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60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서, 설마 장난이지?"
"장난 아니야. 네가 좀 도와줘."
소피아는 그 큰 눈을 더 크게 떴다.
당연히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우리 셋은 본기지로 진입하는 거야. 만약 저놈들이 머리가 굴러간다면 미끼인 너보다 뒤에서 움직이는 우리 들을 더 신경쓰겠지. 그 사이에 주력이 좀 되는 우리 들이 뛰어서 놈 들을 최대한 따돌려 볼거야."
"......"
하는수없이 소피아는 CCTV 앞에 쭈볏거리며 섰다.
스탠의 이론상 미끼보다 미끼를 유인하는쪽이 더 위험하다고 했지만, 꺼림칙한건 사실이었다.
"젠장. 너네 셋 내 피부에 조금이라도 상처 생기면 다 끝장날 줄 알아!"
소피아의 입에서 험한 말이 쏟아져 나왔지만, 돌아오는것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였다.
"으헉!"
소피아가 조심스레 한발자국 움직이자, 먼지가 쌓인 CCTV가 고개를 돌렸다.
그바람에 소피아의 심장은 멎는줄 알았다.
- 이거 움직여!!!!
소피아가 입모양으로 소리쳤지만, 스탠은 손짓으로 빨리 들어가라는 제스쳐를 보냈다.
정말 야속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미 그녀의 얼굴은 CCTV가 응시한 후였다.
- 저벅저벅
소피아가 CCTV를 굉장히 의식하며 51구역 철조망 안으로 스윽 들어서자, 나머지셋은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안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입구로 보이는 문이 아직 500m 가량 떨어져있었다.
"헉헉! 젠장. 이럴 필요가 있냐?"
"몰라. 뛰어!"
스탠, 소라, 사무엘은 그냥 앞만보고 미친듯이 뛰어서 창고 같은 건물 입구에 도착했다.
"소피아도 오라고 하자."
"그래."
겨우 숨을 돌린 소라가 손을 흔들자, 소피아가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무기없이 진입해도 될까?"
"상대는 외계인이야. 총알로 죽었으면 우리가 51구역에 설 이유도 없겠지."
"하긴....."
서로 대화하는 사이 소피아가 도착했다.
"여기 아무도 없는거 아니야? 그냥 CCTV 카메라만 작동하는거 빼고는 별거 없는것 같으데?"
"그래도 방심하지마. 들어가자."
스탠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매쾌한 먼지가 쏟아져 나왔다.
그 바람에 일행은 손으로 입을 막고 얼굴을 찡그렸다.
"젠장. 여긴 버려졌나봐."
사무엘이 겨우 눈을 뜨고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내부 천장은 거미줄 천지였고, 벽은 습기때문에 온갖 이끼가 끼어있었다.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을 거야. 찾아보자."
스탠은 미리 준비한 LED랜턴을 모두에게 건내주고 이리저리 비추었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그냥 버려진 창고에 불과했다.
"일단 나가자."
"응...."
일행은 밖으로 나와서 좀 걸었다.
"이, 이건...."
"뭐야"
"왜 그래?"
소라가 멍하니 서버리자, 모두가 그곳을 쳐다보았다.
"이거 우주선 같은데?"
사무엘은 약간 들뜬 말투로 그것을 가리켰다.
확실히 그건 지구에서 보기 힘든 철판으로 만든 거대한 유선형 우주선이었다.
그것은 멀리서 봤을때 바위덩어리 같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괴기한 모습으로 바닥에 절반 이상이 쳐박혀있었다.
"마치 탈출하려다가 실패한것 같아."
소피아의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추진체로 보이는 큰 배기관 들이 충격에 의해 찌그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을 조사해보자."
스탠이 우주선 입구로 보이는 구멍 안으로 들어서자, 비좁은 통로가 보였다.
겨우 사람 하나가 지나갈 수 있는 정도였다.
"영화에서 보던 모습과 똑같을거야. 사무엘은 거의 허리를 반으로 접어서 오고 있다고."
"젠장. 입 좀 닥쳐줄래? 원숭아?"
소라가 투덜거리자 사무엘이 으르렁거렸다.
"좀 조용히 해줄래? 파충류 외계인들이 시끄럽다고 내ㅤㅉㅗㅈ겠다."
"....."
스탠이 핀잔을 주자, 사무엘과 소라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우주선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그 통로는 끝이 안보였다.
"돌아가면 안돼? 여기 기분나빠."
소피아가 약간 불안해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상황이었다.
시커먼 벽과 천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초록색 빛들은, 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생체실험실로 들어가는듯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래도 가야해. 아마 내 생각에는...."
맨 앞에서 걷던 스탠이 소피아에게 설명하려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왜 그래?"
"아무래도..... 출구인것 같아."
스탠이 아주 조용하게 중얼거리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듯 조용히 몸을 숙였다.
스탠의 바로 앞에는 밝은 빛이 새어 나와서 앞을 분간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서서히 눈 앞의 빛이 적응될때쯤, 스탠 일행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이, 이게 다 뭐야?"
사무엘이 서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야. 뭐해? 빨리 돌아와!"
소라가 화들짝 놀라며 사무엘을 붙잡으려 했지만, 스탠, 소피아 역시 벙찐 표정으로
사무엘 뒤를 따랐다.
"말도 안돼....."
스탠은 초록색 액체가 가득찬 사람 크기만한 원형 실험관을 손으로 더듬거렸다.
"이,이게 도대체 몇개야?"
"몇개 정도가 아니야. 마치 전세계 사람 들을 모두 모아놓은것 같아."
============================ 작품 후기 ============================
라스트데드 완결까지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