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3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심각하군. 이렇게 되면 생존자 들의 생존 확률은 극히 떨어지게 될거야."
브라운 박사가 안경을 벗으며 답답한지 물 한잔을 들이켰다.
"또한 아스카디아와 S.B.I.C가 어떠한 관계인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렇다면 황박사가 왜 저한테 우리를 돌볼고 있는 외계 종족이 있다고 했을까요?"
"그건...."
모두가 잠시 생각에 빠지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얼굴을 들었다.
하지만 확신을 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아스카디아와 어떤 관련이 있는게 분명해."
"또 아스카디아가 우리를 돌볼고 있다가 지구를 점령할 계획을 세웠는지도 모르구요."
브라운 박사의 짐작을 잭이 맞장구쳤다.
모두가 공감하는 눈치였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예선이의 질문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내 생각에는..."
김원중이 어렵사리 입을 열자 모두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더 이상 인간에게 미래는 없다고 확신해."
"......."
하지만.
'하지만'이라는 말이 나오길 모두가 바랐지만 김원중의 표정은 점점 어둡기만 했다.
"생각해봐. 아스카디아의 존재도 그렇고 인간을 무작정 진화시키려는 S.B.I.C도 그렇고.... 도대체 우리 들에게 득되는 존재 들이 누가 있냐고?"
"그래서 선배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예선이가 따지듯 묻자 이승철이 그녀 앞으로 슬쩍 나오며 가로 막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지만..... 우리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그렇게 낙담할 필요는 없었요."
"그 다음은?"
"예?"
김원중이 막막한 표정으로 되받아치자 이승철이 당황스러워 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죠? S.B.I.C가 또 다시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건가요? 아니면 아스카디아라는 그 외계 종족의 노예가 되는 건가요? 어차피 인간이 두번 죽는거 아닌가요?"
"이봐요, 김원중씨."
"더 이상 인류에게 희망이란 없어요! 전 세계 인구가 70억명인데 그중에 살아남은 생존자가 고작 2천만명 정도에요. 69억 8천만명이 바이러스 감염자라구요. 게다가 S.B.I.C는 감염자 들을 돌연변이시켜 인간을 진화한다 어쩐다 개소리를 하면서 개같은 짓을 벌이고 있어요. 그뿐인가요? 아스카디아라는 종족은 인간에게 우호적일 수가 없어요. 다 들 황박사의 문서를 보셨잖아요. 아스카디아가 또다른 식민지를 찾기 위해 지구에 내려온 것을요."
"......."
김원중의 말은 틀린게 아니었다.
그러나 브라운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 그건 엄연한 현실이지. 게다가 바뀌지도 않는.....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든 살아남지 못한다면 이 지구 아니, 이 우주에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영원히 멸종일지도 몰라."
"어차피 우리는 아스카디아의 실험체였을 뿐이에요. S.B.I.C가 감염자를 상대로 돌연변이를 만들었듯이 말이에요."
"그래서 모든걸 포기하자는 거야?"
이승철의 얼굴이 붉어지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것은 단순한 의견충돌이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 생존의 문제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우리가 발악을 해봤자 후세인 들에게 남는건 고통 뿐이야."
"아니, 틀렸어! 자네와 나는 이미 백신 샘플을 만들었지 않는가!"
브라운 박사가 품 속에서 USB를 꺼내자 김원중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시간 싸움일뿐..... 더군다나 시크릿-X는 환경에 따라 변한다는걸 같이 보셨잖아요."
"환경에 따라 변하기 전에 강력한 백신을 개발하면 되지 않은가?! 게다가 스위스에는 전 세계를 휘어잡을 제약 회사가 있어. 약을 개발할 공장이 있다고."
"다 들 어리석군요. 뻔히 보이는 미래를 끝까지 외면하다니...."
"그럼 여태까지 백신을 위해 죽어간 생존자 들은 뭐가 되는데?!"
결국 이성을 잃은 이승철이 피눈물을 흘리며 김원중에게 달려들자 모두가 그를 붙잡았다.
"젠장! 빨리 여기서 사라져요!"
잭이 악을 지르자 김원중이 실소를 내뿜었다.
"다들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곧 느끼게 될거야...."
김원중이 식당을 나서자 이승철이 그를 ㅤㅉㅗㅈ으려고 했다.
"승철아, 제발 참.... 우욱!"
이승철의 오른팔을 붙잡던 예선이가 갑자기 두 손으로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 모습에 모두가 벙찐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죄, 죄송해요... 우욱!"
결국 예선이마저 화장실로 뛰쳐나가자 식당 안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다.
브라운 박사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이승철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무래도 우리는 스위스로 떠날 준비를 해야겠어. 김군은 더 이상 백신을 개발할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야. 자네도 생존자 들을 모두 데리고 우릴 따라가겠나?"
"......."
이승철이 아무런 대답을 못하자 브라운박사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자네가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와 함께 가면 되는 거고, 희망이 없다면 김군과 뜻을 같이 하면 되는 거야."
"....."
브라운 박사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고 식당을 빠져 나가자, 스위스에서 온 생존자 들도 그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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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 금일 13시에 업로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