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2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시즌 2 : 소용돌이 -- >
"백신이라니... 황박사가 여기 없는데 어떻게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말입니까?"
"맞습니다. 그냥 내보야 합니다"
시의원 들이 이구동성으로 떠들어댔지만 신노인은 혀를 끌끌찼다.
"쯧쯧. 어찌 그렇게 생각 들이 짧나? 그 젊은 사람 들이 황박사를 찾는 진정한 이유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나?"
"그야 백신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 백신을 왜 자기네 들이 개발하냐는 말이야!"
신노인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버럭지르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신노인은 한숨을 푹 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휴우....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야."
"그럼 그 들을 받아들이실 겁니까?"
김교사가 다급히 묻자 신노인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자네 답지않게 왜 그러나?"
"예? 제가 뭘......"
"같은 생존자 들은 무조건 구해야한다고 했던게 자네 아니었나?"
신노인이 날카롭게 묻자 김교사가 안경을 고쳐썼다.
"어르신.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얼어죽을! 상황은 무슨 상황?"
"어르신. 인간 들은 서로 시기하고 두려워하며 미워하는 존재 들입니다."
"아, 그 잘나신 철학 교육을 또 할 생각인가?"
"어르신!"
김교사가 강한 어조로 정색을 하자 신노인이 알았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그때 황박사가 속초를 떠난 것도 우리 때문 아니었습니까? 우리가 그 생존자 들과 섞여 편을 가르지만 않았더라면....."
"맞습니다, 어르신. 저희 들도 솔직히 꺼림칙합니다."
"어허! 자네 들까지...."
"이제는 우리가 우리만 지켜야 할 상황입니다."
"허허.... 참 사람 들....."
이제는 시의원 들까지 들고 일어서자 신노인은 기가막히다는 얼굴로 허공을 응시했다.
솔직히 신노인의 생각은 그 젊은 사람 들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 놈 눈빛 들이 참 진지했단 말이야. 뭔가 꼭 일을 낼것 같은....'
신노인은 이승철을 참으로 마음에 들어했다.
생긴건 그닥 유별나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눈빛이 강렬했다.
물론 신노인이 그 들을 다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아니었다.
'그 차 안에 있던 놈은 왠지 불길하단 말이야....'
신노인이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바로 차수철 때문이었다.
차수철은 누가 봐도 불길해 보이긴 했지만 신노인은 왠지 그가 낯설지가 않았다.
'분명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말이야......'
하지만 문제는 누구의 첫인상이 아니었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황박사를 찾는다라.......'
신노인은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 젊은이 들은 무작정 허튼 소리만 하는것 같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르신. 이제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김교사가 조심히 말을 건내자 신노인은 감았던 눈을 지긋이 떴다.
그의 마음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신노인은 천천히 입을 뗐다.
"좋아. 자네들 의견을 충분히 들었고 무슨 말인지도 알았네."
"그럼 그들을 ㅤㅉㅗㅈ아내기로...."
"아니. 난 그 들을 이용하고 싶네."
"예?"
모두가 깜짝 놀라면서 쳐다보았지만 신노인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나는 언제가 황박사를 우리가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네. 하지만 우리가 무슨 면목으로 그를 찾아서 데리고 오겠나. 그러니까 그 젊은이 들이 그를 데리고 와야 하네."
"어르신. 하지만 그건...."
"전 어르신 생각에 찬성입니다."
누군가 불쑥 말을 꺼내자 모두가 쳐다보았다.
"그 젊은 총각 들은 분명 어르신 말대로 황박사를 찾아낼 겁니다."
"도대체 뭘 믿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겁니까?"
김교사가 큰소리로 따지자 장의원은 옅은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김교사님."
"뭡니까?"
"황박사가 속초를 떠난건 당신의 잘못도 큽니다."
"뭐라구요?"
"무턱대고 사람을 의심하는 성격부터 고치시지요. 황박사님도 바로 그런것 대문에 이곳을 떠난거 아닙니까?"
"......."
김교사는 입술을 깨물며 자리에 도로 앉았다.
"하지만 황박사가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젊은 사람 들이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시의원 중 하면이 반신반의하자 신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 늙은이 직감으로는 분명히 해낼 수 있어. 나도 나이를 헛으로 먹은건 아니네."
"......"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자 신노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좋아. 모두들 더 이상 의견이 없는것을 보니 내 말을 따르겠다는 걸로 들리는군."
"......"
신노인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휘적휘적 대회의실을 나가려고 했다.
"어르신! 어디로 가십니까?"
"그 놈 들이 이곳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집이라도 마련해야지."
"......."
신노인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자 시의원 들이 우르르 따랐다.
혼자 남은 김교사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창틀에 두 손을 얹고 끝없이 펼쳐진 푸른 동해 바다를 응시했다.
"결국 운명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이런건가?"
============================ 작품 후기 ============================
이 글을 쓴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0회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그동안 제 소설을 지켜보시고 봐주신 여러분 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서 100회는 쉬어가는 차원에서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스토리와 상관없이 중요 인물 들이 나와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요.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대해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듯 합니다.
그럼 이틀 후에 100편 특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환절기 몸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