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Play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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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온종일 사냥을 달리거나, 노가다를 달린 이들이 슬슬 지쳐 쉼터로 돌아오게 되는 시간. 그렇게 하나, 둘 길드원들이 쉼터에 모여들자 무지개 요정이 넌지시 한마디를 던졌다.
[무지개 요정 : 간만에 술래잡기나 할까?]
PVP 대기실에 모여든 레인보우 힐 길드원들은 사망 시 장비를 떨구게 되는 하드 모드와 사망해도 장비를 떨구지 않는 노멀 모드를 가지고 작은 언쟁을 벌였다. 그리고 하드 모드를 주장하던 왕광풍은 무지개 요정의 정의의 철퇴를 맞고 노멀 모드로 입장하자는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세츠나 : 작은 마을로 가요?]
[광인한 남자 : 의외로 넓은 곳도 찾는 맛이 있지 않을까?]
[무지개 요정 : 인원이 많으니까 리코리스 정도면 딱 좋을 것 같다]
[세츠나 : 그럼 글루가요]
[무지개 요정 : 다들 노멀모드 리코리스로 ㄱㄱ]
무지개 요정의 말에 다들 신속하게 PVP모드의 리코리스 마을로 이동했다. 잠깐의 암전과 함께 전환된 화면은 리코리스 마을과 똑같았지만, 화면 오른쪽 아래엔 리코리스에 접속해 있는 인원과 자신의 랭킹. 화면의 상단 중앙엔 타이머가 돌기 시작했다.
PVP모드의 리코리스엔 접속하는 순간 모두 랜덤한 장소에 떨어지기 때문에 무지개 요정은 길드 말로 모일 곳을 지시했다.
[길드] [무지개 요정 : 우선 풍차 앞에서 모이자]
무지개 요정의 말에 다들 풍차 앞으로 모여들자, 술래잡기의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무지개 요정 : 우선 술래를 한명 정해 그리고 그 술래는 나머지 인원의 위치를 알면 안 되기 때문에 길드를 탈퇴하고 나머지 길드원들은 숨거나 도망치면 돼]
[무지개 요정 : 술래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스킬이나 회복 약을 사용해선 안 되고 술래를 공격해서도 안 돼 술래는 길드원을 발견하면 죽이면 되고]
[도련 : 장비도 벗어야죠]
[무지개 요정 : 아 술래를 제외하고는 장비도 모두 벗어야 해 의상 템은 입고 있어도 상관없어]
술술 풀려나오는 룰들을 보아하니 레인보우 힐 길드는 이 ‘술래잡기’라는 놀이를 꽤 오랫동안 해온 것 같았다. 익숙하게 반응하는 선참들의 모습에 신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지개 요정 : 그럼 술래를 정하자! 우선... 지원 없어?]
[KING Husband : 저요!]
[무지개 요정 : 오 왕 서방 술래]
[KING Husband : 왕 서방의 통한을 풀겠습니다....]
[무지개 요정 : ?!]
술래는 풍차 앞에 남아 1분 동안 대기를 탄다. 그동안 길드원들은 숨거나, 도망을 치면 된다. 위쪽에 흐르는 타이머로 시간을 재던 KING Husband는 1분이 지나자마자 총알같이 풍차 앞을 빠져나왔다.
[길드] [광인한 남자 : 저 계속 싸돌아다니는 거 누구야?]
[길드] [질풍 : 훗 난 남자니까 숨는 짓은 안 하지!]
[길드] [세츠나 : 그러다 뒤짐]
[길드] [달빛 : 너 그러다 진짜 왕오빠 딱 만난다]
[길드] [질풍 : 훗 난 내 운을 믿지!]
[길드] [무지개 요정 : 왕이다!!!!!!]
[길드] [광인한 남자 : 헐?! 길마님 위치어디예요?!]
[길드] [무지개 요정 : 나 5시 수풀에 숨어있는데!! 다행히 나 못 보고 지나갔어!! 3시 방향으로 올라간다!]
[길드] [세츠나 : 아나 중앙인데 불안하네]
그리고 세츠나의 촉은 정확하게 맞아 들었다. 위치상 건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처마 밑에 숨어 있던 세츠나는 정확하게 KING Husband에게 걸려 도망가지도 못하고, 생명을 위협받고 있었다.
[KING Husband : 기가 막힌 스팟에 숨어계셨네~]
[세츠나 : 아나...가라...]
[KING Husband : 어떻게 그냥 갑니까아~]
[세츠나 : ....]
[KING Husband : 그럼 딜을 좀 넣어드릴까?]
[세츠나 : ...?]
[KING Husband : 누나 놔줄 테니까 한 명만 불어.]
[세츠나 : 도랏?]
[KING Husband : 뭐~ 난 누나를 죽이든 누구를 죽이든 상관없거든~]
[세츠나 : ...]
[KING Husband : 놔줄 테니까 한 명만 불어 그냥~]
[세츠나 : .... 10시 건물 뒤에]
[KING Husband : 앞장 섴ㅋㅋㅋ]
[세츠나 : 뭐?]
[KING Husband : 누나가 나한테 거짓말하는 걸 수도 있잖앜?ㅋㅋㅋ 가서 확인하고 잡고 나서 누나 놔줄게]
[세츠나 : 아나....]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아준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단번에 받아들인 세츠나는 KING Husband와 함께 10시 부근의 건물 근처까지 도달했다.
[세츠나 : 저기... 저기 뒤에]
세츠나의 말에 KING Husband는 천천히 걸어서 건물로 다가갔다. 하지만 건물 뒤에 숨어서 주변을 살펴보던 츄파가 두 사람의 유착 관계를 모두 지켜본 게 사건의 화근이었다.
[길드] [츄파 : 아나!! 세츠언니 배신했어!!!!!!!]
[길드] [질풍 : 엉?!]
[길드] [니지 : 뭔 상황이여!]
그리고 길드 말로 모든 상황을 폭로한 츄파가 KING Husband에게 장렬한 죽음을 맞았고, 패닉에 빠진 길드원들 사이에서 무지개 요정은 극단의 조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길드원 세츠나님이 길드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세츠나 : 헐;]
[KING Husband : 왜?]
[세츠나 : 나 추방당함....]
[KING Husband : ? 앜ㅋㅋㅋㅋㅋㅋ]
[세츠나 : .....]
[KING Husband : 누나돜ㅋㅋ이제 술래얔ㅋㅋ]
[세츠나 : ...]
[KING Husband : 파티를 받으십셔]
[길드] [무지개 요정 : 다들 움직여 강퇴 했어도 마지막 위치표시는 남아있을 거야]
[길드] [츄파 :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더니!!!ㅠㅠㅠ]
[길드] [질풍 : 뭐가 어떻게 된 건데?]
[길드] [츄파 : 몰라... 세츠언니가 왕이오빠 데려와서 나 죽였어!!]
[길드] [흑염룡 : 헐 니ᅟᅡᆼ러ᅟᅡᆼㅓㅏㅏㅏ]
[길드] [광인한 남자 : ?]
[길드] [흑염룡 : 살랴랒주세]
[길드] [무지개 요정 : 뭐야?!]
[길드] [흑염룡 : ㅠㅠㅠ 저도 죽었어요ㅠ]
[길드] [아네미아 : 룡이야ㅠㅠ]
[길드] [흑염룡 : 다들 조심하세요ㅠㅠㅠ 세츠님이 슬로우 스텝 걸어요;ㅁ;]
자신들에게 발견된 후 부랴부랴 도망가는 흑염룡에게 세츠나는 슬로우 스텝을 걸었다. 이속 버프를 받지 못한 평균속도에 슬로우스텝을 걸어서 더 느리게 만들자, 굳이 따라가지 않아도 흑염룡은 KING Husband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처참한 최후를 맞은 흑염룡을 두고, 두 사람은 신속하게 자리를 벗어났다.
[세츠나 : 마지막 위치표시 기반으로 제일 가까이 있던 게 쟤였어 다들 자리를 벗어났을 테니까 이제는 발품 팔아서 찾아야해]
[KING Husband : 격수들은 괜찮은데 문제는 탱이네]
[세츠나 : 그렇지... 맞아도 인듀어 쓰고 달려올 테니까]
[KING Husband : 바탈이 높아서 상태 이상 스킬도 안 걸릴 텐데...]
[세츠나 : 그럼 디펜을 녹여]
[KING Husband : 아! 기네!!]
짧은 공략을 세우고 길드원들을 찾기 위해 빠르게 자리를 벗어난 두 사람이 떠난 뒤, 근처 수풀에 숨어있던 도련이 클로킹을 풀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향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길드] [도련 : 탱 공략 세우는 것 같다 탱들 조심해]
[길드] [니지 : 헐?]
[길드] [노아 : 저런...]
[길드] [광인한 남자 : 무슨 공략인데요???]
[길드] [도련 : 탱들 방어력 녹여서 잡겠다는데]
[길드] [도련 : 아마 히미르 사용할 건가봐 디펜 녹여서 샌드백 만들려는 듯]
[길드] [니지 : 와 진짜....바탈이 무색하네]
[길드] [광인한 남자 : 그래도 히미르는 시전자 중심 범위 스킬이잖아? 범위 안에만 안 들어가면...]
[길드] [노아 : 세츠 슬로우 스텝 있잖아...]
[길드] [광인한 남자 : 아.....]
[길드] [무지개 요정 : 그냥 죽어라 도망 다녀...]
[길드] [질풍 : 이게 다 길마님이 섣불리 왕이형에게 세츠누나를 던져줘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길드] [무지개 요정 : 내 탓?!]
[길드] [니지 : 그러게 앞뒤 잴 것 없이 언니를 왜 강퇴시켜요!!]
[길드] [달빛 : 거 사람이 한 번 정도는 배신할 수도 있지!!]
[길드] [광인한 남자 : 난 이 강퇴 반댈세!!]
[길드] [무지개 요정 : ;ㅁ;]
[길드] [도련 : 어째 세츠 탓하는 놈은 하나도 없냐...]
열세에 몰린 무지개 요정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길드원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던 두 사람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막다른 골목에서 벌벌 떨고 있는 율을 발견했다. 골목의 입구를 막아선 두 사람 덕분에 율이 도망가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KING Husband : 오호! 대어!!!]
[KING Husband : 이게 웬 떡이람!!]
[율 : ㅠㅠㅠㅠㅠㅠ]
도망칠 곳도 없이 골목 끝에 찰싹 붙어 떨고 있는 율에게 KING Husband는 공격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을 향해 롯드를 휘둘러대는 세츠나에 의해 공격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세츠나 : 야 이 미친!!! 하지 마 하지 마!]
[KING Husband : 뭐! 아우!! 잠깐 아오!]
[세츠나 : 미친놈이 율님을 왜 죽이려고 해!!]
[KING Husband : 뭐야!! 죽이면 안 돼?!]
[세츠나 : 율님 가요]
[KING Husband : 뭐야?!]
[율 : ㅠㅠ?]
[세츠나 : 괜찮아요 도망가요]
[율 : 네..네;;]
세츠나의 말에 율이 얼른 자리를 피해 도망을 쳤다. 그리고 율이 조금 더 멀리 도망가기를 기다리던 세츠나는 옆에서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KING Husband에게 한 번 더 롯드를 휘둘렀다.
[KING Husband : ;;;;]
[세츠나 : 디저트는 마지막이다....]
[KING Husband : 헐ㅋㅋㅋㅋㅋ]
[KING Husband : 몰라 뵀습니다...]
[길드] [달빛 : 으악!!!!! 으악 살려!!!]
화단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있던 달빛이 포위망을 좁혀오는 두 사람의 스킬에 맞아 튕겨 날아올랐다. 숨어있던 달빛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포위망을 좁혀 다가온 세츠나는 달빛에게 슬로우 스텝 대신 방어구의 속성을 성 속성으로 바꾸는 스킬을 사용했다.
연이어 KING Husband가 암 속성 공격으로 달빛을 그로기 상태로 만든 후, 움직이지 못하는 달빛을 스트링 아트로 공중에 묶어 전투 불능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역시나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후에 달빛과 멀지 않던 곳에 있던 질풍이 달빛의 채팅을 보고 부랴부랴 달려왔지만, 그녀는 이미 장렬한 최후를 맞은 후였다. 게다가 달빛은 스트링 아트 스킬의 유지 시간 동안 계속 죽은 채로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만 했다.
[길드] [질풍 : 대장!!!이건 정말 너무합니다ㅠㅠㅠ 저 두 짐승이 달빛이에게 한 짓을 보세요!!!]
[길드] [달빛 : 원통합니다ㅠㅠㅠ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겠어요;ㅁ;]
[길드] [질풍 : 결단을 내려주세요!!! 대장!!!]
[길드] [무지개 요정 : ...]
[길드] [질풍 : 뭘 망설이세요!!! 동료들이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면한! 눈앞의 적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길드] [광인한 남자 : 대장!!]
[길드] [달빛 : 대장!!!]
[길드] [니지 : 대장!!]
[길드] [질풍 : 동료의 원수를 갚게 해주세요!!!]
[길드] [무지개 요정 : 현 시각을 기점으로...무장을 허가한다 모든 화력을 총동원해 반격하라!!!!!]
[KING Husband : 슬슬 공격해오지 않을까?]
[세츠나 : 그렇겠지?]
[KING Husband : 누나 고스트로브 입을 거야?]
[세츠나 : 아니 내가 고스트 있는 거 길드원들이 다 아는데 그거 입으면 죽여 달라는 거지.]
[KING Husband : 그런가;]
고스트 로브는 중 보스인 고스트 나이트메어가 떨구는 갑옷으로 드랍형 레어 아이템에 속한다. 모든 속성 공격에 50% 데미지 감소 옵션이 붙어 있지만, 단 하나, 성 속성 공격엔 200%의 추가 데미지를 얻는다. 지금 고스트 로브를 입었다가 누군가가 성 속성으로 공격해 온다면 손도 쓰지 못하고 죽어버릴지도 몰랐다.
잠시 방심한 두 사람이 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와중에 두 사람의 발밑으로 거대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놀란 두 사람이 주변을 살펴보자, 멀지 않은 곳에서 콰트로 볼텍스를 시전하는 무지개 요정의 모습이 보였다. 문제는 무지개 요정의 캐스팅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거였다.
다가가서 그림니르의 비가를 깔 시간이 없었다. 보통의 방법으로는 캐스팅 중 공격을 해서 캐스팅을 끊는 방법이 있지만, 무지개 요정은 캐스팅이 끊이지 않게 하는 대신 캐스팅 속도가 20% 느려지는 가호의 반지를 끼고 있을 게 뻔했다. 하지만 캐스팅이 90% 진행됐을 때, 갑작스럽게 캐스팅이 끊기고 스킬은 불발이 됐다. 놀란 KING Husband의 눈에 무지개 요정 위에 침묵하는 이모티콘이 걸려있는 게 보였다.
[세츠나 : 아나 숨 멎는 줄...]
세츠나의 말에 KING Husband가 급하게 세츠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전투 모드로 바뀌어 몸을 들썩거리고 있었다. 무언가 스킬을 사용했다는 증거였다.
[KING Husband : 헐? 뭐했어?]
[세츠나 : 사일런스 걸었어 길마님 웬만큼 바탈 있어서 한방에 걸릴 줄은 몰랐는데... 진짜 운 좋았다]
사일런스는 대상자를 침묵 상태로 만든다. 보통 어질 캐릭터에게 거는 스킬이지만, 급해서 마구 던져본 스킬이 운 좋게 한 번에 성공해버린 모양이었다.
[세츠나 : 풀리기 전에 쏴 죽여]
[KING Husband : 옙!!]
세츠나의 말에 KING Husband가 침묵 상태인 무지개 요정에게 활시위를 겨누는 순간, 어디선가 무지개 요정에게 큐어가 날아들었다. 순식간에 침묵 상태가 풀리고, 무지개 요정의 디스펠이 세츠나에게 직격했다. 동시에 KING Husband에겐 사일런스가 걸렸다.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었다. 세츠나는 급하게 KING Husband에게 큐어를 걸고 주변에 생츄어리를 펼쳤다. 동시에 무지개 요정의 근처로 아네미아가 다가왔다.
[파티] [KING Husband : 미아누나가 저렇게 세세한 컨트롤이 가능했어?!]
[파티] [세츠나 : 길마님이 지시한 거겠지...]
[파티] [KING Husband : 아나... 어쩌지 누나? 생츄어리 풀면 우리 콰트로 맞고 뒤질 각인데]
[파티] [세츠나 : ...]
[무지개 요정 : 무슨 작당들을 하길래 조용하나~]
[아네미아 : ㅋㅋㅋㅋㅋㅋㅋ불쌍해서 어쩌니~]
[파티] [세츠나 : 생츄어리 풀면 힌들라 좀 해줘]
[파티] [KING Husband : 엉?! 공격안하고?]
[파티] [세츠나 : 할 거야 할거니까 힌들라 해줘]
[파티] [KING Husband : 누나가 공격하려고?!]
[파티] [세츠나 : ㅇㅇ]
[파티] [KING Husband : ;;;]
[파티] [세츠나 : 푼다.]
[파티장] [KING Husband : ㅇ;]
세츠나가 생츄어리를 풀자마자, KING Husband가 힌들라의 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무지개 요정도 콰트로 볼텍스를 시전하는 듯했으나 세츠나의 행동에 놀라 한 박자 늦어지고 말았다.
(아도라무스 떼 도미네)
하이 프리스트의 히든 스킬이었다.
세츠나의 갑작스러운 히든 스킬 시전으로 놀란 무지개 요정이 한 박자 늦게 콰트로 볼텍스를 시전했다. 솔직히 덱셋이나 캐스팅 감소셋을 전혀 입지 않은 세츠나는 무지개 요정보다 캐스팅이 느린 건 사실이었다. 거기다 무지개 요정의 디스펠에 의해 모든 보조 버프가 풀린 상태였고, KING Husband가 힌들라의 시를 해준다 해도 무지개 요정의 캐스팅엔 못 미칠 터였다.
하지만 세츠나의 히든 스킬에 놀란 무지개 요정이 주춤하는 사이 두 사람의 캐스팅 속도는 막상막하가 되었고, 한발 빨리 무지개 요정과 아네미아에게 직격한 세츠나의 히든 스킬과 그 뒤를 이어 세츠나와 KING Husband에게 직격한 무지개 요정의 히든 스킬이 정신없이 네 사람의 체력을 깎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빨피를 유지한 채 서 있는 건 세츠나와 KING Husband였다. 문제는 아네미아와 KING Husband에게서 두각을 드러냈다.
자신들에게 콰트로 볼텍스가 가격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KING Husband는 힌들라의 시를 끄고, 범위 안에 있는 아군의 체력을 늘리고 주기적으로 소량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하르바르드의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네미아는 자신들의 체력이 다 소모되어 죽을 때까지 그저 손 놓고 있기만 할 뿐이었다.
[무지개 요정 : ...왜 구경만 하고 섰냐...]
죽어버린 무지개 요정이 저보다 먼저 죽어서 누워버린 아네미아에게 말했다. 채팅이었지만 왠지 이를 악물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네미아 : 힐 달라고 안했잖아요...]
[무지개 요정 : ...]
[무지개 요정 : ....너는....하아....]
[아네미아 : ...왜요.]
아네미아와 답답한 대화를 이어가던 무지개 요정이 타깃을 세츠나로 바꿨다.
[무지개 요정 : 세츠 너도 반칙 아니냐...]
[세츠나 : 네?]
[무지개 요정 : 히든스킬...]
[세츠나 : 아...]
[KING Husband : 나 진짜 놀랐잖아 누나!!! 히든스킬 언제 열었어?!!]
[세츠나 : 얼마 전에ㅋㅋㅋ]
[무지개 요정 : 아...나 놀라서 스킬 쓰는 것도 늦었네..]
[세츠나 : ㅋㅋㅋㅋ덕분에 살았습니닼ㅋㅋ]
[KING Husband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지개 요정 : ..솔까 너희 둘 전멸시킬 가능성이 있는 건 나뿐이라고 생각했는데...망했다...]
[세츠나 : 바닥이 좀 차겠지만 인생의 여유를 만끽하고 계세요ㅋㅋㅋㅋ]
[KING Husband : 곧 외롭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ㅋㅋㅋ]
[무지개 요정 : 아나..최악의 조합이야..]
[KING Husband : 최고의 파트너를 던져주셔서 /감사]
KING Husband의 머리 위로 해맑게 인사하는 이모티콘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걸 보는 무지개 요정의 위엔 부글부글하는 이모티콘이 떠올랐다. 곧 두 사람은 누워 있는 무지개 요정과 아네미아를 두고, 자리를 떴다. 무지개 요정은 떠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길드 채팅을 시작했다.
[길드] [무지개 요정 : 클났다]
[길드] [노아 : ?]
[길드] [광인한 남자 : 왜요?]
[길드] [무지개 요정 : 나 뒤짐..]
[길드] [질풍 : 헐?!]
[길드] [율 : ;;;]
[길드] [니지 : 어쩌다가요!!!]
[길드] [도련 : 쓸모없으시네요...]
[길드] [무지개 요정 : 세츠 히든 스킬 연 거 알고 있던 사람?]
[길드] [니지 : 네?!]
[길드] [무지개 요정 : 니지 너도 몰랐냐..]
[길드] [달빛 : 저도 몰랐는데요?!]
[길드] [츄파 : 나도 몰랐는데?!]
[길드] [질풍 : 세츠누나 히든 스킬 열었대요??!1]
[길드] [무지개 요정 : 응...내가 그거에 맞아 죽었다...]
[길드] [광인한 남자 : 대박...]
[길드] [복세편살 : 맙소사...]
세츠나의 히든 스킬에 대해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한순간이지만 적이라는 사실도 잊고, 길드에 히든 스킬 보유자가 늘어난 것에 모두들 기뻐하는 눈치였다. 아까부터 한마디도 없는 아네미아를 제외하고서.
예고 없는 들이닥친 공격에 중2병 패밀리가 차례대로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다. 룰을 이해 못 한 건지 옹기종기 모여 있던 세 사람이 한꺼번에 발각돼, 단번에 전멸당한 것이었다. 아비규환에 빠진 중2병 패밀리를 뒤로한 채, 두 사람은 다음 타깃을 찾아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니지와 질풍을 만날 수 있었다.
[니지 : 다가와 다가와줘 베이베~]
[질풍 : 내게 와 내게 와 마이 레이디~]
그리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도발하듯 유인하는 두 사람의 행태에 KING Husband와 세츠나가 우뚝 멈춰 서서 한심하단 듯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런 KING Husband과 세츠나의 반응에 두 사람은 더욱 열심히 춤까지 춰댔다.
[KING Husband : 앵클트랩 다 보인다...]
[세츠나 : 격수가 원거린데 앵클을...]
KING Husband와 세츠나를 겨냥해 발을 묶는 트랩을 바닥에 깔아 놨던 질풍은 두 사람의 떨떠름한 반응에 조용히 캔슬 트랩으로 앵클을 거뒀다.
[질풍 : 거봐!! 내가 안 통한다고 했잖아!!!]
[니지 : 네가 너무 보란 듯이 깔아서 그런 거거든!!!]
[질풍 : 앵클을 어떻게 안 보이게 까는데!!!]
[니지 : 잘!!!]
[질풍 : ?!]
서로 의견조율이 안 맞는 건지 저희끼리 싸우기 시작한 니지와 질풍 보며 세츠나가 조용히 질풍에게 사일런스를 걸었다. 그리고 질풍은 당황할 새도 없이 KING Husband에게 장렬한 최후를 맞았고, 미처 회수하지 못한 앵클 위로 쓰러져 의도치 않게 앵클을 감추게 되었다.
[니지 : 그래 그렇게 감추란 말이야]
[질풍 : ?!]
[파티] [세츠나 : 니지는 아마 인듀어 쓰고 달려올 듯]
[파티] [KING Husband : 타이밍 맞춰서 히미르?]
[파티] [세츠나 : 적당히 대처하는 시늉만 하다가 범위 안에 들어오면 무기 스위칭하고 바로 히미르]
[파티] [KING Husband : ㅇㅇ]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니지가 판에 그린 듯 뻔하게 인듀어를 쓰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KING Husband는 활로 원거리 저격을 하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고, 그런 KING Husband의 행동에 니지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깊게 파고 들어왔다. 그 순간, KING Husband는 바로 기타로 스위칭을 하고, 히미르의 시를 연주했다.
결국, 불시에 히미르 버프로 디펜스가 녹아내린 니지는 피통만 큰 샌드백이 되어 흠씬 두들겨 맞고 바닥에 누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장렬한 전투를 모두 지켜본 질풍이 /짜증 이모티콘을 남발했다.
[질풍 : 누난 바보야?! 아까 도련님이 탱들 공략 세운다고 히미르 쓸 거라고 알려도 줬는데 거길 뛰어 들어가면 어떡해!]
[니지 : 네가 깐 앵클보다는 치열한 전투였거든?]
[질풍 : 치열하게 으더터졌지...]
[니지 : ...닥추어]
[질풍 : ㅈㅅ;]
바닥에 누운 입만 산 두 사람이 열심히 만담을 나누는 사이, 그들을 두고 자리를 뜨려던 KING Husband와 세츠나의 발밑으로 어스 체인이 걸리며 두 사람의 발을 묶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두 사람의 시야에 광인한 남자와 복세편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페너트레이트)
(번 스피어)
그리고 동시에 접근 스킬을 각자 KING Husband와 세츠나에게 겨냥했다. 타깃팅을 하고 스킬을 누르는 순간, 두 사람은 비호같이 두 사람에게로 접근해 왔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KING Husband가 그림니르의 비가를 연주했다. 결국, KING Husband의 주변에 펼쳐진 스킬 무효 버프 때문에 두 사람의 공격은 무효가 됐고, 두 사람이 무력화된 걸 확인한 KING Husband가 연주를 멈춤과 동시에 세츠나의 히든 스킬이 작렬했다.
(아도라무스 떼 도미네)
세츠나의 히든스킬에 맞아 나란히 누워 버린 광인한 남자와 복세편살이 길드 채팅으로 누군가를 향해 난리를 부렸다.
[길드] [광인한 남자 : 어스체인하고 바로 왕이한테 스턴 걸라고 했잖아!!!]
[길드] [복세편살 : 둘 중의 하나만 잡았어도 승기 잡을 수 있는데 그걸 이렇게 날려?!]
두 사람의 화가 난 듯한 말에 근처 수풀에서 말풍선들이 주루룩 연달아 올라왔다.
[큐컴버 : 죄송해요;;]
[꼼수가르뎅 : ㅠㅠㅠ]
[크로이츠 : 어스체인은 잘 했는데 ㅠㅠㅠ]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말풍선만으로 그들의 위치를 알려준 셈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KING Husband의 광역기가 직격하는 건 당연한 순서였다. 어이없는 실수로 수풀 속에 숨은 채, 전투 불능이 되어버린 신입들에게 광인한 남자와 복세편살은 말을 잃었고, 수풀 위론 여전히 보이지 않는 캐릭터 대신에 말풍선만이 끊임없이 올라올 뿐이었다.
이제 남은 건 도련과 노아와 율, 세 사람.
[KING Husband : 노아 형이랑 율님 잡기 전에 도련님부터 해결했음 하는데...]
[세츠나 : 아까부터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 보면 클로킹하고 있는 거 같은데?]
[KING Husband : 찾는 것도 귀찮은데 버릴까...]
[세츠나 : 그르까...]
[도련 : 너무한 거 아니냐...]
대화 도중 두 사람 옆으로 툭 튀어 올라오는 채팅에 두 사람이 혼비백산하며 허공에 활 질과 지팡이 질을 해댔다.
[KING Husband : 아나 깜짝이야!!!]
[세츠나 : 애 떨어지겠네!!]
[도련 : 누구애냐...]
(어큐어티)
클로킹을 한 채로 두 사람 옆을 알짱거리던 도련은 KING Husband의 스킬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이 드러난 도련에게 세츠나가 사일런스를 걸었고, KING Husband가 연이어 공격하려던 그때, 도련의 캐릭터 위로 하얀 깃발이 흔들렸다.
[도련 : 항복~]
[KING Husband : ...?]
[세츠나 : ...]
그리고 무기에 바르는 독약을 스스로 마시고, 그 자리에서 전투 불능이 되어 바닥에 누워버렸다.
[도련 : 피스!!]
[KING Husband : ...]
[세츠나 : ...]
어이없는 형태로 자폭을 해버린 도련을 두고, 자리를 벗어난 두 사람은 멀리 가지 않고, 생츄어리를 펼치고 대화를 나눴다.
[파티] [KING Husband : 이제 두 사람만 잡으면 되네]
[파티] [세츠나 : 근데 노아오빠 만만찮을 것 같은데]
[파티] [KING Husband : 아까 풍이가 히미르 타령한 거 보면 우리 쪽 전략은 새 나간 것 같고]
[파티] [세츠나 : 히미르 피한답시고 접근전으로 안 오면 우린 유리한데]
[파티장] [KING Husband : 내 생각엔 율님이 나한테 사일런스 걸고 노아 형이 돌진할듯한데]
[파티] [세츠나 : 아니면...]
***
전략을 세운 후, 생츄어리를 푸는 세츠나의 행동에 근방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던 듯 노아와 율이 금세 모습을 드러냈다. 세츠나와 KING Husband가 예상한 노아의 행동은 두 가지. 히미르의 범위를 피하고자 근거리보다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는 원거리 스킬로 공격을 강행하든지, 율이 KING Husband에게 사일런스를 걸고, 노아가 파고들어 근접전을 펼치든지.
(페너트레이트)
하지만 두 사람의 예상을 깨부수고, 노아는 그대로 KING Husband를 겨냥해 스킬을 시전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노아의 행동에 당황한 KING Husband가 서둘러 그림니르의 비가를 연주했지만, 노아의 스킬은 무효화되지 않고, 그대로 KING Husband에게 직격했다. 놀란 KING Husband와 세츠나가 대응할 생각조차 못 하고 굳어있자, 그대로 멈추지 않고 연계기가 이어졌다.
(스파이럴 인텐스)
(이그니션 인텐스)
두 개의 연계기가 차례로 직격했지만, 뒤늦게 정신 차린 KING Husband는 이그니션 인텐스를 후방 이동을 통한 저항으로 겨우 피하고, 노아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KING Husband가 노아의 공격 범위를 벗어나자 세츠나가 서둘러 KING Husband에게 프로텍트를 걸었다.
[KING Husband : 뭐야? 왜 그림니르가 안 통해?]
[세츠나 : 노아오빠....글로 쉴드 ....있어?]
[노아 : ...ㅋㅋㅋㅋ]
[세츠나 : 맙소사...]
[KING Husband : ;;;]
글로 쉴드는 글리오라 오로 쉴드로 글리오라 오로라는 보스 몬스터가 떨구는 드랍형 S급 레어 아이템이다. 옵션은 착용 시 모든 마법 저항. 전 서버를 통틀어 10개가 채 되지 않는 초고급 호화 아이템으로 레페르토르의 화폐인 리블로는 거래가 되지 않고, 현금거래만 가능한 현질 아이템이기도 했다.
[KING Husband : 대체 저 형은 정체가 뭐야;;]
[세츠나 : 이건희 아니냐!!쁘띠거니!]
[KING Husband : ? ㅋㅋㅋㅋㅋㅋㅋ이 누나 미쳤넼ㅋㅋㅋ]
[노아 : 난 한 씨야ㅋㅋㅋ]
[세츠나 : 아나...글로쉴드를 뭔 수로 이겨!!]
[KING Husband : ㅠㅠㅠㅠㅠ]
[세츠나 : 어쩔 수 없지...]
[노아 : ?]
(홀리라이트)
(바이올런트 레인 샷)
상황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세츠나와 KING Husband가 연달아 스킬을 사용했다. 노아는 두 사람의 스킬을 사용하는 걸 보면서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야 자신에게 데미지가 먹힐 리가 없고, 혹시 몰라 율도 프로텍트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스킬이 직격한 건 율이었고, 율은 부지불식간에 체력이 깎여나가며 전투 불능이 되었다.
[노아 : 헐...?]
[율 : ?;;;]
황당함에 굳어버린 머리가 상황파악을 한 박자 느리게 했다. 율은 분명 프로텍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KING Husband의 스킬을 고스란히 맞아 죽은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츠나의 채팅이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세츠나 : 프로텍트는 방어 횟수에 상관없이 홀리라이트 한방이면 풀려요 기억해둬요 율님]
[율 : 아;;;;]
(마리오네트 렌더링)
그 사이 KING Husband가 또다시 무언가 스킬을 사용했고, 놀란 노아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스킬은 노아가 아닌 세츠나를 직격 한 후였다.
[노아 : ??]
KING Husband에게서 붉은 오라 같은 것이 세츠나에게로 이어져 있었다. 두 사람의 몸 주변으로 번지듯이 빛의 무리 같은 안개가 둘러싸였다.
[KING Husband : 그거 알아 노아형?]
[노아 : 뭐?]
[KING Husband : 히든 스킬은 초월기라고도 불린다는 거?]
[노아 : ???]
(아도라무스 떼 도미네)
그리고 그대로 세츠나의 히든 스킬이 노아에게 직격했고, 노아의 캐릭터 위로 어마어마한 데미지 표시가 연달아 떠오르며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전투 불능이 된 건 아니지만, 그로기 상태가 되면 ‘힐’을 받아야만 그로기 상태가 풀리기 때문에 거의 전투 불능이 된 거나 다름이 없었다.
[노아 : ??]
[세츠나 : 솔직히 오빠 글로 쉴드 있다고 할 때도 그다지 걱정은 안 됐어 히든 스킬은 절멸효과 있으니까 문제는 내 히든 스킬로 오빠를 원킬 낼 수 없다는 거였지... 결국 원킬 못 냈네..]
[KING Husband : 와...마리오네트를 했는데도 못 죽였어...]
마리오네트 렌더링은 시전자의 스텟을 대상자에게 모두 넘기는 일회용 스킬이었다. 즉, 세츠나는 평소의 두 배의 데미지로 노아에게 히든 스킬을 날렸지만, 노아를 죽이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했다.
[세츠나 : 노아 오빠는 진짜 괴물인 듯...]
(힐)
세츠나는 그로기 상태인 노아에게 힐을 하고, 그 옆에 죽어 있는 율에게 리저렉션을 사용했다.
[세츠나 : 그래도 간만에 진짜 재밌게 논거 같네 ㅋㅋㅋ]
[KING Husband : ㅋㅋㅋ그러게]
[노아 : 너희 둘만 재밌었지...우린 간담이 서늘했다...]
[율 : 저도 무서웠어요;;]
[세츠나 : 아 ㅋㅋㅋ 율님은 제일 마지막에 죽여 드리려고 했는데ㅋㅋㅋ]
[율 : ;;;]
[KING Husband : 누나가 노아 형 먼저 못 잡으면 나더러 율님 먼저 잡으라고 했어욬!!ㅋㅋㅋ]
[율 : ㅠㅠ;;]
[노아 : 율님 이제 세츠 피해 다니는 거 아냐?ㅋㅋㅋㅋ]
[KING Husband : 막 경기 일으키고ㅋㅋㅋㅋ]
[세츠나 : ?!]
[노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KING Husband : ㅋㅋㅋㅋㅋㅋㅋ]
긴박했던 대치상태는 어디로 간 건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어 가던 네 사람의 시야에 뭔가 우글우글한 것들이 몰려오는 게 보였다.
[노아 : 저거 뭐야?]
[KING Husband : 뭐....몹?!]
[세츠나 : ??????]
[율 : ....광님?]
[세츠나 : 미친?]
PVP존에 몬스터가 리젠 될 리가 없었다. 그런데 광인한 남자는 꼭 여러 종류의 몬스터들을 몰고 달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광인한 남자 : 나의 통한의 복수를 받아라!!!!!!]
[KING Husband : 야 이 미친놈앜ㅋㅋㅋ]
[노아 : 노목?]
노목 나무 가지. 사용하는 순간 레페르토르에 있는 보스 몬스터를 제외한 모든 몬스터가 랜덤하게 리젠되는 이벤트 아이템이었다. 그걸 광인한 남자가 마구 까며 네 사람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 황당한 모습에 네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세츠나 : 미친놈이넼ㅋㅋㅋㅋ 저주노목 아닌 게 다행...]
말은 씨가 되는 법이다. 우글우글한 몬스터들 사이로 거대한 등치의 실루엣 세 개가 우뚝 솟아올랐다.
[노아 : ??]
[KING Husband : ???]
[세츠나 : ?]
[율 : ??]
바포메트, 글리오라 오로, 고스트 나이트메어.
노목 나무 가지 중에 보스 몬스터만을 소환하는 저주받은 노목 나무 가지가 있다. 그걸 3개나 깐 건지, 광인한 남자의 뒤로 세 마리의 보스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고, 황당함은 아비규환이 되어 레인보우 힐 길드의 술래잡기 놀이는 아수라장이 되어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