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7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이상한데? 여긴 너무 잠잠해."
소피아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을 꺼냈다.
그녀의 말대로 맨허튼 후방 장벽은 경계가 삼엄했지만,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라는 여전히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돼. 벌써 10번째 큰 포성이 울려퍼졌다고. 아마 맨허튼 4분의1은 쑥대밭이 됐을 거야."
"젠장. 누가 그걸 모르냐..... 가서 한바탕 해버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사무엘이 초조한지 담배를 꺼내물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부쩍 담배를 입에 물고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담배는 어디서 나는 거냐? 여기 사람 들도 담배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하는데....."
스탠이 관심을 보였지만 사무엘은 시선을 돌려버렸다.
"관심꺼라. 너 줄거 없다."
"치사하게.... 그리고 난 담배 안피우닌까 걱정도 하지마."
"잠깐만!"
소라가 손을 들자,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을 끊었다.
"왜? 무슨...."
"쉿!"
소라가 칠흙같은 전방을 날카롭게 주시했지만, 5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아니야... 분명 저기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사무엘이 툴툴거렸지만 소라는 여전히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너가 잘못 들은건 아닐까? 아니면 그냥 들짐승일수도 있어."
"아, 내가 정말 제대로 들었...."
"얘, 얘들아..."
갑자기 소피아가 소라의 옷자락을 붙잡고 흔들었다.
"왜 그래?"
소라가 고개를 돌리더니 소피아랑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전방에 감염자 출현! 모두 사격 준비!"
느닷없이 나이트가 켜지고 사방이 환해지자, 후방 장벽은 소총을 장전하는 소리로 요란해졌다.
"젠장. 내가 잘못본게 아니었어."
소라 역시 탄창을 삽입하고 전방을 조준하자, 나머지 아이들도 그렇게 했다.
"발사!"
- 투다다다!
후방 경비 대장의 구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시커멓게 몰려드는 감염자 들은 좀처럼 그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1시간을 싸웠을까?
후방 경비 대장 오웬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것을 깨닫고 무선 통신기를 꺼내들었다.
"여기는 후방. 적이 너무 많습니다! 지원 요청합니다."
오웬은 다급하게 지원 요청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젠장! 센터도 당한 모양이구만...."
"대장님! 탄창이 떨어져 갑니다."
"조금만 버텨라!"
오웬은 직접 지원 요청을 하려고 지프차에 올라탔다.
"부관! 곧 돌아올테니까 어떻게든 버텨봐. 정 안되면....."
오웬은 장벽을 기어오르는 감염자를 검으로 처리하는 스탠 일행을 힐끔쳐다보았다.
부관 역시 그곳을 쳐다보고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 아이들 힘을 빌리겠습니다."
"아니."
그러나 오웬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저 아이들을 탈출시켜라."
"예?"
"시간이 없어! 회장님의 사전 지시라는걸 자네도 알지 않나. 그렇게 해."
"예...."
"그리고 이거...."
오웬은 지프차에서 왠 철제케이스 가방을 꺼내 부관에게 넘겨주었다.
"저 아이들에게 전달하게. 그곳에서 열어보라고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운전병! 본사까지 최고 속도로 밟아!"
"옛!"
오웬이 지프차를 타고 어둠속으로 사라지자, 부관은 스탠 일행에게 다가갔다.
"너희들 넷! 잠시 나를 따라와라."
"예? 지금 여기 안 막으면 뚫린다구요!"
소라가 펄쩍 뛰었지만, 부관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 알아! 너희 대신 내 부하들에게 여길 맡길 거다."
"....."
부관의 표정이 너무 심각했는지, 일행은 더 이상 따지지 못하고 장벽에서 내려왔다.
대신 그 자리에는 다른 병력이 커버했다.
"너희는 지금 당장 맨허튼을 빠져 나가라."
"예?"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이봐요. 장교 나으리! 지금 여기 간당간당 한거 안보이쇼?"
사무엘의 입에서 거친 욕이 나왔지만, 부관은 꿈쩍하지 않았다.
"말 조심해라. 여기 경비대는 너희 햇병아리 들이 걱정할만큼 약한곳이 아니다. 잔말말고 이곳을 빠져나가라."
"그렇게 못하겠수다!"
"명령을 어기면 사살해도 좋다는 회장님의 지시다."
-철컥!
".....!"
부관이 권총을 꺼내서 사무엘의 머리를 겨누자, 아이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여길 빠져나가면 우린 어디로 가야 하는 거죠?"
소라가 중간에 나서서 묻자, 부관은 그를 힐끔쳐다보았다.
"51구역으로 가라. 그리고 이걸 가지고 가서 그곳에서 열어봐라."
부관이 가방을 건내자 소라가 알았다는듯 입을 열었다.
"51구역에서 열어보면 되는 건가요?"
"그래. 똑똑하구나. 이제 됐다. 어서 가라!"
"....."
부관이 거칠게 밀자, 아이 들은 쭈볏거리다가 결국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 작품 후기 ============================
라스트 데드 완결까지 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