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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135화 (134/262)

< -- 135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크아악!

이승철은 검으로 괴물의 팔을 쳐버리고 바로 어깨를 짚어넣었다.

-툭!

아쉽게도 어깨로 괴물의 목을 쳐버렸지만 나름대로 효과는 있는것 같았다.

괴물이 휘청거리자 이승철은 땅에 떨어진 검을 다시 붙잡고 차수철의 심장을 노렸다.

'기회가 없어. 지금 죽여야 해!'

-탕!

갑자기 오른팔이 불로 지진듯 화끈거렸다.

이승철은 그 자리에 멈춰서서 천천히 오른팔을 쳐다보았다.

"내 작품 건들지마!"

황주선이 씩씩거리면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구를 이승철 머리에 겨눴다.

"....."

그 모습에 더 이상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승철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벽에 기대어 주르르 주저 앉았다.

이제는 끝이 보이는것 같았다.

오른팔은 천천히 아물겠지만 기회를 놓쳤다.

괴물에게 자비를 구하는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크르륵!

"그래. 그래... 착하지."

황주선이 손을 벌려 괴물을 품에 안으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마치 자신의 아들을 안으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자아, 이제 모든게 준비됐다. 나랑 같이 세상을 바꿔 보자꾸나!"

-크르륵!

괴물은 어마어마한 침을 흘리며 황주선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마치 황주선을 알아보는듯한 모습이었다.

"그래! 이걸 원하니?"

황주선은 재빨리 품 속에서 약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괴물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황주선을 경계하는 듯 했다.

"왜, 왜? 이게 있어야 넌 살 수 있어!"

-크아악!

순식간이었다.

괴물이 육중한 팔을 휘둘러 황주선을 날려버렸다.

황주선은 공중에 붕 뜨다가 결국 땅에 곤두박질쳤다.

"....크큭. 그럴줄 알았다."

이승철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섞였다.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데 자꾸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난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온거지?"

"뭐긴 뭐야. 네 놈 때문이지."

".....!"

섬뜩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는것 같았다.

이승철은 순식간에 고개를 들었다.

"자, 자유야...."

이승철의 눈 앞에는 냉랭한 표정으로 서있는 자유가 있었다.

이승철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크아아악!

하지만 뭔가를 느긋하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이승철은 자유를 한쪽으로 밀쳐내고 괴물과 맞섰다.

"그래. 내가 여기 오자고 했으니까 일단 책임은 진다."

이승철은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제 겨우 오른팔이 움직이는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뛰어난 재생 능력인것 같았지만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까 네놈을 어떻게 공략할지 이 머릿속으로 다 생각했거든. 그러니까 빈틈 보이지 마라."

이승철은 호기를 부리면서 땅에 굴러다니는 감염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창으로 변한 감염자의 팔을 뜯어 꼬나 쥐었다.

"간닷!"

이승철이 재빠르게 달려들면서 창을 휘둘렀다.

긴 반원이 그어진 섬광에 눈이 가려진 괴물이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왼쪽 어깨가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하악! 하악!"

이승철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오른팔은 피가 줄줄 새어 나왔지만 그래도 괴물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크아악!

괴물은 단단히 열이 받은듯 했다.

이승철은 창을 다시 꼬나 잡고 일어섰다.

하지만 오른팔이 덜덜 떨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

'역시.... 무리였나..?'

이승철은 입술을 깨물면서 어떻게든 기회만을 노렸다.

-퍼억!

뭔가 둔탁한 소리가 들리면서 시간이 멈추는듯 했다.

괴물의 붉은 눈은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괴물에 기생하는 김문규의 얼굴은 고통에 일그러져 있었다.

괴물의 몸통에는 거대한 검이 뚫고 나왔다.

"어, 어떻게...."

이승철이 페닉 상태에 빠진 동안 괴물은 한번에 쿵 쓰러졌다.

그리고 그 뒤에는 자유가 서있었다.

"자, 자유....야?"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이승철이 알던 자유가 아니었다.

아니, 그는 오히려 이승철보다 뭔가 더 강해진듯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의 오른팔은....

"아......."

이승철은 두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이승철이 혼이 나간 표정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지만 자꾸 눈에는 자유의 변해버린 오른팔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말이 돼."

자유가 짧게 말을 끊고 천천히 이승철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앉으면서 이승철과 눈을 마주쳤다.

'차갑다....'

이승철은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친구의 두 눈동자는 더 이상 본인의 것이 아니었다.

"결국..... 너도 감염이 된 거야?"

"그래. 너의 모든 기억과 함께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이승철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되묻자 자유가 입꼬리를 올렸다.

"난 너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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