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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다크위저드-85화 (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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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가미의 팔에서 흘러나오는 귀기의 양은 일반인들에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순식간에 주변을 차오르는 귀기에 반응하여 요괴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악!”

조로구모의 얼굴이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기 시작하더니 여덟 개였던 팔이 열여섯 개로 늘어났다.

조로구모는 자신도 모르게 부푸는 자신의 몸이 고통스러운지 발광하기 시작했고, 주변의 무인들을 향해 실을 쏟아 내려 했다.

“피, 피해! 뒤로 물러나!”

한국 상계의 무인들은 본능적인 두려움에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섰지만, 그보다 더 빨리 다가서는 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플레어][온 더 파이어]

시우는 류신에게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손에 감기는 시뻘건 불을 조로구모를 향해 던졌다.

“꺄아아악!”

조로구모는 몸에 붙은 불에 더욱 괴로워하며 사방으로 구르기 시작했고, 그 피해는 귀검사와 귀갑사들이 받게 될 처지였다.

스걱!

귀갑사가 앞으로 나와 조로구모를 막아서고 뒤이어 귀검사가 조로구모를 베었다.

괴로움에 버둥거리던 조로구모는 두 개로 양분된 뒤에야 가루로 변해 사라졌다.

“생각보다 더 많은 걸 숨기셨군요.”

“우리 같은 술사들에겐 정보가 생명보다 더 귀한 거잖아?”

“오오가미의 팔은 돌려주시죠. 당신 같은 사람이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닙니다.”

시우는 류신의 말에 싱긋 웃으며 다크 사이트를 발로 툭 건드렸다.

다크 사이트는 다시금 오오가미의 팔을 집어삼키고는 시우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능력이 되면 가져가.”

“후회하실 겁니다.”

“여태껏 나한테 그 말을 한 사람들은 많은데. 증명한 사람은 없어.”

류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말했다.

“그렇군요.”

류신의 시선을 따라 귀혈검이 생성되었다.

빛의 무리를 가진 검이 아닌 실제의 형상을 가진 검이었다.

크기는 다크 데몬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작았지만 그 안엔 엄청난 압력이 포함되어 있었다.

소환된 귀혈검은 곧장 시우의 얼굴을 향해 총알처럼 쏘아져 나갔다.

시선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의 가공할 속도였다.

사람들은 귀혈검이 시우의 앞에 멈춰선 후에야 귀혈검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내가 얘기했잖아. 증명한 사람은 없다고.”

시우의 앞에 멈춰서서 부들부들 떨리던 귀혈검이 부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 소리를 신호로 야토가미의 무사들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쳐라!”

한 귀검사의 음성에 따라 움직이는 야토가미의 무사들과 요괴들은 살기를 더욱 진하게 흘리며 한국 상계의 무인들을 압박했다.

시우는 야토가미의 무사들을 보며 발을 퉁 하니 굴렸다.

그의 행동과 함께 그들이 서 있던 잔디로 가득하던 바닥에선 형이상학적 문양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응마법발동]

[에너지제어]

[귀기소멸]

바닥의 빛과 함께 시우를 중심으로 공기들이 압축되더니 순식간에 사방으로 공기의 파동이 퍼져나갔다.

야토가미 무사들은 시우를 중심으로 퍼져 나오는 파동에 움찔하여 멈춰 섰다가 자신들의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금 달려들었다.

[소환][다크 나이트]

야토가미의 본진인 황거에서 파괴당한 탓에 몇 남지 않은 다크 나이트들이 다시금 소환되었다.

소환된 다크 나이트들은 지체하지 않고 곧장 야토가미의 무사들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다크 나이트가 요괴와 마주한 순간.

요괴가 기이한 낫 모양의 발을 들어 다크 나이트의 목을 베려 함에도 다크 나이트는 방어하지 않은 채 요괴가 보이지 않는 듯 뛰쳐나갔다.

한국 상계의 무인들은 불 보듯 결과가 뻔하여 고개를 돌렸다가 다음에 일어나는 기현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저건!”

“대체!”

다크 나이트를 공격하려던 요괴가 다크 나이트와 부딪치는 순간 산산이 먼지로 화해 버린 것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무인들을 괴롭히던 요괴들이 일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귀검을 든 귀검사와 귀갑사까지도 자신들의 무기인 귀기를 이용한 기물들이 사라지는 기현상을 느끼게 된 것이다.

“단주!”

시우가 큰 소리로 한세아를 부르자 한세아가 답했다.

“네! 시우 님!”

“내 땅에 발을 디딘 저자들을 하나도 살려 보내지 마!”

“알겠습니다.”

한세아의 대답과 함께 미화관의 전투원들이 일제히 정령들을 이용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본래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던 전투원들과 시우의 아티팩트로 괴력을 부릴 수 있게 된 단원들까지도 압도적인 힘으로 야토가미의 무사들을 처단하기 시작했다.

* * *

귀기가 사라진 땅에서 야토가미의 무사들은 무력했다.

귀기를 이용한 기물들을 다시금 생성하여 대응하려 했지만 단순히 기물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귀기의 소모가 되었기에 몇 차례 공격에 대응하던 무사들은 미화관의 전투원들에게 하나둘 당하기 시작했다.

내공을 익힌 이들도 있었지만 그 무공의 깊이가 얕고, 귀기에 기대어 전투를 치러온 탓에 내공을 운용하는 것은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했다.

거기에 정령을 이용하고 철저하게 5인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합격진을 선뵈는 미화관의 전투원들에 대한 경험도 없었기에 야토가미 무사들은 더욱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야토가미의 무사들이 무력한 모습을 보이자, 한국 상계의 인원들도 더욱 용기백배해 야토가미 무사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요괴가 존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전투에 커다란 짐을 던 기분이었다.

한국 상계는 포위망을 점점 넓혀가기 시작했다.

“류신! 어떻게 좀 해봐!”

태백검진에 포위망 안에서 나루카미 빽 소리를 질렀다.

태백삼십육검은 처음에 비해 나루카미를 상대하는 것이 한결 쉬워진 것을 보고 시우의 마법이 그녀에게도 통했다는 것을 안 후에 더욱 철저히 차륜전으로 그녀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나루카미 또한 행동이 점점 느려지고, 그녀가 펼치는 귀술 또한 점점 느려지며 그녀의 몸 이곳저곳엔 작은 상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류신은 빠르게 수인을 맺어 전투의 양상을 다시금 되돌리려 했다.

[귀령소환]

[팔십팔귀양행]

[거신요괴단]

두 개의 소용돌이와 함께, 요괴들이 쏟아져 나오려 하자, 시우가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윈드커터][온 더 파이어]

[프리즌 노바][커싱 오브 포이즌]

[다크 자벨린][어더 라이즈 아이스]

[플레어][온 더 파이어]

시우의 손안에서 생성된 수십 개의 마법진들이 화려한 빛을 내뿜으며 소용돌이에서 기어 나오려던 요괴들을 입구에서부터 불태우고 갈기갈기 찢어 놨다.

더구나 소용돌이를 나온 요괴들 또한 이전보다 확연히 약한 귀기를 풍기고 있었기에 무인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시우는 블링크로 삽시간에 류신의 지근거리로 다가가 완드를 휘둘러 십여 개의 불덩이를 쏘아 냈다.

퍼퍼펑!

폭발음과 함께 일대의 잔디들이 불에 그을리고 사방엔 불씨가 날렸다.

류신은 자욱하게 낀 검은 연기 뒤에서 몸을 드러냈다.

“꽤 불편하지? 매일까지 느끼던 산소가 점점 희박해지는 것처럼?”

[거인의 손][온 더 아머]

류신의 머리 위로 마법진이 생성되어 거인의 손이 튀어나왔다.

거인의 손은 두더지 게임을 하는 듯 류신을 계속해서 내려쳤고, 그때마다 류신은 미끄러지듯 시우의 마법을 피해냈다.

“내가 있던 곳에선 다크 위저드가 지배하는 곳엔 절대로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었지.”

“…….”

“그걸 어긴 자는 살아남지 못했거든.”

불을 머금은 바람의 칼날이 류신의 옷가지를 찢고 그의 몸에 불길을 옮겼다.

류신은 손으로 탁탁 불길을 잡으며 말했다.

“역시나. 다른 곳에서 오신 분이셨군요.”

“그걸 안다고 달라질 것이 있나?”

“애초에 크게 상관없었습니다.

류신의 손은 시우와 대화하는 와중에 바쁘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물소환]

[귀왕문]

쿵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거대한 나무 기둥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무 기둥들은 자리를 잡고 땅에 박혀 들어갔고, 기둥을 가로지르는 가사기와 누키가 내려앉았다. 묘진 형식의 도리이 십여 개가 나란히 길을 만들고 도리이 내부에선 혼탁한 음성과 함께 불길한 불빛과 기운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야토가미의 모든 무사들은 생존자를 하나도 남겨 두지 말라.”

귀기를 쓰는 자들 모두가 에너지가 넘치는 듯 괴성을 지르며 무인들에게 달려들었다.

귀기의 제안으로 요괴를 소환하지 못하던 음양사들도 다시금 힘을 얻어 요괴들을 쏟아 내었고, 전투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더 이상 후퇴하는 자도 피하는 자도 없었고, 오직 적의 죽음만을 바라는 악귀가 되어갔다.

“더 이상! 물 설 곳이 없다! 정가의 인원은 이곳에 뼈를 묻을 생각으로 공격하라!”

정순지의 외침에 호응하듯 무인들은 남은 기력을 모두 짜내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

나루카미 또한 아껴둔 힘을 모두 쏟아 냈다.

쩌저저정!

대기 중의 공기마저 얼려 버리는 듯한 혹한의 냉기가 태백삼십육검을 감싸기 시작하고, 무인들의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하나둘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하는 인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태백검진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

[콜 라이트닝]

하늘에서 번쩍 번개가 내려치며 나루카미를 직격했다.

“끄아아악!”

냉기 속성을 가진 그녀의 힘은 전기의 기습적으로 당한 공격에 내성이 없었고, 나루카미는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제가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전 미화관의 관주 한세아라고 합니다.”

“네가 누구든 관심 없어!”

눈물을 흘리는 나루카미가 얼음으로 만든 송곳 십여 개를 한세아 주위로 뿌렸고, 한세아는 기이한 몸놀림으로 얼음송곳들을 모두 피했다.

“귀왕문이 나온 이상 네놈들은 이곳에서 뼈를 묻을 것이다.”

“호호, 아직 시우 님을 잘 모르시는군요.”

“네 주인이 설치한 모든 술법을 류신이 간파한 것을 모르겠느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아직 시우 님의 전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력?”

쿵 쿵.

굉음이 울리며 나루카미와 한세아의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돌아간 나루카미의 입에선 비명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저건 대체 뭐야!”

그녀의 시선엔 요괴들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공포스런 모습의 거대한 악마가 지상에 강림해 있었다.

귀왕문 주위로 소환된 다크 데몬 네 마리가 귀왕문을 감싸고 시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려 부숴.”

퍽퍽퍽

단단한 돌로 만든 듯 꼼짝도 하지 않던 귀왕문이 연이은 다크 데몬의 힘에 부서지기 시작했다.

도리이 하나가 무너지자 귀왕문에서 뿜어내는 귀기가 급작스레 약해지기 시작했고, 연이어 도리이 모두가 무너지자 소환되었던 요괴들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요괴가 사라지자 무인들은 더욱 기세를 올려 귀무사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마침 기물을 제거당한 귀무사들은 무인들의 무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고혼이 되어 버렸다.

“더 보여줄 재주는 없나?”

시우의 말에 류신의 얼굴엔 처음으로 당황스러운 표정이 감돌았다.

“안타깝게도 더 보여드릴 재주가 없군요.”

“꽤 재미있었는데 말이야. 아쉽네.”

“다음번에 만날 땐 더 많은 걸 준비해 오도록 하지요.”

류신은 대화를 끝으로 귀음을 뱉어 야토가미의 인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두 후퇴하라.

야토가미의 인원들이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자 시우가 허공에 완드를 길게 그었다.

그의 완드를 따라 야토가미의 인원들 뒤로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불의 벽이 생겨났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오늘 여기서 모두들 뼈를 묻을 테니까.”

다크 데몬과 불의 벽. 살아있는 그림자 병사와 각종 정령들까지.

야토가미의 인원들은 지금 지옥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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