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43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저녁 노을이 짙게 뉴욕을 덮기 시작했다.
일행은 작은 잡화점 건물 안에서 하루 묶기로 했다.
느닷없는 고단한 전투로 모두 심신이 피로한 상태였다.
그들은 미리 가져온 버너에 물을 끓이고 전투식량을 익히기 시작했다.
사무엘이 메고 있는 가방에는 보름 분의 식량 밖에 없어서 정해진 양 만큼만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젠장. 이걸 누구코에 붙이라는 거야? 이 망할 교수!"
사무엘이 자신의 스푼에 들린 완두콩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교수님이 여기 안 계신다고 이제 막말하냐?"
"신경꺼라. 네가 내 덩치에 이런거나 먹으라고 하면 화 안나겠냐?"
소라가 짐짓 정색했지만 사무엘은 더 으르릉거렸다.
"하긴 그건 그래. 아마 교수님이 우릴 빨리 복귀시키려고 일부러 이런걸 줬을 수도 있어."
소피아가 심드렁하게 받아치자, 소라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그만 하고. 이것 좀 거들어봐."
스탠이 왠 박스를 낑낑거리면서 들고오자 사무엘이 얼른 같이 받아들었다.
"이게 뭐야?"
"저기 창고 안에서 통조림을 발견했어. 겨우 한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비좁은데 선반에 이런게 많더라고."
"뭐? 통조림?"
모두가 관심을 보이자, 스탠은 바닥에 박스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유통기한 지나지 않았을까?"
소피아가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스탠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오래된건줄 알았는데 의외로 먹을만해."
"으엑! 먹어봤어?"
"응. 아직도 3년 정도가 남았던데? 아마 누군가 먹다 버린건 아닐까?"
"좀 이상한데? 이미 맨허튼에 생존자 들이 있는데 굳이 누가 여기까지 와서 이걸...."
소피아가 뭔가 꺼림칙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무엘이 그런 그녀를 슬쩍 밀치고 박스 앞에 앉았다.
"이상하면 넌 먹지마. 난 먹고 죽을랜다."
사무엘이 소시지 통조림을 하나 들고 우적거렸다.
"맛있네!"
사무엘이 크게 기뻐하며 소리치자 소라가 움찔거렸다.
아무래도 견과류가 전부인 전투식량이 성이 찰리가 없었다.
"소라. 너도 먹어봐. 이건..... 닭가슴살 같은데?"
스탠이 하나 슬쩍 내밀자 소라가 무척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먹기 싫으면 내가 먹지."
"시끄러! 누가 안 먹는데?"
소라가 스탠에게서 통조림을 빼앗다시피 가져갔다.
"그러니까 배고프면 신경이 예민해진다니까."
아무튼 모두가 통조림으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각자 편하게 앉아 휴식을 취했다.
서쪽으로 기울었던 해는 완전히 넘어간 상태였다.
"젠장. 그냥 앉아있는것도 곤욕이네."
"그러게. 게임기라도 가져올걸."
사무엘과 소피아의 메마른 대화가 금방 끝이나자, 스탠은 조용히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했다.
"스탠. 아까 그건 어떻게 한거야?"
하지만 소라가 그를 얌전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스탠 역시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한거였기에 다시 조용히 일어났다.
"글쎄..... 그냥 나도 모르게 한거라..."
스탠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기억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 당시에는 아프다거나 뭔가 느낌이 이상한.... 그러니까 그 어떤 감각도 느끼질 못했다.
"그래. 하긴...."
소라는 말 끝을 흐렸다.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또다른 존재에 대해 많은 불안감과 괴리감은 어쩔수 없는 감정이었다.
"어쨌든 네 의식이 먼저 위험을 깨달은 후에 그게 나중에 반응을 했다는 거는 시크릿-X을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야. 일단 그건 좋은 일이니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그래."
"여기서 한달 정도 구르면 마스터할 수도 있겠군."
"그래야지...."
그래도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 들이 곁에 있어 그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설화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그를 정신차리게 했다.
'그래. 엄마를 구하는게 제일 우선이야. 엄마를 구할 수 있다면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스탠은 마음을 굳게 먹고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다음날.
일행은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사실 모두가 일찍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한사람 두사람 옛날 이야기를 꺼내다보니 늦게 잘수밖에 없었다.
"으으..... 맨바닥에서 잤더니 온 몸이 쑤시네."
사무엘이 팔을 빙빙 돌리면서 괴로워하자, 소라 역시 멍한 얼굴로 벽에 기대 앉았다.
"아.... 잠은 오래 잔것 같은데 왜 더 피곤하지....."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렇지. 스탠, 너는 어때?"
"난 괜찮아."
스탠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다가갔다.
저 멀리 건물 사이를 서성이는 감염자 들 빼고는 뭔가 딱히 눈에 뜨일만한건 없었다.
"얘들아. 내가 어제 생각해봤는데 여길 베이스로 쓰는건 어떨까?"
"뭐?"
스탠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모두가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소라만은 그의 말 뜻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생각이야. 여기에 식량도 있고 대체적으로 안전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계속 움직이기로 했잖아. 베이스를 둔다는 것은 덜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사무엘이 반박하자 스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어제같은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오히려 우리가 정말 위험해질수도 있어. 물론 내가 더 강해질려면 안전만을 고집하면 안되겠지. 하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야. 무리하게 움직이는것을 자제하는 방법 말이야."
"그게 무슨...."
사무엘은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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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인건 당연한건데,
쪽바리들 왱왱거리는거 참 시끄럽다,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