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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133화 (132/262)

< -- 133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황주선은 기억에 잠긴 얼굴이었다.

뭔가 사연이 많은듯 보였다.

"그들에게 나는 한차원, 아니 절대 우리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술 들을 전수 받았지.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거래를 원했어."

"거래?"

"그래. 인간에게 마지막 희망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는거였지."

"그게 무슨...."

이승철이 이해하지 못하자 황주선은 스크린에 어떤 영상을 띄웠다.

영상은 시커먼 배경에 거대한 진보라색 연기가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

"일단 차가운 흐름에 대해 다시 하번 이야기 해야할것 같군."

"차가운 흐름....? 그거 성당에서 말해준거 아닌가?"

"맞아."

이승철치 오래 지나지 않아 기억을 떠올리자 황주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운 흐름에서 채취한 박테리아는 우주의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야. 다만 행성의 환경에 따라 알맞게 생명체 들이 진화하지. 그러나 그것을 인위적으로 바꾸면 아주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해. 그들은 이것을 나에게 건내주면서 제안을 했지."

황주선은 아주 침착하지만 뚜렷하게 말했다.

"인간 세상을 바꿔라."

"....."

이승철은 반복 학습을 당하는 기분이었지만, 상대방의 분위기는 매우 진지했기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

"왜? 자기네 들이 뭔데?"

"진정 모르겠나? 우리 인간이 그들의 실험체였기 때문이다."

"......."

차라리 사기를 당하는 거라면 기분이라도 덜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자는 인간의 탄생과 존엄성을 한번에 뒤엎을 무시무시한 발언을 하고 있다.

"알아. 기분 나쁘겠지.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게 진실이야."

"말도 안돼...."

"말 돼. 인간의 진화론, 신의 창조론, 그 무엇이든지 인간은 스스로 진화하지 않았어. 심지어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그게 인간의 힘으로 만드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황주선의 표정에 조소가 일자 이승철은 점점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래. 100년이 됐든 1000년이 됐든 인간은 역사를 만들었고 나름대로 느리긴 하지만 문명을 건설했다.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해결한건 없었어. 아무튼 이야기가 조금 벗어났는데 그 들은 직접 겪어봐야 이해를 할거야."

"됐어. 그딴 새끼 들 보면 다 죽여버릴 거야. 너도 마찬가지이고."

이승철 눈이 다시 붉게 변하자 황주선은 뒤에 서있는 감염자에게 고갯짓을 했다.

그러자 감염자 들이 이승철은 꽉 붙잡기 시작했다.

이승철은 저항했지만 자신과 똑같은 감염자 셋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럼 너는 인간 세상 파괴가 최종 목표냐?"

"파괴? 글쎄... 난 더러운 땅을 갈아엎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싶을 뿐이야."

"미친... 네가 무슨 하느님이라도 되냐?"

"하느님은 아니지만 선구자가 될 수 있겠지. 인간은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만 해."

"더 이상 너따위의 말을 듣느니 널 죽이고 생존자 들을 구하는게 낫겠어."

이승철이 이를 갈자 황주선은 그저 가볍게 웃었다.

뭐랄까....?

그냥 이승철의 생각을 이미 알고나 있는듯한 얼굴이었다.

"그래. 우리 서로 입으로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고."

황주선은 말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실험관 앞에 놓인 컴퓨터로 뭔가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실험관을 가득 채운 초록색 액체가 한순간에 밑으로 빠져버렸고 누군가 나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

이승철의 표정은 참으로 기묘했다.

무언가 놀라는듯 했고 무언가 분노하는 표정이 섞여있었다.

"그래. 네 친구 진자유야. 그는 너를 위해 무엇이라도 하길 원했지. 그래서 내가 말했어. 친구를 진정으로 도우고 싶다면 그 친구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말이야. 그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야."

"지랄하지마!!!!"

이승철이 소리를 지르자 뒤에 서있던 감염자 들이 움찔하며 물러섰다.

이승철의 머리는 서서히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고 피부는 새파랗게 질려갔다.

'융화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DNA가 융화하고 있어. 이런 최상의 조합이....'

황주선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당장 죽여!"

감염자 셋이 황주선의 고함을 듣고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한놈은 검이었고 한 놈은 자신의 팔을 뜯어 창으로 만드는가 한편, 나머지 한 놈은 그냥 맨 주먹을 들었다.

그러나 덩치는 나머지 두 놈보다 두배는 될듯 싶었다.

"다 죽여버리겠어!"

이승철은 믿기 힘든 괴력을 내뿜으며 감염자 들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검을 드는 놈에게 갑작스럽게 달려들었다.

-캉!

검과 검끼리 불꽃이 튀자마자 그 놈은 뒤로 나자빠졌자.

하지만 창을 든 놈이 이승철의 옆구리를 노리고 창을 찔렀다.

"이런 씨팔!"

이승철은 창의 시퍼런 날을 맨 손으로 잡고 힘을 주었다.

손에서 엄청난 피가 흘렀지만 이승철은 게의치않고 창을 든 놈을 자신에게 당겨서 검을 심장에 쑤셔넣었다.

"커흑!"

"아프냐? 크큭!"

이승철은 광기어린 눈빛으로 창을 든 놈을 발로 차버렸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승철은 검을 든 놈이 일어서기도 전에 높이 치고 올라 달려들었다.

-쾅!

"커헉!"

하지만 다른 한 놈을 잊고 있었던게 화근이었다.

덩치가 언제 달려들었는지 이승철의 머리를 강하게 주먹으로 내려친 것이다.

이승철은 간신히 그것을 피했지만 창을 든 놈이 크게 반원을 휘두르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쩌억!

"크아악!"

이승철이 괴성을 내질렀다.

만약 몸을 최대한 비틀지 않았다면 사지가 찢겨질지도 모른다.

"제, 젠장...."

이승철은 너덜너덜하게 찢긴 왼팔을 부여잡고 한동안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이를 악 물었다.

만약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단번에 쇼크를 받고 기절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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