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2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다 들 무기 챙겨!"
"비상이다! 모두 기상!"
스탠 일행이 방문을 빠져 나오자 마자, 복도는 아수라장이었다.
팬티바람으로 뛰어다니는 건장한 남자 들은 하나같이 얼이 빠진 표정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그 바람에 소피아가 약간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이봐요."
스탠이 스포츠 머리를 한 남자를 겨우 붙잡았다.
"뭡니까?"
"무슨 일이죠?"
"사이렌 못 들었어요? 비상사태에요. 밖에 적이 쳐들어왔다구요."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대답했지만 스탠은 그를 놔주지 않았다.
"적이라니요? 적 누구를 말하는 거에요?"
"누구긴 누구입니까? 빌어먹을 감염자 들이지! 제기랄!"
남자는 스탠의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소라."
"응."
"분명 허드슨 강에서 적이 출현했다고 했지?"
"그래. 분명 방송에서 그렇게 나왔어."
스탠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그 이 상황에서 허드슨강에 나타날 적은 단 하나였다.
'S.B.I.C가 분명해.'
스탠은 그렇게 생각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렸다.
"같이가!"
스탠의 뒤를 아이 들이 부리나케 ㅤㅉㅗㅈ았다.
그들은 겨우 엘리베이터를 하나 잡고 1층 로비까지 갔다.
1층 로비 역시 온갖 사람 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대부분 중무장을 하고 있는 방위군이었다.
"잠깐만 기다려!"
1층 정문을 막 빠져 나가려는데 누군가 그들을 불러세웠다.
스탠이 고개를 휙 돌려보니 예선이었다.
"너희들 어디가?"
"보면 몰라요? 적이 나타났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너희가 거길 왜 가냐구?"
예선이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말했지만 스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럼 가만히 앉아서 싸우는걸 구경해요?"
"일단은 진정해. 아직 적이 누군지 파악조차 되질 않았잖아."
예선이 침착하게 말렸지만, 스탠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허드슨강에서 적이 나타났다면 S.B.I.C 밖에 없어요."
"그럼 뭐 어떡할건데?"
"앉아서 생각만 하느니 직접 부딪혀봐야 알겠죠. S.B.I.C가 어떤 존재인지....."
"하지만...."
"S.B.I.C 수장이라는 놈이 저기 있다면 엄마에 대해서 알 수 있을 수도 있어요."
"......."
예선은 스탠의 고집을 더 이상 꺾을 수 없었다.
"알았어. 대신 그때같이 사라지지마."
"고마워요. 그런데 브리튼 교수님은 어디 계시나요?"
"모르겠어, 그 인간. 아까부터 안보이던데.... 아무튼 너희 몸 조심해라. 알았지?"
"예."
예선이 그렇게 말하며 물러서자, 스탠은 정문을 나섰다.
-쿠아앙!
"꺅!"
다시 굉음이 울리며 지축이 흔들리자, 밖에있던 사람 들이 모두 머리를 움켜쥐며 땅에 주저 앉았다.
"아우 씨! 누가 대포 쏘냐?"
사무엘이 씩씩거리며 허드슨강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쿠구구궁
그때였다.
제너럴 컴퍼니 본사 지하에서 전차 들이 우르르 쏟아 나오기 시작했다.
"저, 저게 왜....."
소라가 눈을 크게 뜨고 전차를 쳐다보았다.
전차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것을 뜻했기 때문이다.
"여러분. 여기는 위험합니다. 어서 방공호에 몸을 숨기세요."
"회장님!"
다우 회장이 중무자한 군인 들과 나타났다.
그 역시 방탄 조끼를 입고 있었다.
"예선 소장님과 브리튼 교수님은 벌써 방공호에 들어가셨습니다. 여러분도 어서 들어가세요."
"회장님. 저희도 허드슨강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안됩니다! 거긴 위험해요. 적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다우 회장이 펄쩍 뛰었지만 스탠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저희도 쓸모가 많습니다. 그리고 알아볼것도 있으니까...."
"안됩니다. 안되는건 안되요. 지금 전 병력이 그곳에 투입됐으니까 더이상의 지원은 필요없어요."
"우리가 꼭 싸운다는게 아닙니다. 게다가 스탠은 S.B.I.C의 전력을 자기 눈으로 직접 봐야할 필요도 있구요."
소라가 얼른 나서면서 다우 회장을 설득시켰다.
물론 S.B.I.C 수장을 보려고 한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건 오히려 걱정을 키우는 꼴이니까.
"휴우....."
다우 회장은 긴 한숨을 내쉬며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하지만 허드슨강은 안됩니다."
"예? 그럼...."
"여러분은 후방 방어 병력과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세요."
"......"
스탠은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어쩔수없는 일이었다.
다우 회장이 저렇게 극구 말리는것을 보면 분명 좋은 상황이 아닌것은 확실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필요하면 꼭 불러주세요."
"예.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후방을 부탁드립니다."
"예...."
다우 회장이 다급하게 사라지자, 스탠은 일행을 쳐다보았다.
"자, 우리도 맡은 구역으로 가자."
"너 허드슨강에 안가봐도 되겠어?"
소피아가 대뜸 묻자 스탠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모르면서 앞서 가는 것도 좋지만은 않아. 게다가 나는 홀몸이 아니라고."
"....."
스탠이 앞서가자, 소라와 소피아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