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4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크아악!
좀비 들의 팔이 잘려나가고 무릎이 으깨졌지만 좀처럼 그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젠장! 이건 뭐 개때도 아니고..."
사무엘이 방금 달려든 육중한 감염자의 팔을 그대로 잡고 비틀었다.
- 쿠에엑!
"그만 좀 귀찮게 굴란 말이다!"
그러더니 부풀린 오른 주먹으로 그대로 머리를 날려버렸다.
머리없는 육체는 한참 비틀거리다가 뒤에 서있는 좀비들 뒤로 넘어져 버렸다.
"조금만 더 힘내라."
뒤에서 방어하던 설화가 기회를 보고 얼른 사무엘 쪽으로 다가섰다.
"사무엘. 나와 교대하자."
"뭐요?"
사무엘이 눈썹을 크게 꿈틀거렸다.
그건 모든것을 함축한 표현이었다.
설화 역시 그 뜻을 알아차렸는지 얼른 입을 열었다.
"내 팔이 이모양이라 신뢰가 안가는건 알지만, 전방보다 후방이 더 여유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네가 벌써 지치면 안돼."
"제길...."
사무엘이 이를 갈았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가 처치한 감염자만 하더라도 벌써 100에 가까웠다.
아무리 스테미너가 넘치는 그라도 별 수 없는 일이었다.
"조심하쇼!"
"걱정마라."
설화는 날카롭게 변한 오른팔을 들어보이며 안심시켰다.
"소라."
"예."
소라는 측면을 경계하느라 고개를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너는 나와 같은 타입이다. 칼은 휘두르면 공격 범위가 늘어난다."
"예.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와 내가 가까이 붙어야 한다."
"예?"
소라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휙 돌렸다.
개인 공격 범위가 넓다면, 따로 따로 움직여야 그 효과가 빛을 발한다.
그런데 설화는 그 반대를 주문하고 있는것이다.
'그렇다는 말은..... 역시 그런건가?'
소라는 그제서야 설화의 의중이 무엇인지 깨닫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역시 리스크가 큰 선택을 하시는군요."
"어쩔수 없다. 시간이 얼마 없어...."
소라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없게 서있는터라 설화는 그것을 볼 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죠."
소라는 덤덤하게 대답했지만, 소피아는 안절부절 못했다.
"도대체 다들 뭐하는 거에요?"
"소피아. 징징거릴 시간 없어. 당장 내 뒤에 서!"
"하지만..."
"어서! 네가 꾸물대면 우리 모두 죽어!"
"......."
소피아는 울음이 터져 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고 설화 뒤에 섰다.
그 사이 측면을 겨우 정리한 소라가 서서히 설화에게 가까이 붙었다.
"좋아. 이대로 정면 돌파한다. 아까 안정적인 방어를 하면서 전진했다면, 이번에는 속도를 올려서 정문으로 돌파하는 것이다. 모두 이해했지?"
"예."
".....예"
"알았수다. 뭔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지."
각자 대답하자 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속전속결이다. 돌진!"
설화가 검을 크게 휘두르며 앞장서자 소라가 그 옆에서 보조하고, 사무엘이 후방에서 달려드는 좀비를 던지다 싶이 내동댕이 쳐댔다.
"크흑!"
"대장님!"
그러나 한팔로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설화에게 이 작전은 매우 치명적이었다.
옆에서 소라가 커버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설화는 방금 왼쪽 옆구리를 물고 늘어진 좀비의 머리를 단칼에 잘라냈다.
"으윽!"
-크아악!
설화가 주춤거리자 좀비 들은 더욱 거세게 밀려왔다.
이렇게 되면 소라 역시 위험해진다.
-탕!
느닷없는 총성에 모두가 깜짝 놀랐지만, 덕분에 좀비 들은 주춤거렸다.
"소피아. 너 그거...."
설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랐다.
소피아가 샷건을 들고 있던 것이다.
"이럴거면서.... 왜 나서요?"
"....."
소피아는 울먹거리면서 설화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고맙다."
설화는 애써 그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움직이지마요."
소피아의 따뜻한 손이 피가 철철 흐르는 설화의 왼쪽 옆구리에 닿았다.
그러자 서서히 치유가 되었다.
"저는 총을 잘 못쏘니까 그냥 대충 쏴도 되는걸 가져와 봤어요."
"그래. 하지만 그거 잘못 쏘면 내 머리가 날라가니까 조심해라."
설화가 긴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다행히 소피아의 샷건 위력이 효과가 있었던지, 좀비 들은 으르렁 거리기만 할뿐 다들 주춤거리기만 했다.
"아줌마!"
"왜?"
"다쳤수?"
"보면 모르냐?"
"젠장할...."
후방에 있던 사무엘도 겨우 숨을 돌렸는지 설화 안부부터 물었다.
"너는 좀 어떠냐?"
"뭐 거지같은건 똑같은데... 아무튼 뒈지겠다 싶으면 바로 교대요. 알았수?"
"그래. 고맙다."
"아줌마 죽으면 여러모로 귀찮아 지니까 하는 소리요."
사무엘은 나름대로 변명했지만 모두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정도 팀웍이면 해볼만 하다. 다시 진격이다!"
"예!"
어느 정도 치료가 되자 설화가 다시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