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스트 데드-128화 (127/262)

< -- 128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무슨 준비를 한거지?"

"바로 네놈을 잡을 준비를 했다."

"....!"

모두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을때, 차수철의 눈빛이 회색으로 변해갔다.

차수철의 왼쪽 가슴에서 정체를 알 수없는 초록 액체가 줄줄줄 흘러내렸다.

누군가 심장을 찌른것이다.

"너, 너는... 어떻게..."

장영석이 놀란눈을 치켜뜨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승철의 눈빛은 방금전까지 흐리멍텅한것을 잊게 할 정도로 무섭게 살아있었다.

-털썩!

결국 차수철은 쓰러지고 말았다.

그 모습에 모두가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이승철을 쳐다보았다.

"장영석. 너의 그 잘못된 야심으로 인해 속초 사람 들을 모두 감염자로 만드는것으로 모자라 S.B.I.C와 접촉해서 세계를 나눠가질 음모를 꾸미고 있었더군."

"그, 그걸 어떻게?"

장영석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치자 이승철은 품 속에서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이거. 황주선 박사가 쓴 일기장이야. 저놈이 가지고 있긴 했는데 운좋게도 땅에 흘리고 갔더군. 아, 너한테는 운이 나쁜건가?"

".... 그랬군."

장영석은 미묘한 표정으로 일기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넌 일부러 여기까지 온건가?"

"그래. 입안을 깨물어서 피를 토하는 죽을맛이었지만....  그전에 일기장을 보니 차수철이 우리한테 숨기는게 있었더군."

이승철은 신노인과 김문규를 옥죄던 밧줄을 풀어주며 대답했다.

"그게 뭔가?"

신노인이 얼른 묻자 이승철은 철검으로 변한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장영석을 가리켰다.

"차수철에게 생존자를 먹잇감으로 주는 대신 너의 무기로 쓰기로 말이야. 그러니까 너랑 차수철은 거래를 한거야. 생각해보니까 자유가 차수철을 자꾸 의심한 이유를 알것 같아. 차수철은 자유를 호시탐탐 노렸을테고 그것을 직감으로 알아차린 자유가 자꾸 불안해했지. 자유가 그렇게 보여도 동물적인 감각이 있거든."

"그런....."

신노인은 경악하는 표정으로 장영석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살인마에게 그런 거래를 할 수가 있나?! 게다가 위험한 감염자를 상대로 말이야."

"그럼 네놈은 언제부터 깨끗했나? 정치후원금이란 명목아래 네 놈이 받은 정치 자금만 하더라도 몇 십억씩 할텐데? 그건 거래가 아닌가?"

장영석이 조소하며 맞받아치자 신노인은 기가막힌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게 이 상황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야?!"

"어째서 관련이 없어?!"

장영석이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내가 얼마나 정치인 들을 증오한줄 알아? 난 말이야. 정치인 들을 정말 버러지보다 못한 존재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라도 하고 말지."

"그건 몇몇 정신 나간 놈 들만...."

"아니!"

신노인이 답답한 표정으로 대답하려했지만 장영석은 그것마저도 가로 막았다.

"아니지. 그게 아니야. 내가 말한 놈들은 그보다 더한 놈들이었다고. 우리 연구 결과를 가지고 어떻게든 자신들의 정치 이권을 위해 이용해 먹으려고 하고, 그게 여의치 않다 싶으면 조작 의혹을 제기해서 잘 되던 연구를 무산시켰던게 한두번인줄 알아?"

"그럼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남은 생존자 들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희생시키고 싶었던 거냐?"

이승철이 분노에 찬 얼굴로 묻자 장영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크큭. 전혀. 이제와서 분노를 푼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이왕 일이 이렇게 된거 사나이라면 큰 뜻을 품어야지. 바로 나만의 감염자 군단을 만들어서 세상을 지배하는 거야. S.B.I.C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거거든. 그들은 내가 속초를 장악하는 조건으로 여러가지 바이러스 감염 기술을 알려주었지. 난 그걸 좀 응용할 뿐이었고 말이야."

"그랬군.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네놈이 갑자기 속초에 와서 날 찾아 시의원을 시켜달라는 이유를 말이야.... 그리고 이승철군 일행이 왔을때 네 놈이 책임지고 맡겠다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거였군."

"크큭. 결국 그런셈이지."

장영석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김문규를 쳐다보앗다.

"저 자식만 아니었더라면 일이 조금더 수월하게 풀렸을텐데...."

"네놈의 속셈쯤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지. 어르신은 다만 사람을 신뢰하시는 분이라 잠시 망설였던것 뿐이야. 아까들었지? 조금 전에 말씀하신대로 어르신은 이미 이런 사태에 대한 대책을 세워두셨어."

"그래. 나도 그게 참 궁금하군. 하지만 말이야. 나는 당신처럼 망설이지 않아."

장영석은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이승철. 너 꽤 유명하더라? S.B.I.C에서 널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았어. 그래서 너에게 함부러 접근하지 말라고 하더군."

"그걸 잘 알았으니까 다행이군. 하지만 살아나갈 생각은 안하는게 좋을 거야. 이유는 묻지 않아도 넌 뒈질 이유가 충분하거든."

"듣던대로 무자비하게 변해가고 있군."

"닥치고 목이나 길게 빼시지."

이승철은 검을 높게 들고 장영석에게 달려들 태세를 취했다.

"내가 분명히 말했을텐데. 난 망설이지 않는다고 말이야."

장영석은 품 속을 뒤져 어떤 병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 병안에는 기분 나쁜 검은색 액체가 들어 있었다.

"이게 바로 내 무기다, 이승철."

장영석은 병뚜껑을 열고 액체를 바닥에 쏟아부었다.

그러자 액체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속초 감염자 들이 공장쪽으로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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