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후기>
후기를 꼭 다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기를 남기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ㅇㅅㅇ
본래 이 글은 극강의 팀들을 깨부수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제 다른 축구 주제의 소설들과는 다르게 그저 일대기에 집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로서는 굉장히 안타깝더군요. 뭐 약간의 다른 예시지만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 골든골을 안정환이 넣은 걸 그대로 반영했다고 나보고 잔인하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진짜 어지간한 시비는 기분이 나쁘던데 그 코멘트는 웃기더군요.
저 지금 그 코멘트 비웃는 거에요. 저 기분 나쁘게 하고 싶으면 좀 말이 되는 걸로 시비를 거세요 악플러님들.
아무튼 딱히 비극적인 일들로 어떤 교훈을 남기려고 했다거나 아니면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내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나중에 돌아봤을 때 이러한 일들이 있었는데도 잘 이겨냈구나, 그런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정말 글의 본 목적이었다고 하면 2014 브라질 월드컵이었습니다. 저는 결말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글을 쓰지만 그 과정까지는 보통 생각지 않는데, 이 글은 신기하게도 결말까지 이어지는 과정들까지도 생각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그게 뭐랄까, 공을 들였다기 보다는 그냥 술술 써졌던 느낌이라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글의 주인공들이 나와서 그게 몰입도에 큰 방해가 되었다면, 그건 다른 글의 주인공들이 나왔다고 의식하면서 읽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래 글의 서술은 3인칭으로 풀어나갔지만, 거의 1인칭이나 다름없었죠. 그런데 거기서 다른 중요 인물들이 나왔고, 그 인물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김우주 입장으로는 ‘와, 이 애들 대단하다’ 식의 표현들이 계속 나왔는데, 그건 항상 꾸준한 축구를 해왔던 김우주에게 있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전 그 부분에 충실했습니다. 김우주에게 어떤 변화 없이는 국가대표 은퇴 번복이란 있을 수 없었고, 이 소설의 내용에서만이라도 이뤄졌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성공도 없었겠죠. 누군가가 내게 지금 국가대표 선수들 그대로 결승전 진출하는 내용 쓰라고 한다면, 전 그냥 글을 안 쓰고 맙니다. 너무 현실과 어긋나는 것도 제게는 맞지 않는 일이라서요.
소설 내에서 김우주의 심경에서도 보였듯이 사람이 언제나 잘나갈 수만은 없는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 생활 외에는 항상 잘 나갔던 김우주가 다른 팀에선 펄펄 날고 피치치도 수상하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도 뛰었는데, 이 부분은 전혀 보려 하지 않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의 패배나 월드컵 진출 좌절에 대해 그렇게도 큰 불만을 가져야 하나, 아직까지 그런 의문이 듭니다.
저 과정들이 단지 김우주의 실패로만 보이는 건, 아마 김우주가 그만큼 높이 올라갔다는 걸 의미하겠죠. 김우주가 그만큼 성공했으니 저 과정들이 단순한 실패로만 보일 뿐입니다.
냉정히 말하자면, 선수 인생에서 저런 경험을 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합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한 것은 밀란 동료 선수들도 마찬가지였고,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건 이번 월드컵만 봐도 독일의 로이스나 콜롬비아의 팔카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항상 그렇듯 매 시즌마다 10골은 기본으로 깔고 갑니다. 그 과정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서술했다고 해서 김우주의 선수 인생마저 별 볼일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난 김우주가 내가 썼던 글의 주인공 가운데서 가장 강했던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리버풀로 이적하지 않은 이유는 고작 리버풀한테 졌다고 애처럼 징징대면서 이적하지 않은 게 아니라, 김우주의 시선에서 당시의 리버풀이 눈에 안 차는 팀이기 때문이었고, 다른 밀란 선수들처럼 리버풀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어서 그런 겁니다.
딱히 리버풀로 이적할 이유가 없어 이적하지 않은 것처럼, 김우주는 항상 합리적인 선택만 내렸습니다.
까놓고, 경기에서 지는 게 그렇게도 굴곡이 심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나는 경기에서 지는 부분을 서술하면서 김우주란 주인공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변화를 하는지, 그런 부분을 쓰려고 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단지 진 것만 봅니다. 몇몇 소수의 분들은 속이 시원하려고 보는 소설인데 경기에서 지니까 빡친다 이겁니다. 예를 들면 월드컵 4강에서 졌던 일 같이, 명색의 주인공인데 경기 결과 하나 바꾸지 못한다고. 이게 제 글이고 김우주의 이야기인데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속 시원한 글 찾아서 읽으면 되는 겁니다.
이게 김우주란 주인공으로 여러분들이 플레이하는 게임도 아니고 그저 김우주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과정 없이 좋은 결과만 바라시는 걸까요.
제발 그런 분들께서는 좋은 노블레스 글을 찾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일이라고는 그저 글을 열심히 써서 올렸던 것뿐인데, 왜 사람 기분 잡치게 하는 말투로 코멘트를 올리십니까. 내가 여러분 돈 받아먹으면서 글 쓰는 사람인가요?
전 처음에 조아라가 글을 글로써 보려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서, 너무 실망스러워서 이제 조아라에선 그만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누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자기 좋아하는 사람들 위해서만 글 쓸 거면 차라리 개인 블로그에라도 글 쓰라고. 그분께서 참 말투도 띠꺼워서 솔직히 예전 같았으면 그냥 대놓고 욕했을텐데, 그건 아닌 것 같고 틀린 말도 아니라서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누누이 말했던 것처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겠습니다. 조아라에 많은 독자들이 좋으신 분들이지만, 정말 극소수의 분들이 싫어서 차라리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휴식의 문제가 아니라, 전부터 계속 고민했고 이제야 내린 결심입니다. 적어도 이 조아라에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문피아나 사과박스 그런 곳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저를 모를 곳이죠.
작가들이 코멘트를 바라는 건, 장르를 불문하고 내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신경 쓰이기 때문입니다. 무뚝뚝한 연인이 있다면 이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무뚝뚝한 연인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표현은 안 하고, 나는 답답하고. 제가 그동안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내 글은 여러분들에게 있어 연인이 아니기에 내색을 하지 않았던 거겠지만요.
지금 코멘트 이야기하는 건 지금까지의 코멘트 수가 섭섭했다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이제부터라도 여러분들이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코멘트를 달아주셨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글을 여기에 올리는 작가분들이 다른 곳에서 글을 쓰는 힘을 얻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반응 보고 힘을 얻죠. 만약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다음 편을 간절히 원한다면 코멘트로 표현하면 되는 겁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이 글이 좋은 의미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어차피 악플러들에겐 널리고 널린 축구 소설이었겠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에겐 특별한 의미의 글로 남을 수 있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축구소설로써 다시 한 번쯤은 되돌아 볼 법한 뜻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인 듯 합니다. 이게 해피 엔딩일까? 묻는 사람이 있던데, 그럼 그 사람에게 묻고 싶네요. 월드컵 우승이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험 못한 선수들이 수두룩한데, 그럼 그 선수들은 축구 인생이 실패한 거냐고. 김우주는 축구 인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간의 고통을 잊을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그럼 해피엔딩이죠.
주인공이 성공하기만을 바라는 여러분들께 더 말씀드리면, 김우주는 유럽 축구 무대에서 통산 득점이 세 자릿수이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 순위도 10위권에 있습니다. 피치치를 수상했고 각자 다른 라 리가 3팀에서 우승만 4번을 경험했으며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번 우승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통산 A매치 최다 득점 기록도 자신의 것이고, 월드컵 통산 득점도 1위죠. 축구 외적인 부분으로 설명드리자면 박지성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았고, 은퇴할 때 베컴도 지단도 김우주란 선수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없는 거라고는 월드컵 우승과 아시안 컵 우승 기록인데, 그 기록 없다고 선수 생활 실패했다고 이야기 하실 거면 그건 메시를 비롯한 다른 세계 축구 선수들에 대한 기만입니다. 어느 모로 보나 성공한 거죠. 그렇게 따지면 화려한 경력 뒤로 선수인생 말년이 처참한 선수들은 배드엔딩이죠.
이 글은 특별히 저런 기록에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그런 글이 아닙니다. 이게 해피엔딩일까? 의문 가지시는 분들은 저 기록들 보고 납득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기록들 아니더라도, 김우주가 월드컵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새로 얻었던 가치들이 무엇인지 되새기는 게 좋겠습니다.
김우주가 살면서 얻었던 가치들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김우주의 선수 경력이 이 글이 아니란 걸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최현에게, 강소중에게, 황은후에게, 그간의 주인공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김우주란 주인공한테도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제가 이만큼 몰입했으니 여러분들도 몰입할 수 있던 거겠죠.
제 글들은 여러분들의 격려로 만들어진 겁니다. 저는 제게 감사하다는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이었음에도 충분했다고 엄지를 세워준 여러분들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외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요.
언제나 그렇듯 후기는 두서가 없었습니다. 참고 참아온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거니까요.
제 글을 읽고 싶은 분이라면 쪽지를 보내주시면 연재할 사이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ㅇㅅㅇ아직은 연재까진 안 하고 구상 중에 있습니다 ㅇㅅㅇ 딱히 연재할 정도로 구상이 되지 않으면 그냥 연재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는 제게 감사하다고 했던 여러분들이 감사합니다. 그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