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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242화 (240/262)

< -- 242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맨허튼 끝자락 할렘은 높은 건물 들이 없었다.

대부분 3층에서 10층 사이로 이루어진 건물 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건물들 조차 20년간 방치한 탓에 온갖 넝쿨 들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었다.

도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깨지고 파인 아스팔트 위로 차들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었다.

차체는 녹이 슬어 철판이 힘없이 떨어져 나가는게 부지기수였다.

"햐아..... 이런 광경 정말 오랜만에 보네."

사무엘이 누군가에게 처참히 물어뜯긴 까마귀 시체를 막대기로 툭툭 건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게... 그래도 지금이 더 나을지도 몰라. 그때는 시체 들도 얘네들처럼 널부러져 있었으니까."

소피아가 음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시체? 난 그런거 본적이 없는데?"

스탠이 살짝 끼어들자, 앞서가던 소라가 고개를 돌렸다.

"유럽이 완벽하게 터전이 되기전까지 소수의 생존자 들이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었어. 설화님도 많은 생존자를 구해내셨지. 하지만 고립된 생존자 들은 식량과 물, 무기 등이 모두 고갈된 상태여서 얼마 버티지를 못했어."

"그랬구나....."

스탠은 씁쓸히 짧게 대답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넝쿨과 거미줄로 가득한 을씨년스러운 할렘가는 때마침 내리는 이슬비로 더욱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런데 감염자들은 코빼기도 안보이는데? 우리 한 다섯시간 정도 걷지 않았어?"

소피아가 약간 긴장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래도 보여야 할 무언가가 오랜시간 안보이니 불안해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

그런데 선두에서 걷던 사무엘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팔을 슬쩍 들었다.

그것은 멈추라는 신호였다.

"무슨 일이야?"

"쉬이......"

소라가 조용히 물었지만 사무엘은 검지손가락을 입에 올리며 무언가에 집중했다.

-스르릉....

사무엘이 오른쪽 허벅지에 찬 단검을 아주 조심히 꺼내들었다.

"나와, 쥐새끼야!"

사무엘이 고함을 지르며 갑자기 허리를 돌려 단검을 던졌다.

- 푸욱!

- 크어어어!

감염자 하나가 소피아 바로 옆에서 머리에 칼이 꽂힌체 쓰러졌다.

"꺄아아악!"

소피아가 소리를 지르면서 스탠 옆으로 바짝 붙었다.

"어디서 나타난 거야?"

"나타난게 아니야. 숨어 있었던 거지."

사무엘이 기묘한 표정으로 오른팔을 변형시키자, 소라 역시 그렇게 했다.

"야, 스탠! 넌 준비 안하냐?"

"...뭘?"

"........"

모두가 아무런 말없이 스탠을 쳐다보았지만, 오히려 스탠은 무슨 말이냐는듯이 멀뚱멀뚱거렸다.

"아, 맞다. 젠장! 저 자식 물질 쓰는법을 안배웠잖아!"

"헉! 왜 그걸 이제......"

사무엘이 크게 좌절하자 소라도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시간이 얼마 없었다.

자동차 여기저기에 숨어있던 감염자 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젠장. 대충 세아려봐도 50마리는 되보이네."

"우리 둘이서는 무리야."

"나도 도울게. 무슨 총 같은거 없어?"

"젠장. 여기서 총질했다가는 그 소리 듣고 더 몰려올걸?"

감염자 들은 점점 일행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크르륵!

"야. 소라 반반씩 맡아서 처리하자."

"그래. 어쩔 수 없지. 스탠, 소피아는 우리 사이에 서 있어. 뭐 하려고 하지 말고."

"알았어."

"......"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스탠은 뭔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크아아아!

"어림없다!"

3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들자, 사무엘이 크게 주먹을 들어 내려쳤다.

-쿵!

-빠지직!

그대로 뼈가 으스러진 감염자 3마리는 몸이 곤죽이 된 상태로 쓰러졌다.

-퍽!

-크르르륵!

반면 소라는 한마리씩 상대하는것도 힘들어보였다.

소라는 시크릿-X를 운용할 수 있지만 육체가 아직 그것을 완벽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탓이었다.

-크아아아!

"안돼!"

힘겹게 한마리를 처리하자마자 다른 또다른 감염자가 소라에게 달려들었다.

소라는 재빨리 몸을 돌려 감염자가 뻗은 손을 피해야 했지만 이미 늦었다.

-푹!

"......."

그런데 그때 거다란 꼬챙이 하나가 감염자의 머리를 그대로 꿰뚫었다.

소라가 놀라 쳐다보니 스탠이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오른팔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이게....."

그제서야 상황파악을 한 소라가 씨익 웃었다.

"뭐야. 이제보니까 천부적인 놈이네."

"으아아! 뭐해? 뭔가 나왔으면 여길 좀 도와줘!"

사무엘이 거대한 주먹을 휘두르면서 소리를 지르자 스탠이 얼른 뒤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긴 꼬챙이로 변한 오른팔을 쭈욱 뻗어, 뒤에서 사무엘을 덥치려던 감염자를 그대로 꿰뚫었다.

"좋아! 너는 소라 저 놈과 틀리게 말이 통하는 놈이구만!"

사무엘이 자신감을 얻으며 이번에는 옆에 있는 픽업트럭을 그대로 들어올렸다.

"자동차를 타지만 말고 업고 다녀봐라! 으아아!"

-쿠웅!

뭔가 어감이 이상했지만 사무엘이 트럭을 던지자 감염자 넷이 그대로 깔려버렸다.

한번 공격의 리듬을 탄 일행은 그렇게 무난하게 감염자 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표창원의 시사돌직구 -

일베의 실체를 꼭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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