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머신 017화
길드에 가입하다(1)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정찬혁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영식을 바라보았다.
그가 준 패를 바로 버린 것을 보 니 눈치가 없는 인간은 아닐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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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눈치가 아무리 없는 사람이 라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이 절망적 이라는 것은 모를 리가 없을 것이 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향해 대 뜸 욕을 퍼붓다니?
잠자는 사자가 아닌 성난 사자의 코털을 뽑는 격이었다.
“뭘 그렇게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 는 거야?”
영식은 계속해서 정찬혁을 도발했다.
영식이 그를 도발하는 이유는 그냥 그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 아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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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사람을 성급하게 만들고, 성급한 행동은 그만한 틈을 만들게 되었다.
영식이 노리는 것은 그 틈이었다.
‘상황은 최악이야.’
영식은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며 그 렇게 생각했다.
그를 둘러싼 사람은 정찬혁까지 포 함하여 다섯.
모두 라이트 실드의 길드문양인 황 금 방패가 새겨진 갑옷을 입고 있었 다.
남기태 때보다 주변을 둘러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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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숫자는 더 적었지만 오히려 상 황은 더 좋지 않았다.
그들과 자신 사이에 있는 레벨의 격차 때문이었다.
‘적어도 30레벨은 넘겠지.’
영식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를 둘러 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나름 6강에 속하는 라이트 실드 길드원이니만큼 평균 레벨인 30을 넘었을 확률이 높았다.
그들과 자신 사이에 있는 레벨 격 차를 떠올리자 영식은 막막한 감각 을 느꼈다.
“이 개새끼가. 처음에 오냐오냐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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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 줬더니 주제를 모르는구만?”
정찬혁은 거칠게 얼굴을 일그러뜨 리며 영식을 노려보았다.
영식은 그런 그의 말에 전혀 숙이 지 않고 오히려 더 세게 도발했다.
“뻔히 보이는 수작으로 헛짓거리 하다가 실패해 놓고 개처럼 빨빨 거 리면서 돌아다닌 주제에 뭐가 그렇 게 대단하다는 듯이 말하는 거야?”
“뭐라고? 이 씨……
정찬혁은 신랄한 영식의 말에 눈에 불을 켜며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영식은 자신을 향해 온갖 욕설을 쏟아내고 있는 정찬혁을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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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내 공격이 얼마나 통하냐가 관건인데……
정면 대결로 정찬혁과 그의 부하들 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로켓펀치를 활용한 기습 공격으로 우위를 점해야 했다.
‘아니, 우위를 점한다고 해도 힘들 어.’
레벨이란 개념이 들어간 지금 정찬 혁은 로켓펀치를 정면에서 맞더라도 죽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된다면 도망칠 수조차 없게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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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은 초조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 물었다.
‘그때와 같이 보안 레벨을 강제 해 방할 수 있나?’
영식은 과거 남기태를 상대할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절망적인 순간에 보안 레벨을 강제 해방하며 주변의 적들을 쓸어 버렸다.
보안 레벨을 강제 해방하면 오버로 드가 걸리게 됐다.
오버로드가 걸리면 영구적인 힘의 감소와 함께 끔찍한 고통을 동반하 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강제 해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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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선택지를 고르고 싶지 않았지 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 니었다.
‘강제 해방은 어떻게 하는 거지?’
영식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자신 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위험 상황이 되면 강제 해방의 선 택지가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의 위험인 지,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이어야 발 동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잘난 주둥아리를 언제까지 놀 릴 수 있는 보자고.”
정찬혁은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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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몸을 숙였다.
영식은 그의 움직임에 반응하기 위 해 왼팔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퍼억!
“컥!”
영식의 몸이 늪지대를 굴렀다.
정찬혁은 늪지대 위를 달린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로 다가와 그의 배를 발로 후려쳤다.
활처럼 휘어진 영식은 뒤로 튕겨져 나갔다.
“읏……. 아이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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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과 정찬혁이 대화하고 있는 사 이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었던 아라 는 정찬혁을 향해 마법을 쏘아냈다.
정찬혁은 그녀가 쏘아낸 마법을 향 해 검을 내려 그었다.
-파앙
정찬혁의 검풍에 휩쓸린 그녀의 마 법이 허공에 홑어져 버렸다.
아라는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정 찬혁을 바라보았다..
“마, 말도 안 돼……
“넌 나중에 상대해 줄 테니 찌그러 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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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혁은 그녀에 대한 욕구보다 영 식에 대한 분노가 더 커졌는지 그렇 게 말하며 바닥에 쓰러진 영식을 향 해 몸을 돌렸다.
그때, 길수가 거친 기합을 내지르 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스매시!”
“홍, 스매시.”
정찬혁은 길수와 같은 전사 클래스 였는지 길수가 사용한 스매시 스킬 에 따라 자신도 스매시 스킬을 사용 했다.
길수의 도끼와 그의 검이 푸른빛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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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같은 푸른빛이라도 정찬혁 의 검쪽이 훨씬 더 찬란하고, 밝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_캉!
“크윽!”
길수의 도끼가 반으로 갈라졌다.
“고작 10레벨도 안 되는 쪼렙들이 어디서 기어오르고 있어?”
정찬혁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낮 은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그의 레벨은 46.
그의 말대로 고작 7레벨에 불과한 영식 일행이 상대할 수 없는 고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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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다.
레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둘 사이의 레벨이 적당히 차이 났을 경우였다.
영식과 정찬혁의 레벨 차는 40에 가까웠다.
정찬혁이 발가벗고 맨손으로 싸운 다고 하더라도 영식이 이길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정찬혁은 바닥에 쓰러진 영식에게 다가가 그의 배를 후려쳤다.
-퍼억!
“크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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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의 몸이 바닥을 굴렀다.
진흙에 젖은 그의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정찬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 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어때. 아직도 건방진 소리를 지껄 일 수 있을 것 같아?”
영식은 굳게 입을 다문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영식의 오른팔이 천천히 올라갔다.
천천히 올라간 그의 오른손에는 중 지가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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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본 정찬혁의 눈이 뒤집 어 졌다.
“이 새끼가!”
정찬혁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영식 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검이 높게 들어 올려졌다. 영 식은 그가 분노로 완전히 이성을 잃 은 틈을 타서 로켓펀치를 사용하려 고 했다.
그때 였다.
_캉!
영식이 로켓펀치를 사용하기 전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정체불명의 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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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影)이 정찬혁의 검을 튕겨냈다.
“크윽?! 뭐, 뭐야?”
정찬혁은 손이 저릿해질 정도의 충 격에 뒷걸음질 치며 자신의 검을 튕 겨낸 존재를 바라보았다.
거친 느낌이 나는 붉은색 단발머리 를 가진 여인이었다.
그녀는 영식 일행과 정찬혁을 돌아 보며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이 표정 을 일그러뜨렸다.
“초보 소환자 상대로 뭐하는 짓이 야?”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찬혁 을 노려보며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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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얼굴을 본 정찬혁은 흠칫 몸을 떨며 중얼거렸다.
“너는…… 최유나……?”
최유나.
랭커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한 강자 로 엘노트 왕국에서는 꽤나 유명한 여인이었다.
그녀가 유명한 이유는 비단 강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가 몸담은 길 드의 영향이 더욱 컸다.
“살바토르 길드원이 살아 있었어?”
놀랍다는 정찬혁의 표정에 최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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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표정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살바토르 길드.
과거 3대 길드가 아닌 4대 길드였 던 시절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길드였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몰락해서 사 라진 길드였다.
“그 문양을 보니까…… 라이트 실 드 놈들이네.”
최유나는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정 찬혁과 그 부하들의 옷을 살펴보았 다.
라이트 실드는 그 이름 주는 이미 지와는 전혀 달리 뒷소문이 흉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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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였다.
그녀는 역겹다는 듯이 정찬혁과 그 의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뭔 짓을 하려고 했는지는 안 봐도 뻔하네.”
그녀는 영식 일행 중에서 아라를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이 세계에서 생활한 지 5 년이나 되었고, 초보 소환자들을 중 에 외모가 뛰어난 여자가 있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었 다.
이 세계에서 인신매매는 그렇게 드 문 일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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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법상 불법인 것은 맞았지만 지구 인들에게는 그 법의 적용도 애매했 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지 도 않았다.
오히려 초보 소환자들을 일부러 노 예로 만든 다음 사려고 하는 원주민 귀족들이 있을 정도였다.
“역겨운 새끼.”
최유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정찬혁 을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지난 5년간 별의별 끔찍한 일들을 많이 봐온 그녀였지만 이런 저열한 욕망에는 익숙해지지 않았다.
“ o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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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나지막한 말에 정찬혁은 움 찔 몸을 떨며 뒷걸음질 쳤다.
랭커급은 아니라고 해도 최유나는 최소 80레벨 이상이라고 추정되는 강자였다.
결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나, 날 건들면 우리 길드에서 가 만두지 않을걸? 그냥 조용히 가는 길 가는 게 어때?”
정찬혁은 가늘게 몸을 떨며 그렇게 물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꼴사나운 모습이 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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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홍승걸에게 박 살날 것이 분명하고, 돌아가지 않고 최유나와 싸운다면 박살 나는 것은 똑같았다.
그에게 남은 방법은 길드의 이름을 빌려 최유나를 압박한 후 영식 일행 을 데려가는 것뿐이었다.
“홍, 아주 꼴사납기 그지없네. 뭐, 너 같은 새끼한테는 그런 게 어울리 지만.”
“라, 라이트 실드 길드라고! 살바 토르가 예전 같다고 생각하는 거 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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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더 그 소리를 지껄이 면 아가리를 좌우로 찢어버릴 테니 까 입 닥쳐.”
살바토르에 대한 얘기를 들은 유나 는 거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녀는 허리춤에서 붉은색 검신을 가진 쌍단검을 꺼냈다.
그녀가 검을 꺼내드는 것을 본 정 찬혁은 흠칫 몸을 떨며 다급하게 말 했다.
“아, 알았어! 하지만 너도 거대 길 드와 엮이는 게 어떤 일을 초래하는 지 잘 알고 있겠지?”
그의 말을 들은 유나는 굳게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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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라이트 실드 길드면 꽤나 큰 길드 였고, 그런 길드와 마찰을 일으킨다 는 것은 자살 행위와 다를 바가 없 었다.
그녀는 거칠게 입술을 깨문 채 정 찬혁을 노려보았다.
‘우리 길드가 예전만 같았어도……
과거 살바토르 길드였다면 라이트 실드 같은 애송이 길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기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길드는 고작 10명도 남지 않은 소수 길드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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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자신의 섣부른 행동으로 라이 트 실드 길드와 은원 관계가 생긴다 면 그녀로서도 곤란했다.
“아, 알았으면 그냥 가던 길 가라 고. 이 세계의 룰이 어떤지는 너도 알고 있잖아?”
“지랄. 뭔 룰 타령이야.”
유나는 거칠게 표정을 일그러뜨리 며 정찬혁을 노려보았다.
그가 말한 룰이라는 단어가 몹시 그녀를 거슬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망설이는 표정으로 영식 일 행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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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꼴을 당하고서도 정신을 못 차렸네.”
그녀는 누군가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정찬혁을 향해 몸을 돌렸다.
정찬혁은 그녀의 눈빛에서 느껴지 는 선명한 살의에 창백하게 표정을 질렸다.
“자, 잠깐만!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는 거겠지?!”
“그럼, 잘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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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씨익 입가를 비틀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녀가 쥔 붉은색 쌍검의 검신을 타고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 했다.
어두침침한 늪지대를 환하게 밝힐 정도로 강맹한 불꽃이었다.
“히, 히익!”
그 모습을 본 정찬혁과 그의 부하 들은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그녀의 검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마 력만으로도 자신들이 감히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는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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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쓰레기들을 전부 죽이 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잖 아?”
그녀는 입술을 핥으며 낮은 목소리 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정찬혁은 다급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내, 내가 사라진 걸 알면 홍승걸 형님께서 널……!”
“홍승걸? 그 개새끼의 부하였어? 그럼 더 고민할 필요도 없겠네.”
유나는 홍승걸이라는 이름을 듣자 마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정찬혁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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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이 역겨운 놈들아.”
그녀는 으르렁 거리듯이 그렇게 말 하며 발을 박찼다.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불꽃이 타올 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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