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스트 데드-118화 (117/262)

< -- 118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김문규의 눈 앞은 어두컴컴했다.

그 놈들이 검은 안대로 시야를 가려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귀와 피부가 10배 이상 제 역할을 하는것 같았다.

외부 온도의 변화.

작은 숨소리마저 골라낼 수 있는 청각이라던지....

김문규는 온 감각을 곤두세우고 환경의 변화에 대처했다.

-끼이익

오래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것을 보아 폐공장에 온것이 분명했다.

김문규는 머릿속으로 속초 지리를 필사적으로 떠올렸다.

'공장... 공장... 속초에 있는 공장이라면....'

"나오지 마십시오."

생각을 마치기전에 누군가 김문규의 등을 거세게 밀고 문을 닫아버렸다.

"무식한 놈들. 내가 여기서 반드시 빠져 나간다."

김문규는 뒤로 묶인 뒤 손을 필사적으로 풀려고 했다.

"소용없네."

낯익은 목소리였다.

김문규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소리나는 곳을 주시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자네까지 잡아들일줄 알았어."

"어르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신노인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몰골은 초췌했지만 유독히 안광이 섬뜩하게 빛이났다.

"날 보게."

신노인은 김문규의 안대를 손수 풀어주었다.

천장에 거의 붙어있는 창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빛이 김문규의 눈을 찔러댔다.

"어, 어르신... 도대체...."

"장영석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어.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만..."

"전, 그 자가 그렇게 할 줄 알았습니다."

김문규는 신노인을 약간 원망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때 어르신께서 제 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내가 미안하게 됐네...."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끝났습니다. 황박사도 잃어버리고 속초도 잃게 생겼습니다..."

"아직 끝난건 아니야."

"예?"

신노인이 덤덤하게 말하자 김문규가 깜짝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내가 자네에게 숨기는게 너무 많았군."

"어르신. 그게 무슨..."

"황박사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네."

"예?"

김문규의 표정은 거의 얼이 빠져 있었지만 신노인의 말은 아직 끝난게 아니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이야기야."

"죽이긴 뭘 죽여."

자유가 차수철의 팔을 잡자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하아! 그렇게 나약해빠져서 이 험한 세상 살아남을 수 있겠어?"

"너같은 놈들이 득실대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죽는게 낫겠지."

"그 말 책임질 수 있냐?"

차수철의 기색은 장난이 아니었다.

자유가 한마디만 더 하면 정말로 죽일 기색이었다.

물론 얌전히 보고만 있을 이승철이 아니었다.

"둘 다 그만안둬?"

이승철이 중간에 끼어들었지만 차수철이나 자유의 눈싸움은 쉽게 끝날 기미가 안보였다.

그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리더니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승철 일행이 숨어있는 곳은 골목길은 아주 좁은곳이었고 사람이 나올 틈이 없었다.

그래서 인기척이 들릴 틈은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여긴것 같은데?"

이승철 일행은 마치 짜기라도 한듯 동시에 땅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맨홀 뚜껑을 쳐다보고 있었다.

"헉!"

아니라 다를까 맨홀 뚜껑 구멍에서 손가락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모두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당신네 들 여기서 뭐하는 거요?"

느닷없는 목소리에 이승철은 뒤를 홱 돌아보았다.

"누, 누구...."

"쉿!"

머리가 산발인 중년의 남성의 입술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의 표정은 매우 심각해 보였다.

"이 동네 사람은 아닌것 같습니다만....."

남자가 조용히 묻자 이승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희는 다른 곳에서 온 생존자 들입니다."

"뭐 사정이야 잘 모르겠소만 여기 있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장영석이...."

남자는 당연하단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어요. 젊은 사람 들이 경솔하게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미 물이 엎질러졌단 말이요."

"......"

이승철과 자유는 괴로운 표정으로 시청을 응시했다.

남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람 들은 장영석이 나눠준 정체 불명의 음료를 모두 마신 후였다.

만약 예상대로라면 이제 몇시간 후면 하진호처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다.

"일단 나를 따라와요. 아무래도 우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할것 같군."

"그전에 하수구 밑에 뭔가를 발견했어요."

이승철은 남자를 약간 믿는 눈치였다.

남자는 맨홀 안으로 쓰윽 고개를 내밀었다.

"아, 그거. 그 안에 감염자 몇 놈이 있을 거요."

"어, 어떻게 그걸 알아요?"

자유가 깜짝 놀라서 묻자 남자가 피식 웃기까지 했다.

"내 비밀 경기거든."

"비밀 병기요?"

"음.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곳에서 하지.여기 계속 있으면 들킬 거요."

"....."

이승철은 차마 대답을 못하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가자. 방법이 없잖아."

"나도 마찬가지야."

자유와 차수철이 별다른 고민없이 결정을 내리자 이승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가죠."

============================ 작품 후기 ============================

연재 시간을 12시에서 10시와 11시 사이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참고하시고 라스트데드 꼭 먼저 보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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