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멤버 더 네임-344화 (344/956)

인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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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새벽이슬의 여운이 가실 무렵 찾아온 까치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도하는 잠에서 깨어났다. 밤늦게 들어온 엄마는 방 안에서 여태껏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하가 씻고 나왔을 때,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늘어진 티셔츠에 그려진 캐릭터가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만들어 보였다.

“학교 가니?”

“네.”

엄마는 벽에 걸린 고동색 외투 안쪽에서 지갑을 꺼낸 뒤 만 원짜리 지폐 하나를 건넸다.

“자.”

도하는 돈을 받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방으로 들어가 등교 준비를 했다. 사실 등교 준비라고 해봐야 라이터랑 담배만 챙겨 넣은 빈 가방을 들고 나설 뿐이지만. 습관적으로 서랍을 열고 그 안에 숨겨둔 담배를 꺼내 들려던 도하는 어젯밤 남은 담배를 모두 아지트에 두고 왔음을 깨달았다. 받은 돈으로 담배나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빈 가방을 둘러메고 나온 도하는 터벅터벅 느릿한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어제와는 달리 흐릿한 하늘을 보며 우산을 챙겨야 했나, 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 이내 돌아가길 포기하고 가던 걸음을 이었다.

‘까짓거 오면 맞지.’

도하는 학교 근처에 다다라 곧장 학교 교문을 통과하는 대신, 교문 반대편의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오늘도 저 두 친구는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냐.”

“응.”

도하는 다소 무기력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두 친구 역시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모두 생기 없는 얼굴인 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필래?”

내민 담배를 보다, 도하는 고개를 저었다.

“됐다. 오늘은 담배도 필 기분이 아니다.”

그 말에 우성도 인상을 쓰며 피우던 장초를 바닥에 비벼껐다.

“에이 씨. 날씨 때문인가, 존나 꿀꿀하네.”

전날의 귀신 놀음에 홀린(?) 탓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구체적인 단어로 그 일이 연상되는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탓이리라.

“가자.”

도하가 먼저 발을 뗐고, 그 뒤를 우성과 진태가 뒤따랐다. 껄렁한 걸음걸이야 워낙 오래된 습관이라 그렇다 쳐도, 핏줄이 선 눈동자에 드리운 그림자는 지나가는 학생들을 움찔하게 할 만큼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딱히 세 사람은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고, 일부러 겁줄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워낙 일찍 학교로 온 터라 교문에는 지도 선생님이 나오기 전이었다. 보통 담배 냄새를 들키기 싫어 일찍 오는 게 평소의 패턴이었지만, 오늘 같은 날이라면 늦게 왔어도 상관없었을 거 같았다.

평소라면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운동장을 가로질렀을 테지만, 오늘은 서로 말을 아끼며 교실로 향했다.

“들어가라.”

진태는 2반으로 향했고, 우성과 도하는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미닫이문이 열리며 레일 위를 구르는 바퀴의 소음이 울렸다. 그리고 도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지난 3일간 봐왔던 모습과 판박이처럼 똑같은 단유였다. 등을 곧게 세워 등받이에 가볍게 닿은 듯한 바른 자세에, 한 손으로 책의 아래를 바치고 다른 손으로 책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겨 가는 그 모습.

어제까지만 해도 그 모습에 화가 나고 심술을 부리고 싶어졌었는데, 오늘은 조금 껄끄럽다는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바라보는 것조차 불경스럽다 느껴지는 생소한 감각에 도하는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자리로 다가가―평소와 다르게―얌전하게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으려다 도하는 멈칫거렸다. 어쩐지 눈앞의 의자에 앉는 순간 다시 그 이상한 세계로 끌려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던 탓이다.

“야, 왜 그래?”

우성이 우연히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하다는 듯 묻자, 도하는 아무 일 아니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몸을 낮춰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어색한 것이, 마치 똥 싼 의자 위에 앉는 듯한 불편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도하는 빈 책상 위에 책 대신 손을 올렸다. 맞잡은 두 손의 깍지 낀 손가락이 손등을 파고들 것처럼 하얗게 변했지만, 스스로는 자각을 하지 못했다. 단유는 그 모습을 힐끗 보았지만 못 본 척,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하는 그 자세로 마치 망부석이 된 것처럼, 1교시가 시작될 때까지도 움직이지 못했다. 주변 아이들은 굳은 표정의 도하를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주의를 기울이며 최대한 도하에게서 떨어지려 했다.

담임 선생님의 조례와 1교시의 국사 선생님이 들어올 때까지도 도하는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눈 아래의 근육이 미미하게 떨리고 턱으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잠시라면 모를까, 긴 시간 부동자세로 있다 보면 오히려 눈에 띄게 마련이다.

“야, 저기 저 녀석 이름 뭐야?”

국사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간 아이들 중 한 명이 이름을 말했다.

“진도하,요.”

“도하? 야, 진도하. 너 화장실 가고 싶은 거 참는 중이냐?”

선생님의 우스갯소리에 몇몇 아이들이 실소를 터뜨렸다.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지만.

“진도하?”

선생님의 부름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학생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껴, 국사 선생님이 교실 뒤편으로 향했다.

“진도하.”

어깨를 짚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벌러덩 넘어지는 도하의 모습은 과장된 연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면에서 관찰한 선생님은 도하에게 문제가 있음을 눈치챘다.

“야, 얘 왜 이래?”

팔다리를 벌벌 떠는 도하를 보며 당황한 선생님이 도하의 짝이었던 단유에게 물었다. 단유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과 함께, 도하에게 다가갔다.

턱을 떨며 팔로 얼굴을 가리는 도하를 보며, 단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부작용이 이렇게 심할 줄이야.’

우성이나 진태의 경우는 별문제가 없는데, 유독 도하만 이런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도 도하는 줄곧 뛰기만 했었지. 단유는 생각을 뒤로 미루고 국사 선생님에게 여쭸다.

“양호실에 데려다주고 와도 될까요?”

“어? 어, 그래라.”

단유가 도하의 한쪽 팔을 목에 걸고 일으켜 세웠다.

“선생님, 저도….”

“뭐?”

“저도 같이 가면…안 될까요?”

“왜?”

“저, 친구…가 걱정돼서요.”

“아서라. 꼼수 부리지 말고 책 페이지나 제대로 펴. 지금 진도가 어디까지 갔는데 거길 펴 놓고 있어?”

우성은 괜히 나섰다가 본전도 못 챙기고, 선생님께 혼만 났다. 그 사이 단유는 도하를 부축하여 교실을 나갔다.

****

“1교시부터 환자라니, 참.”

긴 갈색 머리를 위로 올린, 눈썹이 짙은 양호 선생님은 열이 좀 있는 것 같으니 잠깐 누워 있다 가라는 정도로 처방해주었다.

“잠깐 지켜보다 가도 될까요?”

양호 선생님은 단유의 부탁을 가볍게 수락하고는 일지 작성에 집중했다. 도하 옆으로 간 단유는 눈을 감은 도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눈꺼풀이 잘게 떨리는 모습을 보니 역시 깨어있음이라, 단유는 나직하게 도하를 불렀다.

“진도하.”

도하의 떨림이 멎었다. 그러나 그것은 안정을 찾아서가 아니었다. 숨을 쉬는 것까지 멈춘 경직이랄까?

‘이 목소리!’

어제저녁 들었던 목소리. 그리고 밤새 기억을 되짚으며 찾으려 했던 그 목소리였다. 도하는 눈을 떴다. 단유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쉴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에 반해 단유는 들판에서 달리던 도하를 떠올렸다. 길을 찾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쫓기면서, 달아나기 위해 달리던 그 절박한 뜀박질을 떠올렸다.

“무서웠던 일이라도 있었어?”

단유의 질문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가 된, 입술을 떨던 도하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너지?”

“뭐가?”

“너… 니가….”

도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니가 그랬지?’라고 묻는 게 마치 ‘너 귀신이지?’라고 묻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 질문에 대한 단유의 대답도 듣기가 두려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도하가 입을 다물고 바라보니, 단유의 눈은 너무도 담담하고 고요해서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의 눈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자신이 묻고자 하는 말의 의미가 전혀 그에게 와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유는 도하의 눈에 깃든 나약함과 두려움을 읽었다.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 신중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승려 두 사람이 길을 가다가 길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견했대. 한 승려가 급히 다가가 그 여자를 업어서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어서 그 여자는 살아날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 이후 두 승려가 다시 길을 나설 때, 다른 승려가 말했어. 승려가 여자에게 손을 대는 것은 율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도하는 차분하게, 옛날 이야기하듯 말해주는 단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발작하듯 뛰던 가슴이 점차 제 박동수를 찾는 기분이었다.

“그랬더니 여자를 업었던 승려가 이렇게 이야기했대. 나는 여자를 일찌감치 내려놓았는데, 자네는 계속 여자를 마음에 안고 있구만, 이라고.”

무슨 뜻이지?

“마음에 담고 있으면 언제까지고 너를 괴롭힐 거야. 마음이 가벼워져야 몸도 가벼워지는 법이거든.”

잊으라는 뜻일까? 뭘?

“니가 가진 두려움, 그건 니 마음의 짐일 거야. 뭔지 모르겠지만, 그 짐을 내려놔야 두려움도 사라질 거다.”

도하는 단유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직은 도하가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였을까? 단유는 도하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무조건 도망친다고 답은 아니야.”

‘도망’이라는 단어에 도하의 눈이 홉뜨더니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내가…도망친다고?”

“…….”

단유는 말을 아꼈다. 더 이상은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테니까. 대신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매일 아침 운동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의도도 있지만, 힘을 기르기 위한 목적도 있어. 아마 너랑 팔씨름하면 내가 이길걸? …나도 한때는 힘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힘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 과연 힘이 전부일까? 힘이 있으면 무서운 게 없어질까? 두려움이 사라질까? 아니더라고.”

요즘도 가끔 단유는 숲속을 헤매는 악몽을 꿨다. 어린 시절 나약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자책하다가 잠에서 깨어나 주먹을 쥔다.

“만약 힘이 인간의 본질이라면, 이 세상은 온통 싸움 뿐이었을 거야.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때 ‘힘’이 기준이 되지 않는 것 또한 ‘힘’이 인간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사람의 본질은 내 생각엔 ‘이성’이라고 생각해. 그것이 동물과 구별되는 것이고,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이유라고 본다, 난.”

단유는 말을 늘어놓다가, 도하의 눈을 보곤 피식 웃었다. 아마도 하은과의 대화가 이런 부작용을 낳은 것이 아닐까? 자기 말에 취해서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방금 말은 못 들은 거로 해라. 내가 너무 앞서나갔네. 하고 싶은 말은 넌 나한테 힘으로도 안 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괜히 힘 내세우지 말고 다른 거로 시비를 걸어봐. 그러면 받아줄 테니까.”

어쩐지 보육원에서 어린 애들을 계도하던 선생님을 떠올리게 하였다.

‘사람 경험이란 게 참 무시할 수 없는 거긴 한가 보네.’

씁쓸한 웃음을 남기며 단유는 일어섰다.

“얘.”

“네?”

돌아보니 양호 선생님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턱을 괴고 단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불교 믿니?”

“…아니요. 종교 없는데요?”

“그래? 마치 어느 선사님이 강론하는 걸 듣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니가 김단유지?”

양호 선생님도 아는 이름이라. 단유는 괜히 부끄러워지는 기분이었다.

“네.”

“너 종교 가지면 위험하겠다.”

“왜요?”

“여신도들이 막 꼬일 거 같아.”

단유는 표정을 굳히고 장난스레 웃는 양호 선생님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잘 가. 다음에 보자?”

돌아서며 단유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연상의 여자들은 어린 남자를 놀려먹는 취미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한편, 도하는 단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누워있는 터라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흐린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만 보였다. 이럴 때 구름이 갈라지면서 빛이 내려온다면, 그게 무슨 계기라도 되는 양 마음을 고쳐먹는다거나 신의 계시를 받은 양 거룩한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다거나 하는 일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하늘은 회색빛 구름으로 꽉 막혀 그저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도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웃겨서 피식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어라? 이제 좀 살만한가 보네?”

도하의 웃음소리를 들었던지 양호 선생님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네.”

“그 친구 말빨 한 번 죽이네. 말 한마디로 사람을 낫게 하고.”

양호 선생님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려 한다는 것을 느낀 도하는, 불편하다기보단 살갑게 느껴져서 더 마음이 가벼워졌다.

“예.”

도하는 짤막하게 대답하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갑갑한 하늘인데, 차라리 눈부시게 밝은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남은 시간은 많았으니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언젠가는 밝은 하늘을 바라보며 상쾌함을 느낄 날도 있겠지.

****

단유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어. 왜냐하면 이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거든. 다만 확률적으로 볼 때 변할 확률이 턱없이 낮을 뿐이겠지. 그런데 확률이 낮다는 건, 반대로 낮은 확률로 사람이 변할 수도 있다는 뜻이잖아? 그러니까 특이한 경우에는 사람이 변할 수도 있는 거야. 내 생각엔 로또 맞을 확률보단 높은 확률이 아닐까 싶은데.”

“로또가 당첨되기 어렵다는 뜻이죠?”

“…너무 또 그렇게 직설적으로 밀고 들어오면 할 말이 궁해지지 않겠니?”

“하지만 손에 들고 계신 그게 너무 눈에 띄네요.”

하은은 손에 들고 있던 로또 번호 선택 용지를 흔들어 보였다.

“그러니까 너무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건 괜찮다는 말이야.”

“어떻게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죠?”

“김단유. 선생님이 지난번에 너무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지 말라고 했지?”

하은은 카운터로 가서 남자 알바생에게 용지를 내밀었다.

“오천 원입니다.”

하은은 지갑에서 오천 원을 꺼내 건넸다. 그리고 단말기에서 발급된 용지를 받아 반으로 곱게 접어 지갑에 넣었다.

“이건 이번 주까지 싹 잊는 거야. 명수 경기가 토요일이지? 그 경기가 끝나고 딱 열어보는 거야. 어때, 괜찮지?”

“뭐가 괜찮아요?”

하은은 단유의 목을 끌어안고는 꿀밤을 먹이려 했다.

“이 녀석이, 이 녀석이!”

“아, 죄송해요.”

“너, 계속 선생님 놀릴래?”

이제는 하은보다 4㎝정도 키가 더 커졌지만, 여전히 선생님에게는 어린 단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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