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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13화 (13/262)

< -- 13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1_시크릿-X -- >

"좋아. 그럼 마음 단단히 먹어라."

나는 담식이 입에 물린 재갈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미리 꺼내놓은 고기덩어리를 찢어 있는 힘껏 반대쪽으로 던졌다.

-우워워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상과 달리 워커 들이 생고기에 빨리 반응했다는 것이다.

놈 들이 주먹만한 고깃 덩어리 쪽으로 미친듯이 달려들었고 정말 우리 눈 앞이 금새 한산해졌다.

이렇듯 워커 들은 신선한 고기를 좋아한다.

그것도 핏기가 가시질 않는 생고기를 말이다.

물론 워커 들은 살아있는 인간을 가장 많이 선호하긴 하지만 동물의 날 것도 가리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놈 들은 신선한 고깃덩어리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는 바로 그 점을 노렸다.

"우와! 이거 효과 만점인데!"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달리자."

누나가 재촉하자 우리는 최대한 숨을 죽이고 놈 들이 몰린 곳에서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춰요!"

한참을 달리다가 첫번째 블럭 사거리가 나타나자 우리는 최대한 벽에 기대어 좌우를 살폈다.

"저 놈 들은 고기 냄새 못 맡았나?"

"그럴 수 밖에 없잖아.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는데..."

나는 재빨리 고기 한 줌을 더 떼어 우회전 도로에 던졌다.

-우워워워!

워커 들이 또 고기를 향해 달려들자 우리는 다시 좌측으로 붙어 상황을 살폈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린 탓인지 워커 들의 수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뭐해? 빨리 던져!"

"빗줄기 때문에 놈 들이 잘 보이지가 않아."

"아휴! 그냥 던지라니까!"

"아, 알았어."

뭔가 이상하게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자유가 자꾸 재촉하는 바람에 나는 고기 한줌을 뜯어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쿠워어어!

"으악!"

자유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라 고깃 덩어리를 떨어트려버렸다.

너무 놀라 나와 누나 뒤에 서있던 자유를 돌아볼 엄두가 나질 않았지만, 머릿속에는 재빠르게 상황이 그려져갔다.

우리가 서있던 장소는 상가 1층 주차장이었고, 주차된 차 뒤에 숨어있던 한 놈이 자유에게 달려든 것이다.

"이런 젠장!"

너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바람에 내 어깨에 총을 매고도 가방을 뒤지는 멍청함을 발휘해 버렸다.

"아휴! 저 병신!"

다행히 누나가 재빨리 대검을 뽑아들고 놈에게 달려들었다.

-푸각!

누나는 대검으로 정확히 놈의 이마를 갈랐고, 갈라진 놈의 머리에서 희멀건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다.

"으어어...."

자유는 새파래진 얼굴로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고, 누나는 워커의 이마에서 대검을 뽑아 빗줄기에 씻어냈다.

"이런 병신 들을 보았나! 너네 군대 다녀온 거 맞어?"

누나가 우리 둘을 째려보며 소리쳤지만 차마 변명할거리가 없었다.

그냥 쪽팔리니까....

"얼른 일어나."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설화 누나가 손을 내밀자 자유가 자연스럽게 그 손을 잡고 일어섰다.

"넌 또 왜 임마?"

내 눈치가 심상치 않았는지 누나가 나를 흘겨보면서 신경질을 냈다.

"아, 아뇨.... 전 그냥...."

"뭐, 이런 싱거운 놈이...."

누나는 이제 나를 이상한 놈으로 쳐다보면서 맨 앞에 서서 좌측을 살폈다.

으음....

완전 이상한 놈이 되었군....

"에휴~ 진짜 죽을뻔 했네...."

자유는 빗물에 젖은 옷을 툭툭 털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 괜찮냐?"

"응. 진짜 죽다 살아났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최대한 눈동자를 굴려서 설화 누나와 자유의 손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그런데 이 눈치 없는 놈은 오히려 날 이상한 놈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너 뭐하냐?"

"아, 진짜 괜찮냐고?"

"아, 괜찮다고!"

"아오 진짜!"

진짜 생각 같았서는 개머리판으로 머리한 대 콱 쥐어박고 싶었지만 꾹 참고 다시 앞으로 돌아섰다.

"야, 승철아."

"네, 누나."

"저 놈들 심상치가 않은데?"

"예?"

설화 누나는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손가락을 들어 좌측 도로를 가리켰다.

"쟤네들 왠지 싸우는 것 같다?"

"예?!"

"뭔 소리래?"

나와 자유는 얼른 누나 옆에 쪼르르 붙어서 좌측 도로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누나 말대로 워커 들이 고기 한줌을 가지고 서로 싸우고 있었다.

게다가 웃기게도 어떤 놈은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고, 또 어떤 놈은 발차기까지 해댔다.

어떻게 보면 정말 웃긴 상황인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자꾸 느껴졌다.

"야, 승철아. 내가 보기에도 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진지함이라곤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자유마저 인상을 쓰면서 말하자, 나는 그때서야 느낄 수 있었다.

"이거 왠지 누나랑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아요..."

"뭐?"

"엥?"

누나랑 자유가 깜짝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이 둘 은근히 서로 잘 맞는 구석이 있단 말이야....

어제는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기만 하더만.....

"뭔데? 빨리 말해봐."

"그러니까.... 뭔가 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가?"

우리 셋은 서로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할뿐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우리 셋의 생각이 점점 통해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놈 들 역시 바이러스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군."

"그런 것 같아요. 워커 들은 생고기에만 반응할 뿐 주변에는 관심조차 없었으니까요. 지금 저렇게

싸우고 있다는 것은 자기 주변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에요."

"그럼 그게 좋다는 이야기야, 안 좋다는 이야기야?"

자유는 정말 1차원적으로 질문을 했지만 사실 그게 지금 이 상황에 내려야하는 결론이기도 했다.

"누나처럼 바이러스가 변이한다면 좋은 건데....."

하지만 확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쉽게 생각해서 감기 바이러스조차 시시각각 변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런 최악의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이곳을 빠져 나간 다음에 조금 더 생각해보자."

"음...."

우리 셋은 좌측과 우측을 번갈아 주시하며 고깃덩어리가 없어지기 전에 재빨리 앞으로 뛰었다.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너무 주변만 살핀 나머지 담식이 목줄이 내 손에서 없어진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어, 어떡하지?"

이제 2블럭만 더 통과하면 되는 상황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황당하고 미안해서 정말 몸둘바를 몰랐다.

하지만 누나는 이런 내 심정을 아예 모르는 것 같았다.

"그깟 개새끼 하나 잃어버렸다고 무슨 일 있겠냐?"

"누나. 승철이한테 담식이는 식구나 다름없어요."

자유가 내표정을 살피면서 얼른 대답했지만, 누나는 오히려 '그게 뭐?'라는 식의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야."

누나는 정말 무슨 담식이를 물건다루듯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난 그 모습에 너무 화가나서 그만 이성을 잃어버렸다.

"누나가 뭔데 그딴식으로 이야기해요?"

"야, 승철아."

자유가 얼른 나와 누나 앞을 끼어들면서 말렸지만, 내 이성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라간 상태였다.

"그럼 넌, 저 놈들 틈에 섞여서 담식인지 다식인지 찾고 있을래?"

"예. 저는 그렇게 할 거에요."

"염병한다. 그만 오기부리고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부터해라."

"싫어요. 저는 담식이 찾을 거에요."

"너 미쳤냐!"

누나도 감정이 격했는지 앙칼진 소리로 악을 지르자 자유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니, 이러다가 워커 들이 몰려오면 어쩔려구 그래? 그만 들 좀 해."

하지만 이미 불붙은 싸움은 쉽게 그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담식이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이고, 누나는 그것을 거의 버릴 물건처럼 대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다. 뭐 니가 그렇다면 너 혼자 죽어. 나랑 자유는 이곳을 빠져나갈테니까."

"누나!"

자유는 매우 난처한 표정으로 나와 누나를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좋아요. 나도 내 갈길 갈거니까, 누나랑 자유는 알아서 하세요."

"야, 너까지 왜 그래? 임마!"

자유는 내 팔을 붙잡았지만 나는 그것마저 뿌리치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 우리를 향해 몰려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휴! 잘한다! 둘이 아주 동네방네 떠들면서 싸우더니만!"

자유는 이마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저었다.

워커 들이 우리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도로 사방 팔방에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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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쟁이입니다..

요즘 일도 늦게 끝나고 글쓰느라 새벽 2시에 자고 있습니다.

그래도 글 쓰는 게 너무 재밌고 여러분 반응도 괜찮은지라 쉽게 손이 떨어지질 않네요...

아무튼 글이 늦은 시간에 올라간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러분의 관심을 먹고 힘을 냅니다!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쭉 지켜봐 주세요.

틈나는대로 오타를 고치고 일일 연재 꼭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주말이 다가오는 평일을 마무리 잘 하시고 한상 건강하십시오.

- 글쟁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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