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스트 데드-258화 (256/262)

< -- 258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한편 오웬은 지프차를 타고 더 이상 들어가지 못했다.

거리에 온갖 피와 살점으로 물든 도로 위에서 바라본 맨허튼은 이미 폐허였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오웬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건 운전병도 마찬가지였다.

-철컥!

갑자기 운전병이 권총을 꺼내들고 자신의 관자놀이에 겨누었다.

"이게 무슨짓이야?!"

"놓으십시오! 어차피 희망은 사라진거 아닙니까!"

운전병이 울부짖으며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오웬이 거칠게 팔을 뿌리쳤다.

-짜악!

"정신차려. 너는 군인이다. 나약할 생각할 시간 있으면 어떻게든 지킬 생각부터 먼저해."

"흑흑....."

오웬은 운전병의 뺨을 때린 오른손을 천천히 거두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절망스럽게도 보이는건 시체 뿐이었다.

"닉."

"예. 대장님."

"우선 무기부터 챙기자. 무기고로 이동해."

"네...."

적막이 흐르는 맨허튼 거리를 지프차가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내달렸다.

다행히 그들이 있는곳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이 지하 무기고였다.

오웬과 닉은 무기고 정문에 쓰러져 있는 병사 들을 겨우 한쪽으로 몰아내고,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탄약보다 폭탄 종류를 챙겨. 총알로 쏴죽일 대가리 수는 아니야."

"네...."

오웬과 닉은 수류탄을 비롯하여, 크레모아등 지프차에 넉넉하게 실었다.

"다시 장벽으로 갑니까?"

"....."

오웬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맨허튼이 이지경이라면 후방도 희망이 없다. 우선 제2 지하벙커로 향한다."

"제2 지하벙커라고 하심은....."

"그래. 회장님이시라면 분명 시민 들을 거기로 사전에 옮기셨을 거야."

"알겠습니다."

지프차가 방향을 틀어 한참을 내달리는데, 갑자기 닉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왜, 왜 그래?"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오웬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묻자, 닉이 덜덜 떨며 전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대체 무슨....."

오웬 역시 닉과 같이 굳어졌다.

그들 앞에는 수천, 아니, 수만의 감염자 들이 떡하니 길을 막고 서있었다.

"거기..... 좋은말 할때 차에서 내려라."

감염자 들 앞에선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오웬은 그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네놈이 클레버리냐?!"

"하찮은 인간이 이몸을 알아보다니..... 좋다 너희도 내가 자비를 베풀어 내 군단에 넣어주겠다. 그러니 어서 순순히 차에서 내려라."

"미친 소리하고 자빠졌네."

오웬은 거친 욕을 내뱉고는 지프차 짐칸에 실은 수류탄을 두발 꺼내들었다.

"대장님! 설마...."

닉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오웬의 모습을 보고 자폭하는줄 알고 착각했던것이다.

"어이, 닉. 내 말 잘들어. 나는 이 차에서 내릴 거야."

"예? 하지만...."

"입닥치고 내 말만 들어. 닉. 너는 내가 내리자마자 저기 보이는 21번가로 쭉 직진해라."

"대장님....."

"그렇게 해. 시간이 없다. 너라도 지하벙커 생존자 들을 지켜야 한다."

오웬의 표정이 간절해지자 닉은 더이상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흑흑. 대장님....."

"어서가. 빨리!"

오웬이 훌쩍 차에서 뛰어내려서 곧장 앞으로 걷자, 감염자 들이 하나 둘씩 그에게 달려들었다.

-부우웅!

그 사이, 닉은 눈을 질끔감고 21번가를 향해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

오웬은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꾹 참아냈다.

살고싶다.

지금이라도 저 지프차를 세워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다.

오웬은 뼈저리게 후회됐지만 이미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 다 와라! 모두 떠안고 저세상 가는게 길동무로 삼겠다!"

오웬은 자신의 나약함을 떨어트리려고 일부러 큰소리쳤다.

"인간. 살고 싶은가?"

클레버리가 조용히 앞으로 나서서 묻자, 오웬은 콧웃음을 쳤다.

"웃기는 소리. 어떻게든 네놈만은 죽여버리겠다."

"패기는 마음에 드는군. 하지만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라. 난 너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것 뿐이다."

"기회?"

"그래. 나의 종이 되면서 영원히 살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뭐? 크하하하하!"

오웬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박장대소하였다.

"저게 네 눈에는 살아 있는걸로 보이냐? 그저 영혼없이 움직이는 인형같아 보인다. 차라리 저허게 내 육신이 죽지 못하고 썩어서 걸어다니느니, 죽음을 선택하겠다."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구나."

"이미 그렇기로 마음먹었다. 잔말말고 어서 와라."

"그래...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한가지 묻겠다."

"뭐?"

"스탠은 어디있는가?"

"네가 그를 어떻게 알지?"

클레버리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나오자, 오웬은 당황했다.

"이 두 놈년 들은 절대로 말을 안하는군."

클레버리가 고개를 까닥거리자, 감염자 둘이 다우 회장과 예선을 처참하게 질질 끌어왔다.

"회장님!"

오웬이 다급하게 불렀지만 이미 다우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심장에서는 피가 흘러넘치다 못해 이미 굳어져 있었다.

"너 이 새끼...."

"고통스럽게 죽이지는 않으마. 이제 말해라."

"닥쳐. 이 개새끼... 죽어!"

오웬이 수류탄을 들고 달려들자, 감염자 들이 병풍처럼 클레버리를 막아섰다.

하지만 클레버리는 그런 감염자를 밀어내고 조용히 오른손만 들었다.

-푸욱!

순식간에 클레버리 오른팔에서 튀어나온 검이 오웬의 심장을 꿰뚫어버렸다.

"커헉!"

오웬이 피를 한모금 토해내자 클레버리는 그를 당겨 바로 코앞까지 오게 했다.

"괜찮은 죽음이야. 그렇지? 심장이 멈추는게 어떤건지 한번 천천히 느껴보라구."

"크큭.... 아, 아직 안 끝났어...."

오웬이 핀이 뽑힌 수류탄을 힘없이 땅바닥에 떨어트렸다.

============================ 작품 후기 ============================

라스트데드 완결까지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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