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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다크위저드-49화 (4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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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낸 선물 때문에 나한테 바로 올 줄 알았는데. 선물이 넉넉하지 않았었나?”

“으드득. 본 궁을 모욕한 대가는 철저하게 받아 낼 것이다.”

“그렇겐 안 될 거야. 내가 받아 내야 할 게 더 많거든.”

시우의 눈이 뒤편에 기절해 있는 우빈에게 향했다.

“궁주 그대가 아는 자요?”

청년의 물음에 박거산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우리 선발대를 죽인 놈이요.”

“호오! 네놈이 그 귀능갑과 흑령갑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했다는 놈이구나. 이 몸께서 네놈이 궁금하여 이렇게 직접 행차 하셨다.”

청년의 말에 고개를 갸웃 거리며 말했다.

“엄한 놈과 있다 죽기 싫으면 꺼지란 소리 못 들었나? 두 번이나 살 기회를 줬을 텐데.”

“으하하하하하하. 이 몸을 이 몸을 죽이겠다고?! 으하하하하.”

청년이 광오한 웃음을 터트리자 시우의 완드가 가볍게 움직였다.

[거인의 손][오버 더 아머]

웃음을 짓던 청년의 눈앞엔 거대한 마법진 두 개가 나타나며 그 안에서 금속의 갑주를 착용한 거인의 주먹이 청년을 향해 내리쳐졌다.

콰쾅!

목조 건물 따위는 박살을 내고 땅까지 파고들만한 엄청난 파괴력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거인의 주먹은 청년의 눈앞에서 투명한 막에 막힌 것처럼 멈춰 섰다.

마법이 사라지고 투명하던 막의 정체는 점점 형상화 되어 커다란 몸체를 들어냈다. 그 자리엔 거대한 크기의 음양귀가 주름진 손으로 깍지를 낀 채 청년을 보호하고 있었다.

“별 희한한 것을 부리는 군.”

시우의 말에 청년이 되물었다.

“그건 이 몸께서 묻고 싶은 것이다. 네놈의 쓰는 힘은 무엇이냐?”

“귀찮군. 살기 싫다면 백면궁과 함께 묻어주지.”

시우의 말에 청년은 멈칫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가 이내 다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후후, 당장에라도 이 몸의 힘을 보여주고 싶지만, 이 몸께서 백면궁 따위와 협공한다는 건 안 될 말이지. 궁주 그대가 먼저 볼일이 있는 듯 하니 먼저 일 보시오.”

청년의 말에 박거산은 이가 부서질 듯 앙 물었다. 야토가미에게 받은 분노를 풀길이 없으니 그 화는 자연히 시우에게 향했다.

“네놈 혼자서 우리 백면궁을 당해 낼 수 있을 것 같으냐?”

“저 말 이상하게 하는 놈한테도 무시당하는 걸 보니 그다지 걱정은 안 되는군. 그리고 누가 혼자서 싸우겠다 했지? 이렇게 부하들이 있는데.”

[소환][다크 나이트]

시우의 완드가 아홉 번 움직이자. 시우의 주위로 아홉 개의 소환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선 옛 백면궁의 무인이었던 백포인과 흑포인들이 검정색 일색으로 물들은 체 검을 들고 나타났다.

“소개하지. 백면궁이란 허접한 문파가 싫어  소속 되어 있다. 내 밑으로 들어온 애들이야.”

궁주 박거산은 다크 나이트로 변화한 백면궁의 무인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총단주.”

“네.”

“놈의 손과 발을 잘라 데려와라.”

“존명”

총단주가 검을 뽑아 몸을 날리자 그의 뒤를 이어 백면궁의 무인들이 파도처럼 시우에게 달려들었다.

만쇄진 주변에서 서성거리다가 순간적으로 만쇄진이 해제 된 사이에 진 안으로 들어선 소빈은 갑작스런 시우의 등장에 놀라는 한편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백면궁의 무인들은 실력을 떠나 그 수가 너무 많았고, 그들 사이에는 이야기로만 전해져 오는 야토가미의 인물들도 있는 듯하였다.

그렇게 그녀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우빈을 구한 시우는 곧장 백면궁 전체와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저럴 수가!’

시우의 신위를 보는 소빈의 눈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크게 떠졌다.

그가 소환해 낸 것으로 보이는 흑색의 백면궁 무인들은 이백이 넘는 적을 상대로 두려움 없이 달려들었다. 겨우 아홉에 달하는 수였지만 그들이 지닌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태백 정가의 사람들이 백면궁의 적포 괴인과 흑포 괴인을 상대하는 것처럼 흑색의 백면궁 무인들은 검에 맞고 팔이 잘려도 움찔 거리기는커녕. 그 기회를 잡아 상대의 목과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시우의 신위는 더욱 놀라웠다. 완드를 쥔 오른 손에선 연신 타오르는 불길이 쏟아져 나와 무작위로 백면궁인들을 태워 버렸고, 왼손이 뻗어 나갈 때마다 금속 갑주를 찬 거인의 주먹이 튀어 나와 한 번에 두 셋의 백면궁인들을 형체도 알 수 없는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대, 대단해.’

소빈은 일전에도 시우의 신위를 목격한 바가 있었지만, 정가에서 보여준 그의 실력은 지금 보이는 파괴력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가했다.

‘그리고 ···잔인해.’

소빈은 시우의 전투 방식이 기계 같다고 느껴졌다. 정확하게 쏘아진 마법으로 상대를 전투 불능으로 만들고, 쓰러진 상대에겐 확인사살을 한다. 그렇게 상대가 죽으면 다음 상대를 물색해 공격한다.

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동작에 매료된 소빈은 자신이 뭘 해야 하는 지 생각을 멈춘 체 시우의 전투를 멍하니 지켜보기 시작했다.

적이 몰린 곳에 얼음송곳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프리즌 노바를 떨군다.

복합 마법으로 펼친 프리즌 노바는 상대방의 몸에 닿자마자 안에 품은 독기를 뿜어 공격당한 상대를 마비시키고, 뒤이어 얼음마저 태워 버리는 다크 파이어를 사방에 뿌린다.

쓰러진 상대는 죽은 자와 산자를 가리지 않고 윈드 커터를 쏟아 내어 팔과 다리, 목을 무작위로 잘라 내었다.

소환된 다크 나이트는 데스 나이트처럼 오러를 뿜을 수는 없었지만, 생전에 사용하던 검술은 활용할 수 있었다. 백면궁의 무인들은 자신들과 똑같은 무공을 쓰면서 더욱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 다크 나이트를 쉽사리 꺾지 못했다.

내부가 다크 사이트로 가득 찬 다크 나이트는 형체가 완전 부서지거나 다크 사이트의 마력이 끊기기 전까지 끊임없이 싸웠다. 그 사이 다크 사이트는 시우가 만들어낸 시체를 먹어 치워 마력을 채우고 그 마력을 시우에게 계속해서 공급해주었다.

이런 전투는 시우가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는 전투였다.

“끄아악!”

“커헉!”

“크으으윽!”

“사, 살려 웁!”

사방에선 백면궁 무인의 비명만 울렸다.

벌써 백이 넘는 백면단원이 죽어 나갔고, 삼십이 넘는 적면단원도 모두 죽었다.

더구나 끔찍한 검은 액체는 죽은 시체가 나타날 때마다 다가가 그 징그러운 입을 열어 시체를 먹어 치웠고, 가족이고 친구였던 이들의 시체를 구하려다 다크나이트로 변해버린 무인의 검에 찔려 죽었다.

화수불침의 몸을 가진 흑면단원들 중엔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겨우 삼십 명밖에 없는 흑면단원만 남아선 한국 상계(上界)를 지배할 수 없었다.

궁주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서려 하자. 야토가미의 음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거산이 고개를 획 돌려 청년에게 말했다.

“이게 뭐하는 짓이오. 이건 우리 싸움이요.”

“궁주, 이 꼴을 보고도 모르겠소? 저자는 백면궁의 상대가 아니오.”

청년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청년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도 현재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삼십 삼귀를 다루는 자신조차도 이토록 빠른 시간 내에 이토록 많은 무인을 이처럼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없었다. 그는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전쟁의 신처럼, 기계처럼 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빨리 나서지 않으면 우리 야토가미를 대신해 한국을 관리할 백면궁의 무인들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오.”

[윈드 커터][온 더 파이어]

[프리즌 노바][커싱 오브 포이즌]

[다크 자벨린][어더라이즈 아이스]

이제는 공식처럼 되어 버린 시우의 복합 마법 공격에 무인들은 맞서기는커녕 마법진이 나타나면 도망가기 바빴다.

암기처럼 날아드는 마법들은 검기에 의해 잘라낸다 해도 그 특성을 계속 유지하여 자신의 옆 사람을 죽이거나 폭발했다. 때문에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받는 공격으로 죽어나가는 무인이 많아지자 백면궁의 무인들은 자신을 노리고 날아드는 마법을 좀처럼 맞서지도 피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크 픽]

[다크 파이어]

[윈드 커터]

마법을 피해 무인들이 한 곳에 모이면 시우는 그곳을 향해 마법들을 뒤섞어 아무렇게나 던져 넣었다. 그렇게 뭉처서 날아간 마법들은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며 무작위로 무인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번에도 끔찍한 비명이 들려 올 거라 생각하던 그때.

꺄아아아악!

하이톤의 높은 비명 소리와 함께 예의 그 음양귀가 무인들 앞에 나타나 마법들을 입으로 먹어 치웠다.

꿀럭꿀럭 펑 펑.

마법을 먹어치운 음양귀의 옷자락이 몇 번을 펄럭이며 부풀다가 이내 잠잠해 졌다.

“드디어 나서는 것이냐?”

시우의 말이 신호라도 되는 듯 무인들 앞으로 거대한 크기의 음양귀들이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건물 5층 높이의 크기는 될 법한 음양귀 10마리는 나타나자마자 다크 나이트들을 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쿵. 쿵. 쿵.

크기에 비해 꽤 빠른 발놀림으로 다크 나이트들을 짓뭉개 버리자. 형체를 완전히 잃어버린 다크 나이트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다크 사이트가 억울하다는 듯 울부짖자 음양귀도지지 않고 함께 울부짖었다.

끄아아아악!

꺄아아아악!

거대한 음양귀의 등장에 백면궁인들은 기세를 되찾은 듯 환호하고 소리를 지르는 이들이 있었다.

다크 나이트가 사라졌지만, 시우는 별반 신경 쓰지 않는 듯 유례없이 긴 마법진을 만들고 있었다.

“겨우 악귀 따위로 다크 위저드인 나를 상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

[강림][다크 데몬]

시우가 자주 사용하는 [거인의 손]은 소환과 강림의 중간에 걸친 마법이다.

일반적인 마법으로 낼 수 없는 파괴력을 강림하는 존재의 일부분만 소환함으로서 적은 마나를 사용해 효과적인 파괴력을 얻어 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지금은 그 [거인의 손]의 주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머리 위로 돋아난 두 개의 각진 뿔.

거대한 몸체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꿈틀대는 근육.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투기로 번뜩이는 두 눈과 입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연기.

거대한 마법진을 딛고 일어서는 데몬의 크기는 음양귀를 훌쩍 뛰어 넘었다.

꾸아아아아아아아악!

사방으로 범접 할 수 없는 피어를 흩뿌리며 비명을 질러대던 다크 데몬은 음양귀 하나의 목을 잡아끌어 당겨 그대로 머리를 씹어 먹기 시작했다.

콰드득, 콰드득, 콰드득.

끔찍한 모습과 함께 콘크리트가 부서지는 소리가 사방에 울리며 전투는 다시 시작되었다.

다크 데몬은 음양귀들에 둘러싸였지만, 음양귀들을 아이 다루듯 휘두르고 짓밟았다.

음양귀와 다크 데몬의 격렬한 싸움을 피하기 위해 무인들이 한쪽으로 모여 들자. 그곳엔 여지없이 시우의 마법이 떨어져 내렸다.

[윈드 커터][온 더 파이어]

[프리즌 노바][커싱 오브 포이즌]

[다크 자벨린][어더라이즈 아이스]

“끄아아악!”

“피해!”

“모여 있지 마라! 저 시술자 놈을 죽여라! 저 놈만 죽이··· 꺼억!”

적포 괴인은 그렇게 외치다 윈드 커터의 목이 잘려 죽었다.

그 사이 10마리에 달하던 음양귀 중 2마리가 다크 데몬의 손에 죽고, 3마리는 시술자가 죽으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시우의 다크 사이트가 무인들 사이에서 음양귀 조종에 여념이 없는 음양사를 단숨에 씹어 삼켰던 것.

음양사를 삼킨 다크 사이트는 다른 무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흑마나를 뽑아 낼 수 있는 음양사를 더 먹고 싶다며 아우성쳤다.

틈틈이 광역 마법을 펼쳐 무인들의 수를 줄여 가며 한편으론 음양사들의 뒤를 노리던 시우는 자신에게 쏘아져 오는 거대한 에너지를 감지하고 블링크로 10여 미터나 뒤로 물러섰다.

시우가 섰던 자리 위로 거대한 여자 얼굴의 요괴가 나타났다.

“꺌꺌꺌꺌꺌꺌.”

촤르르르르

기괴한 웃음소리를 낸 요괴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여덟 개의 거미다리를 꺼내었고, 닥치는 대로 사방으로 거미줄을 뿜어 꽃잎을 따듯 무인들의 목을 톡톡 끊어 내었다.

“꺌꺌꺌꺌꺌꺌.”

그렇게 열 명 남짓한 백면인의 목을 끊어낸 여자 얼굴 요괴는 그대로 허공으로 사라졌다.

몸을 피한 뒤 그 장면을 보던 시우의 시선은 저 멀리 야토가미의 청년에게 가 있었다.

“조로구모를 피해 내다니. 건방질 만하구나.”

야토가미의 청년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얼굴로 검을 뽑고 앞으로 나섰다.

백면궁의 무인들은 싸움이 혼잡한 와중에도 청년의 앞길을 막지 않기 위해 양 옆으로 비켜섰다.

“지금부터 이 몸께서 직접 상대해 주겠다.”

청년의 몸에서 귀기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 49 > 끝

ⓒ 진(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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