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업 머신-3화 (3/284)

레벨업 머신 003화

튜토리얼 (3)

-푸욱!

“쿠르르르!”

투박한 검이 오크의 목에 틀어박혔 다.

오크의 목에서 검붉은 피분수가 쏟 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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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뒤에 있던 다른 오크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오크의 목에 검을 박아 넣은 청년 은 검을 움켜잡은 채 재빠르게 몸을 뒤로 빼냈다.

청년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 표정 으로 몸을 깊게 낮추더니 튕겨 오르 듯이 다른 오크 하나의 머리를 검으 로 베었다.

-촤악!

“크아아아아!”

오크의 머리가 반으로 갈라지며 육 중한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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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순식간에 오크 두 마리를 처치한 청년은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 았다.

그의 주변에는 오크 두 마리만 있 는 것이 아니었다. 무려 다섯 구에 달하는 오크들의 시체가 바닥에 늘 어져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잘생긴 청년의 이름 은 천태황.

최연소로 세계 검도 대회를 휩쓴 천재였다.

“다섯도 별로 어렵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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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돌려 주변에 가득한 오크들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전신을 뜨겁게 만들었던 피가 천천히 식어가는 감각을 느꼈다.

처음에 천태황은 수십 마리에 달하 는 오크 무리들을 보고는 바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태생적으로 도망치며 살 수 없는 체질인 그는 홀로 떨어진 오크 하나를 급습했다.

오크는 강한 힘을 가지긴 했지만 움직임이 굼떴기 때문에 어설프게 만든 목도로도 어떻게든 상대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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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그리고 오크에게서 투박한 검 하나 를 얻은 그는 왜 그가 ‘천재’라는 말을 듣는지 증명하기 시작했다.

천태황은 단순히 검에만 재능이 있 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싸움이라는 것 자체에 남들과 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검도는 기본적으로 스포츠 이기 때문에 실전에서 사용하는 검 술과는 차이가 심했다.

하지만 천태황은 자신이 가진 싸움 에 대한 재능을 활용하여 스포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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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 쓰이는 검도를 자신에게 맞는 실전용 검술로 바꾸었다.

‘조금 더 강한 놈?이 필요해.’

천태황은 아직 부족하다는 표정으 로 주변의 오크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처음 오크를 죽였을 때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 없었다.

어떤 스포츠에서도 겪을 수 없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짜릿한 감각.

그는 오랫동안 그의 가슴을 답답하 게 짓누르던 싸움에 대한 갈망이 풀 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진짜 그가 갈망해오던 ‘전 투’였다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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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았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뿐이었다.

2주일이 지날 동안 계속해서 오크 만 상대하니 처음에 느꼈던 그 짜릿 한 떨림도 점차 무뎌졌다.

그 짜릿함을 몰랐다면 참을 수 있 었겠지만 이미 한 번 알아버린 이상 그 강렬한 유혹을 져버리기란 쉽지 않았다.

천태황은 조금 더 짜릿한 자극을 찾아 주변을 배회했다.

“흐..”

천태황의 머릿속에 처음 오크가 나 타나기 전에 나타났던 메시지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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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랐다.

분명 그 안에는 오크족장 크롤이라 는 존재를 처치하면 이 튜토리얼이 끝난다고 적혀 있었다.

‘좋아.’

식었던 그의 피가 다시 뜨겁게 끓 어오르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서 튜토리얼이라는 것 이 끝나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았 다.

그는 오크들의 족장이라는 크롤의 힘이 더욱 중요했다.

그의 입가에 사나운 짐승을 연상케 하는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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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더욱 강한 존재와의 싸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감각을 느꼈다.

‘분명 오크들이 말을 할 수 있더랬 지?’

그는 적당한 오크를 잡아 족장의 위치를 물어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 겼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는 오크들의 시 체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 * *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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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그 짧은 시간 사이 영식 일행은 어느 정도 이쪽 세계의 생활에 익숙 해졌다.

“취익, 취익.”

영식은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숙소 근처를 배회 중인 두 마리의 오크들 을 노려보았다.

오크들은 사냥감을 찾으려는 듯 고 개를 두리번거리며 숲속을 돌아다니 고 있었다.

영식은 고개를 돌려 서아라를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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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빛을 읽은 서아라는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스럭.

“취익! 인간! 인간이다!”

“인간 여자다! 예쁜 인간이다!”

몸을 드러낸 서아라를 보며 오크들 은 홍분에 찬 콧김을 내뿜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인간의 미추를 판 단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 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인에게 발정난 것처럼 흥분한 상태로 달려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서아라는 오크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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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있어서 최상급, 아니 그 이상의 미끼 였다.

오크들은 훙분에 가득 찬 표정으로 아라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라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살짝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제까지 자신을 보며 흥분을 감추 지 못하는 남자는 질리도록 봐왔지 만 이형의 괴물이 그런 행동을 하니 혐오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취익! 취익!”

오크들은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그녀의 지척까지 다가왔다.

그때, 길목에 있는 수풀 속에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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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던 길수가 튀어 오르듯이 나 타나 투박한 도끼를 내려찍었다.

아라에게 정신이 팔려 달려들던 오 크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기습에 대 처하지 못했다.

-푸욱!

“쿠르륵!”

앞장서 달려오던 오크의 목에서 검 붉은 피가 솟구쳤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오크는 딱딱하 게 표정을 굳히며 재빠르게 뒤로 물 러섰다.

아무리 그들이 지성이 거의 없는 짐승에 가까운 존재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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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동족이 죽었는데 태연히 미녀를 향해 달려가지는 않았다.

오크는 자신의 동족을 죽인 길수를 노려보며 거친 포효를 내질렀다.

그는 손에 쥔 대검을 들어 길수를 향해 휘두르려고 했다.

그때 였다.

-슈우우우우우! 팡!

불꽃이 분사되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오른팔이 그를 향해 쏘아졌다.

총알처럼 쏘아진 오른팔은 그가 미 처 대처를 하기도 전에 그의 머리를 곤죽으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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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석!

오크의 머리가 박살났다. 영식은 이제는 익숙해진 ‘오른팔 수거’를 위해서 오크를 향해 다가갔다.

찰칵.

오크의 머리를 짓뭉갠 오른팔을 회 수한 후 다시 팔에 끼운 영식은 아 라와 길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이제 주변에 돌아다니는 놈들은 거의 다 처리한 것 같네요.”

“하아……. 대체 이놈들은 어디서 이렇게 끝도 없이 기어 나오는지 모 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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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오크들 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그들이 2주간 처치한 오크들만 하 더라도 벌써 20마리는 넘어갔는데 도 불구하고 매일 질리지도 않고 오 크들은 숲속에 모습을 보이고 있었 다.

“그래도 상대할 수 있다는 게 어딘 가요.”

미끼 역할을 했던 아라가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오크들을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 있다는 것만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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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었다.

“뭐…… 그건 영식 군 덕분이니 까.”

길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영식의 오른팔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에 영식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도 혼자였다면 오크 들이 두 마리 이상만 되도 상대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건 일회용 무기니 까요.”

영식은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올리 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겸손을 피우기 위해 이런 말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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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 그의 팔은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사용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일 회용에 가까운 무기였다.

지난 2주간 영식은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았고, 그를 통해 몇몇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그의 신체는 일상적인 행동으 로는 거의 지치지가 않았다.

잠을 가진 하지만 한 시간 정도만 자도 충분히 활동이 가능했고, 몇 시간 동안 산을 돌아다녀도 숨이 흐 트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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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투 상황 때처럼 거칠게 움 직이거나 극도의 긴장에 빠진 상태 에서는 그도 숨이 차오르고 지친다 는 감각을 느끼긴 했다.

하지만 그것도 아라나 길수에 비하 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리고 그도 내심 궁금한 것 중하 나였던 것이 ‘과연 자신의 몸은 얼 마나 단단할까?’였다.

그의 오른팔은 기계 장치로 되어 있었지만 팔을 발사하기 전에는 정 말 인간 피부와 다름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따스한 온기까지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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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영식은 시험 삼아 오른팔로 근처에 있는 바위를 후려쳤었다.

그 대가는 오른팔을 타고 전해지는 끔찍한 고통이었다.

오른팔을 발사할 때는 바위를 부수 고도 멀쩡했지만 직접 팔을 휘두르 니 바위를 부수기는커녕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바위 이상의 강도는 있지만 고통 때문에 활용을 못 하는 건가?’

이렇게 생각한 영식은 몇 번 더 무식한 방법으로 그의 몸의 내구도 를 테스트 해봤지만 그때마다 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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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끔찍한 통증으로 인해 포기해야 만 했다.

여하튼 그의 신체는 오른팔을 쏘아 낼 수 있다는 점과 체력이 굉장히 좋다는 것, 물과 음식을 조금만 먹 고도 굉장히 오래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과 차이점 을 찾기가 힘들었다.

바위를 박살내는 괴력도 없었고, 눈으로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도 없었다.

물론, 지금만하더라도 일반적인 사 람들과는 굉장히 다르다고 할 수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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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계로 된 팔을 가진 것 치고는 조금 싱거운 것도 사실이었 다.

‘오른팔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오크 한 마리를 상대할 수도 없으니까.’

오크는 가진바 힘에 비해 상당히 움직임이 굼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투 경험이 라고 조금도 없는 길수나 영식이 일 대 일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는 아 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식은 오크의 낮은 지능을 이용하여 기습하는 방법으로 주변의 오크들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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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라의 외모가 워낙 뛰어나다 보 니 오크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쉽게 달려들었고, 영식 일행은 안정 적으로 주변에 돌아다니는 오크들을 사냥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저 괴물을 무조건 한 마리 는 처치하고 갈 수 있다는 게 어딘 가.”

길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크 한 마리를 삭제 하다시피 하며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이었다.

아라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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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영식 씨가 아니었으면 이 렇게 쉽게 괴물들을 죽이기는 힘들 었을 거예요.”

그녀는 처음처럼 차갑고 딱딱한 목 소리가 아닌 어느 정도 신뢰가 담겨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2주간 그녀는 영식, 길수와 함께 지내면서 그들에게 조금씩 마 음을 열기 시작했다.

마음을 열었다고는 해도 사적인 대 화를 하거나 함께 농을 건네며 웃을 정도의 사이는 아니었지만 경계심 가득했던 처음에 비하면 분명 장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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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발전이었다.

“뭐, 일단 여길 피하죠. 피 냄새를 맡고 다른 놈들이 몰려올지도 모르 니까요.”

영식은 자신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 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다는 듯이 화 제를 돌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라와 길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영식은 어느새 일행 중에서 리더와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가 기계로 된 팔을 가지고 있었 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기억을 잃었다고는 믿기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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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로 냉철하고 빠른 판단력을 가 지고 있었고, 사람들을 이끄는 묘한 카리스마를 풍겼다.

아라와 길수는 자연스럽게 그를 따 르며 이 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 고 있었다.

“앞으로 1주일만 더 버티면 되겠네 요.”

아라는 살짝 기대감에 부푼 목소리 로 말했다.

튜토리얼이 끝난다고 해서 이곳에 서 벗어날 수 있으리란 법은 없었지 만 그래도 그 ‘본토’라는 것에 가면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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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이 있었다.

혹시라도 그 본토라는 것이 다시 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할 가능 성도 있었으니까.

“예. 하지만 방심은 하지 말아주세 요. 지금부터가 가장 위험할 때니까 요.”

영식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원래 위험이라는 것은 익숙해졌다 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허점을 드러내게 되니까.

영식 일행은 오크가 3마리 이상만 모여 있어도 그들을 상대할 수 없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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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오크 들이 한두 마리씩 돌아다녔고, 세 마리 이상 모인 오크 무리들을 사전 에 발견해서 그들과 접촉하지 않고 피해 다닐 수 있었다고 하지만 앞으 로도 그■러리란 법은 없었다.

“예.”

그의 말에 아라는 고개를 끄덕였 다. 그녀도 지금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럼 돌아가는 길에 물이라도 떠 가죠.”

영식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바 가지처럼 생긴 둥근 물통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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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처럼 생긴 열매를 깨서 먹고 난 이후에 남은 껍질을 물통으로 활 용한 것이었다.

“제가 떠올게요.”

아라는 길수와 영식에 비해서 자신 이 별로 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손에 있는 물통을 집어 들며 그렇게 말했다.

영식은 굳이 그녀의 호의를 거절하 지 않았다.

영식과 길수가 주변을 경계하는 동 안 아라는 냇가에 도착해 바가지에 물을 펐다.

-부스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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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 주변에 있던 수풀이 살짝 흔 들렸다.

하지만 영식 일행 중 누구도 그 수풀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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