살바토르 길드의 목적은 단 순히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다. 엘노 트 왕성 내부로 들어가 인질로 잡힌 티리아의 가족들을 구해야 하는 목 적이 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인질만을 구하는 것도 아니지.’
영식은 한성에게서 들은 계획에 대 해 떠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계획에 따르면 사실 인질을 구하는 것은 부가적인 목표였고, 실제 그들 이 노리는 것은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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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 침입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살바토르 길드는 타국에 숨어 몸을 웅크리고 있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살바 토르 길드의 뒤를 쫓는 것은 왕국 정예 병력으로 이루어진 공안이었 다.
출입국 관리가 현대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정도인 에르노어 대륙의 경 우 공안은 타국에서도 어느 정도 그 영향력 펼칠 수 있었다.
‘그 3개월 이내에 충분한 힘을 쌓 아야 해.’
영식은 박철태와 최유나, 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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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은 소위 ‘랭커’라고 불릴 정도의 강자 는 아니었지만 지금의 자신과 비교 했을 때 감히 넘보기 힘들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강제 해방 상태가 된다면 지금 이 런 격차는 오히려 반대가 될 테지 만, 그만한 리스크가 있는 이상 강 제 해방의 힘에 기대는 것은 현명하 지 못했다.
결국 영식에게 남은 방법은 이 3 개월이라는 시간 내에 그들과 견줄 수 있는 힘을 쌓는 것뿐이었다.
‘그 정도 양의 블랙큐브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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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이번에 얻은 블랙큐브들을 떠올리며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 수 십 개에 달하는 양의 블랙큐브. 그 것을 활용한다면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 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영식은 한성을 향해 고개들 돌렸 다. 그에게 대략적인 계획에 대해서 는 이전에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납 득이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잔인 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 부분을 확실히 하지 않는다면 배한성의 계 획에 동참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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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씨.”
“아, 예.”
영식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애초에 왜 엘노트 왕국은 살바토 르 길드를 찾고 있는 거죠? 처음 목적이 거대한 살바토르 길드를 그 대로 집어삼킬 것이었다면, 이미 그 가치는 대부분 잃어버렸을 텐데요.”
그의 말에 한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길드장님 때문이겠죠. 티리 아 씨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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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힘이요? 어떤 거죠 그게?”
“하하. 정확한 것은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사용하실 수 있는 힘도 아니니까요.”
영식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성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 었다.
“그밖에도 저희 길드에는 유나 씨, 유진 씨, 철태 씨와 같은 강력한 소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주축으 로 해서 세력을 불려나갈 생각이겠 죠.”
“음……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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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 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말 이 정도 소수의 인원 으로 왕궁을 습격할 수 있겠습니까?
당연하기까지 한 그의 의문에 한성 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고 민을 이어가던 그는 결심을 굳힌 듯 이 입을 열었다.
“고작 10명이서 왕국을 상대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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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 었다.
“저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을 들은 영식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 말만으로 그가 무슨 말 을 하려고 하는지 예상하는 것은 어 렵지 않았다. 영식은 고개를 끄덕이 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더 있는 거군요. 길드장님을 지지 하고 있는 세력이.”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결코 쉽게 등을 져버릴 사람 들은 아니라고만 해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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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영식은 고개를 끄덕였 다. 그의 말대로 지지하고 있는 다 른 세력이 더 있다면 배한성이 세운 무모한 계획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 었다.
“그렇다면 저희는 이 3개월간 따로 떨어져 전력을 기르겠습니다.”
영식은 덤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 했다.
“따로 떨어져 지내신다고요?”
한성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에르노어 대륙은 서포 터 없이 레벨업을 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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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씀하셨다시피, 언제까지 서포터를 끼고 성장할 수는 없는 노 릇이니까요.”
“사실 그래 주시면 좋긴 한데
한성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뒷머 리를 긁적였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계획을 위해서라도 고레벨 소환자는 하나라도 더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작 30레 벨 정도에 불과한 영식 일행을 홀로 사냥터에 보내는 것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영식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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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이전에 영식이 보여줬던, 경이롭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힘을 떠올렸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영식보다 아라가 더 전력으로서 뛰 어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90레벨 이 넘는 레벨 제한치를 가졌고, 프 로스트 메이지라는 히든 클래스를 지닌 소환자였으니까.
하지만 라이트 실드 길드의 정예 부대를 단신의 힘으로 전멸시켜 버 린 영식의 모습을 본 순간 그는 자 신이 전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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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측정이 불가능한 힘을 가진 괴물이었다. 그 힘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없고의 문제를 넘어, 그런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 체가 그가 완전히 상식의 틀에서 아 득히 벗어난 존재라는 것을 증명했 다.
그런 그의 힘은 앞으로 살바토르 길드의 부활을 위해서라도 가장 중 요했다. 자신의 목숨 그 자체보다도 훨씬.
그런 그가 혼자서 몬스터 사냥에 나선다고 하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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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게 도 생각이 있거든요.”
영식은 덤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 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한성은 한숨 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식 씨의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럼 일단 영식씨 파티가 사 냥을 나가 있는 동안은 통신용 수정 구슬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죠. 아, 그리고 이번에 얻은 레어 아이템들 도 지원해드리겠습니다.”
한성은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영 식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 에게 통신용 수정 구슬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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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통신용 수정 구슬을 받아들 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어떤 거죠?”
“이번에 얻은 골드 중 일부를 철괴 를 사는 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철괴요? 제조 스킬로 뭐 만드실 거라도 있으신가요?”
한성은 고개를 갸웃하며 그에게 물 었다.
영식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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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번에 드론을 하나 만들 생 각입니다.”
그의 말에 한성은 벙찐 표정을 지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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