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1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승철아. 저기 진정하고......"
"닥쳐! 도대체 저 안에서 뭐했어?"
이승철은 차수철을 벽에 집어 던지듯이 밀어놓고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냥 난 저기가 너무 신기해서...."
"신기? 좋은말 할 때 불어. 네 놈 정체가 뭐야?"
"정체라니... 난 그저... 승철아! 너 정말 너무한거 아니야? 어제 오후에도 나한테 그러더니....."
-쾅!
차수철이 일부로 너무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승철은 오른 주먹으로 벽을 내려쳤다.
"내가 언제까지 속을줄 알았어? 네 놈 정체를 내가 모를줄 알아?"
"나, 난. 모르겠다. 네가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지...."
"저 연구실 문. 도대체 어떻게 열었어?"
이승철의 질문에 차수철은 속으로 뜨끔했지만 어떻게든 이승철을 속여야 했다.
아직 자신의 정체를 들어내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건 S.B.I.C의 음모를 방금 알아낸 후의 결론이었다.
"사실 열쇠를 주었어."
"아, 주었어?"
이승철은 비웃으면서 차수철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그에게 달려들어 아예 저항조차 못하게 했다.
"크헉...."
"네 놈 팔에서 어떤 쇠가 튀어나왔지. 그리고 저 문을 열고 들어 가는걸 똑똑히 봤어. 너도 시크릿-X 감염자가 맞지?"
"......"
차수철은 모든걸 포기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동안 왜 우리한테 그 사실을 숨긴거지?"
이승철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를 갈았지만 차수철은 피식 웃었다.
"숨겨? 누가? 너희가 나에 대해서 뭘 자세하게 물어본적이 있었던가?"
"난 네가 알아서 말해주길 바랬어. 왠지 네가 뭘 숨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
"아, 그렇게 잘나셨는데 내가 먼저 못 알아봐서 미안하게 됐네."
"......"
차수철이 뻔뻔하게 나가는 것이 기가 막혔는지 이승철은 멱살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네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 우리 참 기막힌 우연이지 않아?"
"사실대로 말해. 당신도 나랑 같은 부류인가?"
이승철이 일어서자 차수철도 천천히 일어섰다.
"그래. 나도 너랑 같은 부류다. 네 놈처럼 팔에서 쇠가 튀어나오고 신체 능력이 갑자기 상승하지."
"그럼 그때 그 집에서 왜 감염자를 혼자 처리하지 못했지? 그런 능력이 있다면 감염자 한 놈 처리하기에는 충분했을텐데?"
"그건..."
차수철은 있는 그대로 말을 하려다가 멈칫거렸다.
그건 이승철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한 자신의 작은 이벤트 였을 뿐이다.
"내가 시크릿-X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얼마 안되서.... 그냥 확신이 없어서 그랬을 뿐이야."
차수철은 꽤나 긴장한 얼굴로 이승철의 눈을 지긋이 응시했다.
예상대로 이승철의 눈은 꽤 가늘어졌지만 아직 뭔가 확신을 못하는 표정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감염이 된거야?"
이승철의 의심이 끝이없자 차수철은 그만 이성의 끈을 놓을뻔 했다.
물론 그의 또다른 자아가 그런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건...."
"거기 둘 다 꼼짝마!"
차수철이 입을 떼려는 찰나 느닷없이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가 들렸다.
이승철과 차수철은 동시에 손을 들었다.
그러자 밝은 빛 하나가 그들의 눈을 정면으로 비췄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랜턴을 비추는 것 같았다.
"누, 누구...."
"이런.... 설마했는데...."
익숙하지만 실망이 가득찬 목소리였다.
빛이 어느정도 걷히자 거친 숨소리가 이승철과 차수철의 코 앞에서 들렸다.
"의원님...."
"내가 분명 이곳에 발을 들이지 말라고 했을텐데?"
"......"
장영석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뭘 했지?"
"예?"
"저 실험실 안에서 도대체 뭐했냐고?"
그건 이승철이 차수철에게 듣고 싶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장영석의 눈치는 이미 이승철과 차수철은 똑같은 공범으로 오해하는듯 했다.
"내가 그렇게 경고했건만 자네 들이 보란듯이 약속을 어겼군."
"의원님 그런게 아닙니다."
"그런게 아니라면 저 문은 어떻게 열었나?!"
"......"
장영석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승철이나 차수철이나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겠다 이거지? 이봐, 김군!"
"예, 의원님."
"이 자들을 당장 유치장에 가둬."
"예."
장영석 옆에 서있는 사내가 권총을 건내고 미리 준비해온 수갑을 나란히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