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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다크위저드-54화 (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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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의 거만한 행태에 한종수는 노골적으로 살기를 풍겼고, 장만재 또한 가볍지 않은 살기를 은은하게 풍겼다.

원탁 중심으로 강력한 살기가 감돌자 주변에서 이야기를 듣던 무인들 중 몇몇이 벅찬 기운을 참지 못하고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섰다.

“……시우 님…….”

가까스로 모욕을 참아 내던 한세아도 피부를 찌르는 살기를 참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시우를 바라봤다.

“괜찮아.”

시우가 세아의 어깨를 두들겨 주자 한종수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네놈은 누구냐? 이년 기둥서방이라도 되느냐?”

세아를 다독이던 시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시우는 작게 주문을 외웠다.

[피어][이펙트 엠플러파이]

시우의 손안에서 작은 복합 마법진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곧바로 장내엔 사람들 모두를 집어삼킬 듯한 살기가 뻗어 나오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끔찍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쿠아아아앙!

용이 울부짖는 음성은 들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용의 아가리 속에 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본능적인 두려움을 증폭시킨 마법을 직격으로 받은 무인들은 몸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자신도 모르게 검을 뽑아 들었다.

챙! 챙! 챙! 챙! 챙!

검을 뽑아 든 것은 대부분 한라검문과 해도문의 무인들이었다.

시우는 안색이 하얗게 변한 한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을 조심해라. 대머리.”

시우의 말에 한라검문의 무인들이 시우와 한세아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이놈이 감히 누구에게!”

“한라검문 문주님이시다!”

시우는 그들의 협박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놈, 정체가 뭐냐?”

공포감을 풍긴 상대가 시우라는 것을 알고 한종수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일그러져있었다.

“한 번만 이야기하지. 이 검을 치우지 않으면 네놈들 모두 이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다.”

“네놈 정체가 뭐냐고 물었다.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너희 연놈들 모두 여기서 뼈를 묻을 것이다.”

시우의 손에서 나타난 복합 마법진이 한라검문의 문도들의 눈앞에 생겨났다.

마법진이 강대한 마력의 흡수를 시작하자 문도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진의 시동에 두려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그때 남궁혜자가 나섰다.

“그만! 이곳이 어딘지 잊은 것이냐! 한라검문은 검을 거둬라. 시우 너도!”

남궁혜자가 이야기를 하자.

시우는 한라검문 문도의 머리 앞에 띄워 놓았던 복합 마법진을 흔적도 없이 지웠다. 기운을 모두 거둔 뒤 어깨를 으쓱거리자 한라검문의 문도들만 머쓱해져 한종수의 눈치를 보았다.

“검을 거둬라.”

겨우 장내가 일단락되었지만, 분위기는 더더욱 무거워졌다.

“너는 누구냐?”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장만재가 시우를 보며 물었다.

“최시우.”

“네놈이 그 마법사란 놈이냐?”

“다크 위저드가 더 정확한 말이겠군. 마법사와 달리 다크 위저드는 적을 절대로 살려두지 않지.”

시우가 한라검문의 문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버릇이 없구나. 아무리 많게 보아도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원래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은 놈은 어른으로 보지 않는 편이라.”

시우의 ‘똥구멍’이란 말에 장만재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결국 보다 못한 남궁혜자가 나섰다.

“야토가미란 큰 적이 우릴 노리고 있는데, 이렇게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면 야토가미가 좋아라 하겠구나.”

남궁혜자의 말에 장만재가 죽일 듯이 시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선배님의 뜻은 알겠지만, 저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섣불리 도울 수 없습니다. 더구나 방금과 같이 자신의 미약한 힘만 믿고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오만불손한 상대라면 더더욱 말이죠.”

장만재의 말에 시우가 껴들었다.

“대머리, 지금 네 이야기를 하는데?”

“풋!”

“크흡!”

시우의 이야기에 세아와 태백 정가의 무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고, 한종수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폭발 직전이 되었다.

“이, 이놈이!”

장만재가 한 손을 들어 한종수를 말리자. 검을 뽑던 그의 손이 멈췄다.

“넌 우리가 누군지 아느냐?”

“내가 알아야 하나?”

“우린 태백정가와 네놈이 저지른 실수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아까 얘길 들어보니 나를 도울 것 같지는 않던데? 나를 넘기고 사건을 수습하려 하지 않았던가?”

“……그건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그때, 한쪽에서 사태를 보고 있던 정현미가 나서서 이야기했다.

“야토가미는 백면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현미의 이야기에 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장만재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우리가 야토가미와 싸우는 데 그쪽이 도와줄 수도 있다 이거지?”

“방금도 말했지만, 네가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른 것이지.”

“그렇군. 그럼 일단 방금 전에 대한 일을 사과하고 절을 해야 할까?”

장만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일단 그것부터 시작하자꾸나.”

시우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한세아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시우를 바라봤다.

“시우 님…….”

괜찮다는 듯 세아를 위로한 시우가 절을 하려고 하다 문뜩 자세를 멈춰 섰다.

“근데 궁금한 게 있어. 백면궁이 쳐들어왔을 때도 꼬리말고 숨어 있던 작자들이 야토가미를 상대로 얼마나 도움이 되지? 이런, 쓸데없이 예의를 차릴 뻔했군.”

시우가 다시 의자에 앉자 한종수와 장만재의 얼굴은 폭발하기 직전이었고, 다른 이들은 얼이 빠진 얼굴로 변했다.

“장난은 그만하지. 그쪽이 먼저 우리 미화관의 관주에게 사과한다면 나도 다시 예의를 차리지.”

“그럴 생각 없다.”

한종수가 단호하게 이야기했고, 장만재도 그 뜻을 함께한다는 듯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가주. 이런 식이라면 우린 함께 할 수 없소.”

장만재의 이야기에 남궁혜자가 나섰다.

“저 아이가 하는 말이 틀린 것이 있더냐? 네놈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무를 숭상하고 도를 닦는다면 스스로의 잘못부터 다잡거라.”

“선배님. 한 문주의 말이 거칠기는 하나. 아랫사람에게 먼저 사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식이라면 중국에 도움을 부탁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이 퍽 난감하지 않겠습니까?”

남궁혜자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100년간 쌓아온 도로 겨우 참아 내는 중이었다.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구나. 변한 게 없어.’

갈등이 격화되려 하자 태백 정가의 가주인 정형진이 나섰다.

“시우 군, 한라검문과 해도문이 나서 준다는 것은 중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네. 두 문파는 해방 이후부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네.”

이제 알겠냐는 듯 한종수와 장만재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시우를 바라봤다.

시우는 그 이야기에도 입꼬리를 잔뜩 감아올리며 말했다.

“결국 제 스스로의 힘을 키우지 않고 더 강한 자에게 아부를 떨며 일신의 안위를 도모했다는 이야기군요. 스스로의 힘이 미약하여 일본에 붙은 백면궁과 중국에 붙은 저들이 다른 게 뭐가 있습니까?”

“이, 이놈이!”

“네놈이 정녕 목이 잘려나가고 싶은 것이냐!”

한종수와 장만재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00년 전의 굴욕을 당하고도 아무런 발전이 없는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은가? 해방 이후에 70년의 시간이 있음에도 결국은 중국의 도움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스스로가 한심하지 않냐는 말이다. 일본이란 공통의 적에게 기생하지 않았으니 스스로는 당당하다는 것인가? 중국이 한국에 쳐들어오면 어쩔 거지? 그때는 일본에 붙을 건가?”

“닥쳐라! 네놈이 뭘 안다고…….”

“야토가미의 힘을 알면…….”

시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어 버렸다.

“강한 적이 나타나면 스스로의 힘으로 뛰어넘을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무인이던가? 야토가미가 무섭다면, 계속 그렇게 숨어 있어라. 네놈들 따위의 도움을 받느니 혼자 야토가미의 손에 죽을 테니.”

시우가 단호하게 이야기하자 장내엔 정적이 감돌았다. 분을 참지 못한 한종수가 이를 바드득 갈며 말했다.

“그렇게 스스로의 힘을 자신하느냐?”

한종수가 손을 검에 가져다 대며 물었다.

“지금 증명해 보일 수 있지, 하지만 목숨을 부지할 거란 장담은 못 하겠군.”

“정녕 네놈이 피를 보고 싶은 게로구나…….”

한종수가 검을 뽑으려 하자 장만재가 다시 한번 말렸다.

“정 가주. 이렇게까지 모욕을 받은 이상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소.”

“이하 동문이오! 우리 한라검문을 비롯한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동지들은 이번 전쟁에서 빠지겠소.”

그들의 이야기에 정형진은 더욱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야토가미가 들어온다면 한국 상계 전체가 표적이 될 거요. 지금 이렇게 감정적으로만 움직일 때가 아니지 않소!”

“그건 정 가주가 고민할 일이오. 정이나 걱정이 된다면 태백 정가와 보타암도 우리 쪽으로 오시오. 그건 언제든 받아 주겠소.”

무슨 일이 있어도 시우는 거절하겠다는 그들의 말에 정형진은 결국 어떤 이야기로도 그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태백전을 나서는 한종수가 시우 옆을 지나치며 마지막으로 이죽거렸다.

“어디 두 연놈이 잘 해 보거라. 만약 이번 일로 쓸데없이 우릴 끌어들이려 한다면 네놈과 네놈 가족의 목을 쳐 야토가미에게 전해 줄 터이니 그리 알거라.”

결국 한종수의 말이 시우의 인내심을 바닥내고 말았다.

[거인의 손][오버 더 아머]

[다크 나이트]

시우의 손에선 완드가 나타나고, 그의 몸이 코트에 싸였다.

허공에서 생겨난 거대한 마법진 안에선 금속의 갑주를 착용한 거인의 주먹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며 한종수를 태백전 밖으로 날려 버렸다.

콰쾅!

“감히 문주님을!”

그와 동시에 한라검문 문도들의 그림자 속에선 다크나이트로 변한 백면궁의 무인들이 튀어나와 그들의 목과 심장에 각기 검을 겨누었다.

“오늘 이곳에서 한라검문을 지워야겠다.”

“네놈이 결국 일을 벌이는구나!”

장만재가 검을 뽑고 달려들려 하자 시우가 완드를 휘둘렀다.

[파이어 월]

[파이어 볼]

장만재의 주변으로 거대한 불의 벽이 솟아나고 그 사이로 몸을 감췄던 파이어 볼이 장만재의 전신에 직격하자 그의 몸이 불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크아악! 물! 물!”

사람들이 재빨리 움직여 장만재의 몸에 손에 쥔 찻물과 비치된 소화기를 뿌렸다.

동시에 해도문의 문도 십여 명이 도를 뽑아 시우에게 달려들려 하자. 세아가 정령을 소환하여 뇌전으로 만들어진 창을 쏘아 내었다.

[라이트닝 스피어]

“멈추세요. 단순히 전기 충격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눈앞에서 번쩍거리는 번개가 자신들의 목을 노리고 멈춰 서자 해도문의 문도도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당장 멈추지 못할까!”

남궁혜자가 검을 뽑고 살기를 풍기며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약한 마력이었기 때문에 금방 불길이 잡히고 큰 화상은 입지 않은 장만재가 이를 갈며 말했다.

“선배님도 보지 않으셨습니까. 방금 저놈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닥쳐라! 네놈도 저놈의 혓바닥이 얼마나 더러웠는지 듣지 않았더냐!”

“……하지만!”

“한 번만 더 허황된 말로 네놈의 죄를 감추려고 해봐라. 지금부턴 태백 정가가 직접 상대해 주마!”

남궁혜자의 말에 가만히 앉았던 혜강도 일어서서 말했다.

“부족하지만 보타암도 더 이상 참지 않겠소.”

태백 정가와 보타암의 승려들이 전투 준비를 하자. 장만재가 결국 검을 거두었다.

“이 빌어먹을 애송이가!!!!”

태백전 밖으로 날아갔던 한종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안으로 날 듯 들어왔다.

그의 얼굴엔 코피가 터지고 이빨 몇 개가 날아가는 등 꽤 심한 몰골이었다.

“감히! 이따위 짓거릴 하고도 살아 돌아가길 바라느냐!”

한종수는 순식간에 신법을 펼쳐 시우에게 쇄도했고, 시우 또한 완드를 휘둘러 마법을 흩뿌리려 했다.

그때, 남궁혜자가 두 사람 사이에 파고들어 한종수를 막아섰다.

“어르신은 비키십쇼! 내 오늘 저놈의 눈알을 파먹지 않으면 사람이 아닙니다!”

짝!

한종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궁혜자의 손이 한종수의 고개를 휙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만두지 않으면 네놈의 혓바닥과 함께 네놈 또한 이곳에서 뼈를 묻게 될 것이다!”

한종수가 몇 개 빈 이를 갈며 말했다.

“이것이 태백 정가의 뜻입니까?”

“……그래.”

한종수가 정형진을 바라보며 한 번 더 물었다.

“가주! 이것이 태백 정가의 뜻이오?!”

정형진은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고 답했다.

“……그렇소.”

“잘 알겠소. 그만 가자! 이제 상계에서 사라질 곳이다.”

한종수의 말에 한라검문의 문도들이 천천히 다크 나이트의 검에서 물러나며 태백전 밖으로 나섰다.

얼굴이 시꺼멓게 타버린 장만재도 시우와 남궁혜자를 노려보다 태백전 밖으로 나가 버렸다.

회의는 파국으로 치달았고, 태백전엔 태백가문의 사람들과 혜강, 시우와 세아만 남았다.

“죄송합니다. 제가 괜히 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되어 버렸군요.”

“…….”

“…….”

정순지와 정형진은 말없이 침묵을 이어 나갔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남궁혜자가 고개를 들며 답했다.

“되었다. 야토가미의 일만 아니었다면 상종하지 않았을 인간들이다.”

현 사태에선 한라검문과 해도문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중국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시우는 다름 아닌 자신들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미화관의 관주인 한세아가 모욕을 참아 가면서 회의를 이어갔음에도 그들의 행태는 용서받기 힘들 정도였다.

더구나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결국은 시우와 미화관을 야토가미에 넘기자는 것.

차마 그런 선택은 할 수 없었던 남궁혜자는 오히려 이런 사태가 조금은 반갑기도 하였다.

“네 녀석 말대로 스스로의 힘으로 넘지 못한다면 그저 죽을 뿐. 그것이 무인의 길이 아니더냐.”

“하하, 그저 각오를 말한 것뿐입니다. 그럴 일 없을 테니 걱정마십시오.”

“이 와중에 웃음이 나오느냐? 혹 무슨 해법이라도 있는 것이냐?”

“힘을 기르고 적의 약점을 치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렇게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도 보았다시피. 우리는 너와 같이 야토가미의 힘에 대항할 것이 없다.”

야토가미는 근본적으로 원혼을 사용한다. 실체화된 원혼이 살상력을 갖추고 사람을 공격한다. 그리고 무공으론 그 힘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중국에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야토가미의 힘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우리가 한라검문과 해도문의 비위를 맞추고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정현미가 차갑게 말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번 백면궁의 일에 나서지 않은 거죠? 야토가미에 원한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었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텐데.”

“……그건…….”

현미가 답하지 못하자. 남궁혜자가 대신 말했다.

“완벽하게 압도하는 힘은 아니다. 그저 야토가미의 귀력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지. 그들로선 확전을 바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굳이 한라검문과 해도문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아. 그 힘을 보고도 아직 그런 소리를 하다니.”

현미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놀라운 힘은 아닙니다. 저도 이렇게…….”

시우의 손에서 완드가 쭈욱 뻗어 나오고 다른 이들은 알 수 없는 룬어가 길게 새겨 졌다.

그리고 이내 허공에는 태백 정가와 혜강을 불안케 하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꺌꺌꺌꺌꺌꺌.”

소름 끼치는 웃음과 함께 커다란 여인의 얼굴을 가진 요괴가 나타났다.

“이, 이건……!”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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