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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다크위저드-99화 (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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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 팀은 구출조가 사라진 신사 근처 공터로 낙하하여 낙하산을 버리고 곧장 목표 포인트로 이동했다.

신사에는 근 이백에 달하는 야토가미의 무사들이 있었고, 숫자에서 압도적으로 밀린 강하 팀은 잠행과 암살을 통해 야토가미의 귀무사들의 조금씩 숫자를 줄여나갔다.

무공의 깊이론 한국 상계의 무인들도 따를 수 없는 귀무사들은 현대전에 정통한 특수훈련을 받은 미화관의 전투원들의 잠행과 암살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처음엔 단지 자신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의심하던 그들은 이윽고 누군가 자신들을 암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계를 강화했고, 야토가미의 귀무사들이 줄어드는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이대론 너무 늦는다.’

강하조를 이끄는 김준상은 암살 훈련을 받은 열다섯 명의 인원만으로 야토가미를 상대하고 있었다.

암살의 특성상 한 번에 많은 수를 죽일 수 없었고, 암살 훈련을 받은 이들의 숫자 또한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계속적으로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고 있는 듯 느꼈다.

퍼퍼펑.

그때, 신사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숲속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음이 터져 나오고 야토가미의 귀무사들이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

-놈들을 따르며 숫자를 줄인다.

김준상의 명령에 강하조 들은 야토가미의 무사들을 뒤쫓으며 숫자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감추거나 숨기는 것이 없었다.

“크아아악!”

“커헉!”

정령 마법에 공격당한 귀무사들이 죽어 나가고 있음에도 귀무사들은 멈추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처음에 경계를 내비치던 강하조들도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는 그들의 행태에 경계심이 풀어지고 과감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폭발음이 터져나온 숲에 다다른 순간.

앞선 귀무사 하나가 크게 외쳤다.

“야가미님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저 쥐새끼 같은 놈들을 척살하라!”

귀무사의 외침과 함께, 도망치듯 달려나가던 귀무사들이 한순간에 몸을 돌려 김준상과 강하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너무도 갑작스러워 강하조는 대경실색했다.

“모두 오행진을 발동하라!”

예상 밖의 반격에 강하조 전투원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었다.

가까스로 김준상의 조가 오행진을 만들고 오행륜을 흩뿌리며 다른 조원들이 진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

“귀갑사!”

귀무사의 커다란 외침과 함께 귀갑을 착용한 무사들이 일제히 앞으로 나와 귀갑을 크게 부풀리기 시작했다.

녹색의 빛으로 만들어진 귀갑들은 점점 커지며 옆의 귀갑사가 펼친 귀갑과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했고, 귀갑사들은 강호조를 둘러싸고 커다란 성벽을 두른 것처럼 포위망을 만들었다.

“포위되면 안 돼! 모두 남서쪽으로 힘을 집중해!”

김준상의 지시와 함께 오행진을 만든 조원들이 일제히 정령들을 소환해 오행륜을 발사했다.

오색빛의 빛무리들이 한곳에 모이며 귀갑사들의 귀갑이 순식간에 녹아들고 다시 재생하기를 반복했다.

“크아아악!”

“귀갑사들은 앞으로!”

오행륜의 파괴적인 빛이 귀갑사 무리를 무너뜨리자 더 많은 귀갑사들이 포위망을 단단히 구축하며 더 큰 성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버텨라! 야가미께서 오신다!”

포위망이 점점 조여들고, 포위망을 뚫기 위해 힘을 모으던 강하조원들이 귀갑사들 틈 사이로 숨은 귀검사들의 검에 부지불식간에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허어, 허어.”

오행륜을 한참이나 쏟아붓던 3조의 조원 하나가 기력이 다했는지 바닥에 널브러졌다.

한 사람이 무너지자 남은 네 사람은 더 이상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오행진을 유지하지 못하는 조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조원들은 각기 다른 정령마법으로 상대하기 시작했지만, 귀갑을 모아 성벽을 만든 야토가미의 포위망을 뚫을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여기서 끝인가?’

그동안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이번 구출조를 위한 강하를 하면서도 전쟁에 나선다는 위기감이나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없었다.

그것은 한국 상계 최강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절대적 힘을 가진 최시우에게 직접 훈련받았다는 자부심과 그가 짠 훈련을 다 마쳤다는 자존심이 결합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 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라 배웠고, 언제나 상대의 약점을 찾는 방법을 훈련받았다.

그랬기에 중국 상계의 육존이라 불리는 최강자들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오만이었을까?

김준상은 또다시 무력하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였다.

김준상의 조원인 물의 정령을 이용하는 이승훈이 결국 기력이 다해 쓰러졌다.

조원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김준상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보던 김준상이 입가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무엇을 두려워하나?”

“…….”

김준상의 물음에 조원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그 순간 그 두려움이 이뤄질 것 같았기에.

“상계에 들어설 때 이미 말했다. 이전의 상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고 괴물 같은 이들이 우리를 노릴 것이라고. 여기서 그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이들이 있나?”

“…….”

“……없죠.”

“다 알고 들어왔습니다.”

조원들의 말에 김준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린 다 알고 들어섰다. 우리가 겪은 훈련보다 더 괴롭고 우리가 겪은 전쟁보다 더 참혹할 것이란 걸. 알면서 들어섰다. 왜인가?”

“…….”

“우린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다. 내 형제, 자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우리를 키워준 이모님들과 자라날 조카 같은 아이들까지. 세상에 나자마자 버림받았던 우리였기에 우리 스스로는 서로를 지키자고 이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다.”

조원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어 김준상을 바라봤다.

“그렇다면 뭘 두려워하는 거냐? 이곳에서 죽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우리의 죽음은 또 다른 우리에게 자양분이 될 것이고,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사명을 이어 갈 것이다!”

기력이 다해 쓰러져 있던 조원들이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자! 저승길에 두 명 이상의 귀무사를 동행하지 않는 놈은 지옥에서 죽음의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아라! 알겠나!”

김준상의 외침에 전투원들 모두가 우렁차게 외쳤다.

“네!”

“가자!”

죽음을 각오한 전투원들이 일제히 몸을 날려 귀갑사들의 목에 검을 박아 넣었다.

이어지는 천요검법에 귀무사들 사이에선 귀를 애일 듯 귀곡성이 울려 퍼졌다.

전투의 속도가 급작스레 빨라지면서 귀무사들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동시에 전투원들 중에도 쓰러지는 이들이 많아졌다.

“파이어 애로우!”

천요검법으로 귀검사 하나의 목을 베어낸 김준상이 정령 마법을 펼쳤다.

하지만 이미 힘이 다한 정령은 한 발의 불화살을 쏘아내고는 역소환 되어 버렸다.

힘없이 날아간 불화살은 야토가미의 진영 중앙에 닿아 스르르 사라져 버릴 뿐이었다.

그때. 불화살이 닿은 곳을 중심으로 엄청난 크기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화르륵!

“으아악!”

“부, 불이야!”

“음양사! 음양사!”

갑작스레 일어난 불길은 그 기세를 더욱 올려 순식간에 야토가미 무사들을 빠르게 집어삼켰다.

동시에 숲의 안쪽에서 날아드는 거대한 불덩이가 야토가미 진영을 초토화 시켰다.

퍼퍼퍼펑! 펑! 펑!

“피, 피해!”

“도망쳐!”

“최시우다! 최시우 놈이 왔다!”

야토가미의 무사들 중에 황거에서 최시우를 목격했던 이들이 가장 먼저 도망치기 시작했다.

중국을 다녀오느라 최시우에 대해서 모르던 자들은 자리에서 저항하려 했지만, 그 막강한 공격력에 마땅히 대처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백에 달하던 야토가미의 인원들이 사라지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도망가는 그들을 쫓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을 때.

숲속에서 일단의 무리를 이끈 최시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가 마음대로 죽으래?”

“시우 님!”

* * *

항구에 도착한 남궁혜자는 지원조에게 브리핑을 받았지만, 한국을 출발할 때와 상황이 바뀌지 않은 것을 알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안되겠다. 가봐야겠다.”

“하지만, 만약 길이 엇갈리면 퇴로가 지연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속 이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라는 것이냐!”

“…….”

“미화관의 전투원들이 지원으로 나섰지만, 그들도 연락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은 무슨 일이 생겼음이야. 구출조와 전투원들까지 모두 위험에 빠져 있다면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하, 하지만 시우 님이 가셨다고 하셨으니…… 뭔가…….”

“이런 멍청한! 대체 한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짐을 지울 셈이냐! 게다가 그 아이는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다! 실력이 뛰어나다 해서 그 아이가 우리 모두의 구원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모르겠느냐!”

“……죄, 죄송합니다.”

“한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믿음을 넘어 신앙으로 대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조차 미루다 결국 그자가 실패하면 어쩔 것이냐. 그땐 그에게 돌을 던지고 비난을 하려는 것이냐? 그 아이가 우리에게 온 것은 무기력했던 지난 100년간의 오욕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그를 희생양으로 뒤에 숨지 말거라.”

“……명심하겠습니다.”

“배는 두 대가 있다. 만약 우리가 간 이후에 구출조와 전투원들이 돌아온다면 먼저 출발하거라.”

“알겠습니다.”

“가자!”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신사 쪽으로 움직이던 남궁혜자는 불타오르는 신사와 길가에 죽어있는 인물들의 시체를 보면서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저기! 태백 정가의 복장을 한 이가 있습니다.”

한 무인의 외침에 남궁혜자와 정순지가 가장 먼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무인에게 다가갔다.

“……이미 죽었습니다.”

정순지의 말에 남궁혜자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이 일대에서 큰 전투가 있었나 봅니다.”

정순지는 처음 발견한 시체 이후로 계속해서 태백 정가 무인들의 시체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가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시체와 핏물 부러진 병장기 등을 쫓아가던 남궁혜자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나무의 그림자로 가려진 어둠 속을 응시하며 천천히 검을 뽑기 시작했다.

그녀가 검을 뽑자 정순지를 비롯한 다른 이들도 검을 뽑기 시작했다.

꿀꺽.

긴장이 최고조에 달아있는 그때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가 크게 울리고 사람들이 움찔거리며 앞으로 튀어 나가려 할 때.

어둠 속에서 최시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셨습니까?”

최시우의 주위로 미화관의 전투원과 태백 정가의 구출조들이 뒤를 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괘, 괜찮은 것이냐!”

남궁혜자가 바람처럼 튀어 나가 정현미의 상태를 살폈다.

초췌한 모습의 정현미는 머리를 단정할 세대 없이 남궁혜자를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제 욕심 때문에 정가의 무인들이 너무 많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아. 내 그리 말했거늘.”

“이 죗값은 달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야!”

남궁혜자는 홱 고개를 돌려 버렸고, 정현미는 쓰게 웃었다.

남궁혜자의 고개가 돌아간 곳엔 정소빈이 있었다.

정소빈을 바라보는 남궁혜자의 얼굴에 이체가 어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냐?”

정소빈은 아무 말 없이 남궁혜자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태백 정가의 무인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감지하곤 입을 꾹 다물었다.

“회포는 돌아가는 길에 푸는 게 어떨까요?”

“어, 어. 그래. 그런데…….”

시우의 말에 정신을 차린 남궁혜자가 둥실 떠 있는 정소빈과 정현미를 보았다.

부상자가 많은 탓에 부축이 필요한 인원들이 많았고, 손이 모자란 남은 환자들은 시우의 마법으로 둥실 허공에 띄워 이동했던 것.

“어찌 풍선처럼 둥둥 떠 있는 것이냐?”

“부상이 심해서 걸을 수가 없기에 이렇게 이동해 왔습니다.”

“소빈이도 마찬가지였느냐?”

“네.”

“이런 멋대가리 없는 놈 같으니라고! 네놈이 그러고도 사내놈이냐!”

남궁혜자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태백 정가의 무인들이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고, 소빈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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