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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머신-30화 (30/284)

레벨업 머신 030화

또 다른 대박(3)

“그래서, 이번 분기 상납금을 못 내시겠다?”

“하하하. 아닙니다, 길드장님. 조금 만 더 기다려 주시면…… 항구도시 벨렌에 위치한 라이트 실 드 길드의 지부, 그곳의 주인인 홍 승걸은 평소와 달리 비굴한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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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한 사내에게 굽실거리고 있었다.

굽실거리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한 철호.

6강 길드 중 하나인 라이트 실드 길드의 길드장이었다.

왼쪽 뺨에 기다란 검상이 있는 한 철호는 동양인이라고 믿기 힘들 정 도로 2미터에 가까운 거구를 가지고 있었다. 거대한 바위를 조각해서 만 든 것 같은 단단한 몸과 한철호 특 유의 무거운 분위기가 섞여 감히 범 접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홍승걸은 그런 한철호에게 굽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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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며 마음속으로 거친 욕설을 퍼부 었다.

‘왜 한철호가 직접 이런 곳까 지……’’

라이트 실드 길드의 길드장이자, 랭커급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95렙 이라는, 거의 랭커에 근접한 레벨을 가지고 있는 한철호는 이런 초보 소 환자들의 도시에 올만한 소환자가 아니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라……

한철호는 홍승걸이 앉아 있는 테이 블 위에 두 발을 올렸다. 그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홍승걸을 노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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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최근 소문이 하나 들리더군.”

“소, 소문이요?”

“그래.”

한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홍승걸. 너 설마 라이트 실드를 배신하고 도망칠 생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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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르는 한철호의 말에 홍승 걸은 딱딱하게 표정을 굳혔다. 그는 필사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애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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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닙니다 길드장님! 제가 그 런 정신 나간 짓을 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 그런데 그렇다고 하긴 엔……

한철호는 그 순간 커다란 테이블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단단한 원목으 로 만들어진 테이블이 그의 손에 잡 아 뜯어버렸다.

한철호의 눈에 흉포한 빛이 서리기 시작했다.

“숨겨둔 돈이 조금 되는 것 같던데 말이야.”

“그, 그런 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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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걸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렇게 소리쳤다.

그의 말에 한철호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거칠게 발을 굴렀다.

쿵!

홍승걸의 사무실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로 묵직한 충격이 주변을 타고 전해졌다.

“내가 왜 직접 여기까지 왔는지 진 짜 모르겠냐 홍승걸? 아무런 증거도 없이 여기까지 왔을 것 같아?”

한철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홍 승걸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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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걸은 흠칫 몸을 떨며 꿀꺽 침 을 삼켰다. 그는 더 이상 돈이 없다 는 변명은 한철호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건 모두 다 길드 운영을 위한 비상금입니다!”

홍승걸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 며 다급하게 다른 변명을 입에 담았 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격렬하게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기가 쉽지 않 았다. 그가 길드를 배신하고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 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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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비상금이라. 길드 장부에 기 록하지 않은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죄 라는 건 알고 있겠지?”

“크흠.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믿 어주십시오! 이 모든 것은 라이트 실드 길드를 위해서였습니다! 결코 배신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홍승걸은 깊게 허리를 숙이며 필사 적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한철호는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 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 또한 이 세계에 와서 수많은 일을 겪었다. 지금 홍승걸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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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변명이 말도 되지 않는 개소리 라는 것 정도는 그 누구보다 잘 알 고 있었다.

“주인을 무는 개 따위를 키울 이유 는 없지.”

한철호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옆에 놓여있는 거대한 방패를 들어올렸다.

은은한 새하얀 빛이 흐르는 그의 방패는 라이트 실드 길드의 상징과 도 같은 아이템이었다.

“읏……!”

홍승걸은 한철호가 움켜쥔 새하얀 방패를 바라보며 흠칫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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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호가 든 방패는 단순히 공격을 막기 위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 방 패는 바위조차 산산이 우그러트리는 강력한 충격파를 만들어내는 레어 아이템이었다.

‘아, 안 돼!’

홍승걸은 자신의 계획이 성공하기 직전에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진다는 사실에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무기인 할버드를 들고 싸워볼까도 고민했지만, 결코 한철 호를 상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은 그가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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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라고는 바짝 업드려 한철호 에게 자비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었 다.

띠링.

방패를 든 한철호가 홍승걸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을 때, 홍승걸의 품속에서 방울소리가 홀러나왔다.

통신용 수정구슬의 알림소리였다.

홍승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으로 품속의 수정구슬을 꺼냈다. 그 수정구슬에는 자신이 매수해둔 원주 민 중 하나가 보낸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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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메시지를 읽은 홍승걸은 눈빛이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진짜 최유나 년이었군!’

몇 주 전, 초보 소환자의 납치를 명령한 정찬혁에게서 연락이 끊기자 그는 정찬혁을 직접 찾아 나섰다.

라이트 실드 길드원의 명패에는 위 치 추적 마법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정찬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정찬혁과 그의 부하 4명은 전신에 끔찍한 화상을 입은 채 늪지대 바닥 에 나뒹굴고 있었다.

쌍검에 의한 검상과 그 검상을 따 라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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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자들 중에서 검과 불 계열 스 킬을 사용하는 소환자는 몇 있었지 만 여기서 쌍검까지 추가된다면 그 범위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최유나.

이전 살바토르 길드의 간부였으며 현재는 엘노트 왕국 수배자 명단에 들어가 있는 여인이었다.

그 사실을 안 홍승걸은 뛸 듯이 기뻐했다.

현재 엘노트 왕국은 살바토르 길 드, 특히 길드장인 티리아 폰 에르 만에게 엄청난 포상금을 내건 상태 였다. 얼굴 반반한 소환자를 납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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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매춘굴에 팔아버리는 것 따위와 는 차원이 다른 금액이었다.

홍승걸은 늪지대의 흔적을 따라가 다가 그들이 루베린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안 홍승걸은 바로 주변 원주민들을 매 수하여 살바토르 길드의 흔적을 찾 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죽어라 홍승걸.”

홍승걸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천천히 다가온 한철호는 그를 향해 방패를 들어올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홍승걸이 다급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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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형님!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 니다!”

“좋은 소식?”

한철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홍승걸의 말이 이어 졌다.

“살바토르, 살바토르 길드원을 찾 았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한철호의 눈빛이 날카롭게 반짝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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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야?”

. 여기가 새롭게 찾은 던전이

“뭔가 어두워서 들어가기 시러 어……

버려진 폐광 입구에 도착한 유나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폐광을 바라보 았다.

채린은 폐광 안의 어두컴컴한 분위 기에 헬쓱한 표정을 지으며 유나의 뒤에 숨었다.

“그럼, 여기부터는 저희가 선두에 서 사냥하겠습니다.”

“예. 중간에 스톤 골렘이 3마리 이 상 어그로가 되면 바로 가세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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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사냥에 집중해주세요.”

배한성은 그렇게 말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런 그를 향해 유나가 천천히 다 가왔다.

“다들 어때?”

“무척 순조롭습니다. 일단 아라 양 이 가장 대단하긴 하지만…… 길수 씨나 영식 씨도 결코 만만치 않은 재능을 가지고 있죠. 특히 영식 씨 는 과연 생산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헤에, 영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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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홍미롭다는 표정으로 영식 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에 배한성은 고개를 끄덕 이며 대답했다.

“예. 보시면 깜짝 놀랄 겁니다. 27 레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움직임 이에요.”

“와. 벌써 27레벨까지 올렸어?”

과거 유나 또한 살바토르 길드원이 서포터로 붙어 레벨 업을 했지만 이 렇게 빠른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했 었다.

유나는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영식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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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겼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그녀의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잠깐, 지금 다들 27레벨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영식이의 레벨 제한이 25 아 니었어?”

유나는 처음 영식을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선두에 있는 영식에 게 다가갔다.

“영식아. 뭐 물어볼게 좀 있는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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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유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 려보며 말을 이었다.

“너, 레젤 제한이 25라고 하지 않 았어?”

“아…… 그러고 보니 말씀을 안 드 렸군요.”

영식은 그녀가 왜 자신에게 왔는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기계공학자의 스킬을 올리니까 레 벨 제한이 갑작스럽게 10 상승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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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라고?!”

태연하기까지 한 영식의 말에 유나 의 입에서 당혹에 찬 목소리가 홀러 나왔다.

한 번 정해진 레벨 제한이 그렇게 허무하게 올라가다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말이야?”

“예.”

그녀의 물음에 영식은 덤덤하게 고 개를 끄덕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기계공학자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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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이 올랐기 때문에 레벨 제한이 오 른 것이 아니라 그의 몸 안에 있는 보안 레벨을 해방했기 때문이었지 만, 그 점에 관해서는 그녀에게 설 명해 줄 수가 없었다.

‘언제 날을 잡아 정체를 알려주기 라고 해야지 이거……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나중에 점점 더 사실을 말하기 힘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대체 어떻게……

유나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이 멍한 표정으로 영식을 바라보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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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제한이 늘어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 랭커들 중 90 레벨쯤에 레벨 제한이 걸쳐져 있다 가 ‘각성’을 통해서 레벨 제한이 올 라 랭커의 반열에 오른 케이스도 많 았다. 그리고 불사 백강현처럼 60레 벨의 레벨 제한치에서 100레벨까지 레벨 제한치가 오른 특이한 케이스 도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클래스 스킬 하나 올렸다고 레벨 제한치가 10이나 상 승하다니?

애초에 영식의 레벨 제한치가 워낙 낮아 레벨 제한치가 10이 올랐다고 해서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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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지만 그래도 ‘레벨 제한치가 올랐다’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 분히 경악할 만한 일이었다.

“레벨 제한치가 오르는 게 그렇게 드문 경우인가요?”

영식은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듯이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 었다.

사실 레벨 제한치가 오르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는 그 자신 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유나를 속여 넘기기 위해서는 레벨 제한치가 오르는 것 이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 몰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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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이 대화를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 었다.

“하아. 그걸 드물다고 해야 하 나…….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오! 저는 생각보다 쉽게 올라서 그리 큰 일이 아닌 줄 알았어요. 음, 아마 모르긴 몰라도 레벨 제한 치가 워낙 낮아서 오른 게 아닐까 요?”

“끄응. 그런 경우는 없어.”

유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레벨 제한치가 낮다고 해서 올리기 쉽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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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던전이 끝나면…… 네 직업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보자.”

손등에서 튀어나오는 독특한 형태 의 무기도 그렇고, 스킬이 레벨 업 했다고 레벨 제한치가 오른 것도 그 렇고, 그의 클래스는 너무나 ‘비상 식적’이었다.

‘그냥 쓰레기 같은 직업이라고 생 각했는데……

생산 클래스가 만들어낸 물건을 콘 센트가 없다는 이유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희대의 쓰레기 직 업을 받았다고 동정 어린 시선을 보 냈지만 이렇게 되니 뭔가 숨겨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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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 다.

“알겠습니다. 일단 던전 공략이 끝 난 다음 얘기해보죠.”

영식은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말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몸을 돌렸 다.

쿵! 쿵! 쿵!

-그어어어어어…….

“영식 군. 평화롭게 잡담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네.”

영식과 유나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선두에 서서 전방을 주시하던 길 수는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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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말했다.

바닥이 울리는 묵직한 감각과 함께 스톤 골렘 한 마리와 다섯 마리의 좀비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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