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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251화 (249/262)

< -- 251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스탠은 침대에 기대 앉아 별이 무성한 밤하늘을 응시했다.

'이제 내일이야.'

스탠은 주먹을 꽉 쥐었다.

S.B.I.C 수장이든 그 누구든 간에 스탠은 설화를 구출하는데 집중해야만 했다.

-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자 스탠은 문을 열었다.

"응? 너희가 이 시간에 왠 일이야?"

소라, 소피아, 사무엘이 줄줄이 들어오자 스탠이 방문만 열고 두 눈을 크게떴다.

"너 심심할까봐 우리가 맥주 좀 가져왔지~"

사무엘이 씨익 웃으면서 캔맥주와 소시지를 꺼내들었다.

"아.... 일찍 자야 할것 같은데...."

스탠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이미 셋은 거실 중앙에 자리를 깔고 앉은 상태였다.

"야! 사람 말 좀 들어!"

스탠이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소용없었다.

"에이, 좀생이같이 치사하게 굴긴. 여기 와서 앉아. 맥주는 시원할 때 먹어야 맛있다고."

"......"

소피아가 손짓하자 스탠은 자포자기한 얼굴로 터덜터덜 옆에 앉았다.

"정말 무슨 일이야. 설마 술만 먹고 뻗자고 오는건 아니잖아."

"당연하지. 우리가 그렇게 실없는 놈 들은 아니잖아."

소라가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스탠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너희 너무 마음 편하게 있는거 아니야? 나는 내일부터 엄마를 찾아 떠날거라고."

"워, 워. 그렇게 정색할 필요없잖아. 일단 하나 받아."

사무엘이 캔맥주를 넘기자 스탠이 마지못해 받았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

"응."

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소라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뭐, 네가 무사히 살아 돌아온것에 대한 조촐한 환영식이기도 하고....."

"으이그. 바보냐? 그냥 말하면 되지."

소피아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소라에게 핀잔을 주고 말을 이었다.

"앞으로 대장이랑 술마실 기회도 없을것 같으니까 지금 미리 마셔두는 거야."

"뭐?"

스탠이 깜짝 놀라 되물었지만 소피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땅콩을 씹어댔다.

"우린 이미 결정했어. 이제 우리 대장은 너야."

"야. 누가 그런걸 마음대로 정하는데?"

"마음대로 정하는게 아니야."

소라는 그제서야 캔맥주를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이미 정해져 있었던 거였어. 그냥 우리 넷의 운명이었다고."

"운명따위 믿지마. 그런것 없어."

스탠은 차갑게 대꾸했다.

온 신경을 설화에게 집중한 지금 상태에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운명은 그저 두려운 단어, 그 뿐이었다.

"다들 생각을 잘못했어. 우린 그냥 동료로서,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구해내기 위해 가는것 뿐이야. 굳이 대장을 뽑는거라면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 난 그런거 못해."

스탠은 완고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엄마만 찾으면 더 이상 시크릿-X를 사용하지 않을거야."

"왜?"

사무엘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이 능력은.... 살상 이외에 아무것도 쓸모가 없어."

"너희 엄마는 그 능력으로 생존자 들을 지켜내셨어."

"나도 알아. 하지만....."

스탠은 조용히 오른팔을 검으로 변형시켰다.

이제는 신체의 일부분인냥 아주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건 그냥 살인 무기일 뿐이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어쨌든 그걸로 설화님을 구해낼거잖아."

"운명이든 어쩌든 그런걸 따지기 보다 있는 현실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는 건 잘 알아. 하지만 계획없는 작전은 불구덩이에 스스로 뛰어드는 나방과 같은 꼴이야. 어떤 조직이든 리더는 분명이 있어야 해. 지금 상황을 비춰봤을땐 우리 들중에 네가 가장 현실적이니까 더욱 그래야만 하고."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럴 자격이....."

소라가 일어서서 스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는 그럼 현실적으로 설화님을 되찾을 생각을 해. 우리는...."

소라가 씨익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너를 따르는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할테니까."

"........"

스탠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이거 분위기 왜 이러냐? 오늘은 좀 편하게 즐기고 싶다고. 어서 맥주나 마시자."

사무엘이 채근하자 소라와 스탠이 앉을려고 했다.

-쿠와아앙!

"끼야악!"

"으악!"

"컥!"

엄청난 굉음이 일어나면서 땅이 흔들렸다.

그바람에 사무엘은 캔맥주를 바닥에 엎질러버렸고, 소피아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스탠과 소라는 앉을려던 차에 중심을 가까스로 잡은 탓에 바닥에 그대로 엎드렸다.

"뭐지?"

잠시 잠잠해지자 소라가 벌떡 일어서서 베란다 커텐을 황급히 걷어냈다.

"저, 저건!"

소라가 두 눈을 크게 뜨며 어딘가를 가리키자, 아이 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럴 수가...."

모두가 입을 닫지 못하고 있는 찰나, 갑자기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렸다.

- 비상. 비상. 허드슨강에 적 출현. 방위대는 모두 중무장하고 방어 위치를 사수하길 바랍니다..... 실제상황입니다. 허드슨강에 적 출현....

"이런 젠장. 뭔지 모르겠지만 나가 봐야 하는거 아니야?"

사무엘이 스탠을 쳐다보자, 나머지도 똑같이 했다.

"왜 나, 나를 쳐다봐?"

"왜냐니?! 네가 대장이잖아. 어쩔 거야?"

소피아가 따지듯이 묻자 스탠은 잠시 당황했다.

그러자 소라가 스탠의 팔을 붙잡았다.

"너의 능력을 보여주라는게 아니야. 현실적으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판단하기만 하면돼."

"......"

하지만 스탠에겐 선택의 시간이 없었다.

"일단 나가자. 나가서 상황을 보자."

"알았어."

스탠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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